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브랜딩 습관 - 소규모 사업자가 처음 읽는 브랜드 책
흑상어쌤 지음 / 다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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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은 나다움을 찾기 위해 나를 먼저 알아가는 것. 브랜딩은 나다움을 반영하기에 아름다운 것.

이 책은 브랜드와 브랜딩이 뭔지 궁금한 사람을 위한 책이다. 그리고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저자인 흑상어쌤을 예로 들면, 쉽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의 최대의 강점이 쉽게 읽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내가 이해한 브랜드와 브랜딩을 정의해 보았다. 브랜드는 상표(로고)이고 브랜딩은 브랜드를 알리는 모든 과정이다.

<하루 10분 브랜딩 습관>이라는 의미는 이 책 속의 소제목 하나를 읽는 데 평균적으로 10분이면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붙여진 제목인듯하다. 6개의 파트에는 5개의 소제목이 있고, 매일 하루 10분, 1달이면 브랜딩에 관해 생각해 보는 습관을 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40페이지에 있는 브랜딩 기초지식 레벨 테스트를 해 보자. 총 20문항. 나도 해 봤는데 0점이다! 하지만 아니다로 대답해도 동정 점수 1점을 주기 때문에 나는 20점! 나는 동정 점수가 있어서 0점이 아닌 20점을 받은 것에 감동했다. 작은 것이지만 저자의 따듯한 마음이 느껴져서이다. 20점인 나의 추천 활동은 브랜드와 브랜딩 기본 개념 이해하기와 기초지식 쌓기다.

책 내용은 크게 브랜딩의 기초와 실행 그리고 습관으로 만드는 방법으로 구성되었다. 소설책처럼 쭈욱 읽다 보면 저절로 브랜딩에 대해서 이해가 된다. 초등학생이 읽어도 이해가 될 정도로 쉽게 쓰여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왜 브랜딩 책이 재밌지?' 이상했다. 이 책 전에 <N잡러를 위한 전자책 만들기>라는 흑상어쌤 책을 읽었다. 그 책을 읽었을 때도 너무 쉽게 이해가 돼서 당장 전자책 쓸 뻔했다.

표지에는 소규모 사업자가 처음 읽는 브랜드 책이라고 나와 있다. 1인 사업자, 소규모 비즈니스, 스타트 업, 예비 창업자를 위한 책이다. 하지만 브랜딩을 배운 적이 없거나 브랜딩 관련 책을 읽어 본 적이 없는 분들에게도 추천한다. 나도 이 책을 읽고 나니 브랜딩이라는 말이 친구처럼 친숙해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처음 브랜딩을 접하는 분이 부담스럽지 않게 배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부담 없이 재밌게 배웠으니 목표를 달성하셨다. 그리고 다른 분 서평에서도 자기 계발서인데 너무 쉽고 재밌었다는 의견이 있어서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이 책을 먼저 읽으면 높은 수준의 브랜딩 공부를 할 때도 도움이 된다.

소규모 사업자는 이 책에 나온 다른 소규모 브랜드들의 공통점을 참고로, 내가 운영하는 브랜드를 점검해 볼 수 있다. 브랜딩을 잘하는 브랜드가 꾸준히 지키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책 속에서 답을 찾아 기록해 놓자. 예비 창업자는 창업을 서두르기보다는 이 책으로 꼼꼼히 고민하고 체크한 다음 시작하기를 권한다. 흑상어쌤은 브랜딩을 비즈니스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끝없는 일관성의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소비자에게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일관성을 유지하느냐가 브랜딩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내가 정의하는 브랜딩은 ○○○이라는 비전을 향해 ○○○와 같은 사람에게 ○○○라는 이미지를 일관성 있게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이 ○○○에 각자 자신만의 브랜딩 정의를 써보라고 해서 나도 해 봤다. '내가 정의하는 내 블로그의 브랜딩은 무식 타파라는 비전을 향해 나처럼 독해력도 부족하고 단어 뜻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책 속에서 한 줄만이라도 찾아서 내 것으로 만들자는 이미지를 일관성 있게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이지만 흑상어쌤이 하라는 것은 다 해 보았다.

브랜드란?

