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까 말까 망설인 개원 비밀 노트 - 누구도 알려 주지 않는 실전 개원 노하우
김세형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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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과감성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정도까지 다 밝혀도 되나 싶을 정도로 김세형 대표의 모든 노하우와 유용한 지식들이 가득 담긴 책.

개원의 A부터 Z까지 빠짐없이 직접 몸으로 경험한 것을 토대로 쓴 <쓸까 말까 망설인 개원 비밀노트>는 개원을 앞두고 계신 분들뿐 아니라 이미 개원했거나 마케팅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 책은 개원을 앞두고 계신 분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니 과장해서 말하면 나도 개원을 할 수 있을 듯?

이미 병원을 운영하고 계신 분들은 책 속에서 우리 병원이 무엇이 부족한지 더 잘 되려면 어떤 것까지 신경 써야 하는지를 찾아서 개선하면 된다.

안 해 본 마케팅이 없는 저자는 온라인 마케팅이 가장 효과적임을 강조하는데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지 팁을 배워보자. 게다가 수익에 관한 파트도 적나라하게 밝히고 있어 객관으로 내 병원의 현 위치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외과 전문의 김성래 선생님의 추천사에는 김세형 대표가 맡은 온라인 마케팅의 힘을 믿었기에 두 번째 개원 당시 그 흔한 개원 예고 현수막도 걸지 않았다고 한다. 사무실이 아닌 현장에서 실전 개원을 많이 해 본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PART1 개원 입지

병원의 성공 요인은 무얼까? 나는 실력 있고 친절한 의사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의외로 입지가 50%를 차지했다. 이 책을 보며 생각해 보니 나만 해도 집에서 가장 가까운 내과를 간다. 치과도 간단한 것은 그냥 제일 가까운 데로 다닌다. 왜? 멀리 가기 귀찮으니까. 불친절해도 오직 가깝다는 이유로 그냥 다닌다. 그래서 입지가 중요하다는 것에 수긍이 갔다.

입지 선정 시에는 고려할 점이 많다. 경쟁 병원도 살펴야 하고 지역의 연령대, 소득 수준, 주변 의료 시설도 살펴야 한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안과, 치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등 진료과목별 개원 특징과 다양한 도구와 방법을 활용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개원 시 가장 중요한 입지 부분에 꽤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은 이 책의 꽃이다.

PART2 병원 마케팅

나도 미용실 개업 물티슈, 교회 홍보 티슈 등을 받은 적이 있다. 사탕이 든 전단지도 받았는데 사람들이 사탕만 빼고 전부 쓰레기통에 광고지를 버린 것을 보고 이런 광고가 효과가 있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나 역시도 내용은 슬쩍 보고 사탕만...

저자는 병원 홍보용 화장지, 현수막, 홍보물 부착 배포, 대형마트 카트 홍보, 버스 광고판 홍보 등 안 해 본 광고가 없다고 한다. 그런 모든 방법을 시도 한끝에 얻은 결론은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 광고가 가장 효과적이었다는 것이다.

여행이나 맛집을 간다고 생각해 보자.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핸드폰으로 검색부터 한다. 이것이 온라인 마케팅을 해야 하는 아주 단순하고 명확한 이유다.

고연령층 인터넷 이용률이 60대가 91.5%이고 70대 이상도 57.3%나 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러고 보니 지하철 광고가 눈에 띄게 준 것은 사실이다. 지하철 타면 모두 핸드폰을 보고 있다. 요즘에는 핸드폰이 해롭다는 사실이 알려져서인지 종이책을 읽고 있는 사람도 많아졌다.

나는 집 앞 내과나 치과처럼 굳이 광고를 안 해도 오다 가다 간판 보고 찾아간다. 하지만 피부과처럼 잘하는 곳을 찾을 때는, 네이버에 검색해서 방문자 리뷰와 블로그 리뷰를 꼼꼼히 읽어보고 간다.

솔직히 병원 이름은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 1차 의원급 병원은 브랜드보다는 지역에서 신뢰도 구축과 효과적인 홍보에 집중하라고 한다.

그리고 좋은 병원 이름은 지역 + 진료과목과 같은 형식을 추천한다. 나도 그러면 굳이 이름을 기억하지 않아도 되니 금방 기억날 것 같다. 동네 앞 학원, 병원 이름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율전 치과라면 기억 안 해도 된다. 하지만 이렇게 동네가 넓으면 율전동에 있는 모든 치과가 검색된다. 이때는 온라인 검색에서 쉽게 검색되지 않으면서 발음하기 쉽고 의미나 목표, 색깔 등을 담아 이름을 지어야 한다.

