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잃은 너에게
진분홍 지음, 송하나.김민 그림 / 휴앤스토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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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푸른별 이야기다. 


파랗게 반짝이던 

푸른 별이 있었다.


다른 별들은 다 노란색인데

푸른색이라 특별해서

모두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푸른 별은 생각했다.

나는 존재만으로도 기쁨이 되는 

특별한 별이라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게 

분명하다고.


하지만 노란 별들은 

푸른별 옆에서 너무 초라해 지자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모두의 관심이 사라지자

푸른 별은 점점 빛을 잃어갔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빛을 잃은 너에게> 인가 보다.


희망도 꿈도 미래도

모두 다 잃은 너에게 푸른별은

자기 자신으로의 길을

안내한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푸른 별은

점점 더 빛을 잃어갔다.


그러나 

사라진 빛보다 더 슬픈 건 

자신을 사랑해 주는 

별들이 없다는 것이었다.


푸른별은 자신이 가진 

특별함 때문에

많은 친구를 잃었다.


그런데 이렇게 떠난 

노란 별들은

친구가 맞을까?


그러다 푸른별의 마음을 느끼는 

소년을 만났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을 먼저 사랑하지 않으면

영원히 빛날 수 없다는


외부로부터의 사랑은 

감사하지만

내 안에서 넘치는 사랑은

빛나지 않아도 아름답고 단단하다


p.81

푸른별은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랐어.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으니까.


어떻게 하면 사랑을 받을지 

어떻게 해야 다른 별들이 떠나지 않을지

늘 이런 걱정뿐이었는데


어쩌면 푸른 별을 괴롭혔던 외로움은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리고 보잘것없는 희미한 빛이라도

내가 나를 사랑하면


그 자체로 충분히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아름답다는 것을


나는 왜 화려한 빛을 내려고 했을까?


눈부시게 반짝여야 훌륭한 별일까?


p.105

푸른별은 지금 이대로의 빛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생겼어. 


그제야 멀리 반짝이던 

별 무더기와 은하수만 바라보던 

시선을 자신의 주위로 옮겨왔지


푸른 별은 

자신만의 빛을 찾았을까?


당연히 찾지 않았을까?

밖으로 향하던 시선이

자신에게로 향했으니까.


아이는 

어떻게 됐을까?

이 궁금증은 책에서~


별하늘 그림만 봐도 힐링이 되는 책

크리스마스 선물로도 

딱일 것 같다.


빛을 잃은 모두에게

혹은 길을 잃은 모두에게


자기 자신과 제일 먼저 

친구가 되어야 하고


자기 자신을 가장 먼저

사랑해야 한다는 진리를


푸른별 동화로 들려주는

별처럼 아름다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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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있지만 립스틱은 빨갛게 - 12빛깔로 읽는 마음의 지도
김옥기 지음 / 트라이온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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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마음속으로는 울고 있으면서도 빨간 립스틱을 바른다. 오늘은 왜 이 색이 끌릴까? 평소 좋아하던 핑크가 오늘은 왜 어색할까? 립스틱을 고르는 그 순간, 그 작은 선택 하나에 우리의 진짜 마음이 숨어 있다. 컬러는 복잡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진짜 마음을 대변한다.

컬러 인 포스(Color in Phos)는 색채심리 및 예술치유 분야에서 연구를 이어온 PIB(Personal Image Branding) 연구소의 자체 색채 체계다. 포스(Phos)는 헬라어로 빛을 뜻한다.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컬러는 결국 빛의 파장이며, 그 빛은 물리적 현상을 넘어 마음속 가장 깊고 어두운 곳까지 닿는다.

저자는 2014년 이 컬러 인 포스라는 마음치유 시스템을 만들었다. 컬러는 마음을 비추는 가장 정직한 거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컬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색깔을 이용해서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사람은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약하면서도 강한 모순적인 존재다. 때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과 스스로도 모르고 있던 마음의 상태를 컬러가 먼저 알려준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12빛깔 마음의 지도를 따라 진짜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모험을 떠나보자.

책 표지에 있는 빨간 립스틱이 눈에 확 들어와서. 가장 먼저 빨간 립스틱 이야기를 가져와 봤다. 이 책에는 12가지 색깔별로 저자의 경험과 색깔이 가지는 의미, 색깔별 명상 등 색깔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립스틱 짙게 바르고'라는 노래가 있다. 다비치와 임주리가 부른 두 곡 모두 이별의 슬픔을 스스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립글로스 정도만 바르고 립스틱을 바른 적이 없어서 왜 립스틱을 짙게 바른다는 건지 이해를 못 했는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립스틱을 바르는 의미를 알고 나니, 립스틱을 바른다는 것이 그 어떤 의식보다 의미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립스틱은 화장을 다 하고 마지막에 바른다고 한다. 용 그림에 눈을 찍어 생명을 불어넣는 화룡점정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립스틱을 바르는 것은 세상에 보여 줄 내 얼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마음은 울고 있어도 겉으로는 괜찮다고 말해주는 일이다. 오늘을 살아내기 위해 짙게 바르는 빨간 립스틱은 포기가 아닌 용기이자 희망이다. 힘든 시간 속에서도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좌절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이다.

