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탐미 : 다섯 가지 힘 - 세계를 매혹시킨 K-뷰티 힘의 원천
고병수 지음 / 좋은땅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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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의 탐미(耽美)란 탐미주의(耽美主義, Aestheticism)할 때의 탐미다. 즐길 탐(耽)에 아름다울 미(美)자를 써서 아름다움을 즐기고 거기에 빠진다는 뜻이다. 이 탐미야말로 K-뷰티 산업이 탄생하고 발전한 뿌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화장품 업계에 계신 분들과 뷰티 관련 분야 취준생들, 한류를 타고 세계적으로 성장한 K-뷰티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인문학적 관점에서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미(美)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아름다움의 본질을 연구하는 학문은 미학(美學, Aesthetics)이다. 원래는 비례, 조화, 통일성에 적합한 질서를 의미했지만 근대에 들어서면서 남성 중심의 시각에서 외모 지상주의인 루키즘이 대세를 이루게 되었다. 그래서 한때 쌍꺼풀 수술이 엄청나게 유행했나 보다.

얼짱 문화는 2000년대 초반에 등장했는데, 외모가 뛰어난 얼짱들이 SNS에서 인기를 끌면, TV 출연이나 광고 모델 등 다양한 상업적 기회를 얻는 한국에만 있는 문화 현상이다. 사람을 납치하고 금품을 빼앗은 범인 얼굴이 잘생겼다는 이유로 '강도 얼짱'이란 별명이 붙고 동정 여론까지 생겼다는 것이다.

나도 여자는 날씬하고 예쁘기만 하면, 어떤 잘못도 다 용서가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성형 수술도 유행하고 쌍꺼풀 수술은 애교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외모지상주의(Lookism)가 화장품 산업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해서 좀 놀랐다. 우리나라 K-뷰티 산업의 급성장 배경에는 한국 사회의 외모지상주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코스맥스, 셀트리온 등 주요 기업에서 마케터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K-뷰티의 원동력인 '다섯 가지 힘'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이 책은 단순한 화장품 산업 분석을 넘어, 소비 트렌드를 읽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탐미는 이 다섯 가지 동력에 의해 현실화된 것이다. K-뷰티는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라는 탐미 의식과 노력이, 산업과 기술을 통해 구체적인 제품과 트렌드로 실현된 것이다.

1. 아줌마

우리나라 사회에서 아줌마라는 단어는 강인한 생명력과 끈기를 상징한다. 가족을 돌보려고 묵묵히 산업의 중심에서 방문 판매원으로 활동했던 아줌마들은 K-뷰티의 첫 번째 힘이었다. 아줌마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이라고까지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화장품 방문 판매원에서부터 웅진 코웨이 렌털의 코디님들까지 판매자이자 소비자였던 우리 어머님들의 막강한 에너지로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하고 한류 아이돌들을 탄생시켜 지금처럼 잘 살게 된 것이 아닐까?

2. 생존 경쟁

우리나라는 치열한 경쟁 사회다. 그래서 외모를 가꾸는 것도 경쟁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요즘은 자연 미인이 더 대접을 받는다. 도깨비의 김고은이나, 태풍 상사의 오미선 사원 역을 맡은 김민하, 그리고 전여빈은 정말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게 더 예뻐 보인다. 성형미인은 딱 보면 너무 예쁜데, 어딘가 모르게 어색해서 다시 보고 싶지 않다.

외모는 오래전부터 자기표현 수단이자 사회적 생존 도구였다. 외모를 가꾸기 위한 방법으로 화장품만큼 실용적인 것은 없다. 그래서 저자는 생존 경쟁을 K-뷰티의 두 번째 힘으로 꼽았다. 솔직히 얼굴이 예쁘지 않더라도 피부만 고우면 무조건 점수 따고 들어가는 것 같다.

3. 자연환경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기후는 어성초, 인삼, 쑥과 같은 풍부한 천연 물질이 많다. 그래서 한국의 자연은 화장품 원료의 보물 창고라고 불린다. 한국의 자연은 K-뷰티의 세 번째 힘이다.

병풀, 천연 세라마이드, 녹차, 인삼, 유자, 대나무, 토코페롤, 프로폴리스, 식물성 히알루론산, 식물성 콜라겐 등 K 뷰티의 자연 성분과 발효에 대한 것은 책을 참조하자. 특히 동결 건조 화장품과 비건 화장품이 마음에 쏙 든다.

업사이클링이라는 말도 알게 되었다. 리사이클링과는 달리 업사이클링은 원래 버려질 운명이었던 자원에 창의성과 가치를 더해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폐기물의 화려한 부활이다.

예를 들면 바다 생태계를 위협하는 존재인 불가사리를 업사이클링 해서 콜라겐을 추출한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한다든가, 오렌지와 레몬 껍질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고, 맥주 생산 과정에서 남는 보리 부산물을 업사이클링 해서 헤어와 보디 케어 제품을 개발하는 등이다.

4. 손재주

한국인의 젓가락과 빨리빨리 문화는 손재주를 바탕으로 한 정밀함과 유연성을 만들어 냈다. 정교하고 세심하면서도 빠른 한국인의 손재주는 K-뷰티의 네 번째 힘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젓가락질 하는 민족이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지배할 것이라고 예견했다고 한다. 찔러서 먹는 공격적인 포크에 비해 젓가락은 다치지 않게 집는 평화적인 문화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젓가락 문화는 한국인의 손재주와 지능 발달의 비결로 전통과 현대적 가치를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다.

