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말투는 아이의 감정이 된다
우치다 겐지 지음, 오현숙 옮김 / 퍼스트페이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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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노력과 능력을 인정받고, 제대로 평가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동기부여의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칭찬을 남발하면 역효과를 낳는다. 칭찬은 성장을 도울 수 있게, 노력한 과정을 칭찬해야 한다. 결과만 칭찬했을 경우, 결과가 안 좋으면 좌절할 수 있지만, 과정을 칭찬하면 다시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 무엇 때문에 칭찬받았는지 까먹기 때문에 그 즉시, 바로 칭찬해야 한다.

이 책의 원제(1分で大切な事を伝えるお母さんの話し方)를 직역하면 "1분에 중요한 것을 전달하는 엄마의 말 하는 법"이다. 부모의 말투를 바꾸고, 아이에게 핵심만 전달하는 1분 대화법으로, 자존감이 높은 아이, 사랑받는 존재라고 느끼는 아이, 그래서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많이 많이 경험할 수 있는 아이가 될 수 있게 부모가 바뀌어야 한다고 알려주는 책이다.

1분!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키워드다. 글자 수로는 350자 전후다.

10분 내내 칭찬만 듣는다고 생각해 보자. 꾸중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로 듣기 싫다. 칭찬도 꾸중도 모두 임팩트 있게 1분 이내에 말해야 한다. 어른들도 요점 없이 횡설수설 말하면 듣고 싶지 않은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이 책은 내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부모님 세대까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어서 내게는 더 특별했다. 아이와의 대화는 물론 남편과 이야기할 때도 1분을 계속 의식하니까, 책을 읽더니 논리적으로 말한다는 칭찬까지 들었다. 실은 아무 생각 없이 말하던 것을 "1분 안에 무슨 말을 전할까?" 하고, 한 번 생각한 다음 말한 것뿐인데 효과가 최고다. 말이 길면 횡철 수설 하는 것으로 들리고, 말이 짧으면 논리가 없더라도 논리적이라고 느껴지나 보다.

노력한 과정을 칭찬한다.

나도 칭찬 남발이 안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 이유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잘했을 때만 칭찬받으면 칭찬하는 사람의 감정이나 평가에 의존하게 되므로 자발성보다는 지시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해내지는 못했지만 과정, 즉 노력을 칭찬하면 아이는 노력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이것이 아이의 성장에 커다란 플러스 요인이 된다.

나는 엄마에게 "많이 좋아졌구나, 이렇게 오래 연습하다니 엄마는 감동했어, 엄마를 도와주려고 해서 참 기뻤단다"라는 말 대신 "네가 하는 게 그렇지, 넌 안 하는 게 도와주는 거야, 괜히 일 두 번 하게 만들지 말고 공부나 해"같은 말을 들으며 자랐다.

지금 같으면 엄마에게, 엄마가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떻겠냐고, 이런 말 대신 이렇게 말해 달라고 알려줬겠지만, 그때 나는 너무 어려서 상처만 받았다. 그 상처들이 이제서야 이 책을 통해 조금 치유가 된 것 같다.

남과 비교하면 안 되는 이유

비교는 오로지 과거의 자기 자신과 해야 한다. 멋진 말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쳤는데, 이 책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남과 비교하면 동료 의식보다 경쟁 의식이 커져서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어쩐지 나와 그렇게 친했던 친구가 몇 년 전 강남으로 이사 간 이후, 연락이 끊겼다. 다른 사정이 있었을 수도 있는데 비교를 하니, 나를 무시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앞섰다. 스스로 자존감이 뚝뚝 떨어졌다. 이때 김미경 강사님의 말이 생각났다. 강사님도 지하방에 산 적이 있었는데, 남과 비교하고 싶어질 때마다 자신에게 집중하며 1분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말이었다. 남과의 비교도 1분 안에 끝내자.

비교가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해로운 것처럼, 무엇을 해냈을 때만 보상을 주는 조건 제시 역시 아이의 의욕을 꺾을 수 있다. 성공했을 때만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끼게 되고, 아무것도 보상이 없으면 노력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서평단을 꾸준히 해 올 수 있었던 것 역시 오로지 책과 독서라는 것 외에는 어떤 보상도 없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독서 자체가 보상이 되어 스스로 성장해 가는 것이 느껴질 때마다 행복하다. 우리도, 우리의 아이들도 무엇을 꼭 성취해야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이뤄낸 게 없어도, 오로지 존재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다.

부모가 바뀌면 해결된다

아이의 문제는 부모가 바뀌면 해결된다는 알프레드 아들러의 말이다. 나는 바꿀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사람이 남 탓하기 좋아한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다. 듣기만 하고 나 자신이 먼저 바뀔 생각은 안 했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를, 또는 남편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사람은 나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형이니까 참으라고 말해왔던 엄마가, 이 책을 읽고, 먼저 양쪽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줬다고 하자. 아이들이 싸우는 것은 바뀌지 않았다. 엄마가 화내지 않고 침착하게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준 것만 바뀌었다. 부모가 먼저 변했다. 그랬더니 아이들끼리 서로 화해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부모가 바뀌면 해결된다는 뜻이다.