빨간색 하면 투우나 월드컵 때 붉은 악마의 열정이 느껴진다. 빨간 립스틱은 강렬하다. 바르는 이의 자신감을 극대화하는 최고의 아이템이라고 한다. 우울한 분위기를 바꾸거나, 중요한 프레젠테이션 또는 무대에 오르기 전에 진하게 발라서 파워풀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진하게 바를수록 입술의 색조와 질감이 도드라져 메이크업의 완성도와 깊이가 높아진다. 힘들 때 진한 립스틱을 바르는 건 굴복하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넣는 의식인 것이다.

레드의 보색은 그린, 오렌지의 보색은 블루, 옐로의 보색은 바이올렛이다. 보색은 두 색을 섞었을 때 무채색 즉 회색이나 검은색이 되는 색이라고 한다. 이 보색 관계는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강조 효과가 있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산타 양말을 생각하면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또한 색이 너무 강할 때 그 색의 보색을 섞어서 색의 균형을 맞추는 데도 사용된다. 얼굴의 붉은 기운을 가리기 위해 초록이나 민트 계열 메이크업 베이스를 사용하듯.

이 책에서 내가 처음 알게 된 색은 터콰이즈마젠타다. 터콰이즈는 비취색, 마젠타는 핫핑크로 알고 있었는데 이제 어디 가서 유식한 척 좀 할 수 있게 됐다. 이 책을 읽고 나만의 색깔을 찾았다. 마젠타. 그냥 이 색깔이 가장 끌렸다. 알고 보니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색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사랑은 조용히 타인을 향해 흘러간다는.

이 책은 명상과 선물할 때 아주 유용할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오늘따라 끌리는 색을 찾아 그 색의 맨 끝에 있는 명상을 한다. 내가 선택한 색깔의 셀프케어 메시지만 읽어도 참 좋았다.

친구에게 좋아하는 색깔을 물어보고, 표로 정리되어 있는 색깔별 추천 아로마와 보석을 참고해서, 그 색깔에 맞는 향수나 선물을 골라봐도 좋을 것 같다. 처음 들어보는 향과 보석들이 이렇게 많다니!

옷 고를 때 응용해도 좋지 않을까? 핑크는 내 안의 사랑을 회복시켜 준다. 지치고 힘들 때, 자존감이 낮아졌을 때, 외로움, 단절감, 배신감, 거절, 무기력함을 느낄 때 핑크색 옷을 입어보자.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색깔 별 에너지 체크리스트 등 컬러 코칭 질문에 답해보며 현재 부족하거나 과도한 에너지를 찾아보자.

나는 작가님의 친필 사인이 있는 책을 참 좋아한다. 서평단에 당첨된 것도 신나는데 'Life is Colorful' 이라는 말과 함께 김옥기 저자님의 사인까지 받게 되어 책을 읽기도 전에 감사함에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가 무의식중에 선택하는 컬러, 그날따라 끌리는 컬러, 피하고 싶은 컬러 등 그때그때 마음에 떠오르는 색깔이 내면의 진실한 목소리다. 어쩐지 끌리는 색깔은 지금 내가 갈망하는 에너지다. 내가 회피하고 싶은 감정은 거부하는 색깔이다.


나는 인디고가 어쩐지 싫었는데, 최근 너무 어려운 책 서평을 쓰느라 머리를 많이 써서 그런 것 같다. 지나친 이성적 사고. 나도 모르는 나의 무의식을 컬러가 대변해 준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컬러힐링알람 앱도 알게 되었다. 앱 색깔도 파스텔 톤으로 너무 예쁘다. 이 앱은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컬러와 함께하는 마음 돌봄 루틴 서비스다. 내가 만약 빨간색을 선택했다면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다양한 빨간색 중에서 또 선택하게 되어 있다.

매일 아침 내 마음 상태에 맞는 컬러와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밤에는 평온한 색감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컬러의 설명을 참고해서 울고 싶은 아침에는 위로의 색을, 힘내야 하는 날에는 용기의 색을 택해서 감정을 조절하고 심리적 에너지를 끌어올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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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아는 나만 모르는 챗GPT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챗GPT & AI 입문서 CHATGPT,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Suno, 노트북LM, Sora, 감마, 냅킨
이성원(누나IT) 지음 / 한빛미디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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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구나 아는 만 모르는 IT를 줄여서 누나IT라고 한다. 저자는 유튜브 채널 '누나 IT'를 운영하는 IT교육 크리에이터이다. 이 책은 IT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부터 시니어 세대까지, 쉽게 접할 수 있게 구성된 부담 없이 시작하는 AI 왕초보 입문서이다. 나는 AI를 카톡 친구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비유가 AI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것 같았다. 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는 똑똑한 AI 친구와 어떻게 대화하는지 배워보자. 