K-뷰티에서 네일 아트와 타투가 인기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화장품은 토너 같은 액상, 립스틱 같은 고상, 클렌징 같은 페이스트상, 알로에 젤 같은 젤상이 있다. 혁신적인 K-뷰티 제형 기술에 나오는 다층 구조 제형, 캡슐 제형, 고체·액체 하이브리드 제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5. 한류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류 스타들이 사용하는 한국 화장품들은 곧바로 세계 팬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에 따라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한류는 K-뷰티의 다섯 번째 힘이 되었다.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한류가 손을 잡으면 시장에서 확실한 수익을 보장받는다. 그래서 이 한류의 영향으로 화장품과 음악, 콘텐츠 등 한류 품목의 수출이 급증했다고 한다. 글로벌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도 급상승했다.

K-POP의 글로벌 성공에는 강력한 팬덤이 있었다. 일례로 BTS의 성공 뒤에는 아미라는 강력한 팬덤이 있다. 이들은 조직을 구성해서 BTS가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게 지원한다. 떼창과 응원봉은 팬덤의 상징이다. 나도 깜짝놀랐는데, 2022년 BTS의 라스베이거스 공연에서 응원봉은 약 100억 원어치 판매되었다고 한다. K-POP은 팬덤 자체를 수출하는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제 서울은 뷰티 산업의 글로벌 허브가 되었고 한국 여성들의 부드럽고 빛나는 피부는 세계 여성들의 동경의 대상이다. 싸고 좋은 화장품들도 우리나라에 너무 많으니, 화장품 관광을 온다는 소리가 이해가 된다. 옛날에는 마스크팩을 왕창 사간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요새는 마이크로 니들샷 등 기능성 화장품과 이중 세안을 위한 오일 클렌징, 색조 화장품, 화장 도구 등 다양하게 사 간다고 한다.

최근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K-아이돌처럼' 화장하는 법을 배우거나, 자신의 퍼스널 컬러를 진단받아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는 등 체험을 중요시한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서 싸고 좋은 화장품을 많이 만들어서, 전세계 누구나 돈 없는 사람들도 예뻐질수록 있게 해 주겠다는 따뜻한 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p.206 K-팝과 K-드라마가 K-뷰티 확산에 영향을 주고, K-뷰티는 가수와 배우의 외모를 돋보이게 해 줌으로써 더 많은 글로벌 팬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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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비행사 조니 김
이정주 지음, 안상선 그림 / 윌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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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생일이나 크리스마스처럼 특별한 날, 자녀에게 선물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초등 고학년이 아니라 초중고 학생들과 부모님들도 함께 읽기를 권한다. 글씨도 크고, 그림도 많은 데다가 200페이지도 안 돼서 금방 읽을 수 있다. 게다가 소설처럼 다음 이야기가 마구 궁금해진다. 도파민 뿜뿜이다. 나도 감동의 눈물을 흘려가며 읽었다.

조니 김처럼 되라는 게 아니다. 작은 성공이라도 어제의 나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면 이미 성공의 대열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책이라도 배울 점이 있고, 어떤 일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조니가 주차 위반 딱지 떼는 일을 하면서도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법을 배웠듯이 말이다.

환경이 안 좋더라도 우리에게는 헤쳐 나갈 저력이 있다. 조니도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때문에 엄마와 동생을 보호할 힘을 기르려고 네이비실에 가지 않았는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는 일, 누군가에게 모범이 되는 일은 너무도 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니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주류점을 했다는데 팔지 않고 본인이 마셨나 보다. 조니는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어머니와 남동생을 구하고 싶었지만 힘이 없어, 이불 속에서 기도만 했다.

조니가 초등학생 시절에는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유명한 나라가 아니었기 때문에 미국 아이들은 아시아에서 온 아이들을 대놓고 무시했다고 한다.

어딜 가나 동양인 이민자라는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 했고, 너희 가족은 미국이 부자 나라니까 돈을 구걸하러 왔다며 조니를 가난한 나라에서 온 거지새끼라고 놀렸다. 엄마가 정성껏 싸주신 김밥은 까만 종이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한국에서 온 거지들이 먹는 쓰레기 음식이라며 도시락을 엎어버렸다.

산타모니카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 조니는 성적이 좋았다. 하지만 조니에게는 꿈이 없었다. 엄마가 바라는 대로 좋은 대학에 가고 의사나 변호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다. 아빠의 폭력을 견디며 하루를 살아내기도 힘겨웠기에 꿈을 꾸기도 어려웠던 것이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자신이 겪는 가정폭력에 대해 알리고 싶지 않아 친구도 사귀지 않았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조니는 어느 날 지원자 중 고작 6% 정도만 살아남는다는 네이비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도 네이비실에 가게 되면 저렇게 강해질까 생각한다.

조니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살고 싶지 않았다. 어릴 땐 아빠가 무서워 숨어 지냈지만 이제는 몸도 마음도 컸으니 맞서 싸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무엇보다도 위협과 폭력 앞에 맞서는 강한 사람이 돼서 엄마와 동생을 지키고 싶었다.

어느 날 술 취한 아빠가 엄마에게 총을 겨누었다. 조니는 엄마를 지키려고 아빠에게 덤볐다. 하지만 술 취한 아빠는 10kg 짜리 덤벨로 조니의 머리를 내리쳤고, 조니는 20바늘 이상 꿰매게 되었다. 다행히 조니에게 총을 겨누었던 아버지의 총알이 빗나가 벽에 박혀서 조니는 살아남고, 아버지는 뒷문으로 도망갔다.

