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 도시 서울, 개정증보판
방민호 지음 / 북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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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우리에겐 너무 익숙해서인지 문학 작품 속에 등장하는 서울의 모습을 그렇게 의미있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서울 문학 기행>을 통해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서울의 곳곳을 다시 보게 된다. 중고등학생 때 필독서라고 꼽을 수 있는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은 너무나 가난한 시민들의 모습과 비극적인 결말이 참 슬펐던 소설이다. 인력거꾼인 김점치는 운 좋게 손님을 동소문 안 동네에서 혜화동 전차 정거장까지 손님을 태우고 갔다 명륜동 동관학교까지 또 손님을 태운다. 오늘 번 돈으로 설렁탕을 사서 집으로 갈 생각에 한껏 들떠 있었다. 하루 종일 사람들을 태우며 몸이 지칠 대로 지친 그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려던 참에 친구를 만나 선술집으로 이끈다. 김첨지는 오늘 자신이 얼마나 벌었는지 친구에게 자랑하지만 병든 아내를 위해 설렁탕을 포장해 들고 집으로 가지만 아내는 이미 죽었다. '운수 좋은 날'은 1920년대 초반 서울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내고 있다. 동소문 안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김첨지는 초가집 행랑채에 월세를 살고 있다. 김첨지는 인력거로 동소문에서 혜화동, 동광학교, 남대문 정거장을 거쳐 인사동과 창경원을 지나 다시 동소문으로 돌아오는 행로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보면 산책자가 걸었던 경로와 여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구보는 전찻길을 넘어 화신백화점에 올라갔다 내려오고 종로 앞에서 전차를 타고 동대문을 지나 훈련원으로 향한다. 다시 전차를 타고 조선은행으로 가 그 앞에 있는 커피숍에 들어간다. 경성역에서 대학 노트를 들고 산책을 하는 구보 씨의 이야기는 작가가 서울을 두로 돌아본 뒤 쓴 작품이다. 작가가 자신의 삶이나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소설을 쓴 것이다. 구보는 경성역에서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고는 그것을 묘사하기 위해 대학 노트를 펼친다. 하지만 곧 순사와 눈이 마주치면서 구보는 노트를 접는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도시적, 경제적, 정치적 현실을 다각도로 드러내며 매우 정치화된 구조를 지닌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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