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과 여성질환 - 자궁, 난소, 유방질환 재발 방지 생활요법
조현희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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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당신이 어떤 장내미생물을 가지고 있는지가 당신 건강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요즘 핫한 장내 미생물은 엄마 배 속에서부터 만들어지는데, 질병의 약 90%가 장내미생물과 관계가 있다. 사람 1명이 지고 있는 미생물 수는 약 100조 개, 무게는 2kg 정도로, 이 중 95%가 장에 있다. 


나는 책 제목 중 환경호르몬은 그닥 관심이 없었지만 여성질환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 설마 환경호르몬이 여성질환과도 관련이 있나? 너무 궁금해서 지식과 감성 블로그 서평단에 신청을 했는데 감사하게도 당첨~!


이 책을 읽으면, 자기도 모르게 환경 호르몬에 신경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들이 많아서인지, 옳은 말을 해서인지 은근히 저자에게 세뇌가 되어 버린다. 예전에 마트에서 성분 같은 것을 확인하는 주부를 보면서 무슨 유난을 저렇게 떠나 했건만, 이 책을 읽으니 내가 화장품 성분을 체크하질 않나 몇 종 플라스틱인지 확인하질 않나 유난을 떨고 있다. 


환경 호르몬이 뭐지? 나는 막연하게 몸에 안 좋은 걸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환경 호르몬은 90%밖에 체외로 배출이 안되고 10% 정도는 체내에 쌓인다고 한다. 나는 햄이나 아이스크림이 나쁜줄 알면서도 먹는 것처럼 생각을 했는데, 아예 배출이 안되는 환경호르몬도 있다고 한다. 게다가 뭐 좋은 것이라고 아기에게까지 물려줘야 하다니... 엄청난 쇼크였다!


저자는 이해하기 쉽게 야구 공을 받으려 하는 사진을 실어 놓았는데 앞으로 환경 호르몬이라고 하면 이 사진이 딱 떠오를 것 같다. 타자가 공을 쳤다. 타자는 췌장, 공은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다. 내야수나 외야수는 다른 장기들이다. 야구에서도 공을 잘 받는 게 중요하듯, 인체 내에서도 장기가 인슐린(공)을 얼마나 잘 받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환경호르몬은 정상적인 게임을 못 하게 만든다.


타자가 공을 쳤는데 야구공이 배구공만큼 커진다. 공이 갑자기 네모 모양이 되거나 5개로 쪼개진다. 야구 글러브가 갑자기 권투 글러브나 유리로 변한다. 버려야 할 찢어진 야구공들이 버려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야구를 할 수 있을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환경호르몬이다. 정확하게는 '호르몬계 교란 물질'이라고 한다. 


환경호르몬 중 하나인 DDT는 나도 아는 거였다. 옛날에 소독약 뿌린다고 동네에 소독차가 지나가면 나도 냄새가 좋아서 차를 마구 따라가던 기억이 있다. 물론 나중에는 시들해졌지만 이게 DDT를 뿌리고 다녔던 것. 환경 호르몬은 음식과 호흡을 통해서 몸 안으로 들어오는데 나는 그냥 산소처럼 흡입했던 거다!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임산부는 조심해야 한다는데 그걸 이제서야 알다니...


미세먼지가 몸에 엄청 안 좋다고 해서 공기질은 매일 위젯으로 체크한다. 공기가 나쁠 때는 가급적 나가지 않는다. 예전에 나갔다가 목도 너무 아프고 코도 매케 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제는 공기가 나쁠 때 꼭 나가야 하면 마스크를 쓰고 나간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여러 가지 환경오염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PM10, 초미세먼지는 PM2.5라고 한다. PM 이란 Particulate Matter의 약자로 미립자 성분, 미립자 물질이라는 뜻이다. 10과 2.5는 먼지의 지름이 10마이크로 미터㎛ 이하, 2.5마이크로 미터 이하임을 말한다. 


현재 대기오염 정보를 보니 미세먼지 15 / 초미세먼지 1로 나온다. 이것은 허리 정도 높이인 1㎥의 정사각형 박스 안에 미세먼지가 15㎛/㎥라는 뜻이다. 초미세먼지는 1㎛/㎥로 공기 질은 좋음이다. 


