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한의학 - 낮은 한의사 이상곤과 조선 왕들의 내밀한 대화
이상곤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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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나라 조상들은 참 지혜로운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도 참 놀라운 생활의 지혜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건강'관리법인데 우리 조상들은 음식이나 자연에서 얻은 약재로 '건강'을 지켰다. 그렇기 때문에 몸에 큰 부담이나 부작용없이 건강을 지킬 수 있었다. 그 중 왕의 건강은 백성들의 건강이자 나라의 건강이었다. 그래서 왕은 왕의 건강만을 전담해서 관리하는 부서도 있었고 왕이 하는 모든 생리적인 현상도 꼼꼼하게 체크하며 왕의 몸 변화를 관리했다. 옛선조들은 왕의 얼굴을 '용안'이라 했고, 왕의 밥상을 '수라상', 왕의 옷을 '용포', 왕이 앉는 의자를 '용상', 왕의 눈물을 '안수', 왕의 손은 '어수', 왕의 입술은 '구순' 등의 말로 일반 백성들과는 다른 말로 불렀다. 이런 말 들을 사용한 이유는 왕의 안위가 곧 나라의 안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중 왕의 대변은 '매화'라고 해서 매일 왕이 대변을 보면 매화의 색깔을 보고 왕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내의원까지 따로 두고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왕이 건강이 나라의 안위에도 관계가 깊기에 왕의 건강을 신경쓴 것인데, 왕들은 대부분 과중한 업부와 정치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장수하지 못한다고 한다. 조선왕들을 보아도 대부분 젊은 나이에 죽거나 병사하고 오랜 장수를 누렸다는 왕은 영조는 82세까지 살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왕들은 왕위에 오르고 오랜기간 통치를 하지 못했다. 왕들이 가장 많이 걸린 질병은 의외로 '종기'라고 한다. 지금에 종기는 큰병에 속하지도 않지만 조선시대 당시엔 종기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문종은 재위한지 2년 만에 종기로 인해 세상을 떠났고 이 사건으로 단종과 세조 사이에는 권력 쟁탈전이 벌어졌다고 한다. 단순한 병이라고 생각했지만 왕이 걸리고 왕권의 영향을 줄 수 있기에 후세엔 역사까지도 바꿀 수 있는 것이 왕의 건강이었다. 


 



왕의 건강을 주위에서 챙겨주기도 하지만 왕 스스로가 자신의 몸을 위한 보양식을 먹으며 건강을 챙기기도 했다고 한다. 건강에 좋다는 음식이나 매년 추수를 하면 백성들은 가장 좋은 농작물 등을 모아 왕에게 진상을 했다. 한 해 가장 영양이 풍부하고 햇곡식과 햇과일 등을 먹은 왕의 건강은 기본적으로 일반 백성보다는 좋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단명하는 것이다. 정치적인 희생양이 되거나 붕당정치의 피해자로 살아야 했던 왕들에겐 대를 이어야 한다는 강한 의무감이 있었다. 그래서 많은 왕자를 생산하려고 했고 때론 왕의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왕으로 왕손을 생산하기 위해 여러 명의 부인을 두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몸에 맞지도 않는 한약까지 먹으며 왕손을 생산하려고 했던 헌종과 철종은 그런 비운의 왕들이다. 조선의 27명 왕들 중에서 노환으로 죽음을 맞이한 왕은 단 3명 뿐이었다. 대부분 병으로 죽음을 맞이했는데 의학의 발달을 떠나 가장 좋은 환경, 최상의 영양 상태에서 병을 얻었다는 것은 그만큼 왕좌가 편안하지 않았던 것 같다. 세상을 호령했을지는 몰라도 자연을 거스러거나 자신의 몸(건강)을 지배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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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1-04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글을 읽으니 영화 광해가 떠오르네요 ㅎ 한의학은 얼굴의 오장육부를 파악하여 진단하고, 체질에 맞춰 처방하여 자연에 거스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