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좋은 아이는 이렇게 키웁니다 - 내 아이의 영재 모먼트를 키워주는 7가지 심리 육아법
에일린 케네디 무어.마크 S. 뢰벤탈 지음, 박미경 옮김 / 레디투다이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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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 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왜 노력하지 않을까? 모든 아이들은 누구나 다 각자의 영리함을 가지고 태어났다. 하지만 그냥 내버려두면 빛을 잃는다. "남들처럼 키우면 남다르던 아이도 남들과 똑같아진다"는 말은 우리 아이에게 맞는 방식으로 우리 아이가 행복할 수 있게 격려해 주라는 말인 것 같다. 이 책은 머리 좋은 아이들이 자라며 부딪히는 7가지 과제를 중심으로 부모가 그 과정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려주는 내용이다.

저자는 <머리 좋은 아이는 이렇게 키웁니다>라며 아이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나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보는 시간도 되었다. 당신은 어렸을 때 부모나 교사에게 성취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받았는가? 다양한 요구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당신이 터득한 방법은 무엇인가? 실수를 저지르면 어떻게 대처하는가? 무엇이 당신에게 만족감을 주는가?

대치동 영재반 엄마들이 선택한 시대를 초월한 자녀교육 프로젝트. 먼저 7가지 심리·사회적 과제를 간단히 살펴보자. 그래서 내 아이가 가진 영리함이 스스로를 빛나고 행복하게 할 수 있게 도와주자.

1. 완벽주의 누그러뜨리기

우리 아이도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을까?

완벽주의는 성격이나 일과 관련된 문제 같지만 관계와 관련된 문제라고 한다. 외부의 기대에 못 미치면 자신이 쓸모없다고 느낀다. 나도 그랬었나 보다. 늘 엄마의 기대에 못 미치는 내가 나도 모르게 쓸모없다고 느꼈던 것 같다.

사랑도 내가 완벽해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나의 가치가 나에게 있지 않고, 내가 행하는 것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그냥 존재하는 자체만으로도 엄마의 소중한 딸이었는데... 내가 돈도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도 그럴듯한 지위에 있고, 훌륭한 업적을 이루어야만 엄마의 사랑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똑똑한 아이들은 대부분 완벽하게 수행한 결과에 대해 칭찬받는다. 하지만 오늘 수학 시험을 망쳤다고 해서 나중에 실패한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아이들은 끊임없이 자라고 배우고 발전한다. 우리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귀중한 선물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다.

완벽주의자들 중에는 높은 기준을 세워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할까 봐 시작도 못 하거나 미루는 버릇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 이 미루는 버릇을 없애는 방법 중에 각 단계별로 마감 시간 정하기가 있는데, 나도 아주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서평은 보통 2주일 이내에 써야 한다. 그런데 만약 이 마감 기한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고 언젠가는 읽어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 아이가 피드백을 달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좋은 말을 하면 무시할 것이고, 나쁜 말을 하면 상처를 받을 게 뻔하다. 그럴 땐 꼭 안아주고 질문을 되받아 넘긴다. 하지만"네가 말해보렴.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은 뭐였니?"

2. 관계 맺기

우리 아이도 혹시 외로운 아이일까?

교우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아이가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자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층간 소음이나, 진상 들은 어릴 때 관계 맺기가 잘 안돼서 자기만 알게 된 것은 아닐까?

아이가 교우관계로 고민할 때는 영화 보기, 농장 체험, 개와 산책하기 등 활동에 기초한 놀이를 계획하거나, 친구와 내가 둘 다 좋아하는 공통점을 찾아보자고 하면 좋다. 축구를 좋아한다거나, 강아지를 기르는 등 공통점을 찾아 이야기해 보면 또래 친구들과 금방 친해질 수 있다.

똑똑한 아이일수록 뛰어난 수행으로 어른들의 관심을 얻는다. 그래서 친구들에게도 똑같이 했는데 잘난척한다고 따돌림을 받는다. 이럴 때는 타인의 반응을 살피고 친구를 끌어당기는 행동과 밀어내는 행동을 구분하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현재 느끼는 안도감 수준에서 한발 정도만 앞으로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작은 성공이 쌓여야 아이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자신감이 붙게 된다.

3. 예민한 성격 다스리기

우리 아이도 예민한 성향일까?

예민한 아이는 쉽게 흥분하고, 사소한 일에도 깊은 상처를 받는다. 감정적 반응에 대처하는 기술이 부족해서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까지 힘들게 한다. 이때는 상대의 관점을 고려하는 공감 기술을 익혀 분노를 누그러뜨리게 해야 한다. 친구의 실수를 받아주고 용서하거나, 친근하게 화해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이가 비판을 거부로 이해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피드백 한다. 그러면 아이가 "난 못해!" 또는 "이렇게 많이 지적하다니 선생님이 나빠!"라는 식으로 반응하지 않게 된다. 예를 들면 선생님이 한 말에 대해 "문제점이 뭐지? 그 문제점을 고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라며 스스로의 생각을 유도한다. 아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알면 대개는 스스로 해결하고, 비판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짜증도 소통하려는 방식이라는 말이 위안이 됐다. 나도 아이에게 짜증을 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는 ○○때문에 얼마나 네가 짜증이 났는지 알겠다고 기분을 알아주기만 해도 진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특히 마음이 진정되는 혼잣말을 가르치는 방법의 예들이 도움 됐다.