특히 생리대에서 유해 물질이 많이 검출된다는 건 나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고 유기농으로 바꾸었다. 심지어 특정 브랜드 생리대를 쓰면 생리가 지연되니 수학여행 계획이 있으면 이 생리대를 미리 사용하라는 말까지 있었다고 한다. 환경호르몬이 몸 안에 쌓인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생리대 속 화학물질은 기준치 이하가 아니라 안 나와야 한다고 저자는 적극 주장한다! 기준치 이하의 미량을 어떻게 허용할 수가 있는가! 이야말로 사용하는 사람의 안전은 알 바 아니라는 태도다. 극소량이 안전하다는 주장은 누구를 위한 주장인가?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증, 자궁내막암에 생리대 영향이 크다니... 환경 호르몬이 가득한 생리대 때문에 여자들은 장기간 생리대를 통해 피부에 직접 빠르게 환경호르몬이 흡수가 된다. 그래서 체내에 유해 물질이 계속 쌓여간다. 사람의 피부 중 가장 빠르고 직접적으로 흡수가 되는 곳이다, 최근 자연유산, 반복유산, 불임 혹은 난임 환자, 조기 폐경 및 태아 염색체 이상 같은 문제가 증가하는 주된 원인도 환경호르몬이다. 이런 환경호르몬의 유해성을 왜 정부는 알려주지 않고 방치했던 것일까? 정부가 안 하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신경 쓰고 다 같이 해야 한다.


저자는 경유차의 부품 수리 경험담을 나누면서, 나는 괜찮겠지, 돈도 없는데 편법을 좀 쓰면 뭐 어때, 다들 하는데 나만 안 하면 손해잖아 이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 당연히 나부터 옳은 것을 택해야 한다는 말에 100% 공감했다. 


가스레인지는 각종 유해 물질이 많이 나오고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도 공기를 통해 환경 호르몬이 인체로 흡수된다. 혹시 가스레인지 쓰시는 부모님이 계시면 꼭 인덕션과 하이라이트 함께 있는 것으로 바꾸어 드리면 좋겠다. 하이라이트는 가열 속도는 느리지만 유리 주전자나 도자기 그릇도 끓일 수 있어서 나도 아주 가끔 쓴다. 그리고 시끄러워서 레인지 후드를 쓰지 않는데 이 책을 읽고 요리할 때 후드부터 키고 시작하게 되었다.


마트에서 주는 종이 영수증이나 은행 대기표는 비스페놀 A(BPA)가 사용된 것으로 손으로 쥐고 있으면 바로 유해 물질이 흡수된다. 주차 정산한다고 영수증을 핸드폰과 함께 쥐고 다니시는 분들은 앞으로 전자 영수증으로 받고, 혹시 영수증을 받았으면, 야채나 과일 등의 신선식품과 같이 두면 안 된다. 영수증을 만진 후에는 손을 씻고, 재활용 ??에도 절대로 넣으면 안 된다.


똑같이 환경호르몬에 노출이 돼도 키가 작고 몸무게가 적을수록, 그리고 체지방이 높을수록 더 많은 피해를 받는다. 그리고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취약하다. 특히 임산부의 몸 안에 저장된 환경호르몬은 태반을 통하거나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된다고 한다. 참치 통조림은 제일 작은 캔으로 일주일에 4캔 이상 먹으면 안 된다. 모든 통조림에는 비스페놀 A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통조림이나 캔 음료는 안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미성년자는 주류 구입을 못하듯, 정부가 어린이들은 탄산음료 구입을 못 하게 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화장품, 샴푸, 린스, 세정제, 향수, 방향제, 헤어스프레이 살충제 등등 이거 환경호르몬이 없는 게 없어서 다 안 쓸 수는 없고, 앞으로는 성분을 꼼꼼히 살펴보고 가능하면 환경호르몬이 적은 유기농 제품을 구입해야겠다. 나는 반찬통은 전부 유리로, 냄비는 전부 스텐으로 바꾸었지만, 코팅 프라이팬은 아직 못 바꾸고 있다. 서서히 바꿔보려고 한다. 화장품을 구입할 때는 트리클로산이나 파라벤이 있으면 절대 사면 안 된다. 향이 있는 제품들은 프탈레이트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무향으로 구매해야 한다. 치실에 있을 수도 있는 과 불화 화합물(PFAS)도 피한다. 성분명에 PTFE로 표기된다. 


플라스틱 병에 담긴 음료는 햇빛이나 열에 의해 환경호르몬이 나온다는데, 햇빛 샤워를 많이 한 음료를 사 먹는 것은 환경호르몬 주스를 마시는 거다. 배달음식도 받으면 바로 유리나 스테인리스 용기로 옮겨 담아 먹어야 한다. 치킨 포장도 종이라 안심하지 말고 바로 다른 그릇으로 옮긴다. 음식 포장에 허용되는 1번이나 2번 플라스틱 재활용 코드라도 뜨거운 음식을 담았을 때는 위험하다. 


