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말투는 아이의 감정이 된다
우치다 겐지 지음, 오현숙 옮김 / 퍼스트페이지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노력과 능력을 인정받고, 제대로 평가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동기부여의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칭찬을 남발하면 역효과를 낳는다. 칭찬은 성장을 도울 수 있게, 노력한 과정을 칭찬해야 한다. 결과만 칭찬했을 경우, 결과가 안 좋으면 좌절할 수 있지만, 과정을 칭찬하면 다시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 무엇 때문에 칭찬받았는지 까먹기 때문에 그 즉시, 바로 칭찬해야 한다.

이 책의 원제(1分で大切な事を伝えるお母さんの話し方)를 직역하면 "1분에 중요한 것을 전달하는 엄마의 말 하는 법"이다. 부모의 말투를 바꾸고, 아이에게 핵심만 전달하는 1분 대화법으로, 자존감이 높은 아이, 사랑받는 존재라고 느끼는 아이, 그래서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많이 많이 경험할 수 있는 아이가 될 수 있게 부모가 바뀌어야 한다고 알려주는 책이다.

1분!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키워드다. 글자 수로는 350자 전후다.

10분 내내 칭찬만 듣는다고 생각해 보자. 꾸중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로 듣기 싫다. 칭찬도 꾸중도 모두 임팩트 있게 1분 이내에 말해야 한다. 어른들도 요점 없이 횡설수설 말하면 듣고 싶지 않은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이 책은 내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부모님 세대까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어서 내게는 더 특별했다. 아이와의 대화는 물론 남편과 이야기할 때도 1분을 계속 의식하니까, 책을 읽더니 논리적으로 말한다는 칭찬까지 들었다. 실은 아무 생각 없이 말하던 것을 "1분 안에 무슨 말을 전할까?" 하고, 한 번 생각한 다음 말한 것뿐인데 효과가 최고다. 말이 길면 횡철 수설 하는 것으로 들리고, 말이 짧으면 논리가 없더라도 논리적이라고 느껴지나 보다.

노력한 과정을 칭찬한다.

나도 칭찬 남발이 안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 이유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잘했을 때만 칭찬받으면 칭찬하는 사람의 감정이나 평가에 의존하게 되므로 자발성보다는 지시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해내지는 못했지만 과정, 즉 노력을 칭찬하면 아이는 노력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이것이 아이의 성장에 커다란 플러스 요인이 된다.

나는 엄마에게 "많이 좋아졌구나, 이렇게 오래 연습하다니 엄마는 감동했어, 엄마를 도와주려고 해서 참 기뻤단다"라는 말 대신 "네가 하는 게 그렇지, 넌 안 하는 게 도와주는 거야, 괜히 일 두 번 하게 만들지 말고 공부나 해"같은 말을 들으며 자랐다.

지금 같으면 엄마에게, 엄마가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떻겠냐고, 이런 말 대신 이렇게 말해 달라고 알려줬겠지만, 그때 나는 너무 어려서 상처만 받았다. 그 상처들이 이제서야 이 책을 통해 조금 치유가 된 것 같다.

남과 비교하면 안 되는 이유

비교는 오로지 과거의 자기 자신과 해야 한다. 멋진 말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쳤는데, 이 책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남과 비교하면 동료 의식보다 경쟁 의식이 커져서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어쩐지 나와 그렇게 친했던 친구가 몇 년 전 강남으로 이사 간 이후, 연락이 끊겼다. 다른 사정이 있었을 수도 있는데 비교를 하니, 나를 무시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앞섰다. 스스로 자존감이 뚝뚝 떨어졌다. 이때 김미경 강사님의 말이 생각났다. 강사님도 지하방에 산 적이 있었는데, 남과 비교하고 싶어질 때마다 자신에게 집중하며 1분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말이었다. 남과의 비교도 1분 안에 끝내자.

비교가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해로운 것처럼, 무엇을 해냈을 때만 보상을 주는 조건 제시 역시 아이의 의욕을 꺾을 수 있다. 성공했을 때만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끼게 되고, 아무것도 보상이 없으면 노력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서평단을 꾸준히 해 올 수 있었던 것 역시 오로지 책과 독서라는 것 외에는 어떤 보상도 없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독서 자체가 보상이 되어 스스로 성장해 가는 것이 느껴질 때마다 행복하다. 우리도, 우리의 아이들도 무엇을 꼭 성취해야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이뤄낸 게 없어도, 오로지 존재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다.

부모가 바뀌면 해결된다

아이의 문제는 부모가 바뀌면 해결된다는 알프레드 아들러의 말이다. 나는 바꿀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사람이 남 탓하기 좋아한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다. 듣기만 하고 나 자신이 먼저 바뀔 생각은 안 했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를, 또는 남편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사람은 나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형이니까 참으라고 말해왔던 엄마가, 이 책을 읽고, 먼저 양쪽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줬다고 하자. 아이들이 싸우는 것은 바뀌지 않았다. 엄마가 화내지 않고 침착하게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준 것만 바뀌었다. 부모가 먼저 변했다. 그랬더니 아이들끼리 서로 화해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부모가 바뀌면 해결된다는 뜻이다.

아이가 대화의 주인공

부모가 바빠서 아이와 대화를 나눈 적이 없으면, 그 아이 역시 대화를 할 줄 모르는 어른이 된다. 나도 엄마가 바빠서, 나랑 놀아주거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 그러니 지금의 나는 남의 이야기를 들어줄 줄 모르는 어른이 되었고, 내 아이도 나와 대화한 적이 없으니 무뚝뚝한 아이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이에게 그동안 대화를 나눈 적이 없는 부모여서 미안하다고 꼭 사과를 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무뚝뚝한 아이가 하는 말을 열심히 들어 주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대화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늘 아이, 즉 상대방이다. 아이가 대화의 주인공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어야 서로가 전달하려는 내용이 무엇인지 좀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대화를 통해 아이도 부모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게 되고, 그래야 스스로 행동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효율적인 이용법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체크포인트 10가지 중 체크된 항목이 있는지 확인한다. 나는 책을 읽을 때는 다 기억하는 것 같았는데 체크 포인트로 확인을 해 보니, '아이가 잘 이해하지 못할 때, 시간을 들여 설명한다'는 문항이 맞는지 아닌지 애매했다. 몇 번이고 좀 쉬운 말로 자꾸 설명해 줘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바로 60페이지로 가서 확인했다.

어떤 내용이든 가능한 한 자세하게 설명하면 안 된다! 아이에게는 별로 효과가 없다. 그래서 1분이라는 시간제한이 필요했던 것이다. 용건만 간단히! 아이에게는, 핵심을 이미지로 떠올릴 수 있게,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로, 1분 이내에 전달해야 한다.

이렇게 전체적인 책의 내용을 체크 포인트를 통해 정리한 다음, 이럴 때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궁금할 때마다 차례에서 해당 부분을 참고하면 된다.

칭찬을 남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칭찬해 주면 좋을까? 언제 칭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까? 어떤 식으로 표현하면 좋을까? 하며 내 아이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격려 방법을 생각해 보자.

"설마 이걸 칭찬해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지?" (p.141)

참고로 이 책 곳곳에 나오는 선으로 된 그림은 가만히 보니 한 붓 그리기를 한 것이다. 아이와 함께 한 붓 그리기 연습을 해 봐도 재밌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