아이가 대화의 주인공

부모가 바빠서 아이와 대화를 나눈 적이 없으면, 그 아이 역시 대화를 할 줄 모르는 어른이 된다. 나도 엄마가 바빠서, 나랑 놀아주거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 그러니 지금의 나는 남의 이야기를 들어줄 줄 모르는 어른이 되었고, 내 아이도 나와 대화한 적이 없으니 무뚝뚝한 아이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이에게 그동안 대화를 나눈 적이 없는 부모여서 미안하다고 꼭 사과를 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무뚝뚝한 아이가 하는 말을 열심히 들어 주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대화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늘 아이, 즉 상대방이다. 아이가 대화의 주인공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어야 서로가 전달하려는 내용이 무엇인지 좀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대화를 통해 아이도 부모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게 되고, 그래야 스스로 행동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효율적인 이용법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체크포인트 10가지 중 체크된 항목이 있는지 확인한다. 나는 책을 읽을 때는 다 기억하는 것 같았는데 체크 포인트로 확인을 해 보니, '아이가 잘 이해하지 못할 때, 시간을 들여 설명한다'는 문항이 맞는지 아닌지 애매했다. 몇 번이고 좀 쉬운 말로 자꾸 설명해 줘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바로 60페이지로 가서 확인했다.

어떤 내용이든 가능한 한 자세하게 설명하면 안 된다! 아이에게는 별로 효과가 없다. 그래서 1분이라는 시간제한이 필요했던 것이다. 용건만 간단히! 아이에게는, 핵심을 이미지로 떠올릴 수 있게,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로, 1분 이내에 전달해야 한다.

이렇게 전체적인 책의 내용을 체크 포인트를 통해 정리한 다음, 이럴 때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궁금할 때마다 차례에서 해당 부분을 참고하면 된다.

칭찬을 남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칭찬해 주면 좋을까? 언제 칭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까? 어떤 식으로 표현하면 좋을까? 하며 내 아이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격려 방법을 생각해 보자.

"설마 이걸 칭찬해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지?" (p.141)

참고로 이 책 곳곳에 나오는 선으로 된 그림은 가만히 보니 한 붓 그리기를 한 것이다. 아이와 함께 한 붓 그리기 연습을 해 봐도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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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기름의 배신 - 의사도 속은 건강의 적 8가지 기름의 진실과 식단 해독 혁명
캐서린 섀너핸 지음, 유영훈 옮김 / 정말중요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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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하고 싶은 말을 한마디로 말하면 공장plant을 거쳐서 나온 먹거리 말고 식물plant을 먹자는 거다. 1부 맨 앞 장에 "식물plant에서 온 건 먹고, 공장plant에서 만든 건 먹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걸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여질 때 명확한 판단 기준이 되어줄 것이다.

플랜트plant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식물과 공장이다. 플랜트는 석유화학 플랜트처럼 큰 규모의 공장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처럼 작은 규모의 공장은 팩토리라고 한다. '정말 중요한 출판사는 정말 중요한 정보만 담을 책을 출판하는 곳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은 식물성 기름을 안 쓴지 오래된 나에게도 정보 쇼크였다!

왜 식물성 기름을 주방의 독극물이라고 할까? 어떻게 식물성 기름을 손절할 수 있을까? 식물성 기름만큼 나쁜, 정제 탄수화물과 단백질 파우더, 액상과당도 나오는데 정제 탄수화물과 액상 과당이 해롭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단백질 파우더가 깡통 영양소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1부에서는 식물성 기름의 독소가 우리가 두려워하는 염증성 퇴행성 노인 질환으로 어떻게 발전하는지 살펴본다. 2부에서는 콜레스테롤에 대해 알아보고, 3부에서는 우리의 건강을 스스로 지키고 관리하는 법을 배운다. 식물성 기름을 식별하고 피하는 요령, 단 2주간의 해독 디톡스 과정도 실려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설마 여기에도 식물성 기름이 들어갔을까? 아니겠지? 이렇게 혼자서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원재료원재료명을 확인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영양정보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원재료에 식물성 기름이 들어있나만 확인해서 안사면 된다.

그런데 이것을 선별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식물성 기름인 것을 절대 알 수 없도록 매우 다양하게 어려운 표현을 사용한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식물성 기름이 들어 있을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아니 과자가 탄수화물이지 어떻게 거기에 식물성 기름이 들어간다고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말린 과일에 식물성 기름이 왜 필요하며, 냉동 피자에 식물성 기름을 쓸 일이 뭐가 있냐는 말이다.

집에 있는 도시락 김에도 카놀라유가 들어있었다! 그래서 무소금 김을 샀는데, 상품 설명에 원재료명을 아무리 찾아도 없길래 소금도 안 뿌렸으니, 기름도 안 발랐겠지 싶어 주문했다. 포장지에 있는 원재료명을 보니, 옥배유와 참기름이 들어있다. 옥배유는 처음 들어봐서 옥이라는 말이 뭔가 좋은 느낌이고, 참기름은 좋은 기름이라 당장 뜯어서 먹었는데 맛있었다. 찾아보니 옥배유란 옥수수 기름이었다. 나처럼 7가지 무첨가, 해썹 인증, 품질 인증 사진 등 그럴싸하게 만들어 놓은 상품 설명을 믿지 말고 원재료 명이 나와 있지 않은 상품은 사지 말자!

집에 있는 라면에도 대두유가 사용되었고, 건면이라 안심했더니 수프에 식물성 기름을 사용했다. 하물며 견과류에도 원재료명을 보니 식물성 기름이 사용되었다. 더 재밌는 사실은 별로 의미 없는 영양 정보는 크게, 눈에 잘 띄게 표기를 하고, 원재료명은 이것저것 많아서 귀찮아서 읽어보기 싫게, 눈에 잘 안 띄게 해 놨다는 것이다.

어떤 것은 식물성 유지라고 되어 있는데 유지란 식물에서 추출한 기름을 총칭하는 말이라 정제유인지 압착유인지 애매하다. 가공유지(쇼트닝, 식물성 유지), 식용유지 가공품, 팜유, 팜스테아린유, 우지(쇠기름), 혼합 식용유, 팜 올레인 에스테르화유, 식물성 크림은 또 무엇일까? 내가 내린 결론은 유(油) 자가 들어가면 식물성 기름이라고 생각하고 안 사면 된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할수록 몸에 좋은 비싼 기름을 쓸 확률은 떨어진다.