집에서 검색하거나 블로그 포스팅 또는 카톡 할 때는 핸드폰에 있는 마이크 모양을 누르고 음성 입력을 이용한다. 타이핑하는 것보다 더 빨리 입력이 돼서 얼마나 편리한지 모른다. 음성 입력을 많이 쓸수록 AI가 학습을 하는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입력된다. AI에게 질문할 때도 프롬프트 입력창에 있는 마이크 버튼을 누르고 음성 입력으로 하면 편하다. 지인도 운전하면서 음성 입력으로 그때그때 궁금한 정보를 물어보며 아주 잘 이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AI인 챗GPT를 왜 배워야 하는지부터 시작해서, 챗GPT PC 버전과 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받아 회원 가입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그리고 무료와 유료 버전의 차이도 비교해 알아본다. 이 책은 챗GPT 무료 버전을 기준으로 설명한다. 


1장에서는 새 채팅 열기, 사진 및 파일 추가, 이미지 만들기, 좀 더 신중한 답변을 제공하는 더 오래 생각하기, 무료 사용자는 월 최대 5회까지 사용할 수 있는 심층 리서치, 더 보기 기능에 있는 웹 검색과 캔버스 이용법을 알려준다. 챗GPT를 시작하기 전에 알아두면 편리한 기본 기능이다.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공부 하고 배워요(Study and learn)라는 기능은 처음 알게 되었다. 특히 서평을 쓸 때 어려운 단어나 개념이 나오면, 이 기타 아이콘을 활용해서 바로 검색해 볼 수 있어 아주 유용하다. 이런 신박한 기능이 있을 줄이야! 공부하다가 막힐 때 선생님과 대화하듯 문답식으로 물어보니 이해하기가 훨씬 쉽고 재밌었다. 모든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에게 강추하는 기능이다!


2장에서는 구체적인 질문법을 배운다. 챗GPT가 내가 한 질문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무슨 말인지 이상한 대답을 할 때는 내 질문이 구체적이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 챗GPT는 질문 안에 들어 있는 정보가 많을수록 더 정확하게 대답해 준다. 챗GPT에게 원하는 답을 이끌어내는 5가지 방법인 개인 맞춤 설정, 챗GPT에게 역할을 부여하는 법,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예시를 드는 방법 등을 익힌다.


3장은 여행 준비부터 AI 이미지 만들기와 심리 상담까지, 일상에서의 이용법이다. 맞춤형 여행 일정 짜는 프롬프트 꿀팁, 장기 여행에 필요한 짐 싸기 팁, 여행 계획, 일정표, 짐 목록을 가족이나 친구와 카톡으로 공유하는 방법까지 자세히 알려준다.


챗GPT 활용법은 이게 끝이 아니다. 내 사진을 업로드 하고, 지브리 스타일뿐 아니라 순정만화 스타일, 레고 스타일, 인상주의 스타일, 수채화 스타일 등 원하는 스타일의 이미지로 변환하고 저장하는 기능은 프로필 사진(프사)을 만들 때 응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사진에 원하는 글자를 넣고 수정하는 기능도 있는데 나에게는 신세계였다. 


챗GPT에게 심리 상담사 역할을 부여해서 활용하는 법도 소개한다. 현재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챗GPT와 대화를 하면 전문가 수준의 조언과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직접 상담소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많은 분들이 이 기능을 통해 집에서 혼자 고민을 해결 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4장은 챗GPT보다 더 재밌는 AI 툴을 소개한다. 특히 Suno를 활용하면 원하는 가사를 직접 입력해서 특별한 날에 노래를 선물 할 수 있다. 생일 축하나 크리스마스 또는 특별한 기념일에 나만의 노래를 만들어 선물하면 너무 감동적일 것 같다. 내가 직접 가사를 쓴 노래 선물!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 아닌가! 챗GPT 유료 사용자는 Sora로 동영상도 만들 수 있다. 나는 무료 사용자라서 이 부분은 가볍게 패스했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은 구글 NotebookLM이다. LM은 Language Model(언어 모델)의 약자이다. 기존 메모 앱과 달리, 사용자가 직접 올린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가 업로드한 PDF, 구글 Docs, 웹 링크, 유튜브 동영상 등을 빠르게 요약해 주며, 키워드 하이라이트 기능도 있다. 특히 문서 간의 연관 정보를 분석해서 인사이트를 제공하므로 보고서나, 글쓰기 초안, 자료 분석, 요약본 만들 때 아주 유용하다.


AI가 동영상을 요약해 준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는데 어려울 것 같아서 한 번도 써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제미나이(Gemini)의 유튜브 영상 요약법은 너무 간단했다. 유튜브 링크 주소를 복사해서 붙여 넣고 요약이라고 입력하면 구간별 핵심 내용을 요약해 준다. 주요 내용을 3가지로 요약해 달라거나, 핵심 개념을 표로 정리해 달라거나, 글자 수를 지정하거나, 장단점을 요약해 달라고 하면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제미나이는 어려운 개념을 초등학생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면 쉽게 풀어서 아이의 눈높이에서 설명해 주는 기능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을 프롬프트 창에 입력하면 구글의 모든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구글 캘린더에 일정을 등록하거나, 구글 맵으로 출장지의 맛집 등을 검색하는 기능도 있다. 


