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자의 조건 : 야망은 큰데 왜 아직도 평범한가 세계척학전집 6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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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터넷 신조어 중에 '힘숨찐'이라는 말이 있다. 힘을 숨긴 진짜 강자라는 말의 줄임말이다. 겉으로는 너무 평범하고 마른 체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근력이나 운동 능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다. 무림의 숨은 고수인 것이다. 고수는 자리가 위태로워도 초조해하지 않고 남들이 뭐라 하든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는 사람으로 크게 실패하고도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더 단단해져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초월자에 대해 <초월자의 조건>이 알려준다. 헤르만 헤세는 이런 초월자에 대해 자기 파괴라고 말했다. 알을 깨지 않으면 새가 될 수 없다며 알을 깨는 순간은 해방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 오는 건 환희가 아니라 무능이다. 인간은 종종 감옥보다 감옥 밖의 자기 자신을 더 무서워한다. 알을 깨는 일이 두려운 이유는 깨는 동안 잠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기 때문이고, 그동안 자신이 믿어온 것이 잠시 없어지는 것은 작은 죽음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라이히는 성격 갑옷이라는 말에서 자신을 지키려고 만든 것이 자신을 가둔다고 했다. 더 나아가 무언가를 더 갖춰야 한다고 믿는다. 라이히는 풀어야 할 것이 있다고 했다. 억눌린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몸에 굳어 갑옷이 된다. 그 갑옷은 상처를 막아주지만 같은 두께로 기쁨도 막는다. 자기를 지키려고 만든 방어가 어느새 자기를 가두는 감옥이 되어 있다. 상처를 피하려다 살아 있는 감각 자체를 잃는다는 것이다. 갑옷 아래에는 살아 있는 자기가 그대로 있어서 가린 것을 걷어내기만 하면 된다. 다만 힘을 빼는 것조차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 이를 악물로 이완하려는 그 행위가 또 하나의 긴장이다. 갑옷은 부수는 게 아니라 더는 필요 없다고 몸이 느낄 때 스스로 녹는다는 것이다. 자기를 넘어선다는 것은 더 멀리 가는 일이 아니다. 자신을 묶고 있던 것을 알아보고 그 손을 펴는 일이라고 한다. 풀려난다고 해서 약하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로워질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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