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자를 말하다 - 세계의 문학가들이 말하는 남자란 무엇인가?
칼럼 매캔 엮음, 윤민경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이 세상의 반은 남자였지만 사실상 과거 역사를 보면 남성위주의 시대라 아니할 수 없다. 무력으로 정복을 하는 군인들의 대부분이 남자였지만 엄밀히 말하면, 나쁜 남자들의 시대였다고 생각된다. 지금은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고 언론이 투명해져서 전쟁보다는 평화가 우선시되는 시대여서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자신의 꿈을 꿀 수 있는 사회로 발전하고 있어서 다행이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는 책 제목이 <남자를 말하다>여서 남자에 대한 심층탐구 서적인가 의아해 했지만, 정확히는 <어떻게 남자가 되는가(How to be a man)>가 원 제목이었다는 점에서 약간 뉘앙스가 다른 느낌을 받았다.
<에스콰이어> 자유기고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칼럼 매캔은 세계적인 작가 80명에게 질문을 던졌다.<어떻게 남자가 되는가?> 작가들로부터 단편 소설, 에세이, 충고의말 등 다양한 답변이 회신되었고 그에 대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먼저, 나이지리아 태생인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는 일요일이면 언제나 먹는 쌀과 수프, 스튜에 들어가는 매운 고추맛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나라의 딸을 가진 엄마들은 매운 고추즙을 딸의 가랑이 사이에 발랐다고 한다. 사춘기인 딸이 남자를 유혹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아들의 욕망은 매운 고추즙으로 애써 꺽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스의 신 에로스는 아들에게만큼은 관대해 보인다고 표현했다.
한 페이지 조금 넘는 글이지만, 아디치에의 글에 공감이 간다. 여자가 남자를 유혹하는가? 아니면 남자가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고 여자를 쫓아다니는가? 아마도 후자가 더 많을텐데 매운 고추즙을 사춘기된 딸의 가랑이 사이에 바르다니...우리나라도 남자보다 여자를 더 나무랐던 것 같다. 잘못은 남자가 더 큰데도 말이다.
'지오콘다 벨리'은 섹스하는 것이 남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개와 고양이, 앵무새의 삶을 살았다가 처음으로 인간인 여자가 되었고 나중에 남자가 되면서 여성을 유혹하여 섹스를 한다. 그리고 그동안 갈망해오던 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남자기 된 이후 깨달았다고 하는데.
벨리의 의견에 동의한다. 역시 동물적인 본능이 남자의 첫번째 특징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마리오 알베르트 잠브라노'는 멕시코계 미국인 소설가로 전직 현대무용수였다. 그는 아버지에 대해 글을 썼다. 회사에서 일하느라 자동차 정비공의 손같이 거칠어진 손을 가진 아버지가 승진해서 모두 축하하고, 창고의 아버지의 그림이 더 멋있어 보이며 잠자리에 들기전 아버지를 껴안기도 했지만 다음날 아버지는 회사의 변덕으로 승진하지 못하고 만다. 가족 모두 아버지를 염려하면서 말을 아끼는데, 빙고게임에 아버지가 참석하고 목소리가 강해지는 아버지를 보며 작가는 머릿속으로 박수를 친다.
남자란 말을 들으면 동물이 먼저 떠오르지만, 아버지란 말을 들으면 '책임'이 생각난다. 이런 노래도 있지 않나.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고.
남자가 된다는 것은 결국 아버지가 된다는 말과 같아 보인다. 안 그런 사람도 꽤 있다고 하지만. (베트남이나 필리핀에 가서 사고치고 책임안지는 사람들 말이다.)
이 책은 여러 작가들의 글을 모아 놓았지만 다양한 작가들 만큼 각자 개성있는 글 들을 읽으면서 남자, 아버지 등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인 것 같다.
여성이 남성을 이해하든, 아니면 남자들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작용이 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