유명한 생수 93%에서 최대 1만 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하니 정수기를 쓰고, 외출할 때는 텀블러를 이용한다. 어떤 식당에서는 물 마실 때 1회용 종이컵을 주던데 찬물을 넣어도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되었다고 하니, 뜨거운 물을 부으면 미세플라스틱이 콸콸 나오는 거다. 이젠 외식할 때도 텀블러를 지참해야겠다. 특히 종이컵에 간단히 빵을 구워 아이에게 주었던 분들은 본인의 무지에 가슴을 칠 것이다. 다회용 플라스틱 컵도 안 좋다. 나는 가벼워서 다회용 컵을 썼는데 당장 버렸다. 


바디버든이란 말도 배웠다. 몸 짐? 몸 부담? 이 뭔가 했는데, 독성물질에 대해 사용하는 단어라고 한다. 사람 몸속에 있는 독성 물질의 총량이나 그로 인한 신체의 부담 정도를 말하며, 독성물질의 누적된 흡수량과 배설된 양의 차이다. 이 말은 '바디버든을 감소시키는 노력'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바디버든을 통해 환경호르몬 수치가 감소한다면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같은 증상도 개선될 수 있다. 


나도 실리콘 지퍼백을 사용하고, 유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서, 나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화장품과 생리대와 생수는 정말 의외였다. 엄마의 환경호르몬이 아기에게 전해지듯, 어류나 육류를 통해서도 환경호르몬이 체내로 들어온다. 그런데 환경호르몬이 나쁘다는 것을 다 알아도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것 같은 작은 실천을 하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나부터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실천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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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투자, 나는 50에 은퇴했다 - 평생 월 1,000만 원씩 받아내는 ‘배당주’ 입장권
쭈압(정영주) 지음 / 체인지업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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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주 장기투자는 남은 투자 생애 동안 깡통계좌라는 슬픈 일을 겪지 않고 꾸준히 자산을 불릴 수 있는 안전한 부의 서행차선이다. 


배당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신 분들은 이 책 141쪽에 있는 문제 12개를 먼저 풀어보고 본인의 실력 체크를 한 다음에 읽으면 집중력이 불타 오를 것 같다. '보증금 없이 월세 50만 원이 나오는 오피스텔을 매수했다. PER은 15라고 한다. 오피스텔의 가격은 얼마인가?' 와 같은 기초적인 문제들이다. 이 문제를 주식을 좀 아는 지인에게 풀어보라고 했더니 암산으로 풀었다. 


나는 이런 문제는 패스하고, 매달 500만 원 받기와 한 번에 10억 받기 중 어떤 것을 택하겠냐는 물음에 매달 500만 원 이라고 했다. 3.3만 명이 투표했는데 결과를 보니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36%인 11,880명이나 되었다. 매달 500만 원씩 받으면 돈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한 번에 10억 받아서 엉뚱한 데 투자했다가 전부 날릴 거 같다는 생각을 한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늘어난 수명을 생각해서라도 자산을 불리는 것이 낫다고 한다. 


나처럼 투자에 대해 너무 모르거나 어려운 분들에게 이 책이 제시하는 꿀팁은 네이버페이 증권이다. 


네이버페이 증권에 '고배당'이라고 검색하면 고배당 종목들을 편입해서 만든 ETF들이 나오는데 이것을 골고루 매수해도 좋다. 그래도 몇 가지 ETF의 성격과 왜 골고루 매수해도 되는지 이유도 알려준다. 


네이버페이 증권에서 맨 위에 있는 리서치를 클릭해 보자. 투자가 어려운 분이나 투자 경험자나 모두에게 꼭 필요한 증권사 리포트를 PDF로 받아 볼 수 있다. 만약 내가 투자할 종목을 찾았다면 반드시 과거부터 현재까지 증권사 리포트를 확인하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 때로는 무관심이 가장 좋은 매매 전략이 될 수 있지만, 투자 전 필수 체크사항인 리포트 확인과 다양한 정보를 무기로 삼아 고수익을 노려보자. 


사회 초년생에게 추천하는 월 100만 원 포트폴리오도 맘에 들었다. 딱 100만 원이 아니고 50만 원만 투자 하더라도 이 포트폴리오의 금액을 반으로 줄여서 본인 월급에 맞게 하면 될 것 같다. 단, 꾸준히가 제일 중요하다. 


<배당투자, 나는 50에 은퇴했다>는 지극히 평범한 개미 투자자가 25년간 투자를 거쳐 지금의 배당주 장기 투자자로 태어나면서 얻은 투자철학의 전부다. 저자는 1999년 9월에 지방 공기업 9급으로 입사한 뒤 2023년 9월까지 24년간 근무를 하고 명예퇴직금이 가장 많은 시기인 정년퇴직 10년 전에 사표를 썼다. 