다시 집안에 있는 다락방으로 돌아온 아빠는 경찰에게 총을 쏘아 냈고, 결국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힘든 시간을 보내던 조니는 대학을 가지 않고 네이비실(Navy SEALs)에 지원하게 된다. 공부보다 정신과 육체를 먼저 단련하고 싶어서였다. 네이비실에 대한 것은 책에 자세히 나와있다.

엄마는 오로지 조니와 동생만을 위해 살았다. 아빠의 폭력을 견딘 것도 아들인 조니가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엄마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니는 저는 더 강한 사람이 되어 우리 가족을 지키고 싶다며 네이비 씰에 입대한다.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던 조니 김은 소중한 친구 라이언을 잃는다. 아무리 전투 의무병으로 훈련을 받았어도 소중한 친구를 구할 수는 없었다. 전쟁터에서 생명을 구하려면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던 조니는 라이언의 죽음을 계기로 의학을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고 네이비실을 떠난다.

2009년 샌디에이고 대University of San Diego (USD) 수학과에 진학한 조니는 네이비실에서 쌓은 체력으로 밤샘 공부와 시험의 무게를 이겨냈다. 열심히 공부한 결과 올 A로 3년 만에 조기 졸업을 한다. 게다가 하버드 의과대학 Harvard Medical Schoo(HMS)에 장학금으로 입학한다.

조니는 공부가 힘들 때마다 생각한다. 하버드 의대는 엘리트 교육을 받으러 온 게 아니라 전쟁터에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전문 지식을 쌓으러 온 것임을.

그 즈음 조니는 결혼해서 아기까지 태어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강의가 없는 시간에는 주차 단속 알바를 했다. 일의 크기보다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한 조니는 주차 단속 아르바이트를 통해 세상을 배우며 의사가 되었을 때 가져야 할 태도를 만들어 가게 된다.

의사가 되어서도 환자의 사회적 지위나 재산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고 정성껏 치료하는 자세를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의과대학 과정을 마친 조니는 하버드 대학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MGH)에서 레지던트로 수련했다. 결심했던 대로 조니는 응급의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한다. 응급의학과의 의사는 단순히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사가 아니라 모든 의학 지식을 갖추고 가장 짧은 시간에 생명을 지키는 의료전문가다.

거기서 조니는 깨닫는다. 응급의학과는 총과 탱크가 없는 전쟁터라는 것을. 적과 싸우는 게 아니라 부상과 질병과 싸우는 새로운 전쟁터라는 것을.

이렇게 수련을 마친 후 의사가 되어 미국 해군으로 돌아간다. 의사가 돼서, 군대의 의료 수준을 높이겠다는 결심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해군의 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수료하고 조종사 자격은 물론 초음속 항공기 헬리콥터 조종사 과정까지 마친다.

그러다가 의사이자 나사NASA 우주 비행사였던 스콧 패러진스키(Scott Parazynski)의 강연을 듣고 나사에 지원하게 된다. 나사가 실시하는 1차 시험에 합격하고 몇 달 동안 면접과 시험을 본 결과 2017년(22기) 18,000여 명의 지원자 중 단 12명만 뽑는 우주비행사 후보생으로 뽑혔다.

8년간 준비하고 실제 우주정거장 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서 8개월간 우주 생활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조니에게 우주에서 돌아온 지금 심정을 묻자 중력이 있는 지구에서 발이 땅에 닿으니 너무나 편안하다고 말했다. 땅에 발을 딛고 걸을 수 있어 행복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눈을 크게 뜨고 찾으면 발이 땅에 닿는 것조차도 행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기와 물, 이렇게 당연히 있는 것들도 생각하기에 따라서 얼마나 귀한지 모른다. 그러니 우주만큼 신비로운 나 자신은, 조니 김처럼 되지 않더라도,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귀한 존재가 아닌가!

8개월 동안의 우주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날, 10살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자기도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자 매일 새로운 꿈을 꾸고 도전하면 된다고 했다.

조니 김 역시 어릴 때 왕따도 당했지만 힘들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라는 자극과 용기를 주었고, 아저씨는 천재냐는 질문에는 나는 천재가 아니고 늘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을 뿐이라고 답한다.

네이비실 미국 해군 특수부대 군인,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거쳐 우주비행사가 된 조니 김을 두고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인간이 아니라 하느님이 몰래 보낸 슈퍼히어로라는 농담이 떠돌았다고 한다. 하지만 조니는 이런 직업을 꿈꾼 적이 없다. 그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역할을 선택하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현재 그는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인류를 다시 달해 보내고 그다음에는 화성 탐사까지 이어지는 21세기 최대의 우주 탐사 계획이다. 만약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 조니는 달에 발을 내딛는 최초의 한국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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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의 시대 - 인류 문명을 바꿀 양자컴퓨터의 미래와 현재
이순칠 지음 / 해나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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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의 세계』를 썼던 카이스트 이순칠 명예교수님은 쏟아지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 위하여 개정판까지 냈지만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다음 두 가지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기가 어려워 이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1. 언제 쓸 만한 양자 컴퓨터가 나오는가? 2. 어떤 형태의 양자 컴퓨터가 최후 승자가 될 것인가? 그래서 나도 이 두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책은 양자 물리학을 바탕으로 한 양자 기술 과거, 현재, 미래를 다룬 책이다.

1. 언제 쓸 만한 양자 컴퓨터가 나오는가?