우리 병원 어떻게 찾아오셨냐는 물음에 대한 답, 키워드 전략을 사용하는 법과 주의점, 네이버 플레이스 상위 노출 정석, 클릭 수(트래픽) 구매 등은 책을 참고하자. 광고를 할 때 외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네이버로 유입되도록 만들거나 실제 방문한 손님들의 영수증 리뷰는 신뢰도가 높다고 보기 때문에 네이버가 좋아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PART3 병원 수익

개원을 할 때 가장 큰 고민은 얼마를 벌고 얼마를 써야 순이익이 보장되냐는 것이다. 개원의 목적은 수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서는 개원 후 예상되는 수익, 매출, 지출에 대한 것을 자세히 알아본다.

예상 매출을 각 진료과목별로 살펴보고, 인건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항목별 예상 지출과 예상 수익을 계산해 본다. 그리고 수익 개선을 위한 전략을 세운다. 나에게는 너무 어려워서 이해하지 못했다.

PART4 개원 일정

개원 일정의 주요 내용은 저자의 네이버 공사구간 블로그(049gan)에 있다. 필요한 분은 무료로 자료를 요청해서 받으면 된다. 저자의 홈페이지와 유튜브 강의도 참고하자. 개원 일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이 증가하므로 시간에 맞춰 필요한 것들을 잘 준비해 놓아야 한다. 그래서 시간별로 체크해야 할 것들을 알려준다.

상가 계약 시, 인테리어 업체를 선정할 때 꼭 확인할 2가지, 인테리어 업체를 정하는 시기에 같이 정하는 내부 사인물 업체 정하는 법도 나온다. 내부 사인이란 병원 로고, 안내판, 진료실 표시, 유리에 붙여진 글씨, 간판 전체를 의미한다.

대출, 세무사 선정, 사업자 등록증, 구인, 가전, 의료장비, 보안업체 선정, 네트워크 공사, 혈액검사를 대행해 주는 업체인 녹십자, 씨젠, 이원, 삼광 등의 수탁업체, 카드기 선택 시 고려할 점, 의사랑, 비트, 이지스, 전능 등의 차트 프로그램, 그리고 개원 1주 전 보건소 현장 실사, 개설허가 승인 및 심평원(심사평가원)의 요양기관 번호 발급 후 지급계좌 등록, 면허세 납부와 추가 등록사항까지 정말 쓸까 말까 고민할 정도로 자세하게 나와있다.

이 책으로 가장 기본적인 입지와 마케팅 관련 내용부터 숙지한 다음 어떻게 하면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한 후 지역 사회의 좋은 병원으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람을 전한다. 개원은 긴 여정의 시작일 뿐 그 시작에 이 책이 올바른 나침반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나도 주위에 좋은 병원이 생겼으면 좋겠다. 내가 가 본 곳은 내과, 치과, 이비인후과 뿐이지만 정말 세 군데 모두 환자를 자판기에서 나오는 깡통 취급을 해서 가기가 싫다. 환자 받고 다음 사람 돈 받고 하는 자판기 같은 느낌... 좋은 병원이 생기면 나는 소문 내지 말래도 마구마구 내 줄 것이다. 친절하고 좋은 병원, 환자를 가족처럼 대해 주는 병원이 잘 되길 바라며 귀한 정보가 가득 담긴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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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가는 여정
정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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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과감성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친구 경이는 21살 꽃나이에 이 세상을 떠났다. 경이를 죽인 건 정부 당국이었다. 국민이 어떻게 살든 자기 살 궁리만 하는 관료들이었다.

나의 북한에 대한 지식은, 현빈과 유해진이 나온 <공조> 2편과,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드라마와, 이제훈의 <탈주>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전부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갈 수 없는 나라에서 온 작가님의 <한국으로 가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우리 엄마 고향은 황해도 황주다. 그래서 옛날에 엄마가 KBS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에 신청을 했는데 결국 가족들은 찾지 못했다. 저자의 아버지 고향도 황해도라고 해서 더 친근감이 들었다. 황해 남도 은율군이라고 한다. 나는 황해도만 들었는데 황해도가 황해 남도, 황해 북도로 되어 있나 보다.

고등중학교 학급 담임인 김만남 선생님 집은 학교 안에 있는 사택이었다는 말도 신기했다. 학교 안에 사택이 있다니. 담임은 물리(전기) 과목을 가르쳤는데 전기 기술도 있어 수업 내용이 꽤 설득력이 있고 재밌었다고 한다. 어떤 것을 배웠는지 전기 기술은 뭔지 궁금했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잘했던 것 같다. 중학교 때 학급 벽보주필이 되었다. 벽보주필은 대부분 사상부위원장이 맡는다. <당을 따라 천만리>라는 제목으로 수필을 쓰고, <종달새>를 국어 시간에 읽던 생각이 난다면서 그때는 국어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혁명역사 시간이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세뇌 교육인가 보다.

