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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의 청포도 - 이육사 이야기 ㅣ 역사인물도서관 4
강영준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12월
평점 :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를 오랜만에 읊어봅니다. 🫒
청포도, 은쟁반, 모시수건을 머릿 속으로 상상했었고,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힌다'는 표현이 마음에 들어, 곱씹었던.
중학교 1학년 때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에 '아이야' 하고 부르는 말은 아직까지도 정답게 느껴집니다.
푸른 하늘처럼 자유롭고 억압이 없는 세계를
청포도와 함께 꿈꾸었던. 젊고 푸른 시인, 이육사.
꿈꾸는 것이 어렵던 시절, 꿈꾸는 것이 가능하다고 온몸으로 보여 준 시인이였습니다. 폭탄이 아니라면 총을, 총이 아니라면 칼을, 칼도 쓸 수 없다면 붓을 들겠다던, 이육사의 삶은
그야말로 독립을 향한 거침 없는 투쟁의 삶,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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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은 이원록. 🌿
조선은행 대구 지점 폭파 사건으로 체포되어 받았던 수형 번호가 264번이었고, 그 때 오욕의 역사를 다시 쓰기 위해 죽일 육(戮) 역사 사(史)라는 필명을 짓게 됩니다. 이육사 외에 이활이라는 이름으로도 살았답니다.
이때 일제는 주범인 장진홍 의사를 붙잡아 놓고도
석 달이 지나서야 이육사를 풀어 주는데, 1년 7개월의 억울한 옥살이와 모진 고문과 채찍질에도 원망은 커녕 장진홍 의사에게 경외감을 가졌고, 그 후로 독립을 향한 의지를 더욱 불태우게 됩니다.
새로운 역사를 쓰자는 의미로 이름을 육사(陸士)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신문사에서 글을 쓰며 민족 의식을 돋우다가,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 투쟁을 위한 공작 훈련에 매진하기도 했고, 폐병에 걸려 요양중에도 국내에 무기를 반입하기 위해 베이징에 건너가기도 하는 등, 생각한 것은 곧 행동으로 옮겼고, 고단 했을지라도 스스로 고난을 선택한 그의 이야기는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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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개일 거다. 당신들이 아무리 얼어붙은 겨울로 우리를 끌고 간들, 그 안에는 여전히 무지개가 존재하고 있다.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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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에 점점 길들여져 가는 민족들을 항상 걱정하며, 위태로운 민족 문화 운동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그 어떤 일에도 몸을 아끼지 않았던 이육사. 1939년부터 41년 사이에 봇물같이 터져 나온 수 많은 글들을 통해 그의 정신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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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눈은 녹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눈이 녹기 전에 그 위에 발자국을 만드는 게 중요하죠. 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그 발자국을 따라올 테고, 그렇게 그 위에 길이 만들어질 겁니다. 눈이 녹더라도 새로 길이 생기는 거지요. 그래서 눈위에 첫발을 내딛는 게 중요한 일입니다. 나한테 눈은 기회예요. 역사를 새로 시작하는." p.273~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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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한 정치 세력, 환경적인 재앙, 국제적인 분쟁과 종교적인 갈등,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큰 메시지를 던져주는 《칠월의 청포도》였습니다. 이육사의 '백마 타고 오는 초인' 은 부질없는 욕망과 늘 싸워야하는 우리 자신이여야 한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가슴속에 깊이 남았습니다. 그의 빛나는 시들과 함께 자연스레 연결되는 이야기들은 때론 긴박했고, 때론 슬프고 처절해서 더 감동이었고, 존경의 마음을 표합니다. 고학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직접 읽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