암호를 풀 정도의 훌륭한 양자 컴퓨터라면 2035년 정도는 되어야 나올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는 1000 큐비트 초전도 양자 컴퓨터를 2025년에 시작해서 2033년에 완성하기로 로드맵 되어 있는데 IBM에서는 2023년에 이미 1000큐비트 양자 컴퓨터를 발표했고,10년 정도 수준차가 있다고 한다. IBM에서는 2033년까지 10만 큐비트를 가진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겠다고 공표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기업 비밀이 10년 후에는 공개되어도 괜찮으면 상관이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금부터 양자 컴퓨터가 뚫지 못하는 양자 내성 암호를 걸어두는 연구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양자 컴퓨터는 공개 키 암호체계와 비밀키 암호체계의 격파에 모두 효율적이므로 암호를 제대로 푸는 양자 컴퓨터가 개발되면 암호화폐 계정은 모두 해킹당할 수 있으며 채굴도 독점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오면 당연히 암호화폐는 무용지물이 된다. 저자는 지금 비트코인의 시세는 1억 원도 넘는데 나 같으면 10년 이내에 모두 처분하겠다고 한다.

전자 서명의 안정성을 높이려면 소인수 분해에 기반한 공개키 암호체계 대신에 양자 컴퓨터가 효율적으로 뚫지 못하는 격자 암호 등을 사용하면 된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국정원의 후원으로 양자 내성 암호 국가 공모전을 열고 있다.

2. 어떤 형태의 양자 컴퓨터가 최후 승자가 될 것인가?

초전도, 이온덫, 중성원자, 광자, 양자점, 점결함 양자 컴퓨터와 위상 양자 컴퓨터 중에서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는 끝까지 알 수 없다.

책에 나온 비유가 인상적이다.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될 확률을 총책임자에게 물으면 100%, 중간 관리 책임자에게 물으면 60%라고 답하는데, 맨 아래 실무자에게 물으면 날아가면 기적이라고 답한다는 것이다. 양자 컴퓨터의 오류 정정과 확장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자 컴퓨터 개발이 넘어야 할 산들을 생각하면 이 농담이 웃을 일은 아니라고.

양자 컴퓨터를 연구하는 사람 중에 양자 컴퓨터 회사 주식을 가진 사람은 없고, 앞으로 양자 컴퓨터가 실용화되어 큰 변화를 일으켜도 돈을 많이 버는 연구자는 없을 거라고 한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여기까지 온 것만도 기적이라니, 앞으로도 기적 같은 혁신은 계속될 것으로 예측한다.

나는 암이나 치매, 당뇨병과 같은 대표적인 노화성 질환의 기전을 분석해서 불로 장생을 가능하게 하는 신약이 개발되지 않을까 한다. 비만 약 위고비가 한 달에 100만 원 정도라는데, 만약 양자 컴퓨터가 노화를 역전시키는 약을 개발하면 한 달에 100만 원만 받을까? 저자는 앞으로 20년 정도 더 버틸 수 있는 사람들은 양자 컴퓨터 덕에 영생을 얻을지도 모르니, 이를 대비해 돈을 좀 많이 벌어두라고 한다.

양자 컴퓨터 덕분에 계산 능력이 아주 좋아지면, 전쟁을 하기 전에 상대방과 나의 전력을 정확히 입력해서 내가 이길 수 있는지 없는지도 알게 되므로 전쟁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드론이 사용되는데, 이왕이면 기술이 빨리 발전해서 전쟁이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양자 컴퓨터 기술은 녹색 비료, 분자 모델링, 단백질 접힘, 탄소 포집, 태양전지 디자인, 배터리 디자인 등 분자 시뮬레이션 연관 문제를 해결한다. 세계 경제 포럼에서는 양자 컴퓨터가 최우선으로 적용될 분야를 분자 시뮬레이션 분야라고 보았다. 분자 시뮬레이션의 대표적 응용 분야는 신약 개발이다.

원작 폭탄보다 기후 온난화에 대한 공포가 더 커지는 요즘 탄소 제로나 중립은 인류가 당면한 숙제다. 양자 컴퓨터는 탄소 중립에도 기여한다. 탄소 포집이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물질을 찾고 이산화탄소를 다른 물질로 변환하는 효율적인 화학 결합을 찾는 일이다. 양자 컴퓨터는 분자 결합을 시뮬레이션해서 이런 물질을 만들 수 있게 해 준다.

현대자동차, 미츠비시 벤츠 등은 양자 컴퓨터를 이용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에 쓰이는 전극이나 촉매 물질이 새로 개발되어 배터리의 효율을 2%만 높여도 나머지 배터리 회사들은 전멸할 것이다.

경로 최적화, 전력망 최적화처럼 최적화 문제는 양자 컴퓨터의 응용이 가장 먼저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금융산업에서는 파생상품 가격 결정과 포트폴리오 최적화다. 슈퍼컴퓨터로 어떤 문제를 푸는데 150억 년이 걸린다면 그 문제는 풀기가 불가능한 문제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양자컴퓨터가 하루 또는 일주일에 풀 수 있다면 이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양자 컴퓨터도 우리가 쓰는 고전 컴퓨터처럼 이진법을 쓴다. 예를 들면 원자에서 전자가 가장 반경이 작은 궤도를 도는 상태와 그보다 반경이 큰 궤도를 도는 상태를 0과 1로 사용할 수 있다. 양자 상태가 고전적인 상태와 가장 다른 점은 중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산에서 0과 1을 나타내는 상태를 비트(Bit)라고 부르듯, 양자 컴퓨팅에서는 양자 비트라는 뜻으로 큐비트(Qubit)라고 부른다. 비트가 0 또는 1 중 하나만 갖는다면, 큐비트는 0이면서 동시에 1인 상태를 가질 수 있다.