북한에서는 김일성·김정일 혁명역사에 낙제를 맞으면 대학은 고사하고 상급학교 진학은 꿈도 꾸지 못한다. 성취도도 수학과 국어보다 가장 높아야 한다. 북한은 시험이 대부분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으로 "~에 대하여 쓰세요."라고 나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항일 투쟁 날짜와 회의 장소와 연도별 날자들을 내용과 함께 달달 암기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나도 애국가와 국민교육헌장을 달달 외웠던 기억이 난다. 내 동생은 박정희 대통령 암살 소식에 엉엉 울었다. 나는 박정희 대통령 사진과 태극기가 교실 칠판 위에 없는 것이 너무 이상했던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큰 언니는 '이부자리 보고 발을 펴라'는 속담이 있듯 자신의 가정 상황은 보지 않고 높은 곳만 올려다보면서 남이 하는 대로 뭐든지 따라 하며 공허한 삶만 추구했다. 저자는 그런 맏언니가 얄미웠다. 잘난 체하고 집 걱정은 꼬물만치도 하지 않고 부모님들이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너무 싫었다는데, 나는 거꾸로 부모를 위해서 자식들이 희생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시아버지가 지금도 싫다.

우리는 '누울 자리 보고 발을 펴라'고 하는데 북한에서는 '이부자리 보고 발을 펴라'고 하나보다. 저자가 어린 시절 들었던 <천 송인가 만 송인가>라는 노래를 유튜브에 검색해 보니 조선 가요라고 검색도 된다. 이런 북한 가요가 검색되는 것도 신기했다. 내친김에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생소했던 표현들을 한 번 정리해 보았다.

맛의 미를 돋우어 주는 역할을 했던 사과 모양 양념통에 대한 추억 이야기에서는 풍미를 맛의 미라고 한다. 우리나라 수능은 대학예비시험이다.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고 하는데, 은주가 워낙 태권도를 잘해서 맞서기 힘들어하던 애들은 쏘는 이를 뽑은 듯한 기분이 들었을 거라고 한다. 또 우리는 1kg이라고 쓰는데 쌀 한 킬로그램을 사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화불단행(禍不單行)은 화는 쌍으로 온다. 고군분투(孤軍奮鬪)의 북한식 표현인 간고분투(艱苦奮鬪)는 국어사전에도 있는 말이다.

저자는 고등중학교를 나오고 건설건재전문학교 건축공학과를 나왔다. 그리고 친구 엄마의 소개로 건설총국 산하 기업인 수출가공 사업소에 다니게 된다. 여성이 3명이고 남자 지배인과 비서까지 5명인 엄청 작은 수출가공사업소였다. 업무는 공예반과 수예반에서 만들어 내는 상품으로 중국과 무역을 해서 건설총국 산하에 식량 조달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 1년 이상 다니다가 어린이 식료품 회사에 입사한다. 새벽부터 교대제로 일하는데 하루 두 끼는 무료로 회사에서 먹을 수 있어 모두 들어가고 싶어 하는 회사였다. 거기서 탈북을 할 때까지 열심히 일했다. 저자의 북한 생활은 여기서 26살에 막을 내린다.

북한 여성들은 굶주림 때문에 인신매매로 중국에 팔려가거나, 중국 남성들에게 원하지 않는 결혼을 강요당했다고 한다. 저자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장백현과 마주하고 있는 곳에서 살았다. 압록강은 영어로 Yalu(鴨綠) River다. 중국어 발음(鸭绿江; Yālùjiāng)에서 압록을 영어로 표기한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어느 날 큰언니가 함께 중국 가서 돈을 벌어 오자고 했다. 돈을 벌어 오면 우리 집 상황도 좀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에 흔쾌히 따라나섰다. 그런데 알고 보니 둘 다 돈에 팔린 것. 그래도, 북송이라는 위험 때문에 중국 허난성의 이름 모를 한 농촌에서 시집 생활이 시작된다.

아들이 태어나자 시부모님께 맡기고 중국 광저우 편직공장에서 일했다. 그러다가 다시 시골로 돌아와 살다가 남편과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닝보에서 일한다. 하지만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을 도둑맞고, 교통사고로 후각이 손상되어 중국에서 가장 낮은 장애인 등급인 10급을 받게 된다. 결국 회사에서 일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시집은 쥐벼룩이 너무 많아서 시내에서 일하게 되었고 그동안 저축해 놨던 돈과 시집에서 보탠 돈과 친척들에게 꾼 돈으로 시내에 새로 지은 아파트 2층을 샀다. 그리고 아들을 시내로 데려와 시내 학교에 전학시키고 점차 저자는 안정감을 찾는다.

그러다 아빠가 중국으로 오면서 통일부에 편지를 썼고 큰아버지가 한국에 살아 있다는 통보를 받은 뒤 제일 먼저 한국으로 가게 된다. 저자는 가장 나중에 둘째 아들과 함께 한국으로 왔다. 우연히 EBS 방송국에서 진행하는 <탈북 그 후>라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게 되면서 그 당시 만 11세였던 큰아들도 중국에서 데려온다.

큰 아들은 성당에 다니는 분들과 수녀님의 도움으로 강원대학교 국제어학원에 다니며 한국어를 배웠다. 나는 이 이야기에도 가슴이 뭉클해졌다. 부모보다 더 따뜻한 수녀님과 선생님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표현한 큰아들의 글 때문이었을까?