상호, 로고, 자신을 대변하는 징표이자 나와 경쟁사를 구분하는 표현 방법이다. 우리 동네에 이비가 짬뽕이 있다. 이비가는 브랜드다. 손이 가는 게 아니라 입이 가는 것?

기억되지 않는 브랜드는 선택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수많은 브랜드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가장 먼저 떠오느는 브랜드를 선택하게 된다. 내가 짬뽕하면 이비가를 떠올리는 것처럼 이제 신규 도전자의 진입장벽은 누가 더 많이 어떻게 기억되느냐이다. 개인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 특정 분야에서 나를 먼저 떠올린다면 경쟁자와의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브랜딩이란?

브랜드에 -ing가 붙은 진행형이다. 브랜드를 브랜드답게 만들어 가는 모든 과정, 브랜드를 만들어 관리하는 과정, 소비자와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과정,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는 활동, 소비자에게 믿을 수 있는 일관된 경험을 하게 해주는 모든 활동 등으로 정의할 수 있다.

브랜딩의 결과는 구매다. 구매는 매출로 이어진다. 소비자에게 '무엇으로 우리 브랜드를 기억하게 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한 마디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비가는 짬뽕이 정말 맛있다. 이비가의 강점이 내 기억 속에 짬뽕 잘하는 집으로 기억된다. 그러면 브랜딩을 잘 한 것이다. 다른 사람도 그렇게 느꼈나 보다. 그래서 짬뽕 잘하는 집으로 유명해졌다. 그 과정이 브랜딩이다.

브랜딩은 매출로 이어지는 활동이고 팔리지 않으면 브랜딩이 될 수 없다. 특히 소규모 비즈니스의 경우는 세일즈가 곧 브랜딩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브랜딩의 핵심은 일관성이다! 브랜드의 성장은 브랜드에 어떤 정체성을 부여하고 어떤 모습을 보여 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브랜딩을 할 때 세 가지 마음가짐인 초심, 일심, 내가 먼저 주는 선심을 기억하자.

브랜딩을 브랜드를 만들어 알리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브랜딩을 브랜드의 긍정적 경험과 인식을 심기 위한 모든 것이라고 정의한다. 결과는 다르다. 브랜딩은 왜 필요할까? 소규모 비즈니스라도 마케팅과 브랜딩의 방향을 잡고 작은 타깃에 집중하면 기존 강자들과 경쟁을 피하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 수 있다. 나는 김밥? 하면 고봉민 김밥이 딱 떠오른다. 누군가의 머릿속에 떠올라야 성장할 수 있다. 브랜딩 없이는 오래 가지 못해서 필요하다.

브랜딩에서 부정적 경험은 무관심보다 못하다. 어떤 식당에 갔는데 주인이 아주 불친절하다면 두 번 다시는 안 갈 것이다. 나도 한 번 가고 안 간 집이 몇 군데 있다. 그래서 내 브랜드는 긍정적이고 좋은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브랜딩 해야 한다. 브랜딩은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인데 사람 마음 얻기는 어려워도 잃는 건 한순간이다. 그래서 브랜딩의 가장 어려운 점은 초심을 지속할 수 있느냐 없느냐이다.

브랜딩과 세일즈의 차이

텀블러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 내가 그 사람에게 찾아가서 판다. 이 게 세일즈다. 내가 텀블러를 사려고 한다. A 회사의 텀블러와 락앤락 텀블러가 있다. 어떤 걸 살까? 당연히 락앤락이다. 왜? 내가 아는 상표니까. 이것이 브랜딩이다.

브랜딩은 팔지 않아도 팔리게 만드는 것이다. 브랜딩의 결과가 세일즈다. 브랜딩은 세일즈의 목적이기도 하다. 브랜딩이 되어 있으면 내가 세일즈 하지 않아도 된다. 소비자가 알아서 선택한다. 한마디로 브랜딩이 돈이 되는 시대인 것이다.

브랜딩과 마케팅의 차이

브랜딩은 브랜드의 비전에서 출발한다. 마케팅은 고객의 마음에서 출발한다. 브랜딩은 장기적으로 고객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모든 활동이다. 마케팅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충족하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모든 활동이다. 둘 다 결과는 브랜드의 팬을 만드는 것이다.

