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나라를 찾아서
문지나 글.그림 / 북극곰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은 초등학교 2학년이 되지만 몇 년전 유치원 시절의 딸아이는 아빠. 힘내세요란 동요를 자주 불렀고 나도 흥이 나서 같이 부르기도 하였다. 이 동요가사 중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란 가사는 아빠를 응원하는 아이들의 마음보다는 역설적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아빠의 중압감을 느끼게 한다고 어느 TV프로에 유명 개그맨이 말한 적이 있다.

아침에 회사에 갔다가 밤늦게 오고, 주말이면 피곤하다고 잘 놀아주지도 않는 아빠.

어린 시절 나 자신도 아빠보다는 엄마가 좋았고 아빠와 함께한 시간은 많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나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나도 나의 아버지처럼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바쁘게 직장을 다녔고 자주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했다. 지금 난 나의 아버지를 이해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이 책은 아빠를 그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고, 아빠를 잃었다는 슬픔보다는 추억이 남는 애잔한 한 편의 서정시이다.

책에는 장례식에서 돌아온 듯한 복장으로 아빠가 하늘나라(아주 먼 나라, 고요한 나라)로 갔다는 암시가 있고 지금 아이들 곁에 없지만 아이들은 아빠를 보고 싶은 것이다.

편지를 쓰고 종이비행기로 접어서 날리다가 신기한 일이 벌어지고 아이들은 고요한 나라로 가서 아빠냄새를 맡고 아빠의 속삭임을 듣는다.

그리고 아이들은 오랜만에 아주 깊고 달콤한 잠에 빠져들면서 책의 내용은 끝이 난다.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다면 그만큼 슬픈 일이 어디 있을까.

식음을 전폐하고 마음이 아프고 그리워하다가 지쳐버린다.

아빠가 고요한 나라에 계신다는 것을 알고나서 아이들은 안정을 찾았고 그 모티브는 아빠와 함께한 추억이었던 것이다.

사랑한 아빠와 함께하지 못하지만 함께했던 그 기억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자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2학년이 되는 남매다.

아이들에게 난 어떤 아빠일까.

이 책이 아이들 입장에서는 아빠를 그리워하게 만들고,

아빠의 관점에서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고 더욱 사랑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하나뿐인 나의 아버지가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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