Q : 양자 컴퓨팅에서 0과 1이 중첩된 상태에 NOT 연산을 가하면 1을 0으로 바꾸는 동시에 0을 1로 바꾼다. 10개의 큐비트가 있다면 개개 큐비트가 2개씩의 상태를 가지므로 모드 몇 개의 상태를 만들어내는가? (p.88)

A : 10개의 큐비트가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는 전체 상태의 개수는, 큐비트 1개가 0과 1, 두 가지 상태를 가지고, 큐비트 2개는 00, 01, 10, 11의 네 가지 상태를 가지는 식으로 계산하면, 큐비트 10개는 2를 10번 곱한, 2의 10제곱인 1,024개의 상태를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중첩된 상태에 연산을 가하면 1024개의 숫자에 동시에 연산이 된다. 이렇게 동시에 여러 개의 연산을 하는 것을 병렬 처리라고 부른다.

10큐비트가 1,024라면, 30큐비트는 약 10억이고, 50큐비트만 해도 약 1,125조이다. 내친김에 100큐비트는 얼마인지 AI에게 물어보니 12억 6천7백65경 조 개 또는 12 해 6765경 개라고 한다. 1해는 1억의 1억 배이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숫자가 나왔다.

호기심 발동! 그럼 1000큐비트는? 약 10의 301제곱 개다. 전 우주에 있는 모든 원자를 가지고도 일반적인 계산을 할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경우의 수를 동시에 표현하고 계산할 수 있는 값이다. 이것이 바로 과학자들이 1000큐비트 수준의 양자 컴퓨터를 '양자 우위(Quantum Supremacy)'의 시대로 보는 이유다. 이 정도 큐비트가 되면 기존의 슈퍼컴퓨터로는 절대 풀 수 없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병렬 처리가 빛을 발하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데이터 검색이다.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고전 컴퓨터로는 300년쯤 걸리는 검색을 양자 컴퓨터를 쓰면 1분 정도면 찾을 수 있다. 양자 컴퓨터와 우리가 쓰고 있는 고전 컴퓨터의 계산 속도는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그 차이가 커진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세상의 모든 것은 저절로 더 무질서해지려는 성향을 가진다는 것이다. 엔트로피란 어지럽혀진 정도를 말한다. 쉽게 말하면 냅두면 지저분해진다는 뜻. 엔트로피를 줄이려면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그냥 우리집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확 될 것이다. 하루만 설거지를 안 해도, 하루만 빨래를 안 해도 엉망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깨끗한 집을 원한다면 매일 청소를 하고 설거지도 하고 쓰레기도 바로바로 갖다 버려야 한다. 나의 노력인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하다.

아파트가 있다. 이것은 질서 있는 형태다. 하지만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의해 무질서한 상태인 돌무더기나 흙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그래서 건물을 다시 튼튼하게 유지하려면 계속해서 돈을 들여 수리를 하거나 보수를 해야 한다.

두 개 이상의 양자 입자가 얽혀 있을 때, 한 입자의 상태를 알게 되면 다른 입자의 상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시스템의 엔트로피는 여전히 증가하며 이는 양자 얽힘이 시스템의 정보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방식과도 연결된다.

이렇게 어지러워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엔트로피는 옛날 고전적 열역학에서 현대의 양자역학까지 자연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개념이다. 이 엔트로피는 단순하게 어질러진 것이 아니라, 세상이 가진 정보와 에너지가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한지 보여주는 중요한 잣대다.

이 책은 양자 기술의 원리는 설명하지 않는다. 그래서 양자 기술의 근간이 되는 속성인 얽힘(Entanglement)에 대한 내용은 맨 뒤에 부록으로 빼놓았다. 얽힘은 양자 세계의 속성 중에서도 가장 양자스러운 것이어서 이 속성을 이용한 양자 기술은 또 한 번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벨 부등식 실험을 통해 양자 얽힘의 실재를 입증해서 2022년 노벨 물리학 상을 받은 알랭 아스펙트 (Alain Aspect) 등이 증명한 내용은 이 책의 부록을 읽어보자. 벨 테스트(Bell Test)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벨 테스트는 벨 부등식(Bell's Inequality)이라는 수학적 규칙을 실험적으로 검증한 것이다. 교양 과학 서적을 읽는 독자 중에서 2022년도 이 노벨 물리학상 수상 사유를 이해하고 있는 분은 극소수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이해할 수 있다면 멋진 일 아닐까?

양자 컴퓨터는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를 바꾸어 놓을 것이다. 양자 통신은 보안 분야에, 양자 센서는 국방과 의료 분야에 주로 사용될 것이고, 양자 컴퓨터는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주의 시작과 끝은? 생명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같은 철학적 문제들에 관심이 크다면 양자 컴퓨터를 공부해보자.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확실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현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으면 적어도 혼란은 줄일 수 있다. 그래서 누구나 양자 기술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어려운 내용인데도 재밌게 술술 읽힌다. 교수님의 지식의 깊이를 알려주는 듯하다. 이해가 깊을수록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쓸 수 있기 때문이다. AI로 검색하고 동영상을 보며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고 읽으니 더 재밌었다. 양자의 세계는 정말 신비 그 자체다. 그래서 이 책은 한글을 읽을 줄 아는 모든 분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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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바나나 - 매일매일 쓰는 제미나이 AI 매일매일 AI 시리즈 2
문수민 외 지음 / 생능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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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구글이 만든 아주 똑똑한 그림 그리기 AI인 나노 바나나에 대한 책이 나왔다! 포토샵으로 하는 전문적인 보정 기술이 없어도, 프롬프트에 텍스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누구나 다 멋지게 사진을 편집할 수 있다. 사진 편집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간단한 입력으로 배경을 바꾸거나, 물건을 새로 넣거나 없앨 수도 있다.