브랜딩에서는 일관성 있는 마케팅이 중요하고, 마케팅에서는 브랜드의 인지도와 긍정적인 인식이 중요하다. 브랜딩은 장기적이고 마케팅은 단기간이 될 수도 있다. 브랜딩은 정서적이고, 마케팅은 활동적이다.

무엇이 차이를 만드는가?

왜 내가 선택되어야 하는가? 브랜드를 경험하기 전 먼저 선택을 받아야 한다. 차이란 선택을 해야 하는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도 한 줄로 '브랜딩은 나답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 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보았다. 나다움은 아름답다. 브랜딩은 나다움을 표현하는 것이기에 아름답다. 나다움이란 내가 나를 알아야만 가능하다. 이 책은 나다움을 발견하게 해준다. 브랜딩 이전에 나를 알아갈 수 있게 가이드 해 주는 책이기에 이 책을 선택해야 한다. 선택을 받아야 경험을 할 수 있고 많이 팔릴수록 브랜드가 널리 알려진다.

왜 차이가 생기는가?

관심사가 어디로 향해 있나? 이 말은 나도 경험한 적이 있다. 삼겹살 먹으러 갔는데 셀프바에는 상한 듯한 떡과 만두가 있고, 시든 상추와 깻잎이 있었다. 손님 보고 시들고 상한 음식 먹으라는 건지? 어떤 곳은 셀프 바애 김치와 깍두기만 있었지만 너무 맛있었다. 나는 어디를 또 갔을까? 이것이 차이다.

주인의 관심사가 진심으로 소비자를 향해 있는데 그 집이 잘 안될 수는 없다. 그리고 그 마음은 꾸준히 유지돼야 한다. 소규모 비즈니스 브랜딩의 장점은 소비자와 관계 맺기가 쉽고 빠른 점이다. 개성 있는 매력을 소비자에게 충분히 보여 주고 일관성으로 신뢰를 얻자.

퍼스널 브랜딩의 예로, 정리의 신 곤도 마리에와, 화장품을 정말로 좋아하는 남자 블로거, 아이들의 영양가 있는 도시락 만들기에 진심이었던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지속할 수 있는지가 퍼스널 브랜딩의 첫걸음이다.

약돌 며느리와 남해 북스테이 고요별서, 그리고 노인을 위해 쉽고 빠르게 근육량 늘리는 슬로우 필라테스 윤진쌤의 성공 사례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내가 누군지 잘 알고 일관성 있게 꾸준히 유지하며 배우고 실행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모르는 것을 배우기 위한 노력과 실행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책의 뒷부분에는 전문 용어도 정리해 주시고, 비즈니스 론칭 액션 플랜 등 실질적인 전략 소개도 해 주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흑상어 쌤이 읽으신 브랜딩 책을 추천해 주시는데 내가 읽은 책은 무려? 0권! 책에는 동정 점수가 없다...ㅎㅎㅎ

브랜드 가치는 브랜드를 선택한 사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의 답이 되어야 한다.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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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랑만 한다면 우리는 죽을 수 있다 - 페소아의 내면보고서 러너스북 Runner’s Book 2
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이준혁 편역 / 고유명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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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하는 것은 죽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는 것은 죽는 것이니까.

고유명사 출판사의 러너스 북(Runner's Book) 2번째 트랙이다. 페르난두 페소아는 처음 들어본 작가다. 다른 이름이 무려 75개나 되었다고 한다. 나는 이름이 한 10개만 넘으면 아무리 내 이름이라도 헷갈릴 것 같은데, 페소아는 이 모든 이름을 기억했을까? 포르투갈의 이스쿠두 지폐 모델이 될 정도면 꽤 유명한 사람인 것 같다.

다중인격 문학의 선구자라고 하는데 고전문학과 페미니즘 문학 정도만 들어봐서 어떤 문학인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한 작가가 75명의 작가 역할을 했다면 천재인 것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멋진 말이 나와서 롱 인덱스를 붙이면서 읽었는데, 좋은 말이 자꾸만 나와서 결국은 거의 모든 페이지에다 인덱스를 붙여버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 번 쭉 읽고 붙일 걸 그랬다. 공부하다가 중요한 것만 밑줄을 쳐야 되는데 결국은 본문 전체에 전부 밑줄을 그어버린 셈이다. 형광펜 사용하거나 인덱스 붙일 때 참고하시길.