이 책은 결국 배당주에 관심 있는 분들이 집어 들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이 투자할 방향을 정했다는 것만으로 반쯤은 재테크에 성공한 것이다. 저자 역시 유명한 펀드에서부터 인덱스 ETF 금이나 달러 투자까지 많은 곳에서 잦은 매매를 했지만 그 결과는 코스피 지수 추종보다 훨씬 못한 수익률이었다. 그래서 시간 손실을 최소화할 투자 방법을 고심하다 지수와 상관관계가 큰 인덱스형 장기 투자로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 결론에 배당을 더해 배당주 장기투자를 하게 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노력이 아니라 수익률이다. 


배당주를 고를 때 실적이 오르고 있어도 주당 배당금이 증액되지 않는 종목이나 주당 순이익 대부분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경우 등 조심해야 할 배당주와 배당 관련 용어 정리도 되어있다. 특히 파트 3의 부록인 배당주 투자에 필요한 기초 문제 12개를 모두 풀 수 있다면 배당주 투자에 필요한 것은 다 갖추었다고 봐도 좋다. 그리고 해외의 배당소득세율이 국내보다 높으면 상관없지만 배당소득세율이 14%보다 낮은 국가일 경우 그 차액은 국내에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KODEX는 선물(H)에 투자했으나 현물이 아닌 선물투자 상품이다 보니 높은 운용보수와 만기 연장 비용을 감당해야 했다. 결국 꾸준히 은의 가격이 하락해 장기투자를 하기 힘들어지자 다시 배당주로 돌아왔다. 이런 경험들이 보유만으로 돈이 나가는 상품을 피하고 꾸준한 배당이 나오는 배당주에 투자하는 이유가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 저자의 실패를 거울삼아 시간과 돈을 아낄 테니 저자보다는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투자 방법이 있고 이 책에 동의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다른 투자자의 생각과 각자의 생각을 비교하는 것도 투자의 길을 찾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배당주와 비교할 만한 고수익률 상품으로 채권 투자, 신종자본증권, 리츠(REITs), 스팩(SPAC)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40대가 되어 투자에 지치고, 공부한다고 읽은 책들도 큰 도움이 안 되었고, 증권방송이나 전문가의 종목상담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주식 판에 전문가는 없다는 결론까지 내버리고 말았다. 개미투자자에게 남은 건 단순한 지수 인덱스 투자보다 못한 투자 성적표였다. 매년 노력해서 손실은 없었지만 큰돈은 벌 수 없다 보니 매매라는 행위에 지쳐버렸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적당히 5% 정도 배당주에 넣어놓고 주식에 신경 쓰지 말자는 것이었다. 


회사 생활이 힘들면 더 좋은 곳으로 옮기는 게 좋고 내가 가진 종목이 불타는 보트라면 빠르게 다른 배로 갈아타야 한다. 대부분의 상장 폐지 종목에는 끝까지 보유하면서 물타기를 하다가 함께 무너진 주주들이 있다. 과거의 경험들은 저자가 배당주에 집중하는 데 영향을 주었고 단발성의 큰 수익보다 꾸준한 수익의 누적으로 자산을 불리는 긴 호흡의 투자도 좋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파트 6에서는 필수 절세 계좌 3형제인 연금저축과 IRP, ISA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어떻게 주식투자에 활용하면 좋은지 생각해 보자. 마지막 파트 7에서는 전문가들의 말들 중 동의하기 힘들었던 부분,  유튜브에 주식 계좌를 공개하는 이유도 나온다. 저자의 유튜브 채널에 보유 종목을 공개하니 종목 선정과 매매 기준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았다. 사실 깊은 분석을 통해 매매를 결정한 게 아니고 핸드폰으로 5분 정도 네이버페이 증권의 정보만 훑어보고 결정하는 편이라고 한다. 컴퓨터에는 HTS도 없다. 


우선주를 왜 발행하는 지도 이해하게 되었다. 돈은 필요한데 보유지분이 희석되며 지배력이 약화하는 것은 막기 위해서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보통주보다 싸지만 조금 더 많은 배당금을 받는다. 대표적인 우선주 발행 기업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대한항공, 구글 등이 있다. 우선주는 보통주와의 가격 괴리율이 높은 종목을 고를수록 좋은 이유도 예시를 통해 자세히 알려준다. 


