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트렌드 2021 - 바이오산업 최전선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김병호.우영탁 지음 / 허클베리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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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먼저 나의 쓰라린(?) 개인사로부터 시작해보자.

아무 생각없이 살다가 대학 3학년쯤 뒤늦게 생명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다. 2년간의 생명과학과 학사편입. 젊은 시절 귀중한 시간이었지만 그렇게 투자를 했고 군대를 다녀오면서 끈을 놓아야 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귀동냥으로 주어 담다가 제약 및 바이오주에 대해 관심이 있었지만 선입견이 있었을까.

우리나라 규모로는 도저히 메이저 제약사를 당해낼 재간이 없는걸 짐작하고 있었기에 포트폴리오에는 제약바이오주는 목록에 없었다. 2015년 한미약품의 신약기술의 해외수출로 꿈같은 일들이 벌어져 세상이 변한 느낌이었다. 마치 지금 BTS가 전세계 음반시장에서 TOP을 차지하고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가 히트를 친 것처럼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회사일로 바쁜 직장인에게 너무나도 디테일한 제약바이오주를 공부하기란 쉽지 않다. 비록 바이오 관련 기술신용평가사1급이라는 자격증도 취득하여 외관상 관련 학사(생명과학), 석사(기술경영학)에 더해 뭔가 전문가 비슷한 느낌이 있을수 있지만 , 가슴에 손을 얹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도 잘 모르는 회사에 투자를 한다는건 내키지 않았고 지금도 그렇다. 요즘 매일 야근에 쪄들어 살면서 유일한 자유시간인 주말시간에 돌아가는 경제상황을 업데이트하기도 바빠서 제약바이오는 이제는 딴세상 사람들의 이야기거리 같았다.

기억을 소환하라.

이 책, “K바이오 트렌드 2021”을 읽어보다가 일단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만큼 쉬워 보였다. 매일경제신문, 서울경제신문 기자분들이 저자여서 그런지 오히려 신문기사보다 편하게 볼 수 있어 좋았다. 가끔 생명과학 기초지식, 예를 들면 DNA의 개념이나 임상단계같은 왕초보적인 내용부터 정리되어 있어 예전 추억을 소환당하는 기분이다. 제약 바이오 관련 투자서적을 보다보면 그들만의 리그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을텐데, 초보자도 접근이 가능할 정도의 난이도 같았다.

몸에 좋은 쓴소리.

단물은 맛이 있지만 몸에는 해롭고 약은 쓰지만 건강에는 이롭다. 기자들이 쓰신 책이라 제약바이오회사 눈치도 보실텐데, 과감하게 잘못된 일들을 건드리고 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톡스 분쟁, 코오롱의 인보사 사태, SK바이오팜의 직원들 퇴직러시, 운영자금을 사모펀드에 투자해서 손실을 본 헬릭스미스, 기술수출했다가 반환받은 한미약품, 상폐위기 몰린 신라젠 등. 아마 교수님들이 이 책을 쓰셨더라면 너무나 주관적인 의견을 막 쏟아냈을테이지만, 이 책은 사실 위주로 차분히 전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약개발의 성공가능성

솔직히 신약개발의 성공가능성이 매우 낮은데 애널리스트 보고서나 회사측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을 보면 모두가 부자가 될 것 같은 분위기이다. 그러다가 하나씩 결과가 나오면 그럴줄 몰랐다라고 발뺌하는 사람들을 보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모르는 투자자들을 현혹시켜 투자를 유도한건 분명 사실이다. 정확히는 신약개발의 성공가능성은 얼마정도이고 실패가능성이 얼마이니 신중하게 투자하십시요라고 공지해야 한다. 신약개발은 의지로 되는 일이 아니라 임상결과로 증명되는 과학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이런 점을 일부 언급하고 있으나, 투자자 보호측면에서 강하게 어필하지 않아 아쉽기는 하다.

개별회사에 대한 정보보다는 산업동향 이해에 최적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의 관련회사들까지 언급되고 있어서 전반적인 바이오 추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혹시라도 개별종목에 대한 기대를 걸고 접근하지는 말자. 바이오산업의 성공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아보이지만 우리가 최근의 추세를 안다면 어떤 뉴스가 나왔을 때 관련종목을 떠올릴 수 있고 방향을 따라갈 수는 있을 것이다. 항암제 개발이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투자확대,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약개발 등은 필수적인 부분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코로나 백신이나 치료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 부분도 상당한 양을 할애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신약수출도 하고 바이오 강국이라고 큰 소리치면서도 왜 백신개발이 늦을까. 또 해외에서는 원격의료가 활성화되어 있음에도 우리나라는 왜 못하고 있을까.

이 책에서 디테일하게 이런 주제까지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개인의견으로는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이 소수 인력구조로 얼마만큼의 바이오에서 이뤄낸 성과 가지고 우리나라가 전반적인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앞서 있지 않다고 본다. 수많은 계단중 중간에서 얼마만큼의 점프를 한 실력은 있으나 전문인력도 부족하고 투자도 크지 않다.

다행힌 점은 주식투자하는 분들이 제약바이오 산업에 관심을 많이 갖게되니 자금이 바이오 산업에 몰려들고 있어 제약바이오 산업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책이 일반인들이 바이오산업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단순히 특정 종목에 대한 안내(유인?) 보다는 산업전반에 대한 이해와 교육적으로 바이오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 있어서 아마도 책값의 몇배의 가치는 충분히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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