33 Km <오직 사랑만 한다면 우린 죽을 수 있다>

일단 제목부터가 이해가 안 된다. 작가가 표현한 대로 거의 원문에 가깝게 번역을 했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나는 이 점이 참 마음에 든다. 번역가의 의역이 아니라 작가의 원문 그대로를 번역함으로써 내가 페르난두 페소아랑 만나는 느낌이 들어서 그렇다.

그럼 사랑을 안 한다면 우리는 죽을 수 없다는 말인가? 사랑을 하건 안 하건 상관없이 우리에게는 죽음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데? 있다면 자살일까? 그럼 사랑만 하면 자살을 해도 된다는 소린가?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사랑에 목숨 걸라는 얘긴가? 이렇게 짧은 제목 하나로도 오만가지 생각을 하다가 결국 나는 "오직 사랑을 실천했다면, 우리는 행복하게 죽을 수 있다"로 결론 내렸다. 아님 말고.

32 Km 잘못된 점을 이야기하라. 말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 아니라, 존재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표현을 하지 못한다. 표현은커녕 얼굴로는 웃고 속으로만 화낸다. 남의 부탁도 왠지 미안해서 거절하지 못한다. 뭔가 억울해도, 내가 참고 혼자 끙끙거리며 스트레스받는 타입이다. 그런데 페소아는 내가 지금 현실에 존재하는 것이 낫다면 말하라고 한다.

상대방에게 섭섭한 게 있으면 말하고, 혹시 내가 잘못한 게 있다면 괜히 미루지 말고 깔끔하게 말하고 사과하자. 사람은 원래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른다. 알아서 내 마음을 헤아려 주지 않는다. 다만 감정이 격할 때는 바로 말하지 말고, 일단 한 발자국 물러나서 마음을 차분히 한 다음에 감정을 빼고 이야기해야 한다.

나는 이 책으로 존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잘못된 점을 이야기하면서 살기로 했다. 그래서 서평단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다. 어떤 분이 서평은 작품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리고 우리는 비평가가 아니라 독자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서평을 하시는 분들께 참고하시라고 꼭 이야기하고 싶었다.

페소아디테일은 늘 나쁘다고 했다. 그냥 슬슬 읽으면 될 것을... 부족한 점과 모자란 점을 찾으려 하면 어떤 책이든 어떤 글이든 완벽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페소아 역시 고도로 분석적인 정신은 오류만을 본다고 말하고 있다. 내 생각에는 너무 똘똘한 거보다 나처럼 좀 무식한 편이 나은 것 같다. 자기 위안이다. 그래도 이렇게 이야기함으로써 나도 한번 존재해 봤다.

84 Km 보는 것은 앎에 대한 언제나 최고의 은유일 것이다.

이 말도 뭔가 좋은데 이해가 잘 안돼서 나만의 추측을 해보았다. 뉴턴은 페스트가 유행해서 무료하게 사과나무를 보다가 만유인력을 발견했다. 만유인력은 뉴턴이 사과나무를 봤고 거기서 자연의 은유를 발견했기 때문에 세상에 알려졌다. 이처럼 보는 것은 앎에 대한 최고의 은유라서 그 의미를 찾을 수도 있고 못 찾아도 좋다. 그저 보는 것의 아름다움과 감사함을 느끼면 충분하다. 라이트 형제가 새를 보고 비행기를 발명했듯 자연은 최고의 은유 덩어리다. 사람도 자연이다.

그러면 책은 어떨까? 이 책도 그렇고, 고전이나 문학 작품은 도대체 아무리 읽어도 아무리 보아도 나에게 해당되는 무언가를 찾기가 정말 어렵다. 하지만 괴테 할머니께서(전영애 교수님)는 의미를 찾으려고 너무 애쓰지 말라고 하신다. 자연이나 인간이나 은유로 표현한 것을 굳이 몇 날 며칠 고민하면서 알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렇게 편안하게 마음먹고 자연을 보고 책도 보면 어느 순간 앎이 내게로 다가오지 않을까?

