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를 구하자 문제를 주셨습니다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이지현 옮김 / 윌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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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지혜를 구하자 문제를 주셨습니다』라는 책 제목이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예수님께 지혜를 구하니까,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고 문제를 또 주었다는 말인가?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이해가 안 되서 계속 AI와 실랑이 한 끌에 알게 되었다.

성경 말씀에 지혜가 덤겨 있지만 그 지혜는 누구나 다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처럼 "좋은 말이네~" 하면서 지나가기 십상(十常八九)이기 때문이다. 지혜는 저절로 얻게 되는 것도 아니다. 문제를 만나야 비로소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어야 우리는 비로소 지혜를 구한다.

문제를 주셨다는 것은 우리에게 지혜를 발견하고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는 것이다. 집값, 교육비, 노후준비 같은 경제적 어려움, 건강 문제, 가족이나 직장 내 관계 등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과 같은 문제가 없다면, 우리는 이미 주어진 지혜를 지나쳐 버렸거나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너무 힘드니까 지혜를 구한다. 고통스러운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본능이다.

이 책은 성경을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쓴 책이다. '철학의 언어로 재해석된 3500년 성경의 말들'이라는 부제처럼. 그 괴로운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지혜를 예수님의 말씀으로 배우는 책이다. 예수가 제시한 것은 개개인의 내면에서 구원을 실현하게 만드는 행동과 사고방식과 태도다. 이 책에서 다룬 예수의 문장들도 이런 관점에서 발췌했다고 한다. 이 책은 매일 한 개씩 필사하기도 좋지만, 목차만 읽어도 힐링이 된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가 예수님 이름인 줄 알았다. 이름이 아니고 기독교에서 사용하는 특별한 표현으로 구세주 예수라는 의미라고 한다. 기독교에서 구세주란 영혼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니체는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도 아니고, 기독교라는 새로운 종교를 창설한 사람도 아닌, 가엾고 불쌍한 사람들에게 자기 삶의 방식을 보여준 인물로 보았다.

이 책의 원제는 초역 예수의 말(超訳 イエスの言葉)이다. 초역에는 발췌 번역한 초역(抄譯)과 일본에서 만든 표현인 초월 번역이라는 뜻의 초역(超譯)이 있다. 이 책은 원작자가 성경을 자신의 생각대로 내용을 재해석하고 변형해서 번역한 초역(超譯)이다. 저자가 성경의 정신과 본질을 살리면서 우리에게 더 잘 와닿도록 각색하거나 의역한 것으로 신약성경뿐 아니라 외경이라 불리는 서적들도 포함되었다.

왜 초역이라고 하는지 책 속 문장을 가져와 봤다. 듣는 귀가 없는 자에게는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제목이다. 이 책의 176 페이지에는 마가복음 4장 3 절~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 성경을 찾아보면 마가복음 4장 3절에서 9절까지 씨 뿌리는 농부의 비유가 나온다.

씨를 바위 위에 뿌리는 농부는 없다. 씨는 비옥한 땅에 뿌려져야 싹을 틔울 수 있다. 여기서 바위란 무엇을 뜻하는가? 나야말로 착실한 사람이라고 자부하며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다. 직함이나 지위에 만족하는 사람이다. 남의 말을 들을 귀가 없는 사람이다. 그들에게 내 말과 행동은 바위 위에 뿌려져 말라비틀어진 씨앗과 같을 뿐이다. (p.176)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 뿌릴새, 더러는 길가에 떨어지매 새들이 와서 먹어버렸고, 더러는 흙이 얕은 돌밭에 떨어지매 흙이 깊지 아니하므로 곧 싹이 나오나, 해가 돋은 후에 타서 뿌리가 없으므로 말랐고 (중략)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매 자라 무성하여 결실하였으니 30배나 60배나 백 배가 되었느니라 하시고 또 이르시되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하시니라.

여기서 말하는 씨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나는 이제까지 씨 뿌리는 농부의 비유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씨앗을 돌 위에 뿌리면 당연히 싹이 안 나는데 왜 이런 비유를 했을까? 바위란 교만한 사람을 말한다고,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다. 그들에게 예수님이 실천했던 사랑은 어떻게 느껴졌을까? 안 봐도 비디오다.

씨는 비옥한 땅에, 좋은 땅에 뿌려져야 열매를 맺는다. 말씀을 형식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고,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라는 교훈이었던 것이다. 씨앗에 담김 생명력은 말씀의 힘이다. 그 말씀이 우리 삶에서 어떤 열매를 맺을지는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달렸다.