저자는 어린이집 원장의 차별 때문에 일을 그만두게 되는데, 나도 은근히 선생님들 월급을 착취하는 원장에게 당한 적이 있어서 너무 이해가 갔다. 한국인도 차별하는데 탈북민을 채용하면 고용지원금까지 받으니 그 원장에게 탈북민은 봉이었을 것이다. 탈북민 정착금을 사기 치는 분들도 있다더니... 그래도 굶겨 죽이는 나라나 전쟁으로 죽이는 나라보다 사기 쳐서 죽이는 게 나은 나라일 것이다. 사기는 내 선택으로 안 당할 수 있으니까.

나도 사기를 당한 적이 있어서 보이스 피싱 이야기에는 너무너무 공감이 되었다. 나는 사기 피해로 지금까지 신용불량자로 산다. 경찰에 신고도 하고 은행에도 모든 서류를 넣었지만 결국 사기당한 돈은 못찾았다. 지금까지 매일매일 대부 업체에서 전화가 온다. 내 이름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도 저자처럼 왜 나를 선택했냐고 울부짖고 싶다. 저자는 상담 공부로, 나는 서평단을 하며 사기꾼에게 당한 피해를 이겨내고 있다.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사기당한 돈을 되돌려주는데 나에게 그런 행운은 없었다.

사기당한 것이 탈북민이라서 그렇다는 댓글에 섭섭했다는 저자님. 그럼 남한인(?)인 나는 뭔가? 나도 사이버 경찰청에서 범인을 잡았다기에 행여나 돈을 받을 수 있을까 했지만 이미 다 빼돌려 찾을 수 없었다. 저자는 보험회사와의 2년간의 재판까지 했으니 나보다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정말 사기 안 당해 본 사람은 그 온몸이 덜덜 떨리던 순간을 그 지긋지긋한 고소와 피폐되는 정신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공부는 맞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절박하면 누구나 입문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작가님. 입문하게 된다는 표현이 낯설었지만 기쁨이 담긴 말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저자는 결국 대학원생이 된다. 대학원에서 인문 치료 공부를 하며 원장님도 용서하게 되었다. 그리고 누군가를 도왔을 때 뿌듯함을 느끼고 탈북민 여성들을 돕는 것에 대해 소명감을 가진다.

이런 엄청난 일을 겪으면서도 대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한 지 6년 만인 2023년 2월,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님께 박수를 보낸다.

인문학 자조 모임을 통해 저자는 피해의식을 갖고 살던 것이 첨차 없어졌다. 다름을 인정하니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쉬워졌다. 예전에는 본인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했는데 지금은 타인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게도 됐다. 현재 저자는 학교통일교육 전문강사로 전국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통일 교육을 하고 있다.

율동 체조, 인민반장, 당비서, 지구사령부, 안전원(경찰), 상점(마트)이라는 말이 신기했다. 엄마가 두부를 하고 난 콩비지를 가져다가 옥수숫가루에 섞어서 꼬장떡을 해 주셨다는데 꼬장떡도 뭔지? 콩나물 김치라는 것도 먹어보고 싶었다.

북한 이야기를 할 때는 똑같은 한국어인데 뭔가 독특하면서도 살짝 다른 느낌이 들어서 정말 재밌게 읽었다. 뒷부분에서는 자연스러운 한국어라서 교육과 독서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까지 받은 작가님의 앞날에 이제부터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길 빈다.

학위를 받는 날 부모님과 지인들이 축하해 주러 와 주었다. 주석단(강단, 연단, 단상)에서 대학교 총장이 주는 학위증을 수여받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고 뿌듯한지 알게 된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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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는 노력 - 일을 했으면 성과를 내라
류랑도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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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북스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두가 성과를 내고 싶어 하지만, 목표와 전략은 고민하지 않는다. 남들만큼 일하면서 남들보다 더 큰 대가를 바란다.


여행을 할 때는 가이드북이 있는데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왜 가이드북이 없을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드디어 찾았다. 이 책은 예비 직장인과 모든 직장인들의 직장 생활 가이드북이다. 나도 이 책을 읽고 직장 생활을 했다면, 직장 생활에서 왜 성과를 내야 하는지, 상사를 왜 제1고객으로 생각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지금까지 잘 살아남았을 것 같다,


저자는 성과 창출 컨설턴트이자 성과 코치다. 현장에서 30년 이상 보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성과 창출 특효약을 처방한다. 일은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이고, 성과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결과물임을 명확히 알게 될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을 <인정받는 노력>으로 정한 이유는 누구나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인정받고 정당한 보상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정은 꼭 직장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가족에게 받아도 너무 뿌듯하다. 그러나 직장에서의 인정이란 나 홀로 인정하거나 친밀한 관계에서 말로만 잘했다고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수요자가 기대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때야 비로소 리더는 물론 다른 구성원들로부터도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책에는 당장 연봉을 올리는 비법이나 리더에게 잘 보이기 위한 잔기술은 없지만 평생 지속될 성과 창출 정공법이 담겨 있다.


