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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종목 추천 - 종목 발굴부터 피칭까지 월가의 실전 투자 수업
폴 D. 손킨 외 지음, 이건 외 옮김 / 에프엔미디어 / 2025년 5월
평점 :
나이를 먹어가면서 게을러지고 무엇보다도 독서량이 급감하기 시작한다. 눈도 침침해지고 집중력도 떨어지고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최우선 순위인 생계를 위해 회사일에 불태워야한다. 그런데 조금이나마 남은 불꽃을 아껴가며 이 책을 읽는데 투자했다. 500페이지 가까운 분량에다가 소설이나 수필이 아닌 대학서적같은 어려운 책이지만 생존을 위해서일까. 가끔 서울집값이 급등한다는 뉴스를 볼 때 나의 대부분의 인생을 헌신했던 회사일 외에 여가시간을 아끼면서 주식공부를 했던 나의 어리석음에 대해 수없이 반성을 하게된다. 이제와서 가진게 별로없는 내가 부동산으로 이동하기에는 너무나 늦었다. 내생애에는 이렇게 끝나겠지만 자식들은 국장에 발을 담게 하고 싶지않다. 대대로 미련하게 살수는 없지 않을까.
이런 마음도 깔려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부족함에 대해 반성을 하게된다. 오지랖이 넓어서 이것저것 신경을 쓰다보니 귀중한 여가시간을 주식공부에 올인하지 않았다. 아마 책도 수십권 구입만 해놓고 완독한 책은 많지 않으리라.
어느 직장인은 밤새워 공부를 하다가 과로로 입원까지도 했다는데 왠지 투덜거리기만 한듯하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완벽한 종목분석과 완벽한 종목추천. 저자는 그 유명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증권분석 담당 교수님들.
항상 느끼는 바이지만, 미국인들은 정말 책을 친절하게 집필한다. 앞부분 현금흐름의 4요소를 설명하면서 많은 그림을 인용하고 ‘조의 레모네이드 가판대사업’이란 간단한 사례로 소유주이익과 EBITDA 개념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설명할때는 금방 이해가 된다. 나도 EBITDA개념이 만능으로 알았으나 잉여현금흐름을 나타내는데에는 소유주이익이 적합한지는 처음 알았다.
3장에서의 내재가치를 읽을 때에는 많이 듣던 단어이지만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 않았던게 어느정도 개념접근이 가능했고, 4장에서의 시장효율성 부분에서는 효율적 시장의 세가지 조건인 유포, 처리, 반영을 많은 사례를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5장에서 대중의 지혜가 일정조건하에서는 개인보다는 훨씬 낫다는 결과에 대해 역시 주식은 혼자하는게 아니라 스터디에 가입하는걸 추천한다. 현재 몸담고 있는 스터디가 단1개인데 멤버들과 거의 10년가까이 모임을 지속한듯하다. 내가 다른 멤버들한테 도움을 드려야 하는데 그분들한테 늘 배우는거같다.
2부 완벽한 종목추천에서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30초 관심을 끌고 2분동안 설득한 다음 5~10분동안 질의응답을 진행하는걸 추천한다. 오랜 직장생활을 하면서 상사나 임원한테 뭔가 보고를 할 때 내가 가장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말주변도 가장 중요해 보인다. 아무리 내가 잘 알고 있고 내가 주장하는 바가 옳다 하더라도 나의 의견을 상사나 임원이 받아드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짧은 시간내 관심을 끌도록 해야하는데 난 전혀 그러지 못한거같다. 조직생활을 하는 누구나 배울점으로 보인다.
출퇴근하면서 전철안에서 책을 펼치고 매서운 눈으로 이 책을 읽곤 했는데, 다시 말하지만 나에게 남은건 몇 년간 박스권에 갇혀 오르지 않은 국장밖에 없는듯하다. 6월 3일 대통령선거후 국내 시장전체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마치 초심자의 행운을 조심하듯, 이 책을 보면서 현실 투자세계에서 적용을 해봐야겠다. 그리고 다음 스터디 발표날에 추천된 종목추천 방식으로 멤버들을 설득해 보고 싶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