저자는 예수가 말하는 천국은 우리가 죽어서 가는 것도 아니고, 하나님이 살고 있는 곳도 아니라고 한다. 천국은 현재에 있으며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 안에 있다. 하나님의 나라는 개인의 마음속 경험이기 때문이다.

나도 천국은 이 세상에 있는 게 맞다고 본다. 내 환경이 어떻더라도 내 마음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그것이 곧 천국에서 사는 것이 아닐까? 천국은 마음의 상태다. 나는 예수님을 믿어야 천국을 갈 수 있다고 들었다. 당연히 천국은 죽은 사람이 가는 곳이다. 예수님을 안 믿으면 지옥에 간다고 믿음을 강요당한 적도 있었다. 그래도 안 믿었던 건 천국이 내 마음속에 있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기 때문이었을까?

구원이란 물질적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이다. 또한 구원은 타인에게서 받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 하는 것이다. 세파에 찌들어 아등바등 산다면 그때마다 마음이 혼란스러울 뿐 구원은 없다. 다시 말해 구원이란 자기가 사는 방식의 질적인 변화다.

나는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라 예수님을 통해서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저자가 보는 예수는 자신이 구원받음으로써 사람들에게 구원 그 자체를, 즉 평안을 보여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샬롬은 '어려움 가운데 평강이 함께하길'이라는 뜻이다. 예수님이 행한 기적을 저자는 비유나 은유로 보는 점이 특이했다.

예수는 사람이 율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 율법이 존재한다면서 이를 몸소 실천했다. 이런 점은 인도의 엄격한 카스트 제도 사회에서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대했던 고타마 싯다르타인 부처와도 닮았다. 결국 기독교든 천주교든 불교든 진리는 하나로 통하는 것 같다. 모든 종교는 사람을 위해서 생긴 것이지 사람이 종교를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닌 거다. 그리고 모든 종교의 중심에는 사랑이 있었다.

나는 기독교인이니까 옳다거나 불교인이니까 당연히 선하고 진실되다는 식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독교인이 어떻게 저럴 수 있냐, 하나님 믿으니까 사람을 속이는 일은 없겠지, 절에 다니니깐 마음이 넓겠지 하는 생각도 없다. 교회 안 나온다고 나한테 화내는 분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종교가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과 됨됨이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 책에는 예수에 관한 우화가 세 편 실려 있다. 유대인과 사이가 안 좋은데도 쓰러진 유대인을 도운 착한 사마리아인, 하나님의 구원의 평등성을 강조한 포도밭의 일꾼,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용서를 비유한 방탕한 아들이다. 탕자의 비유라고도 하는데 큰아들은 겉으로는 효자인 것 같지만 내면에는 시기와 질투가 가득하다. 자기 동생이 돌아왔는데 자기 몫을 뺏길까 봐 벌벌 떤다. 어떻게 보면 돈만 밝히고 자기 동생도 미워하는 큰아들이 더 방탕한 아들 같다.

마태복음 4장에는 예수가 마귀에게 시험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10절에는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 11절은 이에 마귀는 예수를 떠나고 천사들이 나아와서 수종 든다는 부분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초역했다.

하나님은 곧 사랑이다. 사랑이 있다면 지배하지 않는다. 지배하지 않고 함께 살아간다. 함께 슬퍼하며 함께 웃고, 함께 먹고, 따뜻한 마음으로 이야기하고, 이것이 곧 하나님을 찬송하는 것이다. (p.195)

하나님을 경배하고 섬기라는 성경의 말을 이렇게 풀어서 이야기해 주니 나도 실천하고 싶어진다. 사랑이 있다면 지배하지 않는다는 말이 너무 맘에 와 닿았다. 내가 너보다 나은 것이 아니라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는.

악의 근원에는 언제나 무지가 존재한다. 무엇에 대한 무지인가 하면 바로 사랑이다. (p.208)

나만 배부르고, 나만 편하면 그만이다. 특정 집단에 대해 불필요한 적대감이나 차별을 한다. 이런 것들이 누군가를 해치거나 미워한 것은 아니다. 이기심, 오해, 두려움은 사랑의 본질을 모르기 때문이다. 악은 사랑을 몰라서 생긴다. 그래서 서로 부족한 점은 덮어주며 사랑하면 내 마음은 이미 천국인 것이다.