즐겁게 일하면서 성과를 창출하려면 끊임없이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 하물며 혼나는 일도 마음가짐을 달리함에 따라 나의 성장을 위한 쓴 약이 되어 준다. 두 번 다시 같은 일로 혼나지 않게 노력하면 즐거운 직장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어떤 곳에서 일하든 내가 있는 곳을 가장 즐거운 곳으로 바꾸기 위한 실천을 하고 있게 될 것이다.


역량은 일 근육이다.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체질화하면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는 것이 역량이다. 역량을 올리면 성과도 올라간다. 성과를 내려면 '돌직구'라는 정공법이 더 효과적이다. 그래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요소 8가지를 8장으로 구성했다. 각 장의 제목은 핵심 요소이고 붉은색은 핵심 문장이다. 나는 목차를 보면서 각 장별로 나만의 핵심 문장과 와닿는 부분을 정리해 보았다. 내 의견이 아닌, 책에 있는 내용이다.


1장 : 리더의 원츠를 파악하고 리더와 생각을 공유하라.


리더가 나를 인정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리더의 니즈원츠를 일하는 과정에 담으란 것이다. 내가 한 일의 결과물인 성과를 리더가 인정해야 내 노력이 인정받는다. 내가 한 일의 결과를 수용할지 말지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리더이기 때문이다. 리더가 원하는 성과 기준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창의적으로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리더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그의 원츠까지도 캐치해 내야 한다.


회사 흉보는 친구들을 멀리하라. 발전하는 조직과 정체된 조직의 극명한 차이점은 구성원들의 태도다. 정체된 조직의 구성원은 회사가 해준 것이 없다며 불평을 입에 달고 산다. 내 회사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열심히 일하냐고 한다. 부정적인 말은 상대방의 에너지까지 갉아먹는다.


이 회사 저 회사 옮겨 다니며 한 번뿐인 소중한 인생을 낭비하지 말자. 유랑을 끝장내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스스로 역량을 키워 자신의 회사를 남들이 부러워하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2장 거래 : 내 일의 첫 번째 고객은 리더다.


리더는 고객 중에서도 제1고객이다. 나는 리더를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으로 본다는 발상이 성과를 올리기 위한 최고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성과 창출은 내가 리더의 숨겨진 의도를 얼마나 제대로 적용했는가가 관건이다. 내가 리더를 만족시킬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고 업무를 추진한다. 팁이 있다면, 리더가 회의나 업무를 요청할 때 리더의 말이나 행동에서 드러나는 암시를 계속 메모해 놓는다. 성실하게 기록한 이 메모는 리더가 지시한 최종 목적지로 정확하게 안내할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정확하지 않거나 이해가 안 되면 무조건 질문하고 확인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싫어하는 건 금방 알아차린다. 나 같으면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잘 해 주고 싶을까? 리더가 싫더라도 티를 내면 안 된다. 그 사람은 내게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리더의 부족한 점들은 메모했다가 내가 리더가 되었을 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된다. 싫어할 시간에 리더에게 무엇을 얻어낼지, 어떻게 리더를 내 편으로 만들지를 고민하는 게 훨씬 현명하다.


잘 혼나는 것도 역량이라고? 이 말은 내 역량이 뛰어나면 혼나는 시간을 배우는 기회로 삼아 결국 실력을 인정받게 된다는 말이다. 애정 없는 리더는 야단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은 혼나는 시간을 상처받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혼나는 시간을 피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리더가 감정적으로 얘기하는 말은 흘려버리고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 리더가 무엇을 전달하려는지만 들어라. 그리고 똑같은 꾸중을 2번 듣는 일은 없어야 한다.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는 순간 일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힌다. 한 번 혼나면 3번 칭찬 듣겠다는 자세로 일하자.


3장 목표 : 성과가 완성된 집이라면 목표는 조감도나 설계도면이다.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중장기 목표를 염두에 두고 일한다. 자신의 목표뿐 아니고 회사와 상위 조직의 목표와도 연계해서 일할 줄 안다. 자기 입맛이 아닌 내부 고객인 리더와 외부 고객인 최종 수요자가 원하는 바에 맞추어 일한다.


내비게이션에도 지명을 정확하게 입력해야 안내를 받을 수 있듯, 일도 목적지가 어딘지 이름표를 달아줘야 한다. 내비에 '멋진 곳'을 입력하면 어디로 가겠는가? 하다 보면 되겠지라는 윌 비 will be가 아닌, 이것만큼은 꼭 공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머스트비 must be 사고방식이 중요하다. 양궁 선수가 퍼펙트골드 perfect gold만을 겨냥하듯 정조준 해야 할 과녁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과를 내는 팁은 무작정 할 일 목록만 처리하는 게 아니라 나만의 집중 근무 시간을 정해 전화도 받지 않고 내 일에만 몰두하는 것이다. 이 시간에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일을 한다.


