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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파도는 다시 오지 않아 - 오늘 치는 파도는 내가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딱 한 번의 파도니까
김은정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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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생의 시련의 시기는 있다. 그 시련의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 방향이 잡히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파도는 다시 오지 않아>에서처럼 인생의 거친 파도가 오지만 매번 똑같은 파도는 오지 않는다. 저자에게 기억되는 큰 파도는 고등학교 3학년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을 때라고 한다. 임대업을 하던 어머니가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자신의 방에 빨간 딱지가 붙은 것을 본다. 그렇게 경제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외국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이 반대하셨고 당시 사귀던 남자와 결혼해 해외로 나가게 된다. 어렸을 때 넉넉하게 자랐고 외국어 공부를 시켜준 부모님 덕분에 영어, 일어, 중국어 능통으로 홍콩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은 능력만큼 할 수 있었고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공장을 감독하거나 지시하는 입장이었지만 중국인들과는 다르게 일을 했다. 중국 거래처에서 주는 관례의 사례금을 거절한 적이 있다. 백화점 상품권 정도라고 생각하고 받았는데 봉투를 열고 보니 엄청난 금액으로 거래처의 자금난에도 영향을 주는 금액일 정도였다. 너무 놀라 강하게 거절하고 그 뒤로 한 번도 중국 거래처에서 사례금을 받은 적이 없는데 정직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일을 하고 회사에서 돈을 받는데 거래처에서까지 엄청난 사례금은 중국의 관례라고 하지만 정직하게 일할 수 있게 할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삶에 대한 의지가 약한 사람이 있는 반면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한 사람도 있다. 한계령을 지날 때마다 '살고 싶어'라고 말했던 후배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바이크를 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때가 있었는데 한번은 후배가 바이크를 타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오토바이를 타본 적이 없어 자신은 없었지만 바이크 모임에 나가면서 일과 육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게 된다. 바이크 모임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고 바이크도 배우게 된다. 그런데 처음 바이크를 제안했던 후배가 바이크를 타다 그만 사고가 났고 의식이 없다고 했다. 개조한 바이크를 타 보험도 되지 않았고 부모님은 원래 바이크 타는 것을 반대했다고 한다. 모임 사람들이 작은 성의를 모아 수술비를 마련했다. 수술을 무사히 끝내고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전처럼 매끄러운 대화는 되지 않았고 의식은 돌아왔지만 회복이 온전하게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살고 싶어'라고 말하던 후배의 모습이 강하게 뇌리에 남았다. 그 뒤 바이크 모임은 와해되고 몇몇은 바이크를 더 이상 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