제미나이 2.5 플래시 이미지의 별명이 나노 바나나(Nano Banana)다. 나는 나노 바나나라는 앱이 있는 줄 알았더니, 그냥 프롬프트 창에 입력만 하면 되는 거였다. 간단하게만 입력해도 최고의 이미지를 제작해 준다. 나노 바나나로 이미지를 생성하고 편집하는 법도 너무 쉽다. 사진 편집을 말로 하다니! 책에 나온 대로 나도 직접 말로 이미지를 생성하고 배경을 바꾸어 보았다. 신기~~


마지막 5장과 6장은 좀 더 깊이 있게 AI를 이용하려는 분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 5장은 챗GPT로 콘텐츠를 만들어 활용하는 법이다. 경조사 인사말, 쇼츠 영상 대본, 영어 공부까지 QR코드로 동영상을 활용해 가며 배우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특히 돌잔치 초대 문구 작성하기에서 같은 내용인데, 친구에게 보내는 스타일, 감성적인 스타일, 시처럼 표현한 스타일 등 다양하게 표현해 내는 AI의 능력이 놀랍다.


6장은 업무 효율을 높이는 문서 작업이다.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 도해 제작에 챗GPT와 다양한 AI 툴을 활용한다. PDF를 슬라이드 형식으로 정리하거나, 주제를 검색해서 PDF 자료로 다운로드하기, 감마를 이용해서 프레젠테이션 문서 만들기, 냅킨으로 파워포인트 도해 수정하기 등 난이도 있는 것을 배운다. 


이 책의 뒷부분에는 단계별로 유튜브 강의를 보며 공부할 수 있게 QR코드 로드맵도 실려있다. 복습할 때 이용하면 좋겠다. "이런 기능이 있었다니! 나만 몰랐던 거?"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책이다. 이 책 한 권으로 챗GPT와 AI에 대한 모든 것을 정확하고, 빠르고, 체계적으로 공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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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자기신뢰 - 세상이 요구하는 나가 아닌 진짜 나로 사는 법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필로소피랩 엮음 / 각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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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에머슨은 19세기 미국 문학과 철학을 대표하는 사상가이다. 그는 인간의 영혼 속에 신성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이 신성을 타락시키는 사회적 규범과 제도, 부패한 정치, 산업화와 물질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본래 선하다. 그래서 외부의 권위 없이도 도덕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오히려 종교와 타락한 관습 같은 부패한 제도에 갇혀 있는 인간이 진정한 자신이 되려면 이런 껍데기를 벗어버리고 그 위로 올라서야 한다. 이것이 초월이다. 자기신뢰를 바탕으로 내면의 직관에 의지할 때, 자연과 우주의 조화와 연결된 독립적인 개인으로서 본래의 선함을 회복하고 온전히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형식적인 교리나 조직은 오히려 신과 인간 사이의 직접적인 연결을 방해한다. 이런 종교와 신념으로부터 초월해야 한다. 이것이 초월주의(Transcendentalism)다. 이성, 경험, 관습, 과거로부터의 초월이다. 영적인 진리는 우리 안에 있다. 인간의 영혼과 자연은 궁극적으로 하나의 신적 존재(초월혼, 우주정신)에 연결되어 있다.

자기신뢰 (Self-Reliance)를 바탕으로 사회가 부여한 구속을 넘어서, 직관, 본성, 자연이라는 더 높은 진리에 도달해야 한다. 자기신뢰란 내 삶의 태도다. 너 자신을 알라가 아니라 너 자신을 믿으라는 말이다. 자신 안에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나만의 색깔로 살며,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현재를 충실하게 사는 것이다.

이 책은 에머슨의 에세이 제1집 두 번째 수록작인 <자기신뢰>를 중심으로 그의 주요 에세이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만 뽑아 엮은 #에머슨 #인생명언 집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글들을 하나의 #자기신뢰 주제로 묶어, 더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인생철학 책으로 만들었다.

초역에는 2가지 뜻이 있다. 뽑을 초(抄)자를 써서 책에서 좋은 문장만 발췌해서 번역했다는 발췌 번역이라는 뜻과, 넘을 초(超)자를 써서 원작의 의도나 맥락을 살려 재창조한 초월 번역이라는 뜻이다.

이 책에는 이 2가지 방식의 초역이 모두 담겨 있다. 그래서 제목이 <초역 자기신뢰>인 것이다. 본문 제목 바로 밑에 있는 군청색 작은 글씨는 에머슨의 에세이를 발췌 번역한 것이고, 그 아래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이한 초월 번역이다. 우리는 원문과 그 문장의 심층적 의미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 에머슨의 사상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초역이라서 #인문고전 중에서 이해하기 쉬운 #철학책 종류나 #철학책입문 서적으로 추천해도 좋다. 이해하기 어려운 에머슨의 말을 쉽게 풀어서 알려주기 때문이다. #고전 책들은 너무 어렵고 양이 많아서 나처럼 읽기를 망설이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은 얇아서 부담도 없고, 해설까지 되어 있다. 제목 밑에 실린 원문은 짧아서 필사하기에도 좋다.