당신이라는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굳이 목표가 없어도 즐겁게 살면 되지 않냐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성공해서 부자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정말 무책임한 말이었다. 시험공부도 안 하고 내일 시험 망치면 어쩌나 걱정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왜 사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지 내 스스로 그걸 밝혀야 한다. 그 답이 나의 '미션'이자 삶의 존재 목적이다.


4장 협업 : 사람들은 훈수에 강하다는 것을 활용하라.


관계란 상대방과 나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혼자 모든 업무를 완수해 내려는 의지는 가상하지만 인간은 그 무엇도 혼자서 해낼 수 없다. 그래서 리더나 동료에게 도와달라고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의 주체는 나 자신이다. 사람들은 훈수 두기를 좋아하는 점을 이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내 업무를 보완한다.


이 책에서 협업Collaboration협조·협력Cooperation의 차이를 처음 알았다. 협업은 공업, 상업 할 때 하나의 업(業)이니까 역할에 따라 책임이 따르고, 협조(協助) 또는 협력(協力)은 그저 도와주고 힘을 합친 것이라 결과에 대한 책임이 없다.


술자리에서의 불평은 내 역량에 손톱만큼도 득이 되지 않는다. 자기 팀으로 돌아가 불평을 하는 것도 투덜거림에 불과하다. 하지만 불만 사항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예의를 갖춰 말하면 자신의 역량을 리더나 주위에 알리며 스스로도 성장하는 기회가 된다. 예의 있게 불평하라.


5장 성장 : 자기 완결형 인재


최소한 경력 10년 안에, 일이나 자기 관리 측면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는 인재로 성장하라. 이런 사람을 저자는 자기 완결형 인재라고 부른다. 진정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모르는 것에 대해 해답을 달라고 하지 말고, 원리를 궁리해야 한다. 그 원리를 바탕으로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해야 비로소 내 역량이 된다.


평범한 거위가 황금알을 낳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평범한 회사는 황금알을 낳을 수 있다. 실패한 기업은 현실에 안주하므로 2류 기업, 퇴출 기업이 된다. 하지만 성공한 기업들은 통제 불가능한 요소도 어떻게든 통제 가능한 요소로 바꿔 극복한다. 다른 동료에게 의존하는 바가 크다면 스스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기 위해 역량 훈련을 시작하자.


능력과 역량은 다르다. 역량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실행력이고, 능력은 지식이나 경험 같은 것이다. 기본적인 능력이 갖춰졌다면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안정적으로 발휘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성장은 언덕이 아니라 계단처럼 온다. 단기간에 되는 것은 없다.


6장 차별화 : 평균의 함정에서 벗어나라.


평균만 가면 된다는 것처럼 위험한 발상은 없다. 아인슈타인 하면 상대성이론이 떠오르고, 피터 드러커 하면 MBO(Management by Objectives, 목표 관리)가 떠오르고 류랑도 하면 성과 코칭이 떠오르는 것처럼, 내 이름을 들으면 딱 떠오르는 나만의 탁월함과 차별점은 무엇인가?


회사의 일잘러나 또 함께 일하고 싶다고 평가받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똑똑하고 성과는 좋은데 지각도 자주 하고 동료의 성과를 깎아내리거나 빈정거린다면 누가 이런 사람을 성과만으로 평가하겠는가? 똑똑한 인재보다 유일한 인재가 가치 있다. 그래서 회사가 구성원을 평가할 때는 업무 외적인 요소를 평가한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평가받으면 팀워크도 좋은 방향으로 흐른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억지로라도 즐거워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 일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주문을 건다. 내가 좋아해야 잘할 수 있고 능률도 오르기 때문이다. 신나게 일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7장 완성도 : 쉼표 하나에 담긴 의미까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보고서의 쉼표 하나까지 설명할 수 있는 논리를 갖춰야 비로소 자기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 자기가 쓴 사자성어의 뜻도 설명하지 못한다면 누가 신뢰하겠는가. 리더니까 이해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은 버리자. 어떤 질문에도 답변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평상시에 내 의견을 가지고 일하는 습관을 길러야 내 언어로 일을 풀어갈 수 있다. 남의 안경을 빌려 쓰는 사람은 없다. 나만의 안경이 있다는 것은 나만의 시각과 견해가 있다는 뜻이다. 리더가 말하면 내 언어로 전체 내용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는 자기 대신 보고서를 쓰라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요구한다. 리더가 구체적인 지침을 주었다고 해도 크든 작든 내 생각은 반드시 담는 정성을 보여야 한다.


8장 시스템 : 당신의 의지는 시스템보다 약하다.