샌드위치, 각종 파이와 과자류, 마요네즈나 샐러드드레싱에도 이 8가지 독극물인 식물성 기름이 들어있었다! 식물성 기름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머리도 이렇게 멍하게 만들고, 조금만 집안일을 해도 피곤해서 눕게 만들고, 집중력 저하는 물론 짜증도 잘 나게 만든 것 같다. 혹시 식물성 기름이 들어있지 않을까? 의심이 되면 귀찮더라도 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 원재료명을 꼭 확인하자.

아이스크림 제조사 직원들은 업계의 진실을 알기 때문에 시판되는 아이스크림을 사 먹지 못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을 통해 제대로 된 정보를 아는 것이 중요함을 새삼 깨달았다. 알아야 과대광고에 속지 않는다. 4무첨가! 이런 말에 속지 말고 식물성 기름을 썼는지 꼭 확인하자! 독을 돈 주고 스스로 사 먹고 건강을 잃고 나서는 누굴 원망할 것인가! 노후대책은 식물성 기름 끊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8가지 독극물인 식물성 기름이란, 옥수수기름(옥배유, 옥수수유), 면실유(목화씨유), 카놀라유(유채유), 대두유(콩기름), 해바라기씨유, 홍화유(홍화씨유), 포도씨유, 미강유(현미유,Rice Bran Oil)다. 이 식물성 기름과 함께 부분 경화유, 식물성 레시틴(유화제), 가공 유지 등의 기타 인공 지방도 먹으면 안 된다.

한 가지 더 조심해야 할 것은 가격이 저렴한 버터를 샀더니 거기에도 식물성 기름이 들어있었다는 것이다. 아뿔싸! 버터여서 안심했는데... 가격이 저렴한 것을 살 때는 없겠지 하고 추측하지 말고, 원재료명에 꼭 식물성 기름이 들어 있나부터 확인하자.

내가 건강을 위해 매일 먹고 있는 단백질 보충제단백질 바에 들어간 단백질 분말은 흰 설탕이나 다름없는 빈 깡통 단백질이라고 한다. 가공 단백질은 재빠르게 혈류로 들어가 혈중 아미노산 수치를 급증시킨다.

혈당 스파이크는 당화를 일으켜 생체 조직을 늙게 만드는데, 가공 단백질을 먹으면 일어나는 아미노산 스파이크도 혈당 스파이크와 같은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단백질을 너무 많이 먹으면 자가 면역질환은 물론, 신장이 손상되고, 신장 결석 및 고혈압, 통풍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다행히 원재료명우유·유청·대두·난백·완두·현미 단백질, 식물성 조직 단백, 대두· 우유 단백질 농축물, 분리 유청·대두 단백질 등으로 단백질이라는 말이 쓰여 있어 알아보기 쉽다.

내가 이제까지 계속 먹었던 단백질 두유에는 분리대두단백1과 분리대두단백2가 들어 있다. 그리고 대두 고형분이란 무엇인가? 이렇게 모호하고 알 수 없는 것을 먹으면 안 되겠다. 두유 대신 그냥 콩물 사서 먹어야겠다. 원재료명을 보니 서리태 두유액 100%, 정제수, 대두, 정제 소금이라고 되어있다. 몸에 좋은 것은 정말 누구나 알기 쉽고 단순한 것인가 보다.

식물성 기름은 신체의 모든 장기를 손상시키고 모든 병의 근원이 된다. 나는 당뇨 전단계라서 설탕과 과일을 먹지 않고, 빵, 떡, 국수 등 탄수화물도 줄였다. 그 대신 돈가스, 치킨, 핫도그 등 고기가 들어간 음식을 위주로 먹었다. 안에 고기가 단백질이니까.

집에서는 식물성 기름을 안 쓰면서, 밖에서 먹는 돈가스와 치킨은 왜 신경 쓰지 않았을까? 냉동 김말이를 사서 좋은 올리브유로 튀겨서 먹으면 건강식 일 거라고 생각했다. 김말이 포장에는 '3무첨가!'라고 되어 있지만 원재료명을 보니 콩기름이 들어있다.

내가 샐러드에 뿌려 먹는 드레싱에도 식물성 기름이 있다. 어쩐지 아무리 탄수화물을 줄이고, 설탕도 안 먹고, 고기와 단백질을 먹었는데 늘 피곤하더라니... 내가 이제까지 먹었던 공장plant에서 나온 모든 식품에는 화학 용매를 이용해서 정제한 정제유인 식물성 기름이라는 독이 들어있었다! 내가 자꾸 독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정말로 너무 맛있어서 프라이드치킨을 끊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서다! 코울슬로와 함께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1부의 4장 제목은 뚱뚱한 몸, 굶주린 뇌다. 딱 지금 내 상태다. 배가 고프면 짜증이 난다. 그래서 뇌에 에너지를 공급하려고 간식을 먹는다. 이런 배고픔은 정상이 아니라 대사가 파괴됐다는 신호라고 한다. 의지가 약한 것이 아니라 대사가 파괴돼서 못 끊는 것이다. 그래서 믹스 커피 끊는 것과 과자 끊기가 그렇게 어려웠던 거다. 그러니 식물성 기름을 더더욱 끊어야 한다.

엄마가 늘 내게 하던 말이 생각난다. "넌 어떻게 통화를 할 때마다 뭘 계속 먹고 있냐?"는 말이다. 나도 과자와 빵, 떡, 컵라면 등을 달고 살았다. 정상적인 배고픔은 활력을 준다. 하지만 나는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졌다. 과자 먹고 나면 바로 배가 고파서 또 다른 간식을 먹는다. 그리고 식사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마치 며칠 굶은 것처럼 걸신들린 듯 허겁지겁 먹는다.

