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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있지만 립스틱은 빨갛게 - 12빛깔로 읽는 마음의 지도
김옥기 지음 / 트라이온 / 2025년 9월
평점 :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마음속으로는 울고 있으면서도 빨간 립스틱을 바른다. 오늘은 왜 이 색이 끌릴까? 평소 좋아하던 핑크가 오늘은 왜 어색할까? 립스틱을 고르는 그 순간, 그 작은 선택 하나에 우리의 진짜 마음이 숨어 있다. 컬러는 복잡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진짜 마음을 대변한다.
컬러 인 포스(Color in Phos)는 색채심리 및 예술치유 분야에서 연구를 이어온 PIB(Personal Image Branding) 연구소의 자체 색채 체계다. 포스(Phos)는 헬라어로 빛을 뜻한다.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컬러는 결국 빛의 파장이며, 그 빛은 물리적 현상을 넘어 마음속 가장 깊고 어두운 곳까지 닿는다.
저자는 2014년 이 컬러 인 포스라는 마음치유 시스템을 만들었다. 컬러는 마음을 비추는 가장 정직한 거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컬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색깔을 이용해서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사람은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약하면서도 강한 모순적인 존재다. 때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과 스스로도 모르고 있던 마음의 상태를 컬러가 먼저 알려준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12빛깔 마음의 지도를 따라 진짜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모험을 떠나보자.
책 표지에 있는 빨간 립스틱이 눈에 확 들어와서. 가장 먼저 빨간 립스틱 이야기를 가져와 봤다. 이 책에는 12가지 색깔별로 저자의 경험과 색깔이 가지는 의미, 색깔별 명상 등 색깔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립스틱 짙게 바르고'라는 노래가 있다. 다비치와 임주리가 부른 두 곡 모두 이별의 슬픔을 스스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립글로스 정도만 바르고 립스틱을 바른 적이 없어서 왜 립스틱을 짙게 바른다는 건지 이해를 못 했는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립스틱을 바르는 의미를 알고 나니, 립스틱을 바른다는 것이 그 어떤 의식보다 의미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립스틱은 화장을 다 하고 마지막에 바른다고 한다. 용 그림에 눈을 찍어 생명을 불어넣는 화룡점정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립스틱을 바르는 것은 세상에 보여 줄 내 얼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마음은 울고 있어도 겉으로는 괜찮다고 말해주는 일이다. 오늘을 살아내기 위해 짙게 바르는 빨간 립스틱은 포기가 아닌 용기이자 희망이다. 힘든 시간 속에서도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좌절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이다.
빨간색 하면 투우나 월드컵 때 붉은 악마의 열정이 느껴진다. 빨간 립스틱은 강렬하다. 바르는 이의 자신감을 극대화하는 최고의 아이템이라고 한다. 우울한 분위기를 바꾸거나, 중요한 프레젠테이션 또는 무대에 오르기 전에 진하게 발라서 파워풀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진하게 바를수록 입술의 색조와 질감이 도드라져 메이크업의 완성도와 깊이가 높아진다. 힘들 때 진한 립스틱을 바르는 건 굴복하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넣는 의식인 것이다.
레드의 보색은 그린, 오렌지의 보색은 블루, 옐로의 보색은 바이올렛이다. 보색은 두 색을 섞었을 때 무채색 즉 회색이나 검은색이 되는 색이라고 한다. 이 보색 관계는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강조 효과가 있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산타 양말을 생각하면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또한 색이 너무 강할 때 그 색의 보색을 섞어서 색의 균형을 맞추는 데도 사용된다. 얼굴의 붉은 기운을 가리기 위해 초록이나 민트 계열 메이크업 베이스를 사용하듯.
이 책에서 내가 처음 알게 된 색은 터콰이즈와 마젠타다. 터콰이즈는 비취색, 마젠타는 핫핑크로 알고 있었는데 이제 어디 가서 유식한 척 좀 할 수 있게 됐다. 이 책을 읽고 나만의 색깔을 찾았다. 마젠타. 그냥 이 색깔이 가장 끌렸다. 알고 보니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색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사랑은 조용히 타인을 향해 흘러간다는.
이 책은 명상과 선물할 때 아주 유용할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오늘따라 끌리는 색을 찾아 그 색의 맨 끝에 있는 명상을 한다. 내가 선택한 색깔의 셀프케어 메시지만 읽어도 참 좋았다.
친구에게 좋아하는 색깔을 물어보고, 표로 정리되어 있는 색깔별 추천 아로마와 보석을 참고해서, 그 색깔에 맞는 향수나 선물을 골라봐도 좋을 것 같다. 처음 들어보는 향과 보석들이 이렇게 많다니!
옷 고를 때 응용해도 좋지 않을까? 핑크는 내 안의 사랑을 회복시켜 준다. 지치고 힘들 때, 자존감이 낮아졌을 때, 외로움, 단절감, 배신감, 거절, 무기력함을 느낄 때 핑크색 옷을 입어보자.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색깔 별 에너지 체크리스트 등 컬러 코칭 질문에 답해보며 현재 부족하거나 과도한 에너지를 찾아보자.
나는 작가님의 친필 사인이 있는 책을 참 좋아한다. 서평단에 당첨된 것도 신나는데 'Life is Colorful' 이라는 말과 함께 김옥기 저자님의 사인까지 받게 되어 책을 읽기도 전에 감사함에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가 무의식중에 선택하는 컬러, 그날따라 끌리는 컬러, 피하고 싶은 컬러 등 그때그때 마음에 떠오르는 색깔이 내면의 진실한 목소리다. 어쩐지 끌리는 색깔은 지금 내가 갈망하는 에너지다. 내가 회피하고 싶은 감정은 거부하는 색깔이다.
나는 인디고가 어쩐지 싫었는데, 최근 너무 어려운 책 서평을 쓰느라 머리를 많이 써서 그런 것 같다. 지나친 이성적 사고. 나도 모르는 나의 무의식을 컬러가 대변해 준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컬러힐링알람 앱도 알게 되었다. 앱 색깔도 파스텔 톤으로 너무 예쁘다. 이 앱은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컬러와 함께하는 마음 돌봄 루틴 서비스다. 내가 만약 빨간색을 선택했다면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다양한 빨간색 중에서 또 선택하게 되어 있다.
매일 아침 내 마음 상태에 맞는 컬러와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밤에는 평온한 색감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컬러의 설명을 참고해서 울고 싶은 아침에는 위로의 색을, 힘내야 하는 날에는 용기의 색을 택해서 감정을 조절하고 심리적 에너지를 끌어올려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