4. 협동심과 경쟁심 조절하기

우리 아이의 경쟁심은 적절한 수준일까?

똑똑한 아이는 얼마나 잘하느냐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협동하며 경쟁하는 일을 힘들어한다. 이때는 아이가 잘하는 것과 옳은 일을 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감을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러려면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인식하고, 자기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보게 해야 한다.

똑똑한 아이에게 협동심을 가르치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하는 것이 더 쉬울지 모르지만 모두에게 공정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는 "너는 공정한 해결책으로 어떤 제안을 할래?"라고 물어본다. 부모가 정해주면 아이가 해결책을 찾아낼 기회를 빼앗는 것이 된다. 스스로 타협안을 이끌어 내도록 옆에서 조율해 주자.

자기의 부족한 점이 드러날까 봐 경쟁 자체를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경쟁을 건전한 기회로 받아들이게 하는 법, 패배에 대처하는 법, 가족 안에서의 경쟁을 다루는 법 등을 배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성과로 부모인 나 자신을 평가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최선을 다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어도 나와 아이의 인생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아이를 남들에게 자랑하려고 키우는 것은 아니니까.

5. 권위자 상대하기

우리 아이는 얼마나 어른들을 불편해할까?

여기서는 아이들이 권위자와 더 건전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도록 도와줄 실용적인 전략을 살펴본다. 권위자에게 공감하는 법, 아이가 책임자와 잘 지내도록 도와줄 방법 등 예를 들어 설명해 줘서 이해하기 쉬웠다. "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와 같은 성난 어른을 상대하는 공식과 규칙에 공손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공식도 유용하다.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라며, 어른들과 논쟁하고 따지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애로운 권위를 세워야 한다. 아이들에게 권위자를 적절히 상대하도록 가르칠 최고의 방법은 부모 자신이 엄하되 자애로운 권위자가 되는 것이다. 아이에게 한계를 확실히 알려주고, 언쟁하는 습관을 고쳐준다.

어른이 화낼까 봐 심하게 눈치 보는 아이는 어른의 분노를 건전한 시각에서 보도록 도와준다. 특히 부모가 화를 내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분노 때문에 사랑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꼭 알려준다. 아이도 부모도 분노를 인정하고, 더 나은 방법으로 해결하려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함께 찾아본다.

6. 동기부여하기

우리 아이는 공부를 얼마나 좋아할까?

똑똑한데 왜 공부에 대한 열의가 전혀 없을까? 나도 엄마가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고만 했지 동기 부여가 안 돼서 공부를 안 했던 것 같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내용을 어떻게 공부할지 몰랐던 것도 있었고, 그 공부가 왜 필요한지 깨닫지도 못했다.

아이들은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느낄 때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우리 아들도 게임에는 엄청난 동기를 보였지만 공부하려는 동기는 없었다. 어떻게 하면 아이의 내적 동기를 지원해 줄 수 있을까? 세 가지 유형의 외적 동기와 세 가지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가 만날 때 가치에 기초한 동기가 작동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한다. 우리 아이에게 가장 알맞은 방법을 적용해 보자.

알아서 먼저 공부하는 아이로 만드는 방법도 배워보자. 아이는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즐겨 한다. 책에서는 능숙도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 몇 가지를 살펴본다. 자율성 지원하기의 내용 중에, '네가 어려서 무슨 생각을 하겠니'가 아닌, 아이와 인생의 의미를 논하라는 말이 진보적이었다. 다만 내 의견을 말하되, 내가 옳고 아이는 틀리다고 설득해서는 안 된다.

불평을 해소할 가장 빠른 방법은 그냥 들어주고 공감하는 것이다. 나는 이 사실을 몰라서 지금까지도 내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한다. 지금껏 바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했더니 아들이 엄청 섭섭해했다. 문제를 풀기는커녕 상처를 준 것이다. 아이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과 대화할 때의 철칙은 해결책 제시가 아닌 들어주기다.

아이가 화가 나 있거나 기분이 나쁠 때는 이성적으로 듣지 못한다. 그래서 무조건 들으며 아이의 기분을 알아줘야 먹구름이 걷히면서 아이가 이성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듣기를 먼저 하면 부모와 자식 간에 유대감까지 키워준다. 과제를 잘게 쪼개서 아이를 돕는 방법, 아웃풋 위주의 학습, 쉬는 시간 관리, 능력보다 노력을 칭찬하는 법 등도 배워보자.

