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기다리신다 - 박완서 그림동화 꼬맹이 마음 49
박완서 지음, 신슬기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둘째 아이가 책을 읽기 싫어해서 아빠와 함께 책을 읽어보기 위함이며 또 다른 이유는 문학계에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기신 고 박완서님의 작품이고 소소한 일상생활에서 얻는 작은 기쁨이 인생의 기초라고 믿는 나의 가치관 때문이다.

 

주인공인 두나의 시각에서 일요일에 겪는 하루일과에 불과한 매우 평범한 생활속 이야기지만 여기에서 많은 것을 살펴볼 수 있다.

두나는 요일을 구분할 줄 모르지만 일요일은 말을 배울때부터 확실히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일요일에 엄마,아빠가 늦잠을 주무시고 두나가 깨우려고 하면 아유, 오늘은 일요일이다. 잠 좀 자자.”라고 말을 하시니까 나이어린 두나가 일요일이란 말을 알아듣기 때문이다. 아마 대부분의 가정이 이렇지 않을까. 맞벌이 부부가 아니더라도 평일에 아이 돌보느라(아이가 어릴때에는 절대 시선에서 눈을 떼면 안된다. 어디서 넘어질지, 아니면 무엇을 먹을지 모르기 때문) 엄마는 피곤하고, 비록 평일에 회사에 가서 일을 하더라도 아빠는 엄마가 쉬도록 신경써야 한다. 최근에는 엄마의 위상이 매우 높아져서 (경험상) 아빠가 알아서 잘 해야 한다.....

하여간, 두나 아빠도 눈치가 빠르다. 엄마 늦잠 잘 수 있게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간다.

평일에 아빠 얼굴 보기 힘들었을텐데, 바깥 공기가 서늘하지만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니 매우 행복해 보인다. 동네 공원을 걷다가 동네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평상시 무서운 할아버지인줄 알았는데 웃으시니까 두나는 좋은 할아버지로 생각한다.

이 대목에서 어른이 얼마나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작은 미소나 말한마디가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그리고 두나 아빠가 길거리에 유리조각을 주어 쓰레기통에 버리는데, 같은 아빠로서 동감이 된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쓰레기를 버리면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아빠는 공원에서 체조를 하는 중에 두나는 심심해서 다른 곳으로 간다. 엄마한테 아빠가 크게 혼날 일이다. 아이를 (위험한) 바깥에서 밀착감시를 해도 모자를 판에 딴 눈을 팔다니...

하여간, 두나는 장난으로 개미를 죽이지만 할아버지한테 혼나고 안 돌아오는 아이들을 마냥 기다릴 개미 엄마 아빠가 불쌍해서 슬퍼해한다.

그리고 자기를 찾는 아빠 생각에 아빠가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아빠와 함께 집에 가니 문 밖에까지 나와 기다리던 엄마가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고...

가족의 소중함. 생명의 소중함.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주제를 가진 평범한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