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희
이주성 지음 / 책밭(늘품플러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 어떤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듣다보면 꼭 영화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선희>가 바로 그런 영화같은 삶을 산 한 여자의 이야기인 것 같다. 게다가 이 소설 <선희>는 실화 소설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현실감을 느낄 수 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느껴진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목숨을 건 탈출이 있다. 전쟁을 피해, 폭군들을 피해, 자유를 위해 죽음의 선은 넘어 자신의 인생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런데 그런 탈주자들에 대한 인권 문제가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이들은 인간의 본능인 자유를 찾아 떠나는 것이지만 이런 탈주자들이 늘어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 때문에 인권 유린이 일어나고 있다. 탈주자로 잡혀 다시 본국으로 송환되면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인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선희> 역시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해 실제 북한의 인권 유린 모습을 볼 수 있다. 기차를 타려는 엄마를 못 올라오게 떠미는 기차 보안원에 의해 기차에 치여 죽는 장면은 글자를 읽는 것만으로도 끔찍했다. 아이와 엄마가 기차에 타려고 몸부림치고 떨어지는 장면이 연상이 되었다. 밀치려는 사람에게 밀리지 않게 힘을 썼을 것이다. 버티려고 했을 것이다. 그것이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그런 것들을 상상하면서 이 소설 <선희>를 읽다보니 한번에 계속해서 읽을 수가 없었다. 잠시 책을 덮어두고 머리를 식혀야만 했다.



<선희>는 한 남자의 독백같은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첫사랑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과 그 때의 그리움이 섞여 있다. 북한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중국행을 택한 남자와 여자, 그들 앞에 펼쳐지는 이야기는 지옥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와도 같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살기 위해 택할 수 밖에 없는 선택이었고 이제는 한 남자만 살아남았다. 그 이야기속에서만 살아 있는 <선희>는 오늘도 자유를 향해 숨고 달리는 북한 주민들은 아닐지 씁쓸한 생각마저 들었다. 마지막 부분에 남자의 꿈에 나타나는 선희의 모습은 자유를 찾았지만 사랑을 잃고 잊지 못하는 남자의 슬픔이 묻어나고 있다. 그 사랑 속에는 독재와 굶주림, 질병과 탄압, 폭력, 범죄 등이 모두 녹아 있다. 이런 환경에서 진정한 인간의 삶을 찾으러 떠나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