여기서는 늘 마음만 먹는 내 얘기가 나온다. 진지함과 실행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자기 수갑을 자기가 스스로 채워야 한다. 구체적인 전략 목표를 세우고 고정변수목표와 변동변수목표를 찾은 뒤, 변동변수목표 공략에 집중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전략목표가 다이어트면 고정변수목표는 쉽다. 아침 굶기 또는 주 3회 운동. 그런데 변동변수목표인 치맥, 야식, 회식, 배달 음식 등을 줄여야 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 다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동기부여를 위한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자.


나는 한 달에 한 권 읽기가 목표였는데 늘 한 권 읽다가 말고 TV나 핸드폰을 보게 되었다. 그러다 보면 일 년이 훌쩍 지난다. 그래서 서평단이라는 시스템에 올라탔다. 2주 내에 무조건 책을 읽고 서평을 쓰지 않으면 그다음부터는 한 달간 또는 일정 기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나는 자신과의 약속은 헌신짝처럼 버리면서 남들과의 약속은 엄청 잘 지킨다. 그 점을 이용한 서평단으로 꾸준히 지금까지 독서를 하고 있다.


에필로그에 밥은 천천히 먹고, 길은 천천히 걷고, 말은 천천히 하라는 말이 나온다. 피천득 시인이 딸에게 남긴 글이다. 남들보다 더 빨리 행동하고 더 많은 지식을 접하기 위해 애쓰기보다, 하나를 하더라도 그 원리와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며 정확하게 꿰뚫어 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직장 생활의 내비게이션이다.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는데 인정받지 못했다면 이 책으로 그 원인을 분석하고 실천해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일잘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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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소통하면 모두 리더가 된다 - 기분 좋게 사람을 움직이는 힘
조소영 지음 / 비바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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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시간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말을 온갖 힘든 사건들을 겪은 뒤 저자가 만든 말.

이 책은 자전적 수필집인데 나는 소설보다 재밌게 정신없이 읽었다. 전국 기아 자동차 대리점에서 거의 꼴찌인 지점이 1등을 했다! 어떻게? 나도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나처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저자도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1등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딱 하나만 말하라면 나는 독서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맨 뒤에 있는 7분의 추천사 중 3번째 한근태 님의 추천사가 나와 똑같았다. 영업을 하면 '술'을 연상하지만 그녀는 책을 통해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고, 그것을 현장에 접목해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최고의 지점장이 된 제1의 이유는 독서라고 하셨는데 나도 이 분 의견과 같다.

책 제목의 이렇게 소통하는 법을 알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독서력에 감동했다. 어쩐지 문장도 술술 너무 잘 읽히고 나도 모르게 여러 곳에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했다. 영업도 만만치 않고 직원 관리도 힘들고 스트레스받으면 책이 머리에 안 들어 오던데 책 읽을 시간은 어떻게 마련한 것인지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저자는 2017년 아이 교육에 도움이 되려면 무언가를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독서 모임에 참가했다. 독서 모임을 통해 읽은 책들을 아이에게 읽어주며 아이를 키우는 일이나 조직을 키우는 일이나 비슷함을 느꼈다고 한다. 이때의 독서 습관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독서를 계속하면 스스로 변하는 것이 느껴져 그만둘 수 없었을 것 같다.

이제는 인간관계나 업무상으로 힘들어하는 직원들에게 어려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책들을 추천해 줄 정도의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직원들을 상담해 주면서 저자의 진정성이 통했는지 실제 자신의 삶에 반영하고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 형언할 수 없는 보람과 뿌듯함을 느꼈다. 그리고 직원들 각각의 내면에 숨겨진 보석을 찾아내기 위해 내가 어떤 것을 어떻게 도와주면 좋겠냐고 물어봐 주는 리더가 되었다.

맨 뒤에 보면 '기아차 1% 여성 리더 조 지점장을 만든 도서 리스트가 있다. 세어보니 130권이 넘었다. 그중에서 내가 읽은 것은 3 권. 이 책에서 추천하는 도서들은 모두 지금의 저자를 만들어 준 노하우들이다. 특히 본문에서 인용하고 있는 책들은 나도 꼭 읽어보고 싶어서 글감에서 일일이 찾아 첨부해 놓았다.

영업을 잘하고 싶은 분들과 나처럼 좋은 책을 읽어 보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인용하는 책 중 가장 관심이 가는 책부터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른쪽 페이지 넘버 옆에 각 챕터의 제목을 초록색으로 표시해 놓은 것이 특이했다. 지금 어떤 내용에 관한 것을 읽고 있는지 확인해 가며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이렇게 소통하면 모두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책 제목은 작가님처럼 노력하는 모두를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노력에 독서를 통만 실천도 있었다. 도저히 친해질래야 친해질 수 없는 사람을 독서를 통해 방법을 찾는 모습도 너무 멋졌다.

