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불되지 않는 사회 - 인류학자, 노동, 그리고 뜨거운 질문들
김관욱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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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매년 연말이 되면 다음 해의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2025년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1.7%가 인상되었다. 하지만 이 최저임금은 노동자들 노동의 적당한 대가일까? 노동자의 죽음은 업무상 재해로 판정받을 수 있을까? 한 물류센터의 노동자의 죽음은 업무상 재해로 판정을 받았지만 회사가 산업재해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언제나 그렇듯 회사는 모든 업무가 강요가 아닌 노동자의 자발적인 선택임을 강조한다. 전통적으로 임금이 지불되지 않는 노동이 있었다. 부불노동이라 부르는데 가장 대표적 예가 여성의 가사노동, 돌봄 노동, 재생산노동을 꼽을 수 있다. 남성 노동의 원활한 노동을 위해 뒷받침하는 여성의 숨은 노동이 필수적이지만 그런 여성의 노력은 지불되기는커녕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도 못한 채 당연한 것으로 여기거나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지불되지 않는 노동의 특징은 사랑이나 돌봄, 연대, 애정, 헌신, 배려가 동반되는 영역이고 오랜 기간 여성성을 연상시키는 것들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는 소위 돈이 되지 않는다. 그 배려가 나의 이익과 직결되었을 때만 미소와 배려를 사용한다.




시대가 변해가면서 노동도 변화한다.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에 새로운 노동자들이 생겨났다. 바로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들이다. 플랫폼 노동 현실이 보여주는 디지털 자본주의의 미래는 경쟁의 가시화, 노동시간의 불명확화로 특징지어지는 극단적인 노동의 형태일 것이다. 문제는 고용 형태의 변화를 넘어 노동 통제 양식까지 변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동화를 중심으로 한 알고리즘 중심의 업무 통제이다. 알로기즘 통치로 불리는 노동의 특징은 노동의 모든 과정을 수치화하며 임금으로 인센티브로 책정하고 높은 수치를 쫓도록 게임화시킨다. 디지털 생태계 안에서 생산과 소비, 노동의 경계선이 이제 무의미해 보인다.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를 넘어 직접 상품화되는 생산소비자로 디지털 노동에 연루되고 있다.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 노동의 성격은 플랫폼 노동, 알고리즘 노동, 정체성 노동으로 진화 중이다. 이런 디지털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이 단지 스마트폰 앱을 열고 실시간 일감을 찾는 소수의 노동자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세계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의 변화된 사회상이 더욱 명료해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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