그나마 내가 이해한 문장은 이렇게 3개이다. 나만의 해석이라서 정답은 아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본 이 책은 일단 얇아서 휴대하기 좋고 여행할 때는 부록으로 된 한 장짜리를 가지고 가면 좋을 것 같다. 비행기 안에서 보면 여행과 사색을 동시에 할 수 있어서 스스로 좀 멋져 보일 듯? 다른 좋은 말들도 많은데 도저히 말로는 설명을 할 수가 없다. 나의 얕은 이해력은 요 정도.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을 하다가, 이 책으로 워터 포인트에서 물 한 모금 마시며 쉬어가는 기분을 느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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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의대에서 가르친 거짓말들 - 건강을 책임진다고 믿었던 현대 의학은 어떻게 우리를 더 병들게 했는가
로버트 러프킨 지음, 유영훈 옮김 / 정말중요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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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대사질환과 심장질환의 범인은 과당이다. 과당은 모든 가공식품과 가공 음료에 들어있다. 그리고 탄수화물도 당이다!

이 책은 의사이자 교수인 저자가 폭로하는 의료계의 거짓말 10가지에 관한 내용이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놀란 것이 과당이었다. 과당이라니까 과일에 있는 좋은 당인 줄 알았는데... 탄산음료에 들어 있는 것도 과당이다. 고과당 콘시럽을 쓴다고 한다. 이온음료에도 과당이 들어있었다.

아이들에게 탄산음료를 먹이는 것은 담배를 피우게 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만큼 해롭다. 과당은 술처럼 간에서 분해되고 남은 것은 간에 저장된다. 지방간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나 아예 술을 입에 댄 적이 없는 사람도 지방간이 생긴다. 이런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과당연관지방간질환이라고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탄수화물 식단은 간 지방을 감소시킨다.

그래도 제로 칼로리는 괜찮지 않을까? 괜찮지 않다! 내가 영양정보를 보니 나트륨만 1%고 모두 0%였다! 처음엔 "이거 너무 좋은 음료인데?" 했다. 하지만 눈에 잘 안 보이는 원재료명을 봐야 한다. 거기 수크랄로스와 같은 인공 감미료가 있다. 수크랄로스는 열량도 당 성분도 없는데 인슐린 수치는 20%나 올린다. 천연 감미료 스테비아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당을 먹으려면 알룰로스로 대체하라고 한다. 0 칼로리란 말도 전부 상술이었다. 칼로리는 의미 없었다.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했던 것이다.

그럼 밥은 좋은 먹거리일 것 같다. 가공식품이 아니니까. 3대 영양소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다. 필수 영양소인 탄수화물은 꼭 먹어야 한다. 나는 이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밥이 당덩어리라니... 밥을 먹으면 탄수화물의 가장 작은 단위인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된다. 이때 혈당을 낮추려고 인슐린이 나온다.

당은 우리 몸속 거의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 모든 세포에 인슐린 수용체가 있기 때문이다. 당은 대사의 연쇄 작용으로 혈관뿐 아니라 뇌까지 망가뜨린다. 그래서 장기를 파괴하면 안 되니까 인슐린이 나와 혈당을 낮춘다. 그런데 간과 근육에 저장하려니 너무 창고가 좁다. 그래서 저장 창고가 넓은 배의 내장지방이나 피하지방으로 저장한다. 그러면 점점 뚱뚱해진다. 비상시에 써먹을라고 저장했는데 좀처럼 굶주림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자당(蔗糖)은 처음 듣는다. 뭔가 했더니 사탕수수에서 얻은 당, 즉 설탕이 자당이다.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이 1:1의 비율로 구성되어 있다. 당이기 때문에 비만과 충치는 물론 당뇨병을 유발한다. 많이 먹어서 뚱뚱한 것이 아니다. 적게 먹고 열심히 운동해도 살이 안 빠진 이유는 인슐린 때문이었다! 인슐린은 당뇨 환자가 맞는 주사인 줄로만 알았다.

무엇이 인슐린을 분비하게 할까? 음식이다! 특히 탄수화물이 원흉이다. 체중이 늘어나는 원인은 칼로리가 아닌 인슐린이었던 것. 앞으로 칼로리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과당과 탄수화물만 먹지 말자. 삼겹살집 가서 야채에 삼겹살만 먹고 오자. 밥만이라도 먹지 말자. 탄수화물은 안 먹어도 된다. 없으면 몸에서 만든다. 그때 배에 저장된 지방을 쓴다. 날씬해진다. 그래서 단백질과 지방 위주의 식사를 권한다.