7. 재미 찾기

우리 아이는 행복하게 크고 있을까?

열심히 공부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행복을 찾아내는 능력도 중요하다. 우리가 아이의 행복을 기원할 때, 우리는 단순히 고통 없는 삶보다 더 깊은 것, 순간적인 즐거움 보다 더 오래가는 것을 바란다. 지속 가능한 행복이 중요한 이유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더 건강한 삶, 더 나은 삶을 살게 된다.

아이에게 밝게 행동하라고 우기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좀 더 마음을 열게 하자. 나쁜 상황은 어떤 식으로든 회복할 수 있다거나 오래가지 않을 것임을 알게 해 준다. 아이가 싫어하는 수학 시험이 다음 주에 있다면 적어도 시험 범위를 열심히 공부했으니 잘 볼 것이고, 적어도 시험은 곧 끝날 것이라고 '적어도'라는 말을 활용해서 말한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냥 무시해 버리라며 문제를 일축하면 안 된다. 부모가 즉각적인 조치나 결정을 내릴 필요도 없다. 부모가 할 일은 아이의 노력을 인정하고, 그 과정을 지원하며 아이가 그 가치를 찾을 거라고 믿어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이 7가지 도전 과제를 숙달했다고 아이가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럴 때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에 처하기 전에, 미리 다양한 대처 방법을 알고 있으면, 적어도 부모와 자녀가 모두 의미 있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엄마가 건강해야 아빠도 아이도 건강하고 행복하다. 이제 문제가 생기면 가족끼리 모여서 의견을 묻고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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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좋은 아이는 이렇게 키웁니다 - 내 아이의 영재 모먼트를 키워주는 7가지 심리 육아법
에일린 케네디 무어.마크 S. 뢰벤탈 지음, 박미경 옮김 / 레디투다이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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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렇게 하라고 알려주는 엄마랑 아이가 모두 행복해지는 교육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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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암기 초등 영단어 400 - 음악과 퍼즐로 익히는 교육부 선정 빈도순 초등영어 단어 (자동암기 영상/음원 110개, 사진 400개 제공) 자동암기
Mike Hwang 지음 / 마이클리시(Miklish)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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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님께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 맨 앞에는 '단어책 20장 보신 분?'이라는 제목의 글 중에 1시간 이상 이 책을 봤는데 단어가 외워지지 않으면 환불해 드린다는 말이 나온다. 진짜 듣기만 해도 외워질지 궁금해서 나도 직접 단어 외우기에 도전해 봤다. 


먼저 선생님/부모님용 샘플로 단어를 외워보았다. 내가 모르는 단어를 외워봐야 처음 영어를 접하는 아이들 입장에서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와 같은 사람이 있을 줄 어떻게 하시고 이런 스페셜 단어 외우기 페이지를 만들어 주셨나 모르겠다.


선생님/부모님용 샘플의 학습 단어는 8개이고, 시간은 7분 48초다. 나는 첫날 5번 반복해서 나오는 음성파일을 2번 집중해서 들으니 다 외워졌다. 처음 보는 단어가 금방 외워지는 게 너무 신기했다. 하지만 다음날 다시 들어보니 반 이상 기억이 안 났다. 그러나 단어 뜻을 다시 확인하고 한번 들으니 음악과 함께 바로 기억나는 게 아닌가! 오오! 이런 획기적인 단어 외우기가 있다니!


나는 잠들기 전 오디오북을 듣는데, 자기 전에 이 영단어 음성 녹음을 들으며 자도 좋을 것 같다. 자기 전에는 딴짓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려워하는 부분의 음성 파일을 중심으로 들으면서 자면 효과적이지 않을까?


처음에는 책을 보면서 듣는 것이 효과적이다. 책을 안 보고도 들어봤는데, 스펠링과 발음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어느 정도 단어가 익숙해질 때까지는 책을 보며 들어야 한다. 그다음 본문 사진을 찍어 놓고 음성 파일을 듣는다. 듣다가 기억이 안 날 때 사진을 보면 굳이 책을 찾지 않아도 돼서 편하다. 단어를 다 외웠으면 영어 노트에 발음만 들으며 써본다. 


음성파일을 반복해서 듣기만 했는데 신기하게도 그냥 외워졌다. 음악이 들리다 잠깐 공백이 있는데 그때 우리말 뜻을 말한다. 영어 단어와 뜻 그리고 단어가 있는 위치와 사진까지 기억이 났다. 하지만 다음날 들으니, 그새 또 까먹고 기억나지 않는 단어도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두세 번 만에 다시 기억이 난다. 너무 신기하다. 


학습 플랜을 세우는 법도 다양하다. 우리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플랜으로! 


중요한 건 매일 듣는 꾸준함이다.