나노 바나나 코드명이다. 구글은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할 때, 내부적으로 과일 이름을 코드명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 나노 바나나 역시 구글의 이미지 생성 AI 모델인 제미나이 2.5 플래시 이미지 기능을 부르던 내부 코드명이다. 이 재미있는 코드명이 뛰어난 성능과 맞물려 사용자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면서 공식 명칭 대신 별명으로 굳어진 것이다.


단순한 이미지 편집 기능뿐만 아니라, 사람 얼굴도 바꿀 수 있고, 생성한 이미지를 바로 영상으로 만들 수도 있다. 여러 이미지를 조합해서 완전히 새로운 장면도 연출한다. 나도 이 책 겉 표지 사진 찍은 것을 프롬프트에 추가하고, 초등학생이 컴퓨터를 하는 모습 안에 넣어 달라고 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만들어 준다.


PART 1. 기본

파트 1에서는 나노 바나나의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노하우 10가지를 배운다. 주체와 행동 그리고 배경을 작성하는 뼈대 구성하기, 방해되거나 모호한 키워드 제거하기, 형용사를 활용한 이미지 묘사하기, 원하는 화면 비율과 조명, 색감, 와이드샷, 하이 앵글 샷과 같은 시점, 지브리나 반 고흐, 팝아트 스타일을 사용하는 프롬프트에 대해 배운다.


입체감을 살리는 강한 주광, 오렌지색 보조광, 네온사인 간판 조명, 배경광, 정면광, 측면광, 역광 따뜻한 빛, 푸른빛 조명 등 인물의 실루엣을 표현하는 배경광 등 조명 프롬프트도 책의 사진을 참고하여 내가 원하는 이미지로 바꿀 수 있다. 

이미지 구도를 결정하는 카메라 샷 프롬프트도 매우 유용하다. 와이드샷, 웨이스트 샷, 바스트 샷, 셀프샷, 드론 카메라 샷, 오버 더 숄더 샷, 클로즈업 샷, 익스트림 클로즈업 샷, 하이 앵글 샷, 로우 앵글 샷, 크레인 샷, 더치 앵글 샷 등 생소하지만 이런 프롬프트 이름을 알아야 자유롭게 사진을 편집할 수 있다.


PART 2. 편집 및 합성

제미나이 무료 사용과 구독하는 방법 및 프롬프트 입력 창의 구성을 알아본 다음 조금 더 고급 기술을 익힌다. 나노 바나나 화보처럼 사진 변경하기, 광고 사진처럼 부분 채도와 듀오톤 보정하기, 옆면 일상 사진을 정면 증명사진으로 만들기, 간단한 손 그림으로 원하는 포즈로 수정하기, 동일한 캐릭터 복사하기, 피부 보정과 표정 변경하기, 구글 지도를 이용해서 핫스폿 여행 장소 합성하기, 패션 책 목업 만들기 등등 재미있는 프롬프트가 가득하다. 와~그저 감탄사만 연발할 뿐이다!


나노 바나나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정보를 조합해서 이미지를 생성한다. 책에는 푸들과 말티즈 이미지를 합성해서 말티푸 이미지를 만든 후, 강아지 하우스와 합성해서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법이 나온다. 이미지에서 인물의 의상과 소품을 자유롭게 분리하고 재구성도 할 수 있다.

PART 3. 디자인 스킬

사진에서 특정 부분만 추출하여 일러스트 스타일의 로고로 변환하고, 문자를 수정해서 로고를 완성한 후, 이를 인물 사진과 합성하여 최종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다.


상품 사진 하나로 다양한 연령 인종 체험의 모델에게 적용시켜 볼 수도 있고. SNS 홍보용 사진과 전단지를 만드는 법도 너무 간단하다. 


에코백 디자인하는 법, 팝업 광고창 이미지 만드는 법, 반려동물 사진으로 캐릭터 디자인 시트 만드는 법, 캐릭터로 다양한 동작의 이모티콘을 제작하는 법 등등 이런 모든 과정을 프롬프트 입력으로 한다는 게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제품 이미지 하나로 분해도와 제품을 홍보하는 광고 이미지까지 프롬프트 입력으로 가능하다니! 이 손 선풍기처럼 어떤 것이든 다양한 작업을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할 수 있다.


원본 녹색 자동차 이미지 하나로 생성한 분해도도 놀랍다. '자동차 외형은 유지하면서 전기차 부품 구성으로 분해도를 작성해 줘, 생성한 분해도에서 전기차 부품의 명칭을 영문으로 표기해 줘, 외형도 요즘 트렌드에 맞게 전기차 형태로 디자인해서 완성차로 보여줘' 이런 식으로 프롬프트를 입력한다.


이사 가기 전, 거실 사진을 찍고 책상과 소파 좌우 배치, 천정과 벽면에 전등과 작품 배치, 빈티지 인테리어, 팝아트 인테리어, 미드 모던 센추리 인테리어, 한옥 목조 인테리어, 얼음&빙하 인테리어 등 인테리어도 다양한 스타일로 바꿔볼 수 있다. 