인슐린이 하는 일이 열량을 지방으로 저장하라고 명령하는 거였다. 인슐린 건들지 않으면 아무리 많이 먹어도 뚱뚱해지지 않는다. 쯔앙같은 먹방 여신들은 인슐린이 안 나와서 열량이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는 것일지도?

고혈압도 다른 대사질환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스스로 자초한 병이다. 혈압이란 혈액을 우리 몸의 순환계를 거쳐 이동시키는 힘이다. 120/80mmHg(수은주밀리미터)가 정상이다. 해마는 뇌에서 기억력을 담당하는데 고혈압과 당뇨가 결합하면 해마의 크기에 영향을 주어 치매에 걸릴 수 있다.

고혈압약은 지붕에 물이 새는데 바닥의 물을 닦는 수준이다. 그동안 지붕과 벽에는 누수 피해가 쌓인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물이 새는 부근 전체를 재건축해야 할 수도 있다. 혈압을 망치고 싶지 않으면? 알코올 소비와 가공식품 섭취를 줄인다. 이것은 만병통치약이나 마찬가지다.

고혈압 환자들은 짜게 먹지 말라고 하는데 소금이 우리 몸에서 과당을 만들어내도록 촉진할 수 있어서 그런 것이다. 소금이 비만과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

내 별명은 우물이다. 속이 우물처럼 깊어서가 아니고, 하루 종일 뭘 계속 우물거리며 먹고 있어서 우물이다. 울 엄마는 통화할 때마다 넌 또 뭘 먹고 있냐로 시작했다. 이 책으로 이유를 알았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해서 금방 배가 고팠던 것이다. 배가 고프니까 과자, 빵, 떡, 라면 등 또 탄수화물을 먹는다. 그래서 나는 끊임없이 우물거렸다. 저자도 나와 똑같았다고 한다.

저자의 영양사 어머니는 하루에 조금씩 6~8끼를 먹으라고 하셨다. 나도 조금씩 자주 먹는 게 좋은 줄 알았다. 잘못 알았다. 같은 음식이라도 한두 끼를 많이 먹으면 조금씩 자주 먹을 때보다 건강하고 더 날씬해진다. 저자는 이제 일주일에 6~8끼를 배부르게 먹는다. 더 건강해졌고 더 이상 배고픔에 허덕이지 않게 되었다.

스타틴 계열 약물을 복용하면 핏속에 있는 콜레스테롤을 청소해 심장질환의 발병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LDL 수치가 아니라 동맥에 있는 석회화된 죽상반이 주요 위험 요인이었다. LDL 수치와 죽상반은 관련이 없다. 스타틴은 거의 무의미한 약물이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은 스타틴 약물 대신 저탄수화물 식단으로 치료할 수 있다.

유익성을 과장하는 방식이 의약품 마케팅의 주된 수단이다. 스타틴도 이런 방식으로 판매된다. 스타틴은 근육에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다. 암, 백내장, 당뇨병, 인지 기능 장애의 발병률과도 관련이 있다. 심장발작의 위험을 가장 확실하게 예측해 주는 지표는 개인의 LDL수치가 아닌 대사질환이다. 심장질환의 원흉은 과당이다!

알츠하이머, 심장병, 당뇨병, 관절염은 수십 년간 별개의 질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 질환들은 모두 대사이상이다. 대사는 낡은 세포가 죽고, 새로운 세포가 생기고, 호흡하고 노폐물이 배출되는 끊임없이 갱신되는 과정이다.

알츠하이머, 심장병, 당뇨병 셋 다 대사성 질환이다. 알츠하이머의 원인도 당뇨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인슐린은 기억과 학습을 포함한 기초 과업도 수행한다. 그래서 정신질환도 당뇨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본다. 당뇨환자의 우울증 발병률은 25%나 된다. 심각한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비만보다 당뇨가 먼저 찾아온다.