"예수의 언어는 우리가 일상을 천국으로 만들 수 있게 하는 지혜다" -띠지에 있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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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스도쿠 스프링북 1 : 초급·중급 - 집중력과 사고력을 키워 주는 두뇌계발 숫자 퍼즐 어린이 스도쿠 스프링북 1
BRAIN PLAY LAB (브레인 플레이 랩) 지음 / 폴더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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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도쿠는 숫자는 단 한 번만이라는 뜻이다. 数字は独身に限る(Sūji wa dokushin ni kagiru, 숫자는 하나만 있어야 한다)는 것을 줄여서 数独(Suudoku)가 된 것


이 책의 특징은 책 꽂이에 꽂아 놓아도 어떤 책인지 알 수 있게 된 표지다! 난 이게 제일 맘에 들었다. 신박한 아이디어!

스프링으로만 되어있으면 볼 때는 좋은데 나중에 책꽂이에서 보면 연습장인지 책인지 구별이 안 돼서 별로다.


게다가 표지가 있음에도 연습장처럼 완전히 접히고 펼쳐진단 것! 책 분철할 때도 쓰면 어떤 책인지 구분되어 너무 좋겠다.


옛날에 스도쿠를 해봤는데 이번에 서평단에 당첨되어 다시 설명서를 꼼꼼히 읽으며 풀어봤다. "세상에! 스도쿠가 이렇게 쉽고 재밌고 간단한 거였어?"

책에는 스도쿠가 무엇인지, 스도쿠의 역사와 하는 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다. 읽기 귀찮으면 나처럼 직접 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스도쿠 하는 법

1. 가로줄, 세로줄, 작은 네모칸 → 같은 숫자 없게

2. 4×4 는 1,2,3,4만 쓸 수 있음 (6×6은 1~6만 이용)


스도쿠를 하면 머리를 많이 써야 해서 생각하는 힘과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런데 매번 이런 책을 사기도 좀 부담스럽다. 그런데 이 책 하나면 재밌는 스도쿠를 영원히 즐길 수 있다!

사진 찍어서 그 위에 글씨 쓰기 하면 끝!


1. 원하는 문제 사진 찍고

연필 모양

2. 스마일 마크

3. 첫 번째 연필


한 권만 사면 한 번 쓰고 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사진 찍어서 풀어 볼 수 있다. 더 고난도 문제는 2권을 사서 풀어보면 된다.

여행 가기 전에 문제 몇 개를 사진 찍어서 가족 단톡방에 공유하고 사진 다운로드해서 누가 제일 먼저 푸나 배틀 게임을 해도 좋을 듯. 사진 찍고, 사진 위에 문제 풀고, 정답 맞히기 하면 끝!


이젠 가위바위보로 승패를 정하는 게 아니라 스도쿠 가장 빨리 푼 사람이 승자!


나는 굳이 이렇게 배틀 게임을 안 해도

단톡방에 같은 문제 사진 공유하고,

가장 빨리 푼 사람부터 톡 하면 시간 안 재도 등수가 나온다.


정답은 게임 끝나고 각자 푼 문제 사진 올리면 서로 답 체크해서 틀린 거 있으면 꼴찌가 된다가 하는 규칙을 정하면 될 듯.


초급은 정말 유치원생들도 재밌어 할만큼 쉽다!

그러나 중고등학생은 이 책의 2편을 사서 고급 편을 풀어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나는 6×6도 쉬워서 2편이 더 매력적인 듯.

그래도 내가 계산 좀 한다는 초등생 이상의 모든 분들은 강력하게 <어린이 스도쿠 스프링 북 2>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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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쉽게 찾기 - 야생화를 쉽게 찾고 공부하는 도감, 최신 개정판 자연 쉽게 찾기 시리즈
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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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지(高山)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아름다운 꽃밭(花園)을 고산화원이라고 한다. 여름의 뜨거운 햇빛 아래 황홀한 꽃잔치가 벌어지는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태백산, 설악산 등의 높은 산은 고산 화원으로 불린다. 같은 꽃이라도 높은 산에서 피는 꽃은 낮은 지대에서 피는 꽃보다 색깔과 향기가 더 진하고 아름답다.


길을 가다 보면 이름 모르는 꽃들이 너무 많다. 네이버 스마트 렌즈는 AI 기반이라 정확하지 않아 살짝 아쉽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서평단 당첨! 인디캣님 감사합니다~ ^^

식물 생태 연구가인 저자가 직접 수년간 전국을 다니며 촬영하고 분류한 사진들이다. 다양한 종류의 꽃 전체를 찍고, 아주 가까이서 꽃 모양을 찍은 사진이 있어 구별하기 편했다. 이 책과 네이버 그린닷 동그라미 속에 있는 스마트렌즈, 그리고 다음 앱 검색창의 꽃 검색 기능을 함께 활용하면 최고일 듯!