<나만의 팁>

1. 오늘 공부할 페이지 사진을 찍어 두면, 음성 파일을 들다가 기억나지 않는 단어가 있을 때 책을 찾지 않고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편하다. 


2. 복습은 시간을 두고 하면 효과적이다. 나도 분명히 100% 외웠는데 다음날 다시 들으니 기억나지 않는 단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3. 퍼즐 문제는 그때그때 책에다 풀지 말고, 오른쪽 페이지 위에 있는 정답을 가리고 다른 종이에 푼 다음 확인한다. 


4. 마지막으로 이 책에 있는 단어를 90% 이상 외웠을 때 퍼즐 문제를 처음부터 쭉 풀어본다. 찍어서 맞힌 것은 틀린 문제에 포함한다. 나중에 틀린 문제만 최종 복습하면 좋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확실하게 기억된 단어와 가물가물한 단어가 생기기 때문이다. 


내가 유일하게 구매했던 단어책은 경선식이다. 하지만 앞에만 조금 보다 말았다. 왜 끝까지 보게 되지 않을까? 눈은 단어를 보는데 머리로는 딴 생각을 하기 때문이란다. 어려운 단어가 많을수록 딴 생각도 더 많이 하나보다. 똑같은 형식의 단어를 계속 보니까 지루해서인지 능률도 떨어졌다. 


#경선식영단어초등 vs #자동암기초등영단어 

경선식 영단어가 중등까지 나온 건 알고 있었는데, 초등도 있었네? 하지만 눈으로만 보는 단어 책과 눈과 귀와 암기까지 함께 되어버리는 단어 책은 효율 면에서 비교가 안 된다. 


영어를 처음 배울 때 특히 중요한 건 발음이다. 꼭 원어민 발음으로 배워야 한다. 한글 표기를 보고 내 마음대로 발음하면 나중에는 고치기 힘들다.


나는 중국어를 처음 배울 때 성조를 외우지 않았다. 아무도 성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아서, 영어처럼 생각했다. 영어는 성조가 없기 때문에 대충 발음해도 알아듣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내 발음을 전혀 못 알아들었다. 그때 성조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다. 


중국어는 성조가 매우 중요하듯, 영어는 발음이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한글로 발음을 완벽하게 표기하더라도 light와 right는 둘 다 'ㄹ'로 표기할 수밖에 없다. 보통 둘 다 '라이트'로 표기한다. 물론 오른쪽은 '롸잇'이라고 최대한 원어민 발음에 가깝게 표기한 교재가 있긴 하다. palm과 farm도 둘 다 '팜'인데 처음에 제대로 발음을 안 배우면 나중에 어떻게 구별할 것인지?


자녀들을 그렇게 가르치기 싫었던 저자는 4~10배 빠르게 단어가 외워지는 음악 연상을 개발했다. 음악과 함께 단어를 외우면 더 빨리 외워진다. 일단 음악이 바뀌니까 집중이 잘 된다. 단어를 외우는 게 덜 지루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제까지 나온 단어 책은 발음이 없어 아쉬웠고, 네이버 단어장은 발음은 있지만 일일이 단어를 검색해서 추가해야 한다. 하지만 이 단어책은 발음 + 필수 영단어 400 + 쓰기 + 자동 암기를 한꺼번에 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영어 단어장의 혁명이라고 하고 싶다. 


이미 루틴이 있는 학생들에게 이 책은 더더욱 효과적이다. 루틴에 하나를 살짝 끼워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루틴이 없다면? 괜찮다. 이 책으로 아주 작은 루틴을 만들면 된다. 엄마도 아이가 단어 외우는 동안 책을 읽는다던가 작은 루틴을 만들면 좋겠다. 아이는 공부하는데 옆에서 드라마 보고 있는 엄마는 없기 때문이다. 이참에 엄마도 옆에서 영어 공부를 한다면 스스로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 


영단어 쓰기 연습까지 있어 너무 좋다. 학생들이 q, y, p, g, j를 밑으로 내렸어야 하는데, 같은 칸에 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파닉스와 함께 이 <자동암기 초등 영단어 400>을 병행하기를 추천한다. 읽기 쓰기는 물론, 듣기와 자동 단어 암기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 최고의 영단어장이다. 


학교 영어시간과 영어학원에서 영어로 이름을 만들어 오라고 하는데 이 책에 영어 이름 만들기 400이 있다. 원어민이 읽어주는 정확한 발음 듣기까지 있어서 최고다.

아이 단어장을 구매하면서 엄마도 공부할 만한 교재를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아이와 엄마가 모두 공부하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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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글쓰기 - 일잘러를 위한 관계와 소통의 기술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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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직장인의 글쓰기>의 특징은 관계소통이 우선된다는 것이다. 저자가 아는 부서장은 글도 잘 쓰고 똑똑했지만 위아래로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해 직장 생활이 고달팠다고 한다. 관계가 어떠냐에 따라 보고서는 물론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이 책은 말하듯 글을 쓰라는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상사를 이해하고 직장에서 좋은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마지막은 실전 글쓰기다.