캐릭터로 굿즈를 만들기 전에 나노 바나나로 굿즈 제작을 사전에 시뮬레이션 해보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여러 디자인을 비교해서 제작 효율을 높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으니 정말 놀랍지 않은가?


PART 4. 실무 콘텐츠 제작

나노 바나나는 인물 사진만으로 프로필 영상과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월 19.99불을 내야 한다.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유튜버, 빠른 시각화가 필요한 디자이너 및 기획자 등 유료 버전이 꼭 필요하신 분들이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무료 버전만으로도 충분하다.


무료 버전으로 책에 있는 3D 애니메이션 스타일에서 고양이만 추출해서 커튼 밑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그려 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그려줬다. 


책에서 구글 지도에서 개선문을 찾고, 개선문을 3D로 합성하는 곳을 읽다가 이 책 표지 사진을 다시 추가해서, '파리의 개선문을 배경으로 한 거리에 놓인 이 책을, 하늘은 별이 가득한 밤에 따뜻한 조명을 받고 있는 이 책을, 오른쪽 끝으로 보내서 입체적으로 표현해 줘'라고 생각나는 대로 엉성하게 프롬프트를 입력했는데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너무나 근사하게 만들어 줬다.


영상에 효과음과 성우 목소리 넣기, UI와 인포그래픽 프로필 커버 만들기, 이미지를 3D로 만들기, 메쉬에서 2D 이미지를 3D로 생성하고, 윈도우 3D 뷰어로 불러와 확인하기, 위스크로 생성된 이미지로 영상 만들기, 캡컷으로 영상 합치기, 구글 AI 스튜디오에서 나노 바나나 활용하기 등 천천히 하나씩 따라 해 보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게 전 과정을 사진으로 알려준다.

합성 외에도, 이 책을 참고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사진 편집을 카톡 대화하듯 나노 바나나에게 부탁하면 된다. 처음에는 그냥 내가 이 사진을 어떻게 해 줬으면 좋겠는지 자꾸 연습하다 보면, 좀 더 다양한 명령을 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때는 이 책이 그 다양한 명령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난 처음에 나노 바나나라고 해서 사진 편집 앱 이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가 매일 애용하는 제미나이의 사진 편집 기능을 나노 바나나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제미나이 프로 버전은 일일 이미지 생성이 1,000개인데 반해, 무료는 100개지만, 이것만으로도 매우 충분하고, 너무너무 만족스럽지 않은가? 나노 바나나 안 쓸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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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왕 정세권 - 집을 지어 나라를 지킨 조선 최초의 디벨로퍼
김경민 지음 / 와이즈맵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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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북촌익선동 한옥마을이 떠오르면서 정세권(鄭世權)이라는 이름도 저절로 기억이 난다. 꼭 이곳이 아니라 한옥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바로 생각날 것 같다. 나는 평소 사람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데, 우리나라를 위해 애써 준 것이 고마워서인지 이름이 그냥 뇌리에 새겨져 버렸나 보다.

우리는 왜 정세권을 기억해야 할까? 고마움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그를 기억한다는 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와 평안함이 일제 강점기 때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한 이런 숨겨진 위인들 덕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세권의 호는 (基本農舍)의 줄임말인 기농(基農)이다. 농사는 농업이라는 뜻이 아니고, 살아가는데 기초가 되는 집이라는 뜻이다. 한옥을 통해 민족의 기본을 세우는데 근본이 되는 집을 지어 민족의 삶과 문화를 보전하겠다는 건축 철학이 담겼있다.

기농 정세권은 조선 최초의 디벨로퍼이자 민족운동가다. 디벨로퍼는 부동산 개발 전문가다. 보통 개발업자라고 한다. 땅을 사서 어떤 건물을 지을지 기획하고, 돈을 마련하며, 설계, 시공사 선정, 공사 관리, 마케팅, 분양 및 임대까지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모든 절차를 기획, 총괄하고 책임지는 전문가다.

그는 일제가 주도하는 도시 개발과 토지 정책에 맞서 북촌 일대에 한옥을 대량으로 건설하고 보급한 독립운동가이자 기업가이다. 청계천을 기준으로 위쪽은 북촌, 아래쪽은 남촌이라고 했는데, 일본 사람은 남촌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북촌에 모여 살았다.

정세권은 일제가 우리 주거지를 차지하려는 것을 막고, 우리가 살 수 있는 기본적인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북촌에 개량 한옥을 대량으로 보급했다. 서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분양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살게 되었고, 우리의 주거 공간을 지킬 수 있었다. 사람 수가 국력이다!

p.49 아버지는 항상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사람 수가 힘이다. 일본인들이 종로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 정세권의 둘째 딸 고 정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개량 한옥을 다양한 계층의 조선 사람들에게 보급되었다. 그래서 북촌 여러 지역에 건설된 한옥 대단지에는 이전보다 많은 수의 조선인이 거주할 수 있었고, 일본 거주 지역이 남촌을 넘어 북촌으로 확장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디벨로퍼로서의 그는 개발 업자이자 부동산의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 낸 창조자였다. 집값이 올라 많은 서민들이 갈 곳이 없어지자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한옥의 규모를 축소하고, 아파트와 비슷한 편리한 구조로 바꾸어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공급했다.

대규모 근대적 한옥 집단 지구가 탄생한 것이다. 소유자인 디벨로퍼의 입장에서는 10평 원룸 한 채를 소유하는 것보다 5평 원룸 두 채를 소유하는 것이 소득이 더 많았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살게 되었다.

