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수리점 우리 아이 인성교육 27
록사나 옌줴예프스카-브루벨 지음, 요나 융 그림, 김영화 옮김 / 불광출판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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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 난 상처는 눈에 잘 보이기 때문에 상처가 나면 바로 치료를 하거나 빠르게 치료하려고 한다. 그렇다보니 몸에 난 상처는 금방 치료가 되고 아물어 상처가 보이지 않거나 작은 흉터만 남는다. 그 흉터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희미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마음에 난 상처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오직 상처난 사람만 알 수 있어 치료가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기라도 하면 대신 치료해주거나 빨리 치료하라는 말이라도 듣지만 마음의 상처는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치료 시기도 놓치고 아주 오랫동안 큰 상처로 남게 된다. <마음 수리점>의 오로라는 흐리고 비가 내리는 날 가게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선다. 그런데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에 우산이 뒤집히고 말았다. 부러진 우산을 보면서 이렇게 고장이 나고 망가지면 다 버린다. 오로라는 예전엔 그렇게 부서지거나 고장난 물건이 있으면 모두 수리해서 사용했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 오로라의 작업실이 있는 공방 거리엔 많은 가게들이 사라졌다. 지금은 아무도 물건을 고쳐 쓰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옷 수선집, 인형 공방, 타자기 수리점, 가죽 공방, 구두 수리점, 시계 수리점도 문을 닫고 사라졌다. 이 공방 거리에서 오래 버티려고 했지만 결국 문을 닫고 모두 떠났다.

물론 오래된 가게들이 문을 닫으면서 모든 가게가 빈 상태로 있는 것은 아니다. 공방 거리에 새로운 가게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은행이 세 곳이나 들어섰고, 세계 과자점이 생기고, 뷰티숍도 생겼다. 햄버거 가게도 새로 생기고 여러 가게들이 새로 생겼다. 그 중에 오로라의 '마음 수리점, 오로라'만 남았다. 새롭게 생긴 가게들의 화려하고 예쁜 간판들 사이에 오래된 '마음 수리점, 오로라'는 예전 모습 그대로라 오로라는 자신의 작업실이 꼭 자신 같이 초라하고 오래되어 보였다. 오로라의 작업실은 실내는 아늑하고 카르다몬 향이 난다. 예전엔 이 작업실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예약자들도 많았다. 밤 늦게까지 일하며 이 마음은 못 고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아무도 오로라의 일에 관심이 없다. 오로라는 마음은 돌봄이 필요하고, 특히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친 마음은 쉬게 해 주어야 하고 너무 빨리 고치려고도 하지 않아야 한다. 너무 빨리 고쳐지면 비극이 닥칠 수도 있다. 오로라의 원칙은 언제나 조급하지 말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젠 이 '마음 수리점, 오로라'엔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는다. 마음을 신경쓰지 않고, 어쩌다보면 금방 고쳐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오로라는 오랫동안 마음을 수리하고 있어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마음 수리점>은 낡고 오래된 작업실이지만 천천히 마음을 고쳐주는 오로라의 마음이 담겨 있는 그림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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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2-15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의 상처는 오래간다는 말, 동의합니다. 나의 아픈 손가락 작은딸이 너무 오래 고생했거든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