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나라는 네 안에 있다 - 기독교는 신비의 종교가 아닌 새로운 생활의 이해다 PEACE by PEACE
레프 톨스토이 지음, 박홍규 옮김 / 들녘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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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러시아의 대문호로서 전쟁과 평화”, “부활”, “안나 카레니나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겨서 러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작가로서 그 명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런데 이 책에 대해서는 별로 듣지 못했다. “신의 나라는 네 안에 있다이는 원래 누가복음 17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을 톨스토이가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에게 신의 나라가 언제 올 것 같은가?”라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언제 온다라고 답하지 않고 신의 나라는 네 안에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이는 천국에 가야 한다는 목적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해야 천국에 갈 수 있다는 해법을 말씀하신 것으로 믿음도 중요하지만 실천을 강조하신 것으로 보인다. 아마 톨스토이도 실천을 강조했으리라.

 

이 책은 톨스토이가 에세이 형식으로 쓴 글이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비폭력 무저항, 반권력의 자유와 평등 및 평화의 삶을 말한다. 군대에 가거나 무기를 들고 사람을 죽이는 것도 거부한다. 그리고 전쟁도 반대하며 사형도 반대한다. 이러한 반대는 기독교의 본질이라 주장한다. 비판적인 그는 러시아 정교회를 철저히 비판하다가 파문까지 당한다. 물론 이 책도 러시아에서 출간이 금지되어 독일과 영국에서 먼저 출간되었다고 한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톨스토이가 살던 당시 러시아의 상황에 대해 비판한 고전서일 뿐이라고 선입견을 가졌었다. 그러나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1893년에 이런 급진적인 사고가 들어있는 글을 썼다니,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은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비폭력에 관한 기독교인들의 신앙에 대해 말하며, 2장은 러시아 정교회의 기독교 복음에 관한 해석에 대해 반론을 펼치며, 3장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기독교도의 오해를 비판하며 4장에서 학자들의 기독교에 대한 오해를 비판한다.

5장은 생활과 양심의 모순에 대해 말하며 6장은 전쟁을 비판하고 7장은 병역의무를 비판하다. 8장은 무저항 수용의 필연성을 강조하고 9장은 기독교적 인생관의 수용이 해방의 길임을 강조하며 10장은 국가를 거부하고 11장은 폭력을 끝내기 위해 기독교적 인생관을 강조한다. 12장에서는 그 요지를 반복한다.

 

어느 부유한 지주의 영지안에서 농민들이 지주와 공유하는 목장에서 숲을 키웠다. 농민들은 숲을 키우는데 많은 기여를 했고 그래서 공유한다고 생각했는데, 지주는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벌채를 하였고 농민들은 소송을 제기했으나 당시 러시아 법원은 숲을 지주의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자 농민들은 판결에 승복하지 않았고 벌채하러온 인부들을 쫓아내자 정부는 군대를 동원해서 농민들을 협박하고 법의 이름으로 처벌을 한다. 기존 질서가 상류계급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기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권력을 행사하고 하류계급을 기만한다.

이 책에서 이러한 사례뿐만 아니라 많은 이야기를 통해 폭력, 권력을 비판하며 반성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의 번역을 담당했던 박홍규 교수는 이 책이 사실 아나키즘에 대한 책이라고 주장한다. 톨스토이는 아나키즘을 비판하지만 그것은 19세기 후반 러시아의 폭력주의적 테러리즘의 일종인 아나키즘을 비판한 것이고 실제 책의 내용은 권력주의 비판을 본질로 하기 때문에 아나키즘에 관한 책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권력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 고위 관료, 판검사, 경찰 및 세무공무원 등을 받들고 있고 그러한 지위에 올라야 인생에 성공한다고 칭찬하고 있다. 사실 그러한 권력은 없는 것이고 국민의 위임에 의해 봉사하는 자리일 뿐인데 법의 이름으로 권력의 이름으로 칼을 휘두르고 있다. 톨스토이가 현재의 우리나라를 보면 혀를 내두를 상황이다. 게다가 권력을 가진 자가 교회에 나가면서 하나님과 예수님을 찾는걸 보면 기가 막힌 상황이지만 우리에게는 오랫동안 익숙한 모습이다.

 

이 책을 권력을 가진 자들이 필히 읽어가며 가슴으로 새겨 들어야겠지만, 실제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권력층에 대해 감시와 견제를 한다면 세상은 하나씩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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