투자라는 긴 여정을 가기 위한 첫 단계는 자신의 투자 성향을 파악하는 것과 다양한 투자 방법의 경험이므로, 기본적으로 국내외 대형주에 투자한 뒤, 매매회전율을 최소화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또 일본이나 중국, 유럽 등 해외 지수에 ETF로 투자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하지만 정작 저자는 ETF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ETF는 가지고만 있어도 운용보수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수 사용료, 위탁판매수수료, 기타 비용 같은 부대비용이 발생하므로 오래 투자할수록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 된다. 또한 원치 않는 종목을 사야 한다는 것도 단점이다. 그래서 ETF의 구성종목을 확인하고 마음에 드는 종목만 따로 매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ETF 투자의 가장 큰 단점으로는 거래세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세금이 없으면 장점이지 왜 단점이라고 하나 궁금했는데, 매매할 때 세금이 없으니 단기 투자를 자주 하게 되고, 투자 초기에 나쁜 투자 습관이 생겨버릴 수 있어서다. 거래세는 없지만 증권사에 유관기관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1억 원으로 매일 수차례 ETF 단타를 하면 연말에 매매금액 수백억 원이 찍혀있는 거래내역서와 함께 거래세 못지않은 수수료 지출 내역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내가 겪었던 실수를 다른 분들은 피했으면 하는 진심에서 이 책을 내게 되었다. 작은 팁들도 실었다. 이 책을 통해 모두 안전하고 즐거운 투자로 돈 걱정 없는 멋진 인생에 가까워지시길 바란다. -2024년 7월 쭈압


저자의 별명인 쭈압은 '배당투자'로 돈을 맛있게 먹는다는 뜻에서 쭈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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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ON OFF
사영 지음 / 좋은땅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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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는 무너져 내리는 도서관에서 유일하게 불에 타지 않은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책의 첫 페이지에, 예전에는 저주였으나 이제는 축복이 된 진실을 적었다. "나는 살아 있다." 모든 가능한 인생의 시작이다.

우리는 살아 있기에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불태우며 살고 싶다. 그런데 열정은 쉽게 타오르지 않는다. 게다가 쉽게 식어버린다. <열정 ON OFF> 중 어떤 것을 택하겠는가? 대부분 ON을 택할 것이다. 열정을 ON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재적 동기가 필요하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을 동기라고 한다. 여기에는 월급이나 보상 같은 외재적 동기와 내재적 동기가 있다. 이 책에서는 열정 ON을 위한 내재적 동기에 대해 알아본다. 정체성,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 동기가 그것이다.

정체성은 나다움이다. 자율성은 내가 주도하는 것이다. 유능성은 내가 능력을 잘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고, 관계성이란 내게 행복을 주는 관계에 대한 것이다. 내가 살아 있기에 가능하고 모두 다 내가 주체이다. 이 책을 통해 내재적 동기의 특징을 잘 이해하면 어떤 직업에 있든 좀 더 생산적이면서 일할 맛 나는 환경으로 바꿀 수 있게 될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되고자 하는 무엇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할 때, 삶의 의미를 느끼는 존재이다. 직장이나 일은 자신이 되고자 하는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자기실현 수단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오로지 내재적 동기에 의해서만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노력을 한다.

코인으로 부자가 되어 조기 은퇴를 하고, 꿈에 그리던 해외여행과 명품 쇼핑, 맛집 투어 등 모든 것을 다 누리는 파이어족. 그러나 결국 이런 화려함은 다시 따분한 일상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사회복귀나 재취업을 원하게 된다. 그 이유는 뭘까? 외재적 동기로는 열정 ON이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세대 중 86%가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회사에서 일하기 위해 기꺼이 직책과 보상을 타협하겠다고 한다. 그러면 조직의 입장에서 더 큰 이득을 얻으려면, 구성원과 조직의 가치 중 무엇을 더 중시해야 할까? 당연히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있는 조직의 가치가 아닐까? 그런데 아니었다. 구성원 개인의 가치를 존중해야 조직의 목표에 자발적으로 몰입하거나, 일에 대한 높은 생산성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 인식 없이 조직의 가치 인식을 강요하면 조직의 가치를 수용하지 못할 뿐 아니라 동기부여도 되지않는다.

책 속에는 일을 구하고 있거나 하고 있거나 상관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면 좋은 3가지 질문이 나온다.

  1. 왜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가?

  2. 이 회사에서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3. 왜 이 일을 당신의 직업으로 선택했는가?

