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스페이스 - 과부하에서 벗어나 성과를 극대화하는 멈춤의 기술
줄리엣 펀트 지음, 안기순 옮김 / 알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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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쉬지 못하고 열심히 살았는데 잘 못 살았네요. 멈춤과 쉼, 빈 공간, 화이트 스페이스가 없는 삶은 끌려 가는 삶이었어요. 이제 짬을 넣어 행복한 삶을 살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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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독
이기원 지음 / 페퍼민트오리지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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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신종 바이러스와 3차대전의 발발 후 오랜 전쟁과 감염병으로 세계 주요 국가가 소멸하고 서울만이 남게 된 것을 배경으로 한다. 대한 민국 국가 시스템이 붕괴되고 10대 기업 회장단 모임 전기련(전국 기업인 연합)이 도시 경영권을 인수한다.

 

2051년, 뉴 소울 시티는 전기련의 수장인 기업 아바리치아의 이름을 따서 아바리치아 원년을 선포한다.

 

뉴소울 시티는 3구역으로 나뉘어 진다. 1구역은 전기련 회원들이 거주 하는 곳으로 아바리치아의 총수인 류신은 줄기세포를 개발하여 불사의 생을 누린다. 전기련 회원들도 돈만 내면 소도에서 착복식으로 영생을 누릴 수 있다. 착복이란 새 육체를 입는 다는 뜻이다. 메모리 패널에 소울을 백업 해 놓고 육체가 아프거나 늙으면 새로운 젊은 육체에 소울 임플란트를 실시하면 된다.

 

2구역은 일반 시민들이 사는 곳이다. 전기련은 분서갱유로 2구역 사람들이 지식을 접할 수 없게 만든다. 2구역 사람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일만하며 기계의 부품처럼 살아야 한다. 이들은 전기련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소모품일뿐이다.

 

뉴소울 시티. 실업률 제로의 도시. 전기련의 슬로건이었다. 하지만 실업률 제로라는 말속에 사람들을 전기련의 시스템을 떠 받치고 굴러가게 만드는 톱니바퀴들로 만들어 낸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p.469)

 

2구역 아바리치아 제 3공장에서 일하던 주인공 민준이 1년치 루왁을 훔쳐서 3구역으로 달아나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이콥(박태일)은 반자연(반자본 청년연맹)의 수장이다. 교수인 제이콥은 아카데미아에서 책을 암기해서 밖으로 나와 필사를 하며, 지식으로 혁명을 일으키려 한다.

 

아카데미아라 불리는 건물은 전기련 회원들의 공동소유로 건물 내부는 치외법권 지역이었다. 태일은 2구역 거주자임에도 직업적 신분 때문에 아카데미아의 출입이 자유로웠다.(p.131)

 

그런데 2구역 사람들의 모습이 나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분서갱유가 일어 난 것도 아닌데, 바쁨이나 티비나 핸드폰 같은 것에 취해 나 자신을 돌아볼 생각조차 못했던. 카푸치노로 삶의 질이 아니라 생명만 연장하고 있는 기계의 부품같은 2구역 사람들과 나는 무엇이 다른가.

 

3구역은 일명 쥐독이라는 곳이다. 주인공 민준이 달아난 1구역과 2구역의 쓰레기들이 흘러들어 가는 곳. 민준은 쥐독에서 살아 남아 삼인회의 리더가 된다. 쥐독에서 서로 죽을 때까지 물어 뜯으며 싸우는 모습이 오징어게임 보는 것 같았다.

 

이야기는 민준과 제이콥의 만남. 그리고 쥐독에 있는 사람들을 일깨워 혁명을 일으키는 과정을 묘사해 간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망각할 정도의 흡입력. 책을 읽는게 아니라 영화를 보는 듯한 생생한 묘사 속에 푹 빠져 보길 바란다.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할 것은 쥐독에 빠진 우리들 자신이 아니라 쥐독을 만든 자들입니다.(p.176)

 

자기가 살기 위해 타인을 죽여야 했던 주인공 민준. 혁명을 위해 카피바디로 다시 태어난 제이콥, 그리고 불사의 몸을 얻어 신의 자리에 앉으려는 류신. 이 세사람의 다른 점은 뭘까? 생존을 위해, 정의를 위해, 자리 보전을 위해 끊임없이 싸운다.

 

갑과 을의 격차가 논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벌어지면서 변호사와 회계사라는 직업은 아예 사라져 버렸다. 의사는 카피바디의 유지 보수 정도 같은 허드렛일을 하는 존재들이 되었다.(p.291)

 

현재의 모든 직업들이 의미를 잃는다는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영생이란 것도 1구역에서 태어나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럼 혁명으로 모든 사람이 다 같이 영생을 얻게 되면 행복할까? 인류의 수명이 늘어난 것도 자식들에게 부담이 되는 현실에서 진지하게 고민해 볼 문제인 것 같다.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고 역사를 배운다. 그런데 뉴소울 시티는 과거를 되풀이 한다. 하지만 이렇게 미리 디스토피아를 그려 봄으로써 오히려 과거를 되풀이 하지 않는 방법을 모색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자동차의 빨간 후미등을 쥐들의 안광에 비유한 이 책의 마지막 장면이 아주 강렬했다. 그 강렬한 욕망을 잘 승화시켜 과학문명과 지혜를 함께 발전시켜 가는 것은 어떨까?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현실에서의 유토피아 건설을 꿈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

 

쥐독에 푹 빠져 있다가 현실로 돌아오니,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더 행복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 등장 인물 >

 

김민준 : 주인공

최혁 : 55층 구역의 유일한 술집 '녹색선'의 주인

공연성 : 휴식처 보디가드.