배고플 때마다 먹어야 할까? 밥을 먹고 끼니 사이에 간식을 먹으면, 우리 몸은 지방 연소를 하지 않고 바로 지방을 축적하는 모드로 전환된다. 그래서 자꾸 배가 나오는 것이다. 건강한 간식은 없다! 딱 밥 3끼만 먹어야 한다! 간식 없이 하루 세 끼만 먹으라는 말이 너무나 섭섭하게 들리는 것은, 오랫동안 가짜 음식인 가공식품에 나의 뇌가 길들여져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최근에 난생처음 연골주사를 맞으러 갔는데, 75세 할머니 무릎보다 내 상태가 더 안 좋다고 한다.

식물성 기름을 끊으면 빠르게 개선되는 염증성 질환 목록(그림표 2-3)에는 알레르기, 천식, 여드름, 아토피 피부염, 습진, 지루성 피부염, 편두통, 만성 두통, 만성 방광염, 지방간, 내장지방, PMS 및 생리통, 생리불순, 섬유 근육통, 인슐린 저항성, 비만, 2형 당뇨병 등이 있었다. 당뇨 전단계인 나는 무조건 식물성 기름을 끊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계속 튀김류를 끊지 못하면 무릎 수술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안 피곤한 날이 없었다. 매일 매일 찌뿌드드한 날을 보내며 만성 피로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으로 노화가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임을 알게 되었다. 대사에 이상이 있는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단것을 먹으면 인슐린이 나와서 혈관 속으로 너무 많은 당이 들어가지 않게 균형을 잡아줘야 하는데, 하도 단것을 많이 먹으니까 인슐린이 배 째라 저항을 하는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말을 들으면, 인슐린이 배 째라 하는 거구나, 나 일 안 하겠다 저항하는 거구나 생각하자.

인슐린이 배 째라 하면, 전분이 많이 든 음식을 찾고, 당분에 목말라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나빠질수록 혈당 수치가 올라간다. 이런 인슐린 저항성 대사로는 자연의 섭리대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다. 에너지 생산이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워낙 몸이 비효율적인 상태인지라 일상생활에서 쓸 에너지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게으른 것이 아니었다.

복부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의 주범은 당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분이 들어간 음식을 최대한 먹지 않았다. 과일도 먹지 않았다. 하지만 당분은 정상 체지방을, 식물성 기름은 염증성 체지방을 만든다. 한마디로 당류 제한이 아닌 식물성 기름을 제한해야 했다! 여기서 말하는 당이란 올리고 당 같은 좀 건강한 당이지 콜라나 사이다 같은 음료나 과자에 있는 액상과당이 아니다.

이 책에 먹어도 되는 기름에 라드(Lard)라는 게 있어서 찾아보니, 돼지 지방을 정제하여 만든 기름이라고 한다. 라드의 어원은 라틴어의 'lardum'으로 돼지비계라는 뜻이다. 이 라드와 함께 요리용 지방 12가지를 알려준다. 나는 그중에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나 비정제 아보카도 오일을 쓴다, 그리고 생들기름과 참기름도 쓰고 있다. 들기름은 냉장 보관 참기름을 실온 보관한다. 비정제 코코넛오일은 나와는 향이 안 맞고, 기(Ghee)는 비싸서 안 쓴다.

참고로 달달한 탄수화물 음식과 달달한 음료를 먹으면 빠르게 피로가 풀리는 것 같은데, 단것을 먹어 혈당이 치솟으면 인슐린은 혈류의 과잉 당분을 빨리 체지방으로 바꾼다. 한마디로 당분은 즉석 에너지원이 아닌 즉석 체지방이다. 탄수화물이 가득한 음식을 먹고 몇 시간 만에 배가 고프거나 피곤해지면 그건 내 뱃살에 더 많은 지방이 붙는 느낌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나는 밥이든 뭐든 먹고 나면 졸려서 살 수가 없다. 이 졸림이 뱃살 찌는 신호였구나...

식물성 기름(씨앗 기름)을 골라내는 건 귀찮은 일이다. 하지만 거기에 들인 시간의 수천 배로 보상을 받는다. 2주만 끊어도 집중력도 좋아지고, 오늘도 기분이 좋다고 느끼는 날이 많아진다. 지루하고 단순한 작업을 하면서도 콧노래가 나온다. 오늘부터 당장 식물성 기름을 끊고, 이 말이 사실인지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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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혜린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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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명한 소설을 이제서야 읽으며, 데미안이 주인공이 아니라 에밀 싱클레어가 주인공이라는 것과, 막스 데미안의 데미안은 이름이 아니라 이 씨, 김 씨 같은 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막스는 독일에서 흔한 이름이고, 데미안이라는 성은 우리나라의 남궁씨처럼 희귀한 성이라고 한다.

<데미안>은 소년 싱클레어가 멘토인 막스 데미안의 도음으로 진정한 자아를 찾아 홀로서기를 한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깊이 있는 자아 발견의 여정을 다루고 있어서,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여 모두에게 사랑받는 성장 소설이 된 것 같다.

등장인물 이름은 어떤 소설이나 먼저 알아두고 읽으면 좋은데, 데미안과 싱클레어는 워낙 유명하니, 이 책을 읽기 전에 풀네임을 알아두면 어떨까 싶다. 데미안의 엄마인 에바 부인이 데미안을 부를 때 "막스"라고 하는데, 하도 '데미안'에만 익숙해서 막스와 잘 매칭이 안 됐었기 때문이다.

베아트리체는 싱클레어가 공원에서 만났던 이상적인 여성상이라 등장인물에서 제외했다. 싱클레어는 단테를 읽은 적은 없지만 어떤 영국 그림에서 베아트리체를 보았다고 한다. 나중에 그녀를 생각하면서 그렸는데 그 얼굴은 데미안이었다.