내가 구별할 줄 아는 꽃은, 무궁과, 개나리, 진달래, 철쭉, 코스모스, 튤립, 백합, 안개꽃, 부들, 장미, 도라지꽃 정도다. 나무는 소나무와 사철나무 정도만 알다가 이렇게 많은 종류의 꽃들을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 책은 꽃을 (초록색)나무(브라운)로 크게 나누고, 봄에 피는 꽃과 여름(가을)에 피는 꽃으로 구분했다. 계절 내에서는 꽃 색깔과 꽃잎 수로 구분했다. 부록에는 각종 나물과 먹을 수 있는 야생 열매를 소개한다.


꽃부리는 화관(花冠)이라고도 하며 꽃잎 전체의 모양이다. 십자 모양, 백합 모양, 종 모양, 깔때기 모양, 항아리 모양, 나비 모양, 투구 모양, 왕관 모양 등 정말 다양한 모양이 있었다.


오랜만에 나뭇잎 사진을 보니 생물 시간에 광합성 배웠던 생각이 났다. 광합성은 식물이 햇빛을 이용해 스스로 양분을 만들고 우리가 숨 쉬는 산소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갑자기 이 모든 식물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별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식물들이 우리를 살리는데 기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길을 가다가 나뭇잎 모양이 꼭 하트같이 생겨서 예뻐서 찍어놨던 사진이 있다. 이 책에서 보니 다양한 잎의 모양 가운데, 하트형 잎도 있었다. 깻잎과 비슷하게 생겼다. 내가 찍은 사진은 하트형 잎모양이다.


산과 들에서 따먹는 열매 80종도 여름에 따먹는 열매와 가을에 따먹는 열매로 구분해서 실려 있다. 등산할 때 먹을 수 있는 열매를 알고 있으면 목마를 때 따먹기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들고 다니기에는 무거우니 책 사진을 찍어서 가지고 다니면 된다.

또한 산과들에서 만나는 대표적인 유독식물 77 종도 실려있다. 산에 가시는 분은 꼭 사진 찍어서 가지고 다니자. 독이 있는 열매와 나무, 독이 있는 풀로 구분해서 실었다. 유독 식물을 먹으면 심한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니 조심할 것.

맨 끝에는 '꽃 이름 찾아보기'가 있다. 만약 할미꽃이나 부들을 찾는다면 풀꽃 이름에서 찾아야 하고, 무궁화개나리, 진달래를 찾는다면 나무 꽃 이름에서 찾아야 한다.

나는 가장 먼저 이 책과 함께 들어있는 책갈피 꽃 이름부터 궁금해서 찾아봤다. 먼저 빨간 꽃🌸


이 빨간 꽃이 봄에 피는지 여름에 피는지는 알 수 없으니, 풀꽃인지 나무 꽃인지를 먼저 찾았다. 책갈피 꽃을 보니 나뭇가지가 살짝 보인다. 나무 꽃에서 찾으면 되겠다. 이 꽃은 봄에 피는 붉은색 나무 꽃이었다. 이름은 사람 이름 같은 명자나무💐

그다음은 파란색 책갈피다. 대충 봐도 수국이다. 하늘색, 핑크색, 흰색 등등 다양한 수국 색깔이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맨 뒤에 있는 꽃 이름 찾아보기로 찾았다. 풀꽃 이름에서 찾아보니 수국이 없길래 나무 꽃 이름에서 찾아보았더니 있다. 수국이 나무 꽃이었다 🌸


흰 꽃 책갈피는 처음 보는 꽃이기도 하고 정말 찾기 어려울 것 같았다. 일단 흰색이니까 회색에서, 나뭇가지가 보이니, 나무 꽃에서 찾아보았다. 비슷한 것을 찾긴 했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다. 노각나무? 꽃 술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마지막은 최고난도 이파리🌿 찾기! 결국 못 찾아서 네이버 스마트 렌즈를 사용해서 검색을 해봤더니 해당화 잎이라고 한다.


이 책은 '생각 버리기 연습'을 하는데 최고다. 책갈피에 있는 꽃 이름을 알아내겠다고 책상 위에서 꼼짝도 않고 똑같은 모양을 찾다 보니, 나도 모르게 두 시간 이상이 지났다. 자연은 사진을 보나 실물을 보나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재주가 있나 보다.