이 책에서는 내재적 동기요인들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이것을 적용함으로써 구성원의 자발적인 결정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작동 방식을 촉진하기 위해서 리더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재적 동기는 학문적 이론이나 개념이 아니고 소설이나 영화를 예로 들어 설명해 주어서 이해하기도 쉽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자기 정체성은 어떤 분야에서 어떤 가치와 욕구를 추구할 때 가장 나다울 수 있는지를 정의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치를 두는 것은 스스로의 판단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삶을 살겠다는 주장인 것이다. 나훈아가 이건희나 김정일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던 것은 '대중 예술가'라는 자기 정체성 때문이었다. 노래를 듣고 싶으면 티켓을 사서 들으라는 것이다. 나의 자기 정체성은 무엇인가.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유능성을 느낄 수 있는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면, '머리가 좋은데' 보다는 '숙련도가 높아졌네', '생각이 많이 진전되었어' 처럼 유능성의 정보를 실어야 한다. 잘했어요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잘 한 것을 알려줘야 한다. 또한 조언은 가급적이면 '이런 관점에서는 생각해 보았나요?'처럼 질문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자신이 혼자 있는 것을 편해 한다면 사교적인 직업에서는 단점이지만, 혼자 오랜 시간 하는 일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자신의 자질과 특성을 남들의 관점에서 단점으로 보기보다는 객관적이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인정의 강박에 사로잡힌 리더가 보이는 5가지 특징도 알아 두면 자기 인식 능력을 높일 수 있다. 나는 자기 조절력 발휘를 위한 처방 중 김상무가 부하직원들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자신의 행동에서 원인을 찾고자 노력하며, 자신의 이기적 동기에서 출발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먼저 점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내재적 동기를 발휘하며 살고 싶은 것은 인간의 성장하려는 본성을 따르는 것이다. 내재적 동기는 어떻게 업무 현장에서 작동할까? 일을 통해 어떻게 경험의 만족을 얻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열정을 높여 스스로 최선을 다할 수 있을까? 무더위에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 책 속으로 피서를 떠나보는건 어떤지.

저자는 이 책의 원칙을 이해하고,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직업 현장에서 실험해 본 후 그 결과를 축적하여 함께 공유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열정 ON! 벅스 라이프의 플릭의 외침이 들린다. "개미는 메뚜기를 위해서 존재하는 게 아냐. 개미는 메뚜기를 섬기지 않아. 우리를 필요로 하는 건 바로 메뚜기 당신들이라구."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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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 - 현대 물리학의 존재론적 질문들에 대한 도발적인 답변
자비네 호젠펠더 지음, 배지은 옮김 / 해나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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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양자역학 때문이라던가, 할머니가 살아계시긴 하는데 다만 지금 여기에 있지 않을 뿐이라네요. 그 말이 맞나요?  


간단히 답하자면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정보는 파괴될 수 없다. 차 키를 어딘가에 두고 잊어버렸지만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할머니의 친절함, 지혜, 유머 감각들은 돌이킬 수 없지만, 정보는 여전히 존재한다. 우주 전체에 퍼져 있지만 어딘가에, 어떤 식으로든 영원히 보존된다.


물리학이란 사의 치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어려운 개념을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로 설명해 주는 것이다. 또한 현재 물리학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도 알려준다. 


< 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책을 왜 쓰게 되었느냐 하면  물리학자들은 문제의 답을 기가 막히게 잘 찾지만, 그렇게 찾은 답에 사람들이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잘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물리학은 수학이 아니라 과학이다. 물리학의 목적은 자연현상의 관측을 서술하는 것이다.


'엔트로피는 어떤 거시적 성질이 불변인 계의 가능한 구성들을 공식적으로 서술한 것이다.' 무슨 말인지 너무 어려워서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밀가루 반죽을 예로 설명해 주니 훨씬 이해가 잘 된다. 그릇 안의 설탕, 밀가루, 달걀 등의 분자들은 계의 미시 상태라고 부른다. 미시 상태는 구성에 관한 완전한 정보다. 즉 모든 분자 하나하나의 위치와 속도가 미시 상태에 해당한다. 


반면 매끄러운 반죽은 거시 상태라고 부른다. 평균적으로 변하지 않는 상태이다. 반죽하기 전 초기 상태의 분자들은 버터 옆에 달걀이 있고, 밀가루 위에 설탕이 있듯 올바른 각자의 영역에 순서대로 잘 배열되어 있다. 그러나 섞인 후에는, 즉 엔트로피가 증가하면 더 이상 순서대로 놓여 있지 않는다. 엔트로피의 증가를 질서의 파괴라고도 하는 이유다. 그러므로 안 섞인 반죽은 엔트로피가 낮고 섞인 반죽은 엔트로피가 높다. 


초기 상태의 우주는 엔트로피가 낮았다는 과거 가설은 그냥 그렇다고 가정하는 것 이상으로 더 좋은 설명은 아직 없다. 왜 초기 상태가 그랬는지는 현재 이론들로는 답을 찾을 수 없다고 분명히 밝힌다. 또한 로저 펜로즈의 등각 순환 우주론으로 과거 가설을 설명할 수 있지만 정보 역시 영원히 파괴된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줄리언 바버는 우주가 '야누스 포인트'에서 시작되는데 이 지점에서 시간의 방향이 바뀐다고 가정한다. 이런 생각들은 다 좋지만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 현재로서는 이들이 단지 추정일 뿐이다. 현재 물리학은 딱 여기까지 설명해 줄 수 있다.