이 책이 #전혜린번역복원본 이라고 해도 나는 어릴 때 읽어보고 처음 읽는 것이라 다른 번역본과의 비교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읽다보면 고호를 고흐로 고치고, 까스등을 가스등으로 고치는 등 맞춤법을 바꾸기는 했어도 살짝 옛날식 표현이 있어서 더 정감이 갔다.

그리고 내가 가장 맘에 든 것은 희미하게 남아있는 그 새의 이름인 아프락사스다. 오디오북을 듣다보면 아브락사스로 표현하는데, 내가 기억하는 건 아프락사스였기 때문에 그 표기가 아주 반가웠다.

에밀 싱클레어(Emil Sinclair) : 나는 이제까지 주인공이 데미안인 줄 알았다! 에밀 싱클레어가 주인공이니까 데미안의 주인공이 누구냐고 지인들에게 질문해 보자! 이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은 에밀 싱클레어다. 우리는 싱클레어의 성장과정을 통해 정신적 성숙의 여정인 알 깨기의 과정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싱클레어는 어린 시절,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를 경험한다. '밝은 세계'는 부모님의 사랑과 보호 속에 있는 삶이며, '어두운 세계'는 거짓말, 폭력, 욕망으로 가득 찬 세계다. 싱클레어는 이 두 세계 사이에서 혼란과 갈등을 겪는다.

막스 데미안(Max Demian) : 주인공 싱클레어의 학교 친구이자 싱클레어가 기존 세계의 관념에 의문을 품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도록 이끌어 주는 상징적인 존재다. 싱클레어가 자신만의 길을 찾고, 선과 악의 이분법을 넘어선 내면의 참 '나'인 아프락사스의 세계로 안내한다. 중요한 건 안내자가 아니라 그 안내자인 데미안을 따라 아프락사스의 경지에 이르는 싱클레어다.

에바 부인(Frau Eva) : 막스 데미안의 어머니. 싱클레어가 꿈꾸는 이상적인 여성상이자 선과 악을 아우르는 '아프락사스'의 세계를 상징하는 존재다. 모든 본질의 어머니이자 무의식의 세계를 상징한다.

피스토리우스(Pistorius) : 오르간 연주자이자 신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 싱클레어에게 아프락사스(Abraxas)라는 신을 알려준다. 그리스어의 b 발음은 ㅂ과 ㅍ 둘 다 가능하므로, 아프락사스, 아브락사스 둘 다 맞는 표기이다. 이 책에는 아프락사스로 표기되어 있다.

아프락사스는 선과 악, 빛과 어둠,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포괄하는 신이다. 싱클레어는 피스토리우스에게 많은 영향을 받지만, 그의 생각이 과거에 갇혀 있음을 알고, 그를 초월해서 자신만의 길을 걷는다.

프란츠 크로머(Franz Kromer) : 싱클레어를 괴롭히는 불량소년. 양복집 아들로 아버지는 주정꾼이었고, 그의 온 가족은 평이 좋지 못했다. 책에는 '그는 명령했고, 그것이 오래된 관습인 듯이 우리는 명령대로 복종했다.'고 묘사된 것처럼, 지금의 학폭이나 괴롭힘이 뿌리 깊은 문제임을 보여주는 듯했다.

라틴어 학교 학생인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는 프란츠 크로머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그의 노예가 되어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데미안을 만나 싱클레어는 프란츠 크로머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얻는다.

헤르만 헤세는 이런 싱클레어의 내면적 갈등을 아주 섬세하게 보여줌으로써,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내게 프란츠 크로머 같은 친구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공부와 성적을 강요하는 부모님의 기대와 그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나 자신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트라이>라는 드라마를 보는데 "져도 괜찮아"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우리 엄마가 이런 표현을 할 줄 알았으면 학창 시절을 그렇게 힘들게 보내지 않아도 좋았을 텐데 싶었다. 져도 괜찮아, 공부 못해도 괜찮아, 좋아하는 걸 이것저것 해 보면서 네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하라는 말을 들었더라면...

이것이 문학의 힘이 아닐까? 진정한 자아를 찾는 것은, 고독하고 힘겨운 투쟁인 동시에,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여기서 내가 생각하는 더 넓은 세상이란 단순히 물리적인 넓은 세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세계 일주를 하면서 사는 삶을 '더 넓은 세상에서 산다'고만할 수 없듯이.

더 넓은 세상, 데미안이 추구하는 알을 깨고 나온 세계란, 단순한 세계라는 공간이 아닌 정신적인 상태라고 본다. 어떤 상황에서든 흔들림은 있지만 빨리 회복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과 더불어, 에피쿠로스 학파가 주장하는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인 동요가 없는 평온한 상태인 아타락시아(Ataraxia), 즉 평정심을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공부 못해도 괜찮아"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은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내 안에서 통합되어 버리는 부모님 세대의 알을 깨뜨리게 되었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하고 이제 나는 내 자녀에게 그런 말을 들려줄 수 있는 엄마가 된 것이다. 이것이 아프락사스가 아닐까?

데미안의 대표 문장인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p.158) 는 이 소설의 핵심 메시지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내면의 자아이자 진정한 목소리로, 싱클레어가 자신의 '알'을 깨고 나와 더 큰 세계로 나아가도록 이끌어준다.

싱클레어는 전쟁 중 부상을 입고 데미안과 재회한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이때 싱클레어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데미안과 닮은 자신을 발견한다. 데미안은 자신이 도달해야 할 이상이었던 것이다.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자신과 동일시하게 되는 결말은, 스스로의 힘으로 온전한 자아를 완성했음을 의미한다.

데미안의 마지막 문장을 '설민석 강독' 유튜브 동영상 마지막에 나오는 일반 번역본과 전혜린이 번역한 이 책을 비교해 봤다.

