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의 자전적 철학 이야기
최진석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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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교수님의 이름은 원래 진절(崔珍?)이었는데 어감이 안 좋아 아버님께서 절의 재변을 木으로 바꾸어 晳(밝을석)자를 써서 현재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아버님이 센스도 있으시고 학식이 풍부하셨던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교수님을 처음 알게 되었다. 알고 보니 강연도 많이 하시고 실천하는 철학자로 유명하신 분이셨다. 직접 싸인까지 해 주셔서 더 감사했다.

 

아무리 자서전 적 이야기라고 해도, 노자와 장자가 있으니 원문의 한자도 많고 그 문구를 해석해 준 다음 교수님 경험담을 풀어 주시겠거니 했다.

 

그러나 평생 노자와 장자를 연구하셨다는 분의 글이 이렇게 술술 읽힐수가?

아궁이에 불지피는 게 성불의 길이라니?

그렇게 높은 단계의 지적인 완성을 하신 성인 분들 결론이 고작 요절하지 않는 것?

 

어떤 블로거가 길을 걸으며 본인의 뒤에서 여전히 빛나는 가로등이 있음을... 그래서 지나온 과거도 여전히 빛나고 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뒤에 여전히 있는 그 불 빛 같은 길을 걸어 오셨기에 어려운 노장사상을 쉽게 이야기 해 주실 수 있는 게 아닐까.

 

우리 삶의 목적은 내가 별이 되는 것이다. 문명의 진화는 우리가 아니라 내가 담당한다. 우리가 아니다. 내가 나로 빛나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해야 한다.

 

박 배(박으로 만든 배)의 창의력이 필요하다. 박으로는 바가지만 만든다는 고정관념을 깨야한다. 문화는 변화다. 방향을 튼 타조 한 마리의 창의적인 도전으로 문화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나의 창의력으로 앞으로의 한국 사회와 문명을 함께 고민하며 철학하는 사람이 되어 보자는 말씀이다.

 

매일 동네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며 삼겹살을 구워 먹는 한가한 유흥으로는 자유나 자족의 경지를 맛볼 수 없다. 자족이나 자유의 중심 자리는 항상 '자기'가 차지한다. '자기'가 지켜져야 자연스럽기도 하고 자유스럽기도 하고 자족하기도한다. (p.135)

 

술 잔 속에는 도피만이 남았다. 이제 보니 나의 시선의 높이가 딱 술잔의 높이였던 것이다. 독서를 하고 공부를 해서 나를 업그레이드 시키지 못한 탓이다. 그때는 이태백도 술을 좋아하지 않았냐. 노장사상도 무위자연이 아니냐며 무위와 방탕을 같은 것이라 생각했다. 단어만 알고 뜻은 전혀 몰랐던 것이다.

 

아직도 무위는 잘 모르지만 저자는 순수한 덕을 가지고 자신이 자신에게 감동하면 삶 자체가 기쁨이며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을 안 해도 자연스레 몰입하게 된다고 한다. 이 것이 무위가 아닐까? 너무 자연스러워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느낌... 그러면 무불위(無不僞) 되지 않는 일이 없게 되는 것.

 

우주는 원래 허무하다. 허무하게 생긴 우주의 존재 형식을 노자나 장자는 '도(道)'라고 불렀다.(p.108)

 

참된 인간은 고요하게 침묵을 지나간다. 침묵은 자신의 성스러움을 드러내며, 외부의 성스러움을 영접한다. 여기서 위대함이 자란다. 새 세상을 꿈꾸는 자, 우선 침묵하라. '고요'를 경험하라.(p.154)

 

장자는 말한다.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氣)로 들어라. '정해진 마음'에 갇힌 자기를 장례 지내라.(p.211)

 

허무한 도의 경지, 고요함의 경지, 기로 듣는 경지...여기서 부터는 정말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교수님 강의를 많이 들어 보고 공부 해야 할 것 같다.

 

노자와 장자에 처음 입문 하시는 분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 수필처럼 술술 재미있게 읽히지만 자꾸만 멈춰서 생전 안 해본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해 준 책이다.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싶게 만들어 준 책이다.


※ 이 글은 인디캣님의 책곳간 서평이벤트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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