직장인의 글쓰기는 소통으로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 글쓰기 자체보다 먼저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아무리 글을 잘 썼더라도 나는 안 읽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좋은 관계를 가지려면 주인공이 되는 걸 포기하거나 양보하면 된다. 내가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서 말하지 말고 옆에서 들어주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다. 그러면 소통이 수월해진다. 글쓰기는 그다음이다.

이렇게 할 일도 많고 바쁜데 무슨 소통이냐고 소통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지만, 소통이 잘 되는 직장은 휴일에도 나가고 싶어질 정도라고 한다. 소통은 자기희생과 헌신을 요구한다. 나는 별로 관심 없는데 상대방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 준다는 것은 자기희생이다. 헌신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으니까. 소통이 잘되면 적어도 월요병은 없다. 직장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

산은 많이 올라본 사람이 잘 오른다. 글도 마찬가지다. 글은 잡문이라도 자주 써본 사람이 잘 쓴다. 아무리 낮은 산도 얕잡아봐서는 안 되듯이, 어떤 글도 만만한 글은 없다. 한 줄 한 줄을 메워나가는 악전고투의 과정이다. 아무리 등산의 고수라도 산에 가면 헐떡거리기는 마찬가지다. 글쓰기도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힘이 든다.

나도 서평단을 한지가 2년이 지났다. 글은 잡문이라도 자주 써본 사람이 잘 쓴다는 말은 내가 스스로 경험해 봐서 잘 안다. 참고로 2년 전에 썼던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라는 책을 읽고 쓴 서평을 보면 바로 이해가 될 것이다. 그때는 무엇을 쓰면 좋을지 몰라서 서평 쓰기가 너무 힘들었다. 오늘 이 서평도 하루 종일 고치고 있다.

1부 : 글쓰기

<나는 말하듯이 쓴다>는 저자의 책이 있다. 글쓰기의 핵심은 한마디로 말하듯이 쓰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직장에서 글 쓰는 일만 25년 했다. 저자가 말하는 직장에서 통과되는 글쓰기의 비법 6단계의 핵심 역시 한 사람의 독자를 정하고 그 사람에게 이야기하듯 글을 쓰는 것이라고 보았다.

한 사람의 독자를 정한다. 그 독자에게 이야기하려면 그 독자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내가 정한 그 사람을 내 머릿속에 앉힌 다음 그에게 얘기하듯 쓴다. 한 문장, 한 문단을 쓰면서 그가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하고, 그 반응을 글에 반영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독자가 돼서 읽어본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쓰기보다 고치기에 무게중심을 둔다고 한다. 저자는 상사가 평소에 지적했던 내용들을 모아서 오답노트 형태로 갖고 있었다. 한 사람의 독자를 잘 알아가는 과정이다. 한마디로 상사의 모든 것을 질문하고 기록하고 관심을 가져야 잘 알 수 있고, 그 한 사람의 독자인 상사에게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글을 쓸 때, 당사자가 아니고 훈수 두고 컨설팅하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거나, 다른 사람이 돼서 미래로 갔다고 가정하고 생각해 보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나도 글을 수정할 때 푹 자고 일어나서 쓴 내용을 다시 읽어보거나, 장소를 바꾸어 마치 남이 내 글을 대충 보는듯한 느낌으로 다시 읽어보면 수정할 곳이 꼭 생겼다.

글쓰기는 일단 많이 써야 한다.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술과 친구 하지 말고 글쓰기와 친구 하기를 권한다. 저자는 힘든 군 생활을 일기를 쓰면서 버텼다고 한다. 글쓰기는 치유의 효과도 있다. 일단 많이 쓰고 많이 고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쓰면 된다.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200번 이상 다시 썼고, 톨스토이도 <전쟁과 평화>를 35년간 고쳐 썼다. 이것이 글쓰기를 잘하는 법이 아닐까?

글쓰기의 기본은 맞춤법과 띄어쓰기, 쉽고 명료하게 군더더기 없이 쓰기다. 맞춤법은 블로그의 맞춤법 검사 기능을 이용하면 되지만, 가끔 본인도 발견하지 못하는 오타가 나온다. 읽다가 혹시 오타를 발견하면 꼭 글 쓴 분에게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 나도 누군가가 내게 오타를 알려주면 내 글을 꼼꼼히 읽어 주신 것에 기쁘고, 번거로울 텐데 지나치지 않고 알려 주셔서 감사했기 때문이다.

2부 : 상사의 심리

상사를 이해하기 위한 소통의 기술과 슬기로운 직장 생활의 팁들이 담겨있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보다는 단점이 먼저 눈에 띈다. 직장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는 오래 다닌 직장이 없다. 단점만 찾았기 때문이다. 억지로라도 장점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해준 사람도 없었다. 내 가족, 내 직장에 대해서는 좋은 말만 하고 다니자. 좋은 말 할 게 없으면 침묵이 낫다.