내가 이따금 열쇠를 찾아내서 나 자신 안으로 완전히 내려가면, 거기 어두운 거울 속에서 운명의 모습들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내려가면, 나는 그냥 몸을 숙여서 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기만 하면 되었다. 그 모습은 이제 완전히 그와 같았다. 내 친구이며 길 안내자인 그 사람과. (일반 번역, 유튜브 영상 참고)

내가 때때로 열쇠를 발견하고 어두운 거울 속에 운명의 모습이 어른거리는 나 자신 속으로 완전히 내려가면, 나는 검은 거울 위에 몸을 구부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나는 인제는 완전히 '그'와 같은 -내 친구이며 지도자인 '그'와 같은 나 자신의 모습을 거기서 본다. (p.293, 전혜린 번역)

전혜린 번역은 '그(데미안)'를 더 강조한 느낌이 든다. 데미안은 우리에게 자아를 발견하라고 외치는 듯하다. 그 자아란 세상의 기준을 떠나, 나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가치관을 따르는 자아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성숙한 자아를 가진다는 것은,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고 현재를 살아가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헤르만 헤세가 말하는 데미안(Max Demian)은 니체가 말하는 초인(Übermensch)과 비슷한 것 같다.

"네가 어떤 사람을 아주 자세히 살펴본다면 너는 그 자신보다 그에 관해서 더 많이 알게 돼." - p.96

이 문장은 단순히 관심 가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을 관찰하는 중요성까지 말하고 있는듯하다. 그래서 <데미안>은 한 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닌 것이다. 힘들 때마다 곁에 두고 읽으면, 스스로의 내면에서 세상의 껍질을 깨부수고 진정한 나를 찾아 그 길을 가라는 데미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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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생의 갱년기 다이어트
전미란(전선생) 지음 / 서사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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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고 가공식품의 섭취를 최대한 줄이고 신선한 과일과 야채 위주의 살아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식단에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게 되었다.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면 몸의 해독 능력이 강화되어 체내 염증 수치가 줄고, 관절뿐 아니라 머리카락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고 한다. 탈모 방지도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해독 레시피의 효과를 직접 경험한 증인이기도 하다.

이 책의 시그니처 메뉴는 무려 12kg을 빼게 해준 고구마 두부 수프다. 아주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샐러드와 드레싱 만드는 법부터 블랙 수프, 치킨 토마토 수프, 버섯두부 수프처럼 혈당 스파이크 없는 든든한 수프 만드는 법, 다양한 영양밥과 덮밥 만들기, 간단한 탕과 국 끓이기 그리고 건강한 간식 만드는 법도 알려준다.

샐러드

신선한 야채를 매일 새로운 드레싱에 버무려 먹는 것이 샐러드다. 나는 샐러드 하면 야채 믹스나 양배추 채 썬 것에, 마트에서 파는 다양한 종류의 드레싱을 뿌려 먹는 생각이 난다. 드레싱을 직접 만든다는 생각은 못 해봤다. 샐러드 재료도 단순한 야채가 아니라 고구마, 호박, 가지에, 시금치, 참나물, 취나물 등 나물류는 물론 버섯류와 해조류도 들어간다.

야채와 과일이 좋다는 건 아는데 어떻게 먹어야 할지 막막해서 오늘도 배달 앱을 뒤적이는 나와 같은 사람에게 딱이다. 나도 당뇨 전단계라서 식단을 조절해야 하는데 빵과 과자와 당류를 제한하는 것 외에 식단을 바꿔볼 생각은 못 했다.

'갱년기 다이어트'라는 제목을 보고 살을 빼야 무릎도 덜 아플 것 같아 살 빼려고 서평단을 신청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다이어트는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고, 전체적으로 내 몸을 해독시켜 건강을 찾아주는 디톡스 요리책이었다.

요리 초보도 만들 수 있게 조리법이 쉽고 간단하다. 천연 식재료와 소금, 후추와 같은 간단한 양념만 있으면 된다. 샐러드드레싱의 비법 역시 천연 재료다. 단맛은 야채와 과일의 자연스러운 단맛을 활용한다. 자주 쓰는 과일은 사과와 감과 참외이고 계란, 두부, 김, 견과류, 생들기름은 계절과 상관없이 사용하는 재료라고 한다.

약식동원

이 책을 읽고 나니 약식 동원(藥食同源)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다는 말이다. 천연 재료로 만든 모든 살아있는 음식이 우리 몸에는 약이다. 갱년기 다이어트 성공 후기에, 100일 동안 전 선생님 레시피만 따라 했는데 건강하지 않은 식재료로 인해 시들어가던 몸이, 단비 같은 올바른 먹거리를 만나 건강해졌다고 한다.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말도 사실인 것 같다. 전 선생님의 레시피대로 만들어서 먹었더니, 부기도 가라앉고, 피부도 좋아지고, 우울증도 극복했다는 후기를 보며, 약보다 건강한 식사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천연 재료들이 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어쩌면 방법을 몰라서 맛있게 먹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으로 매일매일 건강하고 맛있게 챙겨 먹을 수 있게 됐다.

콜라비, 눈개승마, 세발나물, 비름나물, 참나물 같은 단 한 번도 구매한 적이 없는 채소와 나물도 알게 되었다. 많이 쓰이는 탈피 들깨가루와 생들기름도 구매했다. 들깨를 고온에서 볶아 짜낸 기름은 들기름이고, 저온이나 냉압착 방식으로 추출한 기름은 생들기름이다.