일본인의 경제력은 조선인에 비해 월등해서, 만약 자본력을 갖춘 조선인 디벨로퍼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일본인들이 북촌 지역의 토지를 대량 구입했을 것이며, 적산 가옥 주택 건설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랬다면 지금 우리는 북촌 한옥마을이 아니라 대규모 적산 주택 단지를 보고 있었을 것이다.

조선인 디벨로퍼들의 존재는 단순히 조선식 한옥을 대량으로 공급했다는 측면을 넘어서 일제 강점기 경성 내부에서 유일한 조선인 거주 공간이었던 북촌을 지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조선인의 북촌이 있었기에 삼청동 계동 익선동의 근대 한옥 집단 지구가 지금까지도 보존된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동산 개발 회사인 건양사(建陽社)를 설립했다. 건양사를 통해 공급된 이 개량 한옥은, 전통미는 살리고, 생활은 편리하게 만든 도시형 한옥이었다. 작은 규모의 개량 한옥을 대량 공급한 결과 중산층 이하 서민 계층이 경성을 떠나지 않고 살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었다. 경성은 서울의 옛 이름이다.

정세권인 본인이 건설한 한옥의 품질을 검수하려고 한옥 집단 지구를 개발하면 온 가족이 일정 기간 그곳에서 거주했다. 실제로 살아보면서 집의 하자 등을 고치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포디즘(Fordism)은 20세기 초반 미국의 헨리 포드가 도입하여 발전시킨 대량 생산 및 대량 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생산 방식이다. 제품과 부품, 그리고 작업 과정까지 표준화하고 단순 반복적인 작업으로 세분화한다. 이렇게 하면 미숙련 노동자도 생산 라인에 투입할 수 있다.

건양사가 개발한 창신동 한옥 집단 지구의 모습은 스케일은 작아도 미국 롱아일랜드 소재 레빗 타운과 비슷한 모양새의 주택을 대량으로 건설한 흔적이 너무 비슷했다.

대량 생산과 비용 절감으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표준화와 규격화는 필수 요소인데, 한옥을 지을 때 표준화된 규격화를 시도한 점이 놀랍다. 그 덕에 더욱 싼 가격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았던 조선 사람들에게 건양사의 주택은 구세주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정세권은 신간회, 조선물산장려회, 조선어학회 등을 후원하면서 민족운동의 대열에 참여했다. 정세권은 조선물산장려회관을 직접 건설하여 기증하고, 회관 운영비와 기관지 등 연간 운영비의 반액 이상을 지원했다. 정세권의 재정적 후원과 노력 덕분에 한때 침체했던 조선물산장려운동은 다시 활기를 띠게 된 것이다.

조선물산 장려회관은 다양한 상공업자들이 상품을 진열할 수 있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했고 이를 정세권의 건양사가 도맡았다. 그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회관에서 팔 수 있는 물건을 모아, 진열관에서 전시하고 판매했다. 생산과 판매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다.

염매시(廉賣市)는 싸게 파는 시장이라는 뜻으로, 조선물산장려회가 주관했던 행사의 명칭이다. 국산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할인 장터 역할을 하며 대 성황을 이루었다. 하지만 조선물산장려회를 민족운동으로 간주한 일제의 조선총독부에 의해 강제 해산된다.

정세권의 조선어학회 참여는 목숨을 건 독립운동이었다. 그는 조선물산장려운동 중 이극로를 만나면서 조선어학회를 후원하기 시작했고, 출판업계 대표의 한 사람으로서 이극로의 활동도 전폭으로 지지했다. 안재홍도 가담했는데 이들 모두 조선어학외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고 고문을 당했다.

정세권에 대한 연구는 건축학계에서는 근대식 한옥 집단 지구의 작은 한옥을 건축한 집장사로, 역사학계에서는 조선물산장려회의 재정을 담당한 인물로, 한글학과 인문학계에서는 조선어학회를 후원하고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탄압을 받은 인물로 연구되어 왔다.

하지만 저자는 다양한 분야에 흩어져 있던 정세권에 대한 기록을 모아 정세권을 통합적으로 연구해서 이 책 <건축왕 정세권>을 발간했다. 그래서 그가 단편적인 활동가가 아니라, 집을 지어 나라를 지킨 조선 최초의 디벨로퍼이자 위대한 애국지사이며 민족 운동가임을 온 세상에 알렸다. 이 점에서 이 책이 가진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북촌과 익선동 한옥마을은 수많은 사람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분비는 관광 명소다. 그곳에 혹시 방문할 일이 있다면, 이제는 경성 전역에 한옥 대단지를 건설한 조선 최초의 디벨로퍼이자 민족운동과 정세권을 기억하자. 그리고 이 책과 이 책을 다양한 언어로 번역한 것을 그곳에서도 팔아서 <건축왕 정세권>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정세권이 실천한 일들은, 내가 가진 능력이 무엇이든, 그것을 함께 나누고 공유할 때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어떻게 보면 역사책인데 한 인물을 중심으로 누구나 익숙하고 친숙한 장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니 지루하지 않고 더 재밌게 읽게 되었던 것 같다.

큰돈을 가져서가 아니라 누구나 다 각자가 가진 만큼 내 가까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어찌보면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써서 정세권 선생님이 계셨고 이런 일들을 하신 분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작은 일 역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애국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평안함은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유산이다. 우리가 각자 있는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한다는 건, 그래서 나와 내 주위를 밝고 행복하게 만드는 건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행복한 ''라는 유산을 잘 지키고 나누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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