꽃은 어쩌면 이렇게 저마다의 모습 그대로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나무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거꾸로 꽃과 나무가 우리 인간들을 본다면 어떻게 느낄까? 내가 꽃과 나무를 보며 너무너무 아름답다고 느꼈듯, 자연의 눈에 비친 우리 모든 사람은 각자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 아름답다고 느끼지 않을까? 저자가 찍은 꽃들과 내가 찍었던 꽃들 사진에 묻혀 너무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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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비트코인과 화폐의 역사 - 청소년이 꼭 읽어야 할 과거·현재·미래 사회의 돈 이야기
김지훈(제이플레이코) 지음, 김혜원 그림 / 체인지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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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저자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분야의 전문가로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제이 플레이 랩스를 운영하면서 블록체인 및 암호화 화폐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어려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주는 책, 강의, 온라인 채널 등을 통해 디지털 금융시대의 생존법과 최신 디지털 금융 트렌드를 알려준다. 2018년부터 제이플레이코(Jayplayco)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저자님 덕에 2025년 3월부터 모바일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만간 주민센터 가서 기존 민증 반납하고 IC 민증 신청하려고 한다.

#생기부필독서

생기부(생활기록부) 필독서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데 도움이 되는 추천 도서를 말한다. 독서가 자신의 생각과 진로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보여줘야 한다. 요즘에는 인문, 사회, 과학, 수학 등 계열별로 추천 도서 목록과 함께, 책의 핵심 내용, 독후 활동 아이디어, 생기부 작성 사례까지 담은 책들도 있다지만 직접 책을 읽고 쓴 글과 베낀 글은 티가 날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생기부 필독서로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인 디지털 금융 문해력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는 앞으로 금융 경제 활동의 핵심이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단어들도 빠짐없이 공부해서 미래 사회의 필수 지식을 미리 습득하고 변화에 대비해 놓으면 든든할 것이다.

이 책은 화폐의 역사와 의미를 알려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왜 비트코인이 등장했는지, 블록체인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와 같은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디지털 금융 환경을 이해해야 스스로 변화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앞으로 디지털 화폐와 블록체인은 금융과 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통신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낼 것이다.

#10대를위한비트코인과화폐의역사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10대들이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시대를 미리 알고 준비했으면 해서다.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기 전, 규칙과 공략법을 미리 알아두면 게임 하기가 수월하듯.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화폐에 대한 것이 바로 이해가 된다. 나도 역사와 인물 소개가 이렇게 재밌고 쉽게 이해될 줄은 몰랐다. 책 표지에 있는 "설명은 최소로 이해는 최대로!"라는 말에 100% 공감!

돈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발전하는지 알면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돈의 형태와 자산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스스로 올바른 금융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인 디지털 금융 문해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남들 따라 투자하거나, 잘못된 정보에 속지 않고, 스스로 돈을 지키는 힘을 길러야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고 배우려는 자세다.

디지털이란 모든 정보를 0과 1이라는 숫자로 바꾸어 컴퓨터가 빠르게 처리하게 해주는 방식이다. 아날로그는 많은 다양한 값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컴퓨터는 계산하기가 매우 복잡해서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디지털은 0과 1로 단순화했기 때문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우리가 폰으로 사진도 보고 노래도 듣고 게임도 할 수 있는 게 이 빠른 디지털 방식 때문이었던 것이다.

아날로그 화폐는 동전이나 지폐이고, 디지털 화폐는 PC나 핸드폰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자. 이 디지털 화폐에는 가상화폐, 암호화폐,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가 있다.

가상화폐(Virtual Currency)가상의 특정 공간에서 사용하는 화폐다. 리니지의 게임 속 화폐인 아데나는 리니지 게임 속에서만 쓸 수 있다. 메이플스토리의 매소나 로블록스의 로벅스 역시 게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럼 네이버 페이나 토스 페이 같은 건 뭘까? 이것도 핸드폰 속에 존재하는데? 이런 페이 종류는 우리가 가진 진짜 돈을 쉽고 빠르게 쓸 수 있도록 돕는 결제 도구다. 그러니까 네이버페이나 네이버페이 포인트는 이런 금융 서비스의 확장으로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네이버 페이가 자체적으로 돈을 만들어내거나 통화 가치를 결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암호화폐(Cryptocurrency)란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암호화된 디지털 자산이다. 대표적인 비트코인(Bitcoin)은 2009년에 은행 없이 사람들끼리 직접 돈을 주고받으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누군가에게 돈을 보내려면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고 송금해야 하는 데 비트코인은 모든 거래와 기록이 블록체인이라는 곳에 공개적으로 저장된다. 그래서 누구나 거래내역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로 해킹은 불가능하다.