들기름은 맛과 향이 강하고, 생들기름은 깔끔하고 담백하다. 생들기름은 영양소도 잘 보존되어 있지만 들깨 냄새가 거의 안 나서 아주 맛있었다. 나는 들기름은 냄새가 강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갱년기

나는 평생 갱년기인가? 몸이 찌뿌둥 하고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 깜빡깜빡하는 것은 어릴 때도 만만치 않았으니 그러려니 해도, 몸에 변화가 생겨서 그런지 아프고 힘들다. 하지만 무릎은 갱년기라 그런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관절은 꼭 병원에 다니며 미리미리 잘 관리해야 오래 쓸 수 있다. 갱년기는 나 자신은 물론 온 가족의 건강을 재점검하는 시기인가 보다.

꼭꼭 씹어 잘 먹기

다이어트의 기본은 꼭꼭 씹어 먹기다. 천천히 먹으면 포만감이 생겨서 과식을 막을 수 있다. 잘 먹는다는 것은 몸보신한다며 많이 먹는 것이 아니다. 몸이 힘들지 않은 음식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잘 먹는 것이다. 가공식품, 밀가루, 기름진 음식, 가공육 등 몸이 소화하기 힘든 음식은 안 먹는 것이 잘 먹는 것이다.

꼭꼭 씹어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허겁지겁 다 먹고 난 다음에야 생각난다. 하지만 어떤 분이 술도 마시지 않고 자극적인 음식도 안 먹었는데 위암에 걸렸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빨리 대충 씹어 먹으니 위에서는 많은 양의 위산이 만들어져 위궤양이 생긴다. 이 위궤양은 시간이 지나면 암으로 발전한다. 꼭꼭 씹어 먹기는 매우 중요한 식습관이다.

나는 지금 48kg이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말하면, 뇌는 그 상태를 실현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몸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 하지만 나는 48kg이 될 것이다! 나는 48kg이 되고 싶다! 같은 말은 안 된다. 원하는 몸 상태를 현재형으로 믿어야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지금 레몬즙을 짜서 마시는 상상을 해보자. 바로 입안에 침이 고인다. 이처럼 몸은 우리가 지금 무엇을 상상하느냐에 따라 반응한다. 목표 몸무게를 계속 상상하면 우리의 행동도 그 목표에 맞춰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도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해봐야겠다. "나는 58kg이다!"

이 책은 몸이 늘 피곤한 갱년기 여성뿐 아니라 당뇨와 고혈압은 물론, 다이어트, 피부 문제, 탈모, 불면증 등 원인 모를 이유로 고생하는 분들에게도 좋은 온 국민 해독 레시피다. 건강한 식습관으로 힘들고 아픈 갱년기를 이겨내자!

이 책 뒤쪽에 실려 있는 갱년기 다이어트 50일 프로그램을 그대로 따라 해도 좋고, 가장 맛있는 식단 몇 개를 골라서 그것을 일주일 단위로 식단을 재구성해도 좋을 것 같다. 자연에서 온, 몸이 좋아하는 음식은, 일주일만 먹어도 건강해지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까? 이 책을 식탁에 놓고 매일매일 따라 해 보면서 나도 다시 태어난 느낌을 가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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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통하는 보고서 작성의 비밀 - 1,000만 직장인을 위한 성공적인 보고서 작성의 4가지 조건 직장인을 위한 보고서 시리즈
임영균 지음 / 한빛미디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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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도 "나는 한 놈만 팬다"는 '주유소 습격 사건'이라는 영화 대사에 매우 공감한다. 아직도 인생을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살고 있지만 조금씩 계획을 세워서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는 시간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한 놈만 패는' 방식으로 일과 인생에서 좋은 결과를 많이 만들어 냈다고 한다.

강의도 오로지 보고서 영역에서만 한다. 이 보고서라는 한 분야만 집중해서 깊이 있게 공부한 때문인지 누가 읽어도 이해하기 쉽다. 한 분야에 정통할수록 지식을 내 머리에서 남의 머리로 옮기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일까? 보고서 관련 서적은 처음 읽어보는데, 너무 쉽게 이해가 쏙쏙 돼서 뼈해장국집으로 응용도 해보았다.

이 책의 제목이자 내가 생각하는 <잘 통하는 보고서 작성의 비밀>은 상대방(상사)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사가 원하는 것이 정보 전달인지, 의사 결정인지를 먼저 확인한 다음, 문장 역시 상대방의 입장에서 써야 한다. 내용도 상대방이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낱개가 아닌 덩어리로 묶는다. 또한 복잡한 텍스트 대신 차트나 이미지 등을 활용해서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보고서 본문을 쓰기 전에, 전체 내용을 3줄 정도로 간략하게 요약해 주는 방법도 추천한다. 상사가 바쁠 때 그 세 줄만 읽어도 어떤 내용인지 바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AI의 도움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 원하는 분량으로 전체 내용을 요약하는데 몇 초면 완성되니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 책은 누가 읽으면 좋을까? 당연히 보고서를 어떻게 쓰면 좋을지 모르는 사람이지만, 책에 재미있는 표현이 있어서 가져와 봤다.

자주 반려를 당하는 반려가 생활인 직장인, 보고서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말이, '나만 아니면, 잘해야 본전, 어차피 까임, 데드리프트, 전임자 모방, 안 쓰면 안 돼? 복사 붙이기'인 분, 보고서는 운이 좋으면 통과되고 운이 없으면 반려된다는 의미의 '모 아니면 도', 고쳐도 고쳐도 끝이 없다는 뜻인 '성형 전 얼굴', 끝도 없이 고쳐야 한다는 뜻인 '최최최최종'이라고 생각하는 분, 그리고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하는 시늉만 하면 된다는 '답정너 상사'가 떠오르는 분 등이다.

