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각자의 말로 사랑을 했다
조성일 지음, 박지영 그림 / 팩토리나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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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하면 유행가의 가사들이 모두 자신의 이야기로 느껴진다고 한다. 모든 이별의 노래가 나의 이별과 같이 느껴지는 그 마법같은 일이 사랑의 아픔을 실감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에게 맞는 이별의 노래는 아직 듣지 못했지만 <우리는 각자의 말로 사랑을 했다>를 읽다보니 이별이 이런 느낌이라고 공감하게 된다. 사랑의 모습도 가지각색이듯 이별도 그러하다. 누구나 똑같은 사랑을 하지도 않고 똑같은 이별을 하지도 않는다. 연인이었다 이별의 순간이 오면 이별의 징조들이 있었다는 것을 그때서야 깨닫게 된다.  




이별을 알아차렸을 때 누구도 한번에, 단숨에 이별을 인정하지 못할 것이다. 이별을 알았을 때, 이별을 받아들일 때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동안 사랑했을 때의 시간들이 지나간다.


'점점 무뎌지는 것 같아. 처음 너를 만났을 땐 채주고 싶은 게 참 많았는데

....아이처럼 좋아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들어주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과 변했다는 말. (p.41)'


열정이 가득했던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 열정을 잃어가고 서로에게 바라는 것이 많아지고, 그 바람을 채워주지 않으면 금방 '변했다'라는 말을 하게 된다. 그 말은 다시 서운함으로 남게 되면서 점점 열정이 식어가고 사랑도 이별을 선택하게 된다. 사랑을 끝내고 이별을 선택했지만 좀 더 잘했다면 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미련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으로 이별을 하게 된 것은 아닐까하는 자책을 하고, 자신의 탓이라 생각한다.   


 



떠난 사랑에 가슴이 아프고 슬프지만 시간이 더 많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혹시나 전화가 걸려올지도 모른다는 헛된 희망도 없어지고 사랑하는 사람이 없이 혼자인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상대방이 싫어하던 일이나 싫어할까봐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본다. 그런 것을 통해 자유를 느끼고 이별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이별의 증상이다. 


'너 없는 허전함을 채우려 노력했다. 너뿐인 일상에서 네가 없어도 괜찮은 일상으로 무엇이든 채워보려 했다. 너와는 할 수 없었던 일 너는 내켜하지 않았던 일, 그동안 내색하지 못했던 일...오래 기다렸던 사람처럼 닥치는 대로 시작했다. (p.117)'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말로 사랑을 했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다가오는 사랑은 누구에게나 공평할지 몰라도 떠나가는 사랑은 꼭 한 사람에게만 흔적을 남긴다.'는 말로 사랑은 언제나 시간차가 있다. 동시에 사랑에 빠지는 것 같아도 그렇지도 않고, 동시에 이별을 느끼지도 않는다. 대부분이 누군가는 아직 이별을 준비하지 못한채 사랑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 상태에서 이별을 선택하게 되면 누군가에겐 사랑의 흔적을 남기게 된다. 그 흔적은 금방 지워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흔적은 옅어질 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그런 사랑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는 각자의 말로 사랑을 했다>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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