이 책 시리즈에 <초역 명상록>도 있는데 #필사 #책추천 리스트에 넣어두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자들의 책을 이렇게 필사하면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초역 시리즈로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고전책 중에서도 #철학책 분야의 책을 추천할 때 최고의 책이다. 에머슨이 말하는 초월주의는 현대 #자기계발 사상의 정신적 뿌리가 되었다. 초월주의의 핵심은 우리 내면에 무한한 잠재력과 진리를 가지고 있다는 믿음이다. 이는 자기 계발에서 강조하는 자아실현과 이어진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책 속으로 잠시 사색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니체(Friedrich Nietzsche)는 여행을 갈 때면 꼭 에머슨의 책을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자기신뢰>는 오직 자신의 진정한 목소리를 믿고 따르라고 강조하는데 이것이 초인(Übermensch) 사상을 탄생시켰다. 당시 유럽의 염세주의에 맞서는 에머슨의 미래 지향적인 낙관주의는 니체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에머슨의 자기 존중과 인간의 잠재력에 대한 무한한 긍정은 니체에게 영향을 주었고, 결국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의 핵심 사상을 구상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신은 죽었으므로 자신 내부의 힘을 통해 스스로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초인은 삶의 고통과 운명까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초월주의 운동의 핵심 인물은 소로(Henry David Thoreau)였다. 그는 <월든>으로 에머슨에게서 받은 영향을 잘 보여주었다. 에머슨이 말하는 '자연과의 직접적인 교감을 통한 영적 진리'를 발견하려고 월든 호숫가에서 오두막을 짓고 2년간 생활했다. 나는 <월든>이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기록한 것인 줄 알았는데, 인생의 본질을 탐구한 에세이였다. 자발적으로 고독과 자급자족의 삶을 실험하고 간소하게 살 것을 강조했다.

에머슨의 사상은 (Carl Jung)의 개별화 과정과 유럽의 문학적 전통에서 벗어나 미국 고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휘트먼(Walt Whitman)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대중의 기대와 정치적 압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을 구축했던 전 미국 대통령 오바마(Barack Obama)와 세상의 평가가 아닌 자신의 창조적 직관을 믿고 나아간 가수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도 <자기신뢰>를 즐겨 읽었다고 한다.

개인의 독립성과 창의성을 중시한 에머슨의 사상은 미국의 개척 정신과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독립 정신의 초석이 되었다. 따라서 미국 역사를 공부할 때 에머슨의 <자기신뢰>를 일독하고 필사한 후, 다음 단계의 공부로 넘어가는 것도 미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표지에는 세상이 요구하는 나가 아닌 진짜 나로 사는법이라는 부제가 있다. 이 책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듯하다. 남들의 기대에 맞추느라 지치고, 내가 진정 누구인지 혼란스러울 때 시대를 초월한 에머슨의 인생 명언들만 뽑은 문구들을 해설을 참고해서 읽으며 나만의 생각을 적어가다 보면 진짜 나로 살 수 있는 힌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20년 이상 제사를 지냈다. 내가 원해서 한 것이 아니고 싫어도 억지로 해서 너무 억울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내가 과거에 제사를 지낸 사실은 억울하지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과거의 억울함에 매여 살게 아니라 그 억울함의 에너지를 앞으로는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살겠다는 강한 의지로 만들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자기신뢰다.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위에서 나만의 삶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모든 답은 내 안에 있다. 나는 이 사실을 믿을 용기만 있으면 된다. 사회의 강요와 권위를 따르지 않고, 나의 내면의 진실을 따른다. 나만의 고유한 삶을 개척한다. 우리는 SNS와 미디어 등을 통해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한다. 그런데 정작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 적이 있는가?

기존의 틀을 초월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인간과 자연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모든 존재 안에는 신성이 깃들어 있다. 자연 속에서 자아의 경계가 사라지고 온 우주와 하나가 된다. 이때 개별자인 나는 사라지지만, 오히려 모든 것이 더욱 뚜렷하게 보인다. 동양의 도가사상에 나와 자연이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物我一體)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초월주의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특별한 장소나 중간자가 필요하지 않다. 교회에 가지 않더라도, 자연과 일상 속에서 충분히 초월적인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초월적인 순간이 몰입이 아닐까? 내면의 선한 본성과 직관을 통해 정신적 초월을 추구한다. 순수한 현재에 존재하며 영원과 연결된다.

그럼 초현실주의(Surrealism)는 뭔가 해서 찾아보니, 현실보다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무의식과 꿈의 세계를 탐험하여 미술이나 글 속에 옮겨 놓는 예술 운동이라고 한다. 현실을 초월한 무의식의 세계를 탐험하니 초현실주의라고 한 거였다.