스테파노 : 55층 구역 의사

 

박태일(제이콥) : 반자연의 수장. 교수

인수 : 박태일 친구이자 데메테르의 간부.

김종선 : 데메테르 회장, 가네모토

 

류신 : 아바리치아의 총수. 전기련 의장 / 류시은 : 류신의 외동딸

송선우 : 전략기획실장. 류신의 오른팔이자 브레인.

배지환 : 고객서비스 팀장.

염세일 : 감사팀장.

 

*** 인디캣 책곳간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참기름에 적신 주먹밥을 넣어 두고 한 가운데에 열십자로 찢어낸 얇은 한지로 항아리 입구를 덮어둬.
그러면 고소한 냄새를 맡은 쥐가 욕망을 참지 못하고 항아리 안으로 추락하지...계속되는 동족 살해. 마지막 한 마리가 남았을 때 그놈을 풀어주는 거야. 그럼 녀석은 집안의 쥐들을 모조리 잡아먹기 시작할 거거든. 왜냐하면, 그 쥐는 이미 그 맛에 길들여졌으니까.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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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것에 관하여 병실 노트
버지니아 울프.줄리아 스티븐 지음 / 두시의나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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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너머로 따뜻한 손길과 생각을 건넬 수 있는 것, 이것이 글이 가진 힘이고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다(p.007, 옮긴이의 말)


두 모녀의 수필을 해설과 함께 접해 보았다. 사람은 지금 현재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 살아야 행복하다는 것을 느낀다. 아프면서 아픈 것에 충실 했기에 아픈 것에 관하여란 수필이 나왔고, 간병을 하면서 그 순간을 즐기고 최선을 다했기에 병실 노트가 나왔으니 말이다.


질병이 얼마나 흔한지. 얼마나 엄청나게 정신을 변하게 하는지... 인플루엔자의 공격을 살짝 받아도 어떤 영혼의 황무지와 사막이 보이는지(p.017). 나는 전혀 몰랐다. 워낙 아픈 적이 없어서 엄마가 아팠을 때 왜 그렇게 내게 짜증을 냈는지... 나는 왜 나한테 짜증이냐고 더 승질을 냈는데... 황무지에 사막에 계셨던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은 아픈 것에 관하여가 처음이다. 짧은 글이지만 시처럼 페이지가 넘어 가질 않는다. 어머니의 병실 노트가 실용적인 글이라면 딸의 글은 문학 작품 그 자체다. 아픈 것에 관하여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어휘가 없음을 개탄하지만 아파서 신비스러운 말들로 써 내려 가는 묘사를 접해 보길 바란다.


나도 간병의 경험이 있다. 그런데 엄마의 간병인이 내가 있는 것이 더 걸리적 거린다고 나가 주시는게 도와주는 거라는 말을 했는데, 병실 노트에도 똑 같은 묘사가 나온다. 모르면 간병인에게 배우기라도 할 걸... 하는 후회가 남는다.


최소한 책이라도 읽어 드릴 수 있었는데... 그 때는 생각도 못했다. 병실 노트에 책을 읽을 때는 또박 또박 천천히, 그리고 환자가 잠이 들어도 계속 읽으며 조금씩 소리를 작게 해야 한다고 한다. 이제는 해 드릴 수 없지만, 누구나 한 번 쯤 아픈 사람을 돌보게 되는 날이 오면... 이 책을 곁에 두었다가 참고 해 보길 바란다.


병자의 두발을 다룰 때 처음에는 도끼빗을 사용해야 한다. 보통 빗은 큰 이 부분을 써야한다(p.87). 도끼빗~ 옛날에 내가 알 던 빨간 파란 도끼빗이 아주 오래 전 부터 있었나보다. 환자의 머리를 빗을 때 아프지 않게 세심하게 배려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공기에 관한 부분에서 촛불을 그냥 끄면 연기가 역하니까 양초 심지용 가위를 쓰거나 심지를 촛농에 담구어서 끄라고 한다. 이런 가위가 현재에도 판매되는 것인 줄 처음 알았다. 배려의 마음은... 도구와 함께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또, 블라인드 커튼 틈새로 비스듬히 드는 빛이 환자에게 매우 거슬린다고 완벽하게 빛을 차단하고 거울에 빛이 반사되는 일이 없게 하라고 한다. 나도 암막 커튼을 치다 빛이 조금 새어 들면 은근 신경이 쓰였는데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병실 노트에 기록되어 있다.