상사는 회사 돌아가는 정보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미주알고주알 가십성 정보를 알려주면 상사의 측근이 된 것 같겠지만 가벼운 사람으로 여겨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 대해, 또는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하는 자리에 있다면 침묵이 최고인 것 같다.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인을 돌로 쳐서 죽이라고 하자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라고 말씀하셨듯, 이 세상에는 죄 없는 사람도 완벽한 사람도 없다. 나도 완벽하지 않으니 남의 말이나 단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침묵으로 일관하자. 아니면 무관심도 좋을 것 같다.

직장인의 글쓰기는 명분 만들기다. 명분이란 내가 말하고 행동하는 이유다. 명분은 내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를 설명해 주는 근거다. 또한 자기 스스로도 설득될 만큼 진심으로 지향하는 것이어야 한다. 명분은 거창하지 않으면서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팩트를 기반으로 공익에 가까울수록 좋다. 명분은 공적인 눈치를 보게 함으로써 사적인 욕심과의 사이에서 갈등하게 만든다.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애국'이라는 명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사와 사이코패스의 공통점을 이야기한 부분이 재밌었다. 사이코패스는 치료가 안되니 사랑으로 품는 수밖에 없다. '돌아이 불변의 법칙!' 어딜 가나 또라이는 꼭 있다. 사람이 아니라 환경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열차 다니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조용한 곳으로 이사를 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층간 소음이다. 아가들아~ 빨리빨리 어른이 되거라!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거다.

3부 : 소통

글쓰기 이전에 관계와 소통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저자는 스스로의 매력을 허점이 많은 거라고 한다. 사람들은 왜 똑똑한 사람처럼 보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우리는 완벽해 보이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질투하고 시샘하므로 잘난척하는 사람은 백해무익이다.

이청득심(以聽得心), 완벽하고 싶은 마음, 주인공이고 싶은 마음을 버리는 법은 잘 듣는 것이다. 귀를 기울임으로써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조직 내 불통을 해결하는 첫 번째 방법도 경청이다. 경청이란 누군가의 말을 들으면서 반박하고 토를 달기보다, 그 말대로 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사일로 현상(Silo Effect)은 곡식을 저장해두는 원통형 모양의 창고인 '사일로'에서 생긴 경영학 용어다. 각 부서가 사일로처럼 서로 담을 쌓고, 자기 부서의 이익만 추구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런 부서 이기주의 문제는 멤버십 트레이닝이나 정신 교육을 통한 소통 강화 활동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시스템과 공동의 목표를 확립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이렇게 명쾌한 답도 알려주고, 비판의 기본기와 보고 요령, 효과적인 아부의 기술까지 전수해 준다.

똑똑하게 처신하는 법 15가지도 도움이 된다. 일례로 어떤 상사에게 인사해도 받지도 않길래 인사를 안 했더니, 누구는 인사도 안 한다며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다고 한다. 상대방이 인사 안 받아줘도 나는 열심히 인사하자!

회식자리에서 말을 길게 하면 꼰대가 된다는 사실과 회사에 몰빵하면 왜 우습게 보는지도 알려준다. 마당발이 빨리 승진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사방팔방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나도 그랬다. 누구에게나 잘 보이고 친절하려 하니 너무 힘들었다. 저자의 솔루션은 좋은 사람과는 좋은 관계를, 나쁜 사람과는 나쁜 관계를 가지라는 것이다. 이 간단한 해결책을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왜 상사는 허구한 날 위기라고 징징댈까? 상사 승낙 받는 9가지 방법, 직장인에게 필요한 4가지 태도, 좋은 관계를 위한 3가지 조언, 거만해 보이기보다는 안쓰러워 보이는 게 유리하다는 조언도 있다. 남들이 다 자기가 한다고 아우성을 칠 때 저자는 뒷전으로 밀려나 조용히 있었더니 상사가 너는 왜 아무 말도 안 하냐며 "바보야? 네가 해!"라고 했다. 세상은 바보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못난 사람, 지는 사람 편에 서고 싶어 한다.

p.331 이 글을 쓰는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탈을 쓰고 있다. 마치 글을 잘 쓰는 것처럼, 생각이 깊은 것처럼.

4부 : 실전

글쓰기 필살기. 상대의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움직이는 말하기와 글쓰기, 그리고 처세에 관한 이야기다. 주로 실전 테크닉에 관한 것을 알려준다. 보고서 작성의 본질은 요약하고 정리하는 것이다. 카테고리는 많을수록 좋다. 세분화할수록 정밀하고 친절한 보고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알아두면 쓸 데 많은 보고서에 관한 모든 것을 배워보자.