아들이 "엄마, 보고서 어떻게 써요?"라고 물었을 때 어떻게 말해주면 좋을지 생각해 봤다. 물론 이 책의 목차 순서대로 유형, 문장, 문단, 시각화를 중심으로 목차를 보며 설명해 줄 수도 있지만, 아들과 자주 뼈해장국을 먹으니 이것을 예로 들어보자. 상사가 대전에 있는 뼈해장국집 개수를 조사해서 보고서를 쓰라고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보고서의 유형 파악하기다. 유형은 시제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시제

먼저 현재, 과거, 미래 중 어디에 속하는 보고서인지 묻는다. 보고서의 유형이다. 현재 대전에 있는 뼈해장국집 개수를 알려달라는 건지, 과거 폐점한 뼈해장국집들의 개수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보고하라는 건지, 현재 운영 중인 뼈해장국집 개수를 파악해서, 앞으로 뼈해장국집을 오픈했을 때 전망을 예측해 보라는 건지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책 속에 나오는 비유인 '결혼하려면 어떻게 해?'는 기획 보고서, '결혼생활 어때?'는 현황 보고서, '결혼해 봤더니 어때?'는 결과 보고서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보고서의 본질은 why, what, how, so what의 3W1H 구성법이다. 이 형식에 맞춰 뼈해장국집 개수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보자.

Why?

왜 상사는 뼈 해장국집 개수를 조사하는가? 상사의 머리 위에 퀘스천 마크가 있다고 상상하면서 적는다. 시장 조사? 경쟁 분석? 신규 매장 오픈? 경쟁업체 수를 파악해서 가격 전략을 세우려고? 대전 외 다른 지역으로 사업 확장을 하려고? 이렇게 다양한 질문을 해서 정확히 어떤 것을 원하는지 묻는다. 단순히 개수만 조사하는 것은 현황 보고서, 앞으로 뼈해장국집을 오픈하려고 하면 기획 보고서가 되므로 유형 먼저 파악한다.

What?

무엇에 대해 조사하고 보고하는가? 단순히 뼈 해장국만 파는 집인지, 순대 국밥과 같이 뼈해장국도 파는 집인지, 감자탕과 뼈해장국을 모두 파는 집인지, 지역은 대전 전체인지, 아니면 대전 5개의 구 중에서 동구와 서구만 조사할 것인지 범위도 물어본다.

How?

어떻게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할 것인가? 네이버나 구글 지도 앱으로 뼈해장국집을 검색할 것인가? 배달 앱으로 현재 운영 중인지도 확인할 것인가? 뼈해장국집으로 사업자 등록을 신청한 업체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정부기관 통계 자료를 이용할까? 자료 정리는 엑셀이나 구글 시트로 통계 분석을 해서, 그 내용을 PPT로 보고할지 단순히 노션의 공유 기능을 이용할지 정한다. 수집한 자료는 폴더로 정리할지, 태그 기능을 활용할지도 정해야 한다.

So What?

그래서 이 조사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결과는 무엇을 시사하는가? 관련 데이터와 함께 향후 사업 방향을 결정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라는 등 본인 의견도 적는다. 대전 지역 내 뼈해장국 메뉴의 인기도는 트렌드 분석의 기초 자료가 된다거나, 프랜차이즈가 강세인지, 개별 점포가 많은지에 따라 대전 지역 뼈해장국 시장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의견도 좋다.

각 보고서 별 업그레이드 포인트 정보도 도움이 된다. 일례로 결과 보고서 업그레이드 포인트를 보면, 성과는 명확한 수치로 쓰고, 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성공 요인을 함께 기술하라고 나온다. 개선사항만 쓰면 안 된다. 그 원인을 찾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방법까지 함께 기술해야 한다. 그리고 이미 끝난 일을 정리하는 것이므로 요약기술문을 맨 앞에 넣으면 완성이다. 이렇게 해야 반려되지 않는 잘 통하는 보고서가 완성되는 것이다.

보고서의 본질인 why, what, how, so what의 3W1H를 이용해서 보고서의 부제도 뽑을 수 있다. 책에 나온 '다이어트 시행 기획서'라는 제목의 부제를 뽑아보자.

Why : '40대 고도비만, 내 건강 상태 이대로 괜찮을까?' 질문을 던지는 방식

What : '황제 다이어트로 건강의 황제가 되다' 황제 다이어트라는 콘셉트를 제시

How : '고단백, 고지방, 고효율을 중심으로' 구체적 방법 제시

So What : '2개월 이내 10킬로 감량' 효과나 성과를 언급

내가 이제까지 늘 궁금했었던 이유와 근거의 차이에 대한 가장 쉬운 정의도 발견했다. 내 머리에서 나오면 이유이고 밖에서 끌어오면 근거다. 즉 뇌피셜은 이유이고 오피셜은 근거다. 만약 이유를 어떤 주장에 대해 타당성을 설명하는 주관적 내용이라고 설명하고, 이 이유에 대해 증명하는 객관적인 내용이 근거라고 했으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기계는 처리 속도가 빨라 매우 우수하다는 내 생각은 이유이고, 밖에서 끌어온 정보인 컨설팅업체 평가 결과 종합 평점 4.9를 획득했기 때문이라는 오피셜 한 자료를 가져오면 근거다. 나머지 상세한 보고서 작성 방법들은 책의 목차를 보며 필요할 때마다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AI가 대신 써주는 보고서가 아니라, AI를 활용해서 보고서를 쓰는 능력을 키우는 최고의 지침서이다. 이 책에서 나도 처음 알게 된 내용을 체크해서 아들에게 질문 형식으로 물어보았다. 아들은 알고 있었던 내용도 정리가 되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내용을 알게 되었다고 아주 좋아했다.

나는 이제 보고서라는 말을 들으면 상사 머리 위에 퀘스천 마크가 둥둥 떠 있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시제3W1H. 이렇게만 생각 나도 보고서 별게 아닌 것 같다. 이 책은 보고서에 관한 모든 것을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최고의 길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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