거창한 목표와 대단한 능력이 없어도 우리 각자의 삶은 충분히 아름답다. 하루하루 평범한 순간들 속에는, 오직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깊은 의미와 아름다움이 숨겨져 있다.

오늘날 우리가 다시 에머슨의 <초역 자기신뢰>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하나다. 에머슨의 사상을 조금 쉽게 접해서, 외부의 기대가 아니라 나의 기준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일은 어렵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스스로에게 진실해야 인생의 모든 순간에 의미가 생기고, 지금 어떠한 상황에 있더라도 환경과 상관없이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p.44 자기신뢰의 근원은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목소리이고, 이 목소리는 지혜의 근원이다. 내 안의 목소리에서 모든 행동과 생각이 시작되고, 이 목소리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이 책은 #필사하기좋은책 중 하나다. 책을 읽다가 이건 진짜 인생 명언이라는 생각이 드는 말만 골라서 필사해도 좋다. 책의 뒷날개에는 이 책을 이용하는 다양한 팁이 적혀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의 오른쪽 페이지가 비어 있거나 여백이 많은 점을 이용해서 조금 색다르게 활용하는 팁을 생각해 봤다.

1. 필사는 다른 노트에 하고, 이 책에 실린 글들을 읽으면서, 그때그때 떠오르는 나만의 생각을 날짜와 함께 기록하는 것이다. 그러면 언젠가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길이 보이고, 평범한 일상에 숨어 있는 나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2. 세 줄 일기처럼 책의 아무 곳이나 펴서, 오늘 무엇을 느꼈는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무엇이 기억에 남았는지 등을 에머슨의 글을 읽으며 기록한다. 날짜를 적으면 생각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알 수 있어 좋다.

시간이 지나 책의 여백에 기록한 내 생각을 다시 읽어보면, 내가 무엇을 소중히 여겼는지, 세상을 어떤 눈으로 바라봤는지 분명한 일관성을 가지고 드러난다고 한다. 이 흐름이 내가 말로 표현하지 못한 마음속 진심을 증명해 주는 증거다. 내 본질은 이 작은 솔직한 기록에서 발견된다.

내가 생각하는 나보다 더 정직하게,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나의 이야기를 완성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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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0-16 0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즈음 열심히 필사 중인 도서인데, 서평까지 읽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꼼꼼한 서평이 인상적입니다.
 
바당은 없다 - 기후와 인간이 지워낸 푸른 시간
송일만 지음 / 맑은샘(김양수)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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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아름다운 제주 바당에 대한 추억에서 시작한다. 저자에게는 최고의 이상이자 세상이었고, 우주였던 바당이 아프다. 바당이 죽어가고 있다. 제주 바당을 이야기하지만, 단순히 사라진 아름다움을 한탄하지 않는다. 잘못된 현실을 고발하고, 나아가 전 지구적인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 그리고 이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묻는다. 제주 바당의 변화와 아픔을 생생하게 기록한 생태 에세이를 만나보자. 먼저 책 속에 나오는 제주어를 조금 가져와 봤다.

갯것이(바닷가), 폴개(서귀포시 남원읍 태흥 2리 바닷가의 옛 지명), 들물(밀물), 겡이(게), 메역(미역), 솔래기(옥돔), 자리(자리돔), 뭉게(문어), 오븐재기(작은 전복), 구젱기(소라), (성게), 우연내(텃밭), 나스미깡낭(하귤나무), 산물(용천수, 지하수), 솥강알(아궁이), 복쟁이(복어), 물이 봉봉 들면(바닷물이 최고의 만조가 되면), 곶자왈(자갈이 널려있는 숲), 물이 바짝 싸면(완전히 썰물이 되면).

1장: 푸른 심장이 뛰던 시간

바당에 얽힌 어린 시절 추억을 이야기하는 장이다. 산물(生水)은 샘구멍에서 솟아나는 맑은 물인데, 이 용천수(湧泉水)는 빗물이 지하로 스며든 후에 대수층(帶水層)을 따라 흐르다 암석이나 지층의 틈새를 통해 지표로 솟아나는 물이다. 한 마디로 바위에서 솟아나는 물이다. 대수층은 물을 잘 통과시키고 내보낼 수 있는 암석층이나 토양층을 말하는데, 지하수의 저수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산물은 해안가 주변 바위틈에서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저자는 어릴 때 축항(築港) 안쪽에서 수영하면서 놀았다. 축항이란 방파제나 제방으로 바깥 바다와 분리되어 파도가 잔잔하고 안정적인 구역을 말한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하기 좋았을 것 같다. 축항 안쪽 끝에서는 산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와서인지 들물(밀물)이 되면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많은 고기도 같이 들어왔다고 한다.

물고기를 직접 보는 스노클링도 신나는데 눈앞에서 숭어가 뛰어오르는 모습을 따라 함께 폴짝폴짝 뛰어놀았으니 얼마나 신났을까? 숭어가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며 따라서 뛰어놀았던 기억이 어떻게 잊혀질 수 있겠는가. 나는 어릴때 가족과 인천 월미도의 어떤 낚시터에 놀러 갔는데, 바다가 파란 색인 줄 알았다가 초록색이어서 깜짝 놀랐던 기억과 지렁이가 꼼질거려서 무서웠던 기억만 남아있다. 제주의 어린 시절 추억이 마치 동화 속 이야기인 듯 아름답게 펼쳐진다. 제주 방언도 외국어처럼 신기하기만 했다.