알츠하이머병이 공격하는 곳은 뇌다. 뇌를 망가트리는 원인은 아밀로이드 베타반이라는 것이 통설이다. 하지만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약물이 알츠하이머병을 늦추거나 다스리진 못했다. 게다가 아밀로이드 베타반이 없더라도 신경 손상을 입으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수 있다.

당뇨가 있는 사람 중 70%가 알츠하이머병이 생긴다. 결국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이는 요인 한 가지 때문에 생기지 않는다. 알츠하이머병은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난다. 심장병처럼 신체에 생기는 여러 문제를 함께 다루며 다각도로 치료해야 한다. 병의 뿌리인 대사 문제를 다스려야 비로소 치료가 가능할 것이다.

단식은 우리 몸의 건강한 대사 활동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너무 힘드니까 간헐적 단식을 권한다. 최소 12시간 간헐적 단식과 음식 섭취 시간을 짧게 제한한다. 나도 간헐적 단식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살이 더 이상 안 빠졌다. 이 책에서 그 이유를 알았다. 자주 먹어서 그렇다. 그리고 수면의 질과 스트레스도 영향을 준다. 마음 편히 내가 스트레스 안 받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시작하자. 아예 신경 쓰지 않았던 것보다 훨씬 건강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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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랑만 한다면 우리는 죽을 수 있다 - 페소아의 내면보고서 러너스북 Runner’s Book 2
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이준혁 편역 / 고유명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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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이 너무 많네요. 책도 가볍고 LP판에 들어있는 가사처럼 책 내용이 한 장으로 되어 있는 부록도 넘 맘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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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aker 관여자
이문기 지음 / 좋은땅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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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너는 누구지?

의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온 것일까?

나지막히 들려오는 음성에 귀를 기울인다. 그것은 마음속 울림 같기도 했고 근방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기도 했다. 목소리에게 어떻게 자연의 이치를 다 꿰뚫고 있는 것처럼 나를 가르치냐고, 어떻게 그것을 알고 있냐고 물으니 순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연은 순응한다. (p.100)

이 책은 소설가 이문기 집사님의 경험을 토대로 한 논픽션 소설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정민이고 남편은 윤성이다. 두 번의 사고에서 살아난 정민은 결국 오갈 데 없는 상황에 처하는데, 하나님이 교회를 통해 정민을 돌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환상과 찬양과 신앙으로 조금씩 성장해 간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존재에 대한 물음은 아직까지 정답이 없다. 내가 누군지, 어디서 왔는지, 왔다면 무엇을 하기 위해 왔는지, 나는 어떤 목적을 갖고 살고 있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은 김상용 시인의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의 마지막 구절인 '왜 사냐건 웃지요' 인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정답은 각자의 몫.

<관여자>라는 제목을 보고, 알 수 없는 나 자신에 대해, 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시각에서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관여나 참견 또는 개입이라는 말은 별로 좋은 느낌이 아니다. 그래서 관여자라는 제목을 보고 남의 일에 간섭하는 사람을 지칭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내 인생에 관여를 해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절대자인 '관여자 하나님'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이 관여하면 기분 나쁜데 왜 절대자의 개입은 괜찮을까? 아마도 우리가 우리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피조물의 입장이니 말이다. 그래서 자식에게도 관여하면 안된다. 나는 자식을 낳았지 내가 창조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자식은 아끼고 사랑하면 된다.

나도 잠깐 교회를 다닌 적이 있었다. 어떤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의 가사가 생각난다. 아주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신다는 내용이었다. 하나님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내 머리카락 개수까지 알고 계신다는 것이다. 내가 만약 죽을 것 같은 고통 속에 있는데, 아무도 내게 관심이 없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내 아픔을 헤아려 주신다면 나는 하나님을 믿을 것이다. 내가 죽을 병에 걸렸는데 하나님을 믿어야 살 수 있다면 당연히 믿을 것이다. 하나님이 계신다고 믿으면 그 어떤 약보다 낫다.