비트코인 말고도 이더리움(Ethereum) 이라는 암호화폐도 있다. 돈을 주고받는 것뿐 아니라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똑똑한 스마트 계약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 다른 암호화폐 리플(Ripple)은 국제 송금을 빠르고 저렴하게 처리하는 데 쓰인다. 이런 암호 화폐는 디지털 금으로 여겨지면서 아직은 결제용보다 투자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는 디지털 화폐 중에서도 정부가 직접 보증하는 화폐다. 가상화폐나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는 민간 회사나 네트워크가 만들고 관리하지만 CBDC는 정부에서 관리하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안에서만 존재한다.

게임 머니를 많이 질러본 나는 게임머니와 비트코인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다. 둘 다 진짜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나의 결론은 게임 머니는 게임 밖 세상에서 진짜 돈으로 바꿀 수 없는데, 비트코인은 진짜 돈처럼 전 세계 사람들과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비트코인은 주식처럼 가치가 변하며, 거래도 할 수 있고, 진짜 돈처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럼 알트코인(altcoin, alternative coin, 대안 코인)은? 비트코인 빼고 모두 다 알트코인이다. 비트코인처럼 가치가 오르락내리락 한다. 사람들이 어떤 코인을 좋다고 생각하면 비싸지고 별로라고 생각하면 싸진다. 이더리움도 비트코인이 아니니 알트코인이다. 이더리움은 미래의 금융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알트 코인의 대장이다.

이 책의 3장에는 디지털 화폐 혁명의 선구자들이 나온다.

현대 거시경제학의 아버지인 영국의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

디지털 익명성 및 프라이버시 기술 분야의 선구자 데이비드 차움(David Chaum),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s) 개념을 처음 제시한 닉 재보(Nick Szabo),

'블록체인'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더글러스 잭슨(Douglas Jackson),

2009년 비트코인을 개발한 사토시 나카모토(中本哲史, 그의 정체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더리움 개발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중국 최대의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자 마윈(马云Mǎ Yún, Jack Ma),

그리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다. 이 사람들의 업적과 이름을 기억해 놓으면 아는 척 좀 할 수 있을 듯?

나는 러시아의 프로그래머인 비탈릭 부테린이라는 이더리움 개발자가 마음에 들었다. 비탈릭이 가지고 있는 이더리움만 27만 개가 넘는다는데 이더리움 하나가 450만 원이라고 치면 1 조원이 넘는 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비탈릭은 이런 돈에 집착하기보다 이더리움이 이 세상을 더 좋게 바꿀 수 있다는 신념으로, 평생 놀아도 되는데, 계속 일하고 있다는 자체가 멋있다.

화폐에 대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건 어렵고 힘들지만 미래를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자. 돈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진 않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데 돈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학생들의 새로운 미래 진로를 찾는데 영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운동선수가 힘든 훈련을 하면서 미래의 경기를 준비하듯, 우리도 돈의 발전 과정을 살피며 미래의 디지털 화폐가 가지는 의미를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이 여러분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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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그곳에 우리 - 토스카나의 여유, 아말피의 설렘을 걷다
이홍범 지음 / 좋은땅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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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이탈리아의 로마, 아시시, 피엔차, 시에나, 피렌체, 나폴리, 폼페이, 소렌토 그리고 다시 로마에서 또 다른 여행을 그리는 13일간의 여정이 담긴 수필집이다.

가장 큰 특징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신 렌터카로 이탈리아를 여행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차 팁과 요금도 나와 있고, 기름을 꽉 채워서 렌터카를 반납해야 돈이 덜 든다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유럽 여행은 렌터카가 정답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렌터카 여행기는 처음 읽어본다. 그래서인지 여행기 곳곳에 여유로움이 한가득 들어 있었다. 여행을 이렇게 여유롭게 하면 저절로 힐링이 될 것 같다.

저자가 친하게 지내는 부부들이 있다. 이 그룹 이름은 옥타브다. 8명의 멤버들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숫자 8을 나타내는 라틴어 옥타(octa)에서 가져왔다. 2주에 걸친 이탈리아 여행은 이 옥타브 멤버들과 함께했다.