듬북이라는 갈조류, 놀래기의 일종인 코생이, 조우럭, 붉바리, 오븐재기, 보말 등 정확하게 신기한 단어를 기억해 내신 작가님도 놀랍다. 아버지는 배를 타고, 해녀인 어머니는 물질하고, 형과 저자는 축항에서 수영하고, 고기를 낚고, 소라를 잡는다. 바당은 거대하고 넓어서 어떤 장난을 해도 다 받아준다. 바당에서는 사람들이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나는 바닷가 근처에서 사는 게 꿈인데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가 우리들의 무관심 때문에 아파서 울고 있었다니...

p.25 나는 그 바당이 늘 좋았다. 그리고 우리 집은 바당을 근거로 삶을 이어간다. 바당이 우리의 삶이고 놀이다.

2장: 더 이상 푸르지 않은 비명

바다는 어느 한순간에 '나 죽는다' 하면서 푹 쓰러지지 않는다. 자연은 스스로 복구할 자정 능력을 갖고 있는데 이를 바당의 복원력이라고 한다. 바당이 스스로 정화하고 치유하여 원래 모습을 되찾는 데는 보통 4년이 걸린다.

제주에 양어장이 들어오고부터 바당은 지속적인 오염에 시달렸고, 결국 바당은 천연의 바당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자신의 복원 의지를 완전히 놓아버렸다. 바당은 이미 매우 지지고 아픈 상태다. 스스로 회복할 자정 능력마저 끝난 무력한 바당은, 양어장 등에서 배출되는 오폐수인 똥물을 어쩔 수 없이 계속 받아내고 있는 것이다.

바당은 바당 그 자체로 바라보아야 한다. 인간의 필요나 돈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바당은 개인의 소유가 아닌 모두의 삶의 터전이다. 이 바당과 함께하는 삶이 제주의 정체성이다. 제주 바당이 죽어가는 주요 원인이 양식장 배출수와 하수 종말 처리장의 문제라는 점은 우리 모두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다.

제주 행정은 어느 순간부터 마을의 발전 기금 명목으로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저자에게 행정 스스로가 '바당을 죽인 범인은 나다'라고 자백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제주도에 갔을 때 바다가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만 했지 이토록 심각하게 병들어 있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 바다 환경 지킴이를 시작한 2021년 2월, 저자는 구좌읍 바다가 우도를 제외한 제주도 다른 어느 바다보다 더 살아있다는 사실에 그나마 안심이었다고 한다. 아직 해조류가 멸종하지 않고 톳이 살아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생명의 불씨가 있어 아직 되살릴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저자의 고향 바당은 10년 전부터 하얗게 변해 미역과 톳이 완전히 사라졌다. 고향 바당만 문제가 아니었다. 제주의 미역 생산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갯녹음(백화현상)이다. 바다 사막화라고도 불리는데, 수온 상승과 육상 오염물질 유입 등 복합적인 환경 문제 때문에 해조류가 사라지고 하얀 석회조류가 바위를 덮는 현상이다.

참고로 갯녹음은 해양 수산 분야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로 제주어가 아닌 순수한 우리말이다. 은 갯것이(갯가)의 준말로 얕은 바닷가를 말하고, 녹음은 해조류가 죽어가거나 유실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즉 해조류가 사라지는 현상을 갯녹음이라고 하는 것.

겟녹음뿐 아니라 오염도 문제이다. 일본 사람들은 예로부터 톳을 좋아해서 제주산 톳을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했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일본으로의 수출이 중단되었다. 일본으로 수출한 제주산 톳에서 화학 성분인 인이 다량으로 검출되어 식품 안전성 문제로 일본에서 수입을 안 한다는 것이다. 결국 오염된 바당의 피해는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고 미래의 후손들에게도 오염된 자연을 물려줘야 한다.

3장: 부서진 바당, 생명의 경계에서

행정은 사람에게 접근하는 만큼 왜 자연환경에는 다가가지 않을까? 사람들은 민원을 넣고 항의하지만 바당과 물고기는 훼손을 당하고, 오수를 마시며, 비닐봉지에 숨이 막혀 죽어도 말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제주 행정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기술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문제는 오염원에 대한 강력한 규제, 충분한 예산 투자, 그리고 이를 집행할 행정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멘트로 자연을 덮는 도로공사와 같은 개발 사업은 비용이 많이 들어도 실행하지만, 자연과 환경을 배려하는 자연친화적인 사업은 비용을 따지며 실행하지 못한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은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다. 자연이 곧 경쟁력인 제주의 경우라면 자연과 환경의 가치를 최우선시 해야 하지 않을까? 평범한 주부도 아는 이런 사실을 제주 행정은 왜 모르는 척할까?

