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없는 풍족한 섬
사키야마 가즈히코 지음, 이윤희.다카하시 유키 옮김 / 콤마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직장인으로서 매일 야근과 주말 근무를 하면서 도대체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는거지?라는 의문을 품게 되지만, 집에 오면 아이들과 놀아줘야 하고 학교숙제도 도와주면서 곧 잊고 만다. 마치 다람쥐 체바퀴 굴리는듯한 인생살이다.

 

다행히도 책이나 영화는 간접체험을 하게 해주어 현실의 고통을 잠시 멎게 해준다. 물론 바쁜 일상에 책 볼 시간도 영화관에 갈 짬도 충분하지 않지만. 이럴 때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일본인으로서 52세에 퇴직한 후 필리핀의 카오하간 섬을 매입해 섬에 살면서 주민들과 함께 말년의 인생을 보내고 있는 저자를 보면 이런 삶도 있구나라고 관심을 갖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년기에 귀향을 하거나 자녀들 집 가까운데 살면서 리스크 없는 편안한 생활을 원한다. 그리고 큰 병원이 있는 곳이 좋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저자는 대단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1천만엔에 섬을 매입했지만 약 300여명의 원주민들을 내쫓을 수 없었고 우리나라처럼 임대를 해서 월세를 받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자급자족의 생활속에서 초등학교를 만드는 등 수입이 넉넉하지 않았다. 그가 아프다면 즉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큰 병원이 있는 곳도 아니다. 오히려 섬 주민들이 아프면 그가 나서서 병원에 데려다주고 치료비도 대신 내주기도 한다. 마치 보호자 같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20여년이 넘게 섬에 살면서 주민들과 동화된 삶을 누리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섬에서 살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들을 정리한 것이다. 내 자신이 직접 그곳에 살 수도 없고 20년 넘게 살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렇지만 저자인 사키야마 가즈히코를 통해 섬의 동반자로서 원주민들과 함께 한 생활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고 다시 한번 우리의 인생에 대해 뒤돌아 본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리고 50~60대에 은퇴를 하고 나면 그 후에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다시 한번 내자신에게 내뱉어 본다.

난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