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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
올더스 헉슬리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회사에서 야근과 휴일근무를 밥먹듯이 하다가 짬 내기가 쉽지 않아 가까스로 이 책을 완독하고 말았다. 이 소설의 작가는 올더스 헉슬리로 1932년 발표했는데, 책내용이 마치 최근에 쓰여진 것처럼 우리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하는 듯하다.
난 첫페이지를 읽으면서 마치 한 편의 영화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실제 이 소설이 영화화된 적이 있는지 조사했으나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다. 조금씩 나눠서 읽을 수밖에 없었지만 너무 재미있게 보고 말았기 때문에, 만일 내가 이 소설을 영화로 제작한다면 줄거리를 조금 다듬어 SF공상과학영화로 멋지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먼저 이 소설을 인물중심으로 보자.
‘런던 중앙 인공부화 조건반사 양육소’에 근무하는 소장, 헨리 포스터, 레니나, 버나드 마르크스, 헬름홀츠, 린다, 존, 총통인 무스타파 몬드 등이 등장한다. 주인공이라고 하면 버나드 마르크스와 존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버나드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알파계급의 문명인이고 존은 원시속에서 살다가 온 야만인이며 배양병에서 태어나지 않고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났다. 문명국의 바보같은 행복을 인정할 수 없어 전원의 고독을 찾아 도망치지만 심한 간섭에 결국 자살을 택한다. 소장은 버나드를 싫어하지만 린다와의 사이에 존이라는 아들의 존재 때문에 자리를 잃고 만다. 레니나는 당시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 누구나 만인의 짝이 되어야 하고 버나드와 함께 여행을 가서 존을 만난다. 그러나 존에게는 창녀로 보이고 존이 자책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음으로 이 소설을 거시적으로 본다면, 기계문명의 발달과 관련이 있다. 자동차의 대량생산을 시작한 포드를 신격화하고 사람들을 어머니의 뱃속이 아닌 배양병에서 병아리 인공부화하듯 태어나게 하는데 그들을 계급을 나누어 세뇌교육을 시킨다. 그래서 소수의 알파계급이 다른 계급을 지배하면서 각각 자기 일을 하도록 하여 계획된 문명을 운영한다. 또한 이 사회는 전체주의 사회와 일맥 상통한다. 개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전체주의적인 목적으로 인구가 조절된다. 미래사회의 목적은 사회안정이며 이를 위해 인도 카스트제도처럼 인간들은 계급사회로 구성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반감을 가진 사람이 존이며 버나드와 그의 친구 헬름홀츠도 기계문명에 대해 비판적이다.
최근에 우리나라 학생들이 대부분 대학에 입학을 하게되고 모두가 알파계급처럼 일자리를 얻고 싶어하니 청년실업자가 늘어난다고 사람들이 비판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 누구는 엡실론계급처럼 힘든 일만, 시키는 일만 해야 하나. 쉽지 않은 문제다.
이 소설이 거의 80여년전에 나왔지만, 지금 우리 주변의 돌아가는 상황을 결부시키면 끔찍하다. 비록 배양병에서 아이들이 태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부모의 재산에 따라 자식들의 계급이 결정되고 어려서부터 세뇌교육을 받듯이, 부모로부터 각종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는다. 낮은 계급(엡실론)이 육체적인 노동을 전담하듯, 현실의 우리는 거의 비슷하다. 막일을 하는 노동자를 최하층으로 보고 모두 그런 일을 하기 싫어하기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수입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사회안정을 위해 튀는 행동이나 사고를 하면 안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부분에서는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기 때문에 소설과는 사뭇 상황이 다르지만 사회의 흐름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오래된 소설이니까 지루하겠지라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렸다. 공상과학영화같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을 비판한 사회주의적 소설로 보인다. 제목부터 그렇지 않은가. 멋진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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