두 작품 모두다 아픈 사람을 이야기 한다. 나도 엄마를 제대로 간병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버지니아 울프의 엄마 역시 딸을 돌보지 못함을 후회하고, 딸은 또 엄마를 그리워 하고...


아프면 슬프지만 그 슬픔 속에도 의사 몰래 엄마랑 매운 떡볶이 먹던 추억~ 인삼주스 맛있대서 3잔 연속 사드리고 배불러서 더 안 들어간다며 같이 웃었던 기억들~ 이 두 모녀만의 그런 행복한 추억도 있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아픈 이들이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슬프지만 행복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라며...


*** 인디캣님 책곳간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질병이 얼마나 흔한지. 얼마나 엄청나게 정신을 변하게 하는지. - P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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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의 자전적 철학 이야기
최진석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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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교수님의 이름은 원래 진절(崔珍?)이었는데 어감이 안 좋아 아버님께서 절의 재변을 木으로 바꾸어 晳(밝을석)자를 써서 현재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아버님이 센스도 있으시고 학식이 풍부하셨던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교수님을 처음 알게 되었다. 알고 보니 강연도 많이 하시고 실천하는 철학자로 유명하신 분이셨다. 직접 싸인까지 해 주셔서 더 감사했다.

 

아무리 자서전 적 이야기라고 해도, 노자와 장자가 있으니 원문의 한자도 많고 그 문구를 해석해 준 다음 교수님 경험담을 풀어 주시겠거니 했다.

 

그러나 평생 노자와 장자를 연구하셨다는 분의 글이 이렇게 술술 읽힐수가?

아궁이에 불지피는 게 성불의 길이라니?

그렇게 높은 단계의 지적인 완성을 하신 성인 분들 결론이 고작 요절하지 않는 것?

 

어떤 블로거가 길을 걸으며 본인의 뒤에서 여전히 빛나는 가로등이 있음을... 그래서 지나온 과거도 여전히 빛나고 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뒤에 여전히 있는 그 불 빛 같은 길을 걸어 오셨기에 어려운 노장사상을 쉽게 이야기 해 주실 수 있는 게 아닐까.

 

우리 삶의 목적은 내가 별이 되는 것이다. 문명의 진화는 우리가 아니라 내가 담당한다. 우리가 아니다. 내가 나로 빛나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해야 한다.

 

박 배(박으로 만든 배)의 창의력이 필요하다. 박으로는 바가지만 만든다는 고정관념을 깨야한다. 문화는 변화다. 방향을 튼 타조 한 마리의 창의적인 도전으로 문화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나의 창의력으로 앞으로의 한국 사회와 문명을 함께 고민하며 철학하는 사람이 되어 보자는 말씀이다.

 

매일 동네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며 삼겹살을 구워 먹는 한가한 유흥으로는 자유나 자족의 경지를 맛볼 수 없다. 자족이나 자유의 중심 자리는 항상 '자기'가 차지한다. '자기'가 지켜져야 자연스럽기도 하고 자유스럽기도 하고 자족하기도한다. (p.135)

 

술 잔 속에는 도피만이 남았다. 이제 보니 나의 시선의 높이가 딱 술잔의 높이였던 것이다. 독서를 하고 공부를 해서 나를 업그레이드 시키지 못한 탓이다. 그때는 이태백도 술을 좋아하지 않았냐. 노장사상도 무위자연이 아니냐며 무위와 방탕을 같은 것이라 생각했다. 단어만 알고 뜻은 전혀 몰랐던 것이다.

 

아직도 무위는 잘 모르지만 저자는 순수한 덕을 가지고 자신이 자신에게 감동하면 삶 자체가 기쁨이며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을 안 해도 자연스레 몰입하게 된다고 한다. 이 것이 무위가 아닐까? 너무 자연스러워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느낌... 그러면 무불위(無不僞) 되지 않는 일이 없게 되는 것.

 

우주는 원래 허무하다. 허무하게 생긴 우주의 존재 형식을 노자나 장자는 '도(道)'라고 불렀다.(p.108)

 

참된 인간은 고요하게 침묵을 지나간다. 침묵은 자신의 성스러움을 드러내며, 외부의 성스러움을 영접한다. 여기서 위대함이 자란다. 새 세상을 꿈꾸는 자, 우선 침묵하라. '고요'를 경험하라.(p.154)

 

장자는 말한다.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氣)로 들어라. '정해진 마음'에 갇힌 자기를 장례 지내라.(p.211)

 

허무한 도의 경지, 고요함의 경지, 기로 듣는 경지...여기서 부터는 정말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교수님 강의를 많이 들어 보고 공부 해야 할 것 같다.

 

노자와 장자에 처음 입문 하시는 분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 수필처럼 술술 재미있게 읽히지만 자꾸만 멈춰서 생전 안 해본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해 준 책이다.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싶게 만들어 준 책이다.


※ 이 글은 인디캣님의 책곳간 서평이벤트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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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의 자전적 철학 이야기
최진석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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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사람이 있고 나서야 참된 지식이 있다. (有眞人而後有眞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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