학자들은 알아듣지도 못할 용어로 빈약한 통찰을 값진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사회학자 스티브 풀러가 말했다. 나도 어떤 분야든 초등학생도 이해할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게 공부하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다. 저자는 최대한 많은 예를 들어서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지만, 워낙 어려운 개념이다 보니 어떤 것은 그럴 수도 있겠구나 했지만 이해를 못 한 것도 많았다.


총 9개의 장으로 되어 있는데 각 장마다 질문을 던지고 현재 물리학이 어디까지 설명을 해줄 수 있는지를 밝힌다. 지금 이 순간이 과거와 다르고, 각각의 기본 입자에 과연 우주가 깃들어 있을까? 자연법칙이 우리의 판단을 결정할까? 이런 의문들에 최종 답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과학자들이 현재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과학과 추측이 어느 지점에서 교차하는지 알려준다. 또한 증거를 바탕으로 수립된 이론만 채택한다.


독자들이 오로지 저자의 의견만 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서 몇몇 전문가와의 인터뷰도 더했다. 책 말미에는 중요 전문 용어집을 수록했다. 이 용어들이 본문에 처음 등장할 때는 볼드체로 표시했는데 책을 읽다가 볼드체 부분 중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것은 용어집에서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으로 영적인 개념 중 어떤 것이 현대 물리학과 완벽하게 양립할 수 있고, 어떤 것은 현대 물리학의 지지를 받기도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물리학이 우리와 우주의 관계에 관해 뭔가 할 말이 있다는 것이다. 


은하 필라멘트는 뇌 신경망을 닮았다. 이 책에 나온 사진을 보면 정말 뉴런이 연결된 모습과 비슷했다. 하지만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다. 그러면 우주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우주 자체가 의식이 있다고? 정말 궁금하다. 만약 우주가 정말로 생각을 하고 있다면 생각을 아주 많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주가 존재하기 시작한 이후로 생각할 수 있었다 해도 우주의 어마어마한 크기로 인해 사고량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크기는 중요하다. 크기에 따라 물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일 생각을 많이 하고 싶다면 모든 것을 작고 조밀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우주의 종말에 관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 조바심을 내봐야 의미가 없다. 우주의 종말에 관한 물리학자들의 예측을 신뢰해서는 안 된다. 그럴 바엔 차라리 초파리에게 내일 날씨를 물어보는 편이 낫다. 초기 우주에 관한 이론과 우주의 종말에 관한 것은 아는 게 전혀 없으니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믿자. 


팽창하는 우주는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우주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아낼 수 있으면 새로운 우주의 성장에 시동을 걸 수 있다. 급팽창 이론은 부정확할 수도 있고, 정확하더라도 이에 필요한 기술은 현재로서는 구현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원칙적으로는 가능하다. 어느 날 실험실에서 우주를 창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만약 미래의 누군가가 실험실에서 우주를 창조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가정을 해보자.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 지구 역시 나와 같은 누군가가 과거에 실험실에서 우주를 창조해서 우리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 누군가를 창조주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나는 이 책에서 코흐 눈송이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만약 이 삼각형을 우주의 입자라고 생각한다면 그 입자 하나하나에 우주 전체가 들어 있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안에 우주가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를 많이 하면 내 안에 우주가 있다는 말을 과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거대한 물음을 서슴없이 떠올리고, 그 답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p14)


♥ 인디캣 책 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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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가족의 정서가 행복과 불행의 터전이었다 - 오늘날 가족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강인경 지음, 윤정 감수 / 북보자기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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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정서는 인성의 뿌리다. 인성의 또 다른 이름을 인품이라고 한다.  


저자는 윤정 신경정신분석연구소에서 임상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정신분석 치료 과정에 4년간 참여하고 있다.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적인 삶의 영역이 가정이다. 이런 운명으로 엮인 가족의 정서는 생명의 본질을 담은 우연의 산물이다.


가족의 정서는 자아를 생성하는 근원이다. 늑대 굴에서 양육된 아이들이 인간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심한 스트레스로 9년 만에 죽었고, 병아리와 함께 자란 오리를 어미 오리와 함께 지내게 했어도 닭소리만 냈다, 아이가 만 3세가 될 때 성인의 80%에 해당하는 뇌의 발달을 가져온다는 사실로 <어릴 적 가족의 정서가 행복과 불행의 터전이었다>는 것을 알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어릴 적 가족의 정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곱 분의 사례를 읽어가다 보면 독자들은 물론 앞으로 가정을 꾸릴 젊은 세대에게도 치유와 삶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일곱 분의 사례는 [ 기억이 부르는 날  선택의 삶 → 내면의 거울  외면의 거울  바이러스 가슴으로 고백하는 날 ]의 순서로 되어있다. 저자는 자신의 삶의 기억을 먼저 떠올리면서, 사례자의 삶과 정서를 이야기해 준다. 내면과 외면의 거울로 이성적 판단을 지닌 자아의 선택을 비추어 보고, 바이러스로 자아의 방어기제를 살펴본다. 가슴으로 고백하는 날에서는 사례자 분들이 자신을 성찰하고 수용하면서 변화한 삶의 기록을 남겼다.