나는 이 옥타브 멤버들의 여행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핵심적인 여행 일정만 전체가 함께 보내고 모든 일정을 커플마다 상황에 맞게 자유롭게 한 것. 심지어 막내 커플은 부인과 딸이 먼저 로마로 들어가서 5일 동안은 둘이서 지내다가 남편을 로마에서 만나는 일정을 택했다. 이렇게 각자의 취향과 형편을 존중하는 따로 또 같이 여행이 참 좋아 보였다.

저자인 이홍범 변호사님은 대기업에서 30여 년간 사내 변호사로 활동 했다. 꾸준히 여행에 관심을 기울였던 저자는 40여 개국을 여행하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했고 효율적인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 자연스럽게 익숙해졌다. 그래서 이렇게 옥타브 멤버들과 함께한 여행 기록을 독자들과 공유하게 된 것이다.

여행할 때 여행지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미리 해가면 여행의 의미가 더 깊어지고 경험도 풍성해진다. 저자는 방문할 주요 장소에 대해 일부 멤버들에게 미리 준비를 맡겼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 나중에는 멤버들이 하루씩 돌아가며 그날의 일정을 준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한다. 각자의 참여 의식도 높아지고 여행의 재미와 몰입감도 깊어질 것이다. 이것이 따로 또 같이 여행의 묘미일까?

사진 하나가 한 편의 에세이가 된다. 사진은 그저 글과 나란히 있을 뿐이지만 한 폭의 그림처럼 그 자체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유럽은 아무 데나 찍어도 예술이 된다더니. 저자는 글을 쓰면서 그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을 첨부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글과 사진이 각자 따로 따로 놀지도 않는다는 출판사 리뷰가 읽는 내내 생각났다.

사진이 글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풍부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다비드 상 이야기를 하며, 진짜 다비드상 사진과 여기저기에서 찍힌 가짜 다비드상 사진을 보는 것도 재밌었다. 사진 퀄리티도 뛰어나고 종이 질도 고급스러워 책장을 넘기는 내내 만족이었다.

이 책이 다른 여행기와 다른 건, 변호사님 답게 문학적인 표현을 하지 않고, 그 공간이 저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것을 맛보고 느꼈는지 심플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점이다. 도시나 명칭의 유래에 대한 설명도 간단 명료해서 좋았다.

나는 솔직히 여행을 가면 무엇을 느껴야 할지 모르겠다. 여행은 맛집에서 맛있는 거 먹고 유명한 곳에서 사진 몇 장 찍고 오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내가 우리나라 여행을 하기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이곳은 어떤 역사적 사실이 있었던 곳이고, 그것을 통해 현재 내가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 공부하고 갔을 것이다. 경주에 갔었는데도 인증샷 찍고 온 게 다였다는 사실이 매우 아쉽다. 공부하고 여행을 떠날 생각은 어째서 한 번도 안 해봤을까?

"토스카나의 여유, 아말피의 설렘을 걷다"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토스카나의 그림 같은 언덕, 아시시의 고풍스러운 골목, 르네상스의 숨결이 살아있는 피렌체, 베수비오 화산과 폼페이가 있는 항구 도시 나폴리를 거쳐 아말피 해안의 절경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글을 읽노라면 매 순간 이탈리아를 제대로 만끽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토스카나아말피가 이 책의 부제라 더 꼼꼼하게 읽었다. 토스카나는 우리나라로 치자면 서울인지, 서울의 한 지역을 말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 검색해 봤다. 우리나라에는 주라는 개념이 없지만 미국처럼 이탈리아도 주가 있다. 토스카나주에 피사 시가 있고 여기에 피사의 사탑이 있는 것. 나의 얄팍한 지식으로는 토스카나 하면 피사의 사탑밖에 생각이 안 난다. 피사의 사탑은 이 책에는 나오지 않는다.

토스카나 주에 있는 너무도 아름다운 크레타 세네시(Crete Senesi)라는 곳을 들어보았는가? 이곳은 나무들과 흰 점토로 덮인 언덕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토스카나 농촌이다. S자 형태의 커브 길 양쪽으로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늘어선 길은 토스카나를 대표하는 사진의 단골 배경이라고 한다. 트러플 새우깡 때문에 나도 송로버섯을 알게 되었는데, 여기는 흰색 트러플 송로버섯 산지로도 유명하다.