보고서를 잘 쓰는 4가지 팁, 보고 수준을 높이는 3단계, 보고서 작성 시 슬럼프 극복 비법, 이메일로 보고할 때 유의점, 기획서 작성 십계명, 마케팅 글쓰기 접근법 12가지, 마케팅 글쓰기 소재 9가지, 프레젠테이션 달인 되기, 연설문 작성의 기초, 협상의 성공 조건 등 실전 팁을 배운다.

선이후난(先易後難) 전략은 과연 실용적일까? 쉬운 것 먼저, 어려운 것은 나중에 한다는 뜻인데 성공 경험을 쌓는다는 개인적인 면에서는 효과적이지만, 어려운 사안을 뒤로 미루면 대부분 협상 마무리에 가서 어려움에 봉착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게 물거품이다. 그래서 어려운 것을 먼저 해결해야 거기에 들인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쉬운 것은 서로 양보하며 결론을 내게 된다. 이렇게 다양한 방면에서 실전 글쓰기를 익혀보자.

대통령의 글쓰기에서 회장님의 글쓰기로, 그 회장님의 글쓰기는 <직장인의 글쓰기>로 다시 태어났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글쓰기 입문의 작은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는 강원국 작가님. 오랫동안 글쓰기 인생을 살아온 것에 그치지 않고, 이렇게 체계적으로 글쓰기를 정리해서 이 세상 모든 직장인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한 작가님 리스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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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의 표범 - 상
최찬혁 지음 / 좋은땅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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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죽음은 언제나 문 앞에 서 있으니 내가 부르지 않아도 오지만, 삶은 내가 적극적으로 부르지 않으면 오지 않는다. 삶은,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은 누군가의 사랑이 있었음의 증명이다.

이 책의 주인공 최민준은 학창 시절 소중한 여자친구가 자신에게 말 한마디 없이 생을 마감한 충격 때문인지 조울증을 앓고 있다. 그의 삶은 그저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 그에게 친구 C와 아들을 잃고 술집을 하게 된 술집 사장 K, 그리고 우연히 만나게 된 하루카를 통해 상실은 자신만이 겪는 아픔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조울증이 뭔지 사전을 찾아봐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힘든 병인지 알게 되었다. 저자가 극단적으로 감정이 요동치며 무너져 내리는 주인공 민준의 마음을 생생하게 표현해 낸 덕분이다. 고통을 이겨내고 잘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고통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것도 괜찮지 않냐는 색다른 위로를 건넨다.

p.34 약을 먹으면 감정이 다 죽어 버려. 기쁘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 그냥 무미건조해져. 마치 무언가에 덮여 있는 느낌이야. 숨 쉬는 것도 둔해지고, 감각이 다 무뎌져.

민준은 여자친구를 떠나보내고부터 이상하게 감정이 막 왔다 갔다 하기 시작했다. 하루는 기분이 좋았다가 다음날은 바닥까지 가라앉고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결국 병원에서 조울증 판정을 받는다. 병명을 듣고 나니까 갑자기 더 실감이 났다고 한다. 내가 그냥 기분이 왔다 갔다 하는 게 아니라 진짜 병에 걸린 아픈 사람이라는 것이. 그러나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삶을 놓지 않는다.

하루카 어머니는 중학생 때 돌아가셨다. 사람들은 애들이 뭘 알겠냐고 말하지만, 어린 나이에도 아플 건 다 아프다고 하는 말이 가슴에 남는다. 어머니의 부재는 하루카에게 감당하기 힘든 상실감을 안겨줬다. 친구들은 말로는 위로하는척하면서도 그녀를 자꾸 따돌렸다.

하루카 괴롭히는 정도는 점점 심해졌고, 책상 위에 누군가가 남긴 "너도 따라가"라는 메모를 본 순간 진짜로 엄마를 따라가고 싶어졌다. 더 이상 일본에 있으면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았던 아빠는 딸을 데리고 한국으로 이민을 간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그녀는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또다시 괴롭힘을 당했다.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 '에스콰이어'에서 강효민 변호사가 과거 학폭 방관자였던 자신의 과오를 마주하고 살인죄로 기소된 학폭 피해자의 변호를 맡게 되는 내용이 나온다. 강효민 변호사와 엄마의 화해 장면은 마음이 찡했다. 학폭 피해자였던 하루카의 고통 역시 강효민 변호사의 학교 친구였던 학폭 피해자 김영미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김소윤이라는 이름이 싫어 김영미로 개명한 그녀의 삶도 하루카의 삶도 학폭이 없었으면 달라졌을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도 조금씩이나마 방관하거나 외면하지 않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무전 유죄가 아니고 정의가 이기는 것 같은 기분 좋은 변화가 느껴져서인지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이 세상에는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성별과 국적, 인종은 물론 학폭의 피해자인 것, 조울증인 것 등은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저자는 그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불평하기 보다, 인정하고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구원해 냈다. 세상이 귀 기울여 주지 않을 때, 종이 위에 쏟아낸 수많은 문장들은 저자에게 살아야 할 이유가 되었다고 한다. 용기가 없어서 죽지 못했다는 하루카 역시 자신이 그 어디에도 온전히 속할 수 없다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비로소 평안함을 찾은 것은 아니었을까.

