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풀어쓴 징비록 류성룡의 재구성 - 난세에 진정한 영웅을 다시 만나다
박준호 지음 / 동아시아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오래전에 징비록을 읽고서 류성룡을 알게 되었고 그로부터 바쁜 직장생활로 류성룡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다. 최근 KBS드라마에서 “징비록”을 방영하면서, 임진왜란을 다시 재조명하면서 이순신 만큼 뛰어난 영웅이 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가 바로 류성룡이었다. 사실 류성룡의 ‘징비록’을 읽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원래 한문으로 된 것으로 번역하다보니 이해가 쉽지 않은데, 이 책처럼 전문가가 미술관 큐레이터처럼 상세히 설명해주니 이해가 빨라진다. 초등학교 5학년인 큰 아이가 일요일 밤에 집중해서 읽더니 아주 재미있다고 하며 독서록까지 써버릴 정도니까.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서두에 시작하는 말과 끝에 맺는 말, 그리고 부록(본문에 등장하는 조선시대 관직 및 관청해설)이 있다. 무엇보다도 징비록의 원문은 글씨를 작게 표시했고 다수 유물에 대한 사진과 용어에 대한 해설이 군데군데 쓰여져 있어 편한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징비록 원문을 단순히 해설하는 선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조선왕조실록이나 다른 문헌을 참고로 하여 당시 상황을 입체적으로 설명해주기 때문에 징비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1장 ‘패하지 말았어야 할 싸움’에서는 임진왜란 전 통신사 파견부터 시작해서 임진왜란 발발후 연이은 패배, 탄금대 전투 등과 관련된 부분을 이야기한다. 특히 류성룡은 신립을 매우 비판하는데, 이는 신립이 당대 최고의 장수이면서도 허망한 패배를 당했기 때문일 것이다.
2장 ‘항전과 피란의 갈림길’에서는 백성을 버리고 자기 살길을 찾는 무능한 임금인 선조 피란과 항전을 하지만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도망가거나 일본의 전술에 휘말려 졸전을 벌이는 조선의 무능함을 보여준다.
3장 ‘이 땅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사투’에서는 평양성을 내어주고도 일본이 더 이상 진격하지 않아 명나라 구원병을 불러올 수 있었던 것은 하늘이 도와주어서 되었다는 안도감과 이순신의 활약, 의병과 승군의 자발적인 전투참여 등을 이야기한다.
4장‘ 우리에게 남겨진 것’에서는 평양성 탈환과 일본군의 도망, 행주대첩을 소개하면서 류성룡이 명나라 군대에 공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였으나 싸우지 않으려하면서 일본과 협상을 원하는 명나라 군대의 치졸함을 비판한다.
내가 과거 잘 알지 못한 내용은 정조와 류성룡에 대한 이야기다. 정조 임금이 류성룡을 회상하며 글을 짓거나 관련 유물을 보기도 했는데, 저자는 정조가 류성룡같은 영웅을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치권이 늘 시끄럽다. 장관 청문회를 보면 위장전입부터 시작해서 탈세,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는 단골 메뉴이며 자리를 차지하면서 개인의 부귀영달만을 생각하는 것 같다. 류성룡같은 정치인이 어디 있을까. 정치인들이 말로는 애국자인 것 같고 부귀영화를 다 버린 스님이나 목사같이 시늉을 내지만, 거짓말을 일삼기 때문에 우리는 이순신을 찾고 류성룡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의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