여유로운 토스카나의 농촌에서 느린 삶의 미학을 발견한다. 느긋하게 식사하며 와인 한 잔을 나눈다. 바쁘게 살아온 저자에게 진정한 휴식의 시간이 되었을 것 같다. 외국 여행은 유명한 관광 명소들을 빠듯한 일정에 맞춰 순례하고 오는 것이 다라고 생각했던 나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화장실은 아이디 카드가 있어야 들어가고 나올 수 있었다는, 황당한 화장실 탈출기도 여행하시는 분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정보다. 요즘 세상에도 소매치기가 있다고 하니, 이 또한 사람 많은 곳에 갈 때는 아주 조심해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카페에 폰 올려놓고 화장실 갈 수 있을만한 나라가 아니란 거다.

치비타 디 반뇨레조(Civita di Bagnoregio) 마을은 그 독특한 지형과 역사 때문에 '죽어가는 도시(The Dying City)' 또는 '하늘 위의 섬'으로 불린다. 마을로 들어가는 유일한 통로인 300 m에 달하는 멋진 다리는 1인당 €5의 입장료가 있다. 주민들이 이 마을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덕분에 전 세계에서 연간 85만 명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영화에서나 가능한 꿈의 마을 같다.

알고 보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유명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의 실제 모델이 된 곳이었다!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듯한 고립된 지형, 오랜 세월을 간직한 중세 건축물들, 그리고 주변의 웅장한 자연 경관이 정말 현실 세계가 아닌듯한 독특한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내가 가 보고 싶은 여행지 1위가 베네치아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치비타로 바뀌었다. 2위는 북유럽 가서 오로라 보기, 3위는 몽고 사막 가서 쏟아지는 별하늘 보기인데, 추위와 더위라는 악조건 때문에 보면야 좋겠지만 안 봐도 그만이다.

일출을 보기 위해 치비타로 향한다. 사진으로만 보아도 우와~ 어떻게 이런 색이 있을까? 산등성이 위로는 솜뭉치 같은 몽글몽글 구름바다가 너무 멋있다. 환상적이고 신비로워서 실제로 봐도 가상현실이라고 착각할 것 같다. 자동차 타고 이런 환상적인 일출 풍경을 볼 수 있다니!

나폴리에서 가장 유명한 골목인 스파카 나폴리(Spacca Napoli)도 신기했다. 스파카라는 말은 둘로 쪼갠다는 뜻인데 골목이 나폴리를 둘로 나눈 듯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골목을 항공사진으로 찍은 것을 보면 지진이 나서 동서로 땅이 갈라진 것처럼 둘로 쪼개져 있다. 한강이 강남과 강북을 나누는 것과는 또 다른 색다름이었다. 물이 아니라 골목이어서 더 신기했던 것 같다.

아말피는 이탈리아 캄파니아 주에 있는 나폴리로부터 남동쪽으로 47km 떨어진 곳이다. 깎아지른 절벽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아말피 해안은 말 그대로 그림 같았다. 우리나라는 점점 빌딩 숲에 아파트 일색으로 바뀌어 가는데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부러웠다.

저자는 혼자만의 여행이 아닌, 소중한 이들과 함께한 순간들에 초점을 맞춘다.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함께한 이들과 만들어가는 이야기이며, 서로에게 의미 있는 추억을 선물하는 과정이다. 글과 함께 어우러진 사진들은 그 순간 우리가 그곳에 있었다는 흔적을 선명하게 남긴다.

이미 이탈리아 여행을 몇 번 다녀오신 분들은 새로운 관점과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똑같은 곳을 가봤다면 그때의 누군가와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할 수도 있고, 나처럼 유럽에 못 가본 사람은 가만히 앉아서 유럽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어? 거기 나 알아~" 하면서.

저자의 담담하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장은 아무 생각 없이 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독자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빠져 나와 잠시 이탈리아에서 여유롭게 다양한 음식들을 맛보며 와인 한 잔 또는 맥주 한 잔을 마신다.

이 책을 읽으니 이탈리아에 관한 다양한 역사와 상식도 많이 알게 되었다. 나 혼자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다면 이렇게 꼼꼼하고 자세하게 보고 오지 못했을 것이다. 나도 티본스테이크는 한번 먹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치비타로 가는 길에 보는 🌅 일출은 사진도 너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토스카나의 황금빛 언덕길을 달리고 아말피 해안의 눈부신 절경을 가르며 달려온 2주간의 여정. 옥타브 멤버 전원과 함께한 이 아름다운 여행은 도로 위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그곳에 우리 마음속에도 잊지 못할 길을 새겼다.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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