책 제목을 보고 나는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라는 노래가 생각나 가사를 찾아봤다.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하이에나는 무리 생활을, 표범은 철저한 단독 생활을 한다. 그래서 한 마리의 표범은 그 높은 킬리만자로의 정상까지 올라가 혼자 얼어 죽었나 보다. 책 표지에도 표범 한 마리가 눈 위를 걷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방황하며, 고독과 역경 속에서 홀로 걷고 있는 민준의 모습일까?

너무나 고독했던 하루카와 과거의 상실로 인해 괴로웠던 민준의 고독이 서로를 끌어당긴 것이었는지 민준은 하루카와 우연히 만나게 된다. 이런 우연과 아주 사소한 만남과 평범한 일상을 통해 민준은 삶의 의미를 조금씩 되찾는다. 작은 기쁨들을 다시 느끼게 된 민준은 행복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다시 한번 삶에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

헤밍웨이의 단편소설 <킬리만자로의 눈(The Snows of Kilimanjaro)>에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산인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덮인 정상에서 얼어붙은 채 발견된 표범이 등장한다. 아무도 왜 표범이 그 꼭대기까지 올라갔는지 알지 못한다며 삶의 의미와 죽음, 그리고 고독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라고 한다.

작가는 이 상징을 민준에게 겹쳐 놓는다. 조울증을 앓고 있는 민준의 삶은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혼자만의 싸움이다. 아무도 오르지 않는 킬리만자로의 정상에 홀로 올라가 죽은 표범처럼, 민준은 자신만의 고통과 싸운다.

표범이 왜 정상에 올라갔는지 알 수 없듯, 민준의 고통도, 우리가 사는 삶의 이유도 알 수 없다. 하이에나처럼 무리에 섞여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 좋은 건지, 힘들어도 표범처럼 홀로 고독한 삶을 사는 것이 의미 있는 건지 정답이 없다.

p.308 민준 씨는 지금 약물이 정신을 잡아주는 중이에요. 그런데 생각을 약으로 잠깐 눌러 놓는 거예요. 마음속 바닥을 스스로 뒤집지 않으면 다시 곰팡이가 피어납니다.

저자는 정신병을 우리가 앓고 있는 삶의 한 방식으로 본다. 사람들은 정신병을 앓고 있으면 어떻게든 그 병을 고쳐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만, 과연 정상이라는 게 존재할까? 때로는 병이 아니라 삶 그 자체가 아픈 것일 수도 있다. 우리의 삶은 늘 아픔과 상실의 연속이니까.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아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정신병은 결국 상실의 병이다. 무언가를 잃었는데 그것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때, 우리 마음은 갈 곳을 잃고 헤맨다. 저자는 상실로 인해 힘들다면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자고 한다. 정신병은 어쩌면 우리 삶의 가장 솔직한 자기 고백일지도 모른다면서.

이 책을 통해 내가 한 가지 배운 게 있다. 기분이 나쁘면 그 즉시 표현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어릴 적 나는 엄마에게 '괜히 일 만들지 말고 들어가서 공부나 하라'는 말을 종종 들었는데 그 서운함을 지금까지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나 보다. 하지만 민준과 부모님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됐다. 엄마도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몰랐을 뿐, 일부러 상처를 주려고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민준의 엄마가 "민준이는 뭘 하든 중간에 포기할 때가 많았지"라고 말했을 때, 민준은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엄마에게 알려준다. 엄마도 너를 상처 주려고 한 말이 아니라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사과하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우리가 표현이 서툴러서 그렇다고, 너를 믿지 않는 건 절대 아니라는 말이 왠지 우리 엄마가 하는 말 같아서 나까지 마음이 풀려버렸다.

어쩌면 우리는 각자의 마음에 킬리만자로를 품고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죽음이든 이상향이든 천국이든 결국 우리가 가야 할 곳은 그곳이 아닐까?

인생을 등산에 비유한다. 희미하게 보이는 정상까지 정확히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지만 정상까지 못 가고, 산 중턱에서 죽음을 맞이하면 또 어떤가. 킬리만자로의 정상을 생각하며 살아왔다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이 아니었을까?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가사처럼 저자에게 이 책은 스스로의 삶의 기록이자 살아온 흔적이다. 동시에 우리에게는 작은 위로를 건넨다.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 없이(감쪽같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아직도 아픔과 마주하며 글을 쓰고 있는 저자에게, 그 글쓰기가 상처를 넘어 빛나는 불꽃으로 타오르기를, 똑같은 아픔으로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분들에게 새로운 아침을 열어주기를... (하) 권에서도 그 희망찬 여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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