제주 주민들이 일부 관광객들을 반기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제주도까지 날아와서 바닷가에 쓰레기를 잔뜩 버리고 가버리면, 그 쓰레기는 제주도에 사는 주민들이 알아서 치우라는 말인가? 이런 무책임한 관광객들을 누가 반기겠는가? 제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최소한 제주의 자연과 환경을 아프게 하지 않고, 아름다움만 감상하고 돌아간다면, 관광객들의 방문을 굳이 환영하지는 않아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자가 바다 환경 지킴이 활동을 할 때, 겨울철 바당에 쓰레기가 많이 올라오면, 바당에 종사하지 않는 마을 사람들과 관광객들은 그 심각한 쓰레기 더미를 보고도 대부분 외면했다고 한다. 하지만 해녀들은 달랐다. 그들은 저자와 함께 바당의 고통을 공감하며 진심으로 걱정해 주고, 그 많은 쓰레기를 함께 치우겠다며 추운 날씨에도 기꺼이 팔을 걷어붙였다.

바닷물에 부유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조사해 보니 일본어가 있는 플라스틱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제주 바다를 아프게 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부분을 우리가 버렸다는 말이 아닌가! 해양 쓰레기의 80% 이상은 바다에서 버려진 것이 아니라, 하천을 통해 흘러들거나, 해안가에 버려진 뒤 바람이나 파도에 의해 바다로 들어간 것이라고 한다.

영국 스코틀랜드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된 향유고래의 뱃속에서는 100kg에 달하는 일회용 컵, 비닐장갑, 그물 등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를 먹이인 줄 알고 먹다가 죽은 것이다. 바다거북은 비닐봉지를 해파리로 착각하고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 비닐봉지는 위장이나 소화기관을 막아 장폐색을 유발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이런 현실을 알게 되니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4장: 우리의 이어도는 지금, 여기로부터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삶의 터전인 '바당'이 그저 늘 그 자리에 있는 '당연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무관심 때문에 앓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려야 한다. 이러한 위기를 진심으로 자각하고 공감한다면, 그 의식 변화가 작고 큰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고, 바다를 죽이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다.

해수면 상승의 가장 큰 2가지 요인은 해수의 열팽창과 빙하가 녹는 것이다. 해양이 따뜻해지면서 해양의 부피가 커지는 현상을 해수의 열팽창이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빙하와 만년설이 녹는 속도가 바닷물의 열팽창보다 더 빨라졌다고 한다.

어느 기상학자는 2100년 지구의 해수면 높이가 1m에 이르면, 제주도의 저지대 상당 부분이 잠겨, 많은 인구가 육지로 이동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성난 바당은 거대한 힘을 가지고 해안 도로 위로 올라올 것이다. 실제로 조금씩 가라앉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어떤 마을처럼,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제주도 또한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중이다.

바당과 무분별하게 개발된 자연을 치유하는 것이 국가와 지방의 가장 큰 행정력이다. 앞으로는 자연과 바당을 더 이상 침범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행정가나 정치가의 가장 큰 덕목이자 주민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해안 도로변에 시멘트 사용을 자제하고, 나무를 심고, 자연을 조성해 가야 한다. 그런 행정이 있어야 주민들에게 안전한 일상이 보장될 것이다. 해녀들에게 바당을 돌려주어야 한다.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들은 제주 삼다수 덕분에 제주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깨끗한 물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주행정은 앞으로 삼다수 물을 상업화하는 데 행정력을 쏟지 말고, 제주의 물을 지키고 아끼는 데 힘써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앞으로는 삼다수 가격이 만 원을 넘어서 돈 있는 사람만 자연의 혜택인 제주의 물을 마실 수 있게 될 것이다. 제주의 지하수와 바당은 같은 핏줄이다.

공감은 연대의 시작이고 그 연대는 행동을 만들어낸다. 행동은 결국 희망이자 결과를 생산한다. 누군가는 바당을 소비하고 버리는 데 즐기고, 누군가는 그 버린 즐거움을 수거하면서 바당이 아프지 않을 거라는 희망을 즐긴다. 개인들이 각자의 생각과 방식대로 이끌어 내는 결론이 제주의 바당을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하는 쪽으로 많아졌으면 좋겠다.

옛날 제주도 해녀들은 이어도를 꿈꾸어 왔다고 한다. 나는 이어도가 제주도 옆에 실제로 있는 섬이라고 생각했는데, 설화 속에 나오는 상상의 섬이었다. 거기에는 물질의 고통도 없고, 아내를 괴롭히는 남편도, 배고픔도 없다. 매일 쌀밥을 실컷 먹으며 살 수 있는 제주 해녀들의 유토피아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바라는 이어도는 미래의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이 아니다. 바당 위기와 기후 위기에 대응하며 맞서고자 하는 우리의 작은 의지를 담은 오늘의 실천이다. 이 책은 다음 세대에게 깨끗한 바당을 물려줘야 한다는 간절한 호소이며, 실천과 연대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바당은 없다'는 강력한 경고의 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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