나는 모든 종교와 양자역학이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양자역학을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무식하게 얘기할 수 있다는 점은 양해를 바란다. 양자역학과 끌어당김의 법칙과 하나님도 같은 것이 아닐까? 종교에서 말하는 것도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예수님도 겨자씨만 한 믿음을 강조하셨다. 하나님이 계시다고 믿으면 하나님이 계신 것이다. 안 믿으면 없는 것이다. 양자역학에서 슈뢰딩거의 고양이도 내가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없어진다. 그래서 나는 정민의 신비한 체험이 스스로를 살린 소중한 종교적 체험이자 하나님의 도움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방언을 알아들을 수 없는 것처럼 정민의 신비한 체험을 이해할 수는 없다. 다만 그 체험은 정민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목사님께서 집으로 오신 날 정민은 마치 예수님이 목사님 모습에 겹쳐 보인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나처럼 그럴 수도 있겠구나, 얼마나 황홀하고 신비로웠을까 참 행복했겠다 생각하면 진실이 된다. 적어도 정민과 나에게는 진실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예수님이 아닐까.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은 나도 내 주위의 모든 사람도 예수님처럼 귀하고 소중히 대하라는 뜻 같다. 정민이 어려울 때 힘이 되어주신 모든 분들은 사람의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정민은 그 사랑을 다시 어려운 이웃에게 베풀어 주게 될 것이다. 그럼 그 도움을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정민 역시 사람의 모습을 한 예수님으로 비치지 않을까?

나는 누구인가?

관여자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이다. 자연에서 와서 자연에 순응하며 잠깐 지구별 여행을 하다 떠나는 여행자이다.

정민은 남편 윤성과 함께 강원도 여행 중에 차가 논에 빠지는 사고를 당한다. 차도 사람도 다친 데는 없었다. 우리는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정민은 하나님의 도우심이라고 말한다.

차를 몰고 나갔는데 갑자기 돌풍에 송판 조각이 날라왔다. 피할 수도 없는 상황. 다행히 송판 조각이 범퍼에 박혀 다치지 않았다. 정민은 자신의 몸속에도 송판 조각이 박혀 있음을 깨닫는다. 침묵하는 하늘이 알 수 없는 의미를 담고 내려보는 것 같았다고 한다.

허리가 너무 아파서 좋아하는 볼링도 못 치게 되었다. 집안에 갇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열등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있어야 의욕이 생기는데, 왜 밥을 먹어야 하고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허망하다. 지친 그녀는 절대적인 신의 존재 앞에 나약한 자신을 인정하며 외친다. "살려 주세요, 하나님!"

검사 결과 종양은 아니었지만 네 군데의 디스크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어그러져 있었다. 그때 옛날 같은 동네에 살던 윤희선이라는 친구를 만난다. 그녀는 하나님께서 때가 되니 우리를 만나게 해 주신거랬다. 정민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다 믿고 싶었고, 교회 나가면 병이 낫는다는 말에 그녀를 따라 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작은 교회에도 하나님의 손길이 미칠까 염려했던 정민. 주일예배 때 꿈에서 본 광경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남편이 신문사를 퇴직하고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큰오빠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경황이 없는 중에 은행에서 온 우편물은 이자가 3개월이 밀렸다는 내용이었고 집에서 쫓겨난다. 결국 교회 분들의 도움으로 거처를 마련하고, 찬양과 예배로 상처 나고 고통스러운 마음을 달래며 버텼다. 그러나 교회를 벗어나면 여전히 마음이 아렸다. 교회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 서로 상처 주고 상처받는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어 공감이 갔다.

동해 여행 중 사고에서 목숨을 건져 주시고, 강변북로 낙하물 사고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인생의 관여자로 정민의 생명을 지켜주셨다. 다양한 환상 체험으로 정민의 영혼까지 관여하시는 하나님. 남편의 이중 대출로 집에서 쫓겨났을 때, 하나님은 고난 중에도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 인생에 관여하고 계심을 알게 된다.

정민은 하나님의 관여하심에 감사하며 영적으로 성숙해 간다. 어느 날, 긴 병마 앞에 나약해진 아버지가 식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것이 생각난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앓아서 짜증 나고 거추장스러운 존재였다. 하나님과 만나며 정민은 아버지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우셨을지 헤아리지 못한 것이 너무도 죄송했다. 어쩌면 이런 안쓰러움과 미안한 마음은 관여자 하나님께서 주신 치유의 묘약이 아니었을까?

앞으로 남은 날들은 정민과 관여자 하나님과의 행복한 동행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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