1. 도망자(회피)는 이혼, 우울증, 폭식과, 술로의 도피는 모두 자신이 택한 것임을 직시하고 치유해 가는 여성 이야기다.


2. 독단주의자(합리화)는 열심히 일만 하고 살았기에 남들에게 인정은 받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니었던 직장인 이야기다. 그래서 정신 분석과 함께 스스로 사랑과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나온다.


3. 사랑 받았던 사랑은 사랑이 아닐 수 있다(거부)는 큰 소리를 지르는 남편과의 갈등으로 과거의 유학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여성이 스스로 치유해 가는 여정을 그린다.


4. 어른 아이(퇴행)는 안정적인 가정을 원하는 40대 초반의 두 아이를 둔 여성 이야기이다. 화가 나면 예전의 아버지처럼 자녀에게 폭력과 폭언을 쓰고, 힘들면 어머니에게 위로 받는 전형적인 어른 아이의 모습에서 어떻게 어른이 되어 가는지를 보여준다.


5. 이성의 환상(승화)은 부부 갈등으로 고민하는 40대 중반의 남성 이야기다. 모든 갈등은 합리적인 사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던 그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어머니에 대한 연민 때문에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우월의식을 가장한 것이었다. 우월한 자아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착각했지만 행복은 없었다. 치료를 통해 이제 행복을 느끼는 아들이자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살아가게 되었다. 


6. 이념의 환상(도피)은 50대 후반의 혼전 임신의 아픔을 안고 사는 여성의 이야기인데 그녀의 딸도 힘든 과정을 똑같이 겪고 있다. 그녀가 살아온 삶으로 딸을 억압한 것이다. 과거의 상처가 이데올로기로 억압 당하면서 조울증을 가지고 살았다. 결국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상처를 통해 생을 시작함을 깨닫고 자녀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어머니의 삶으로 돌아온다. 


7. 도취(자기애)에서는 70대 후반의 나르시시스트 여성이 나온다. 항상 자신이 스타이고 싶은 욕망 때문에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 정신 분석을 통해 오직 자신만이 스스로를 치료할 수 있고 치료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의지의 삶을 실천한다. 그녀는 결국 정신 분석 치료와 최면 의학 치료를 통해 스스로 우울증과 공황 장애를 극복했다. 


공감과 동감은 같은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살짝 달랐다. 공감(Empathy)은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삶이지만, 동감( Sympathy)은 함께 그 감정 속에 머물러 있는 삶이었다. 공감은 동적이고 동감은 정적이다. 공감은 치료의 승화이고 삶의 미학이며 상처와 함께 새롭게 살아내는 생명의 삶이었다. 나는 동감 말고 공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기쁨과 즐거움도 고통이라고 해서 이게 무슨 말이지 싶었다. 알고 보니 기쁨과 즐거움이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고통이었다. 기쁨이 중단될까 봐 걱정하는 마음이 고통이 된다. 분노와 슬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화내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멈추어야 덜 고통스럽다. 


불교에서는 생로병사를 사고(四苦), 사람이 가지고 있는 7가지 감정을 칠정(七情)이라고 한다. 7정이란 희노애락애오욕 즉 기쁨, 성냄, 슬픔, 즐거움, 사랑, 증오, 욕구를 말한다. 이런 감정이 다 고통인 것이다. 그 뜻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사랑도 기쁨도 즐거움도 중단될까 봐 사라질까 봐 근심하기에 고통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고통을 피하려 하지 말고, 무엇을 위해 살 것인지 고민하지 말고, 고통을 안고 살아보라고 한다. 고통은 사랑을 키운다.


그리고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삶에는 답이 없다. 그래서 상처를 통해 묻고 자신의 답을 찾아내야 한다. 서로 다르기에 아프지만 그 아픔은 새로운 답을 열어줄 문이다. 상처 입은 아픔은 쉴 날이 없다. 젊은 날의 살갗에 달라붙어 아직도 여러 개의 못이 박혀 몸살을 한다. 내 인생의 열쇠는 내 손에 있으므로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의존하지 않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 의존은 자신의 삶을 가꾸지 못하게 한다. 선택의 순간마다 의존하는 삶 속에 스스로의 행복은 머물지 않는다. 


어쩌면 힘들다고 술을 마시고 화가 난다고 폭식을 하는 것 역시 무엇인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닐까? 나도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살아내는 독립적인 삶을 살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신분석의 삶이란 상처를 알고, 상처를 느끼면서, 그 상처를 안고, 스스로 살아내는 삶이다. (p.182)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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