내가 아니고 네가 빛나게라는 말에는 눈물이 글썽했다. 진심은 누구에게나 통한다. 그리고 누구나 알 수 있다. 우리 지점장은 어느 정도까지만 일하고 건강을 챙기라고 하더라며 직원들이 감동을 받고 그 이상의 업무량을 소화한다. 조직의 시간 못지않게 조직에 속한 구성원 개개인의 시간도 소중히. 나를 책임지고 도울 사람은 나 자신뿐이며, 내 삶이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라는 마인드. 저자는 이것이 전국 최하위권인 문제 지점을 전국 일등 지점으로 바꾼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딜 가나 미운 우리 새끼가 있다. 그때마다 이 직원에게도 선한 본성은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 직원이 그런 것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당신이 과거보다 조금 더 나아지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리더가 마음을 써주니 태도가 바뀌고 변화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납득이 안 되면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스타일인 저자는 예전 팀장이 하던 대로 조용히 있다가 나가라는 영업 팀장의 말에 갈 때 가더라도 어떻게든 내가 이 조직을 바꿔놓겠다고 마음먹는다. 내가 나가면 나 다음으로 오는 팀장 역시 이 사람의 밥이 되겠구나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수석 팀장의 만행, 직원들에게 부당하게 대한 사례와 증언으로 팀장과 그를 따르던 직원들까지 하차시켰다. 나는 너무 멋있어서 조 잔다르크라고 부르고 싶었다.

조직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판단해서 직원 중에 스타를 키우기로 한다. 기아 자동차에서 스타란 연간 150대의 차량을 파는 세일즈맨을 말한다. 그리고 P 과장과 함께 K 공사를 뚫었다. 남초(男超) 업계의 여성 리더여서 주변의 견제가 더 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고민만 하다가 끝낼 성격도 아닌 데다가 사람 사이에는 진정성이 통한다고 믿은 저자의 고군분투기에 저절로 박수가 나왔다.

앞으로의 예비 여성 영업 우먼들에게 고한다. 어떤 업무든 역량으로 평가받는 것이지 성별로 평가받는 건 아니라고. <트렌드 코리아>를 매년 읽으면 어디로 돈이 몰리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을 토대로 신차 판매 전략을 세운다. 트렌드를 감지하고 반영하는 감각은 여성들이 발달했으므로 이런 장점을 살려 당당히 경쟁하자고 한다.

악성 고객이 윗사람 바꾸라는 말에 직원이 저자를 바꿔 줬는데 여성인 게 못마땅했는지 다시 남자를 바꾸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그런 0매너를 어떻게 참고 참고 응대했는지 대단하다. 게다가 이 악성 고객에게 상황과 이유를 잘 설명한 다음 오해를 풀어서 저자의 열혈 팬으로 만들었다.

고객이 왜 화를 내는지 그 근본 이유를 찾아 소통하면 서로의 팬이 된다. 저자 역시 리더이자 상사였던 지점장님이 저자를 전폭적으로 믿어주고 지지해 준 덕분에 리더로 성장했다고 한다. 내 편이 생기면 좋은 점은 나를 위해 싸워주는 든든한 우군이 생기는 것이라며. 나도 남편과 아들의 좋은 팬이 되어줄 것이다.

제일 진상인 상사는 사람 무시하는 상사였다고. 지금도 이런 상사 어딜 가나 꼭 있다. 또 자신의 잇속만 챙기고 팀원들의 공을 독차지하려는 상사도 있다. 나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상사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정중하게 표현하나 재수나 싹 같은 표현 보다 마음이 부드러워진다.

바람직하지 못한 상사를 맞닥뜨렸을 때, 상대방이 정말 더티하게 나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수단을 이용해서 대응해야 할지 저자는 책을 통해 공부하고 깨달아 갔다. 고민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책 속에서 길을 찾았다.

조직은 언제나 구성원들에게 희생을 요구한다. 퇴사하거나 아니면 적응하거나 선택지는 언제나 둘 중 하나다. 그래도 정말 맞지 않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스스로 새로운 적응 조건을 만들어야 했다. 나를 나쁘게 대하는 상대를 나쁜 감정으로 바라보면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수록 위기는 기회로 바뀔 수 있다. 마음가짐이 세상만사의 거의 모든 것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회사 생활 꿀팁. 절대로 남의 험담, 특히 상사의 험담을 하지 말라! 말은 돌고 돌아 결국 당사자의 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말 한마디로 인사고과까지 좌지우지되는 경우도 있다. 말은 아낄수록 이롭다고 하니 사람들 얘기 말고 딴 얘기를 하자. 아무리 직장생활의 꽃이 씹는 맛이지만.

저자는 늘 밝은 얼굴과 낭랑한 목소리로 직원들을 대하려고 한다. 리더의 표정과 마음가짐, 몸가짐에 따라 지점 전체의 역량이 달라진다는 것을 수많은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회사에서뿐 아니라 집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집안에 누구 하나 우울하면 집안이 온통 초상집이 된다. 기분은 아주 쉽고 빠르게 전염되기 때문이다.

나도 저자처럼 밝은 얼굴로 내 가족들을 대할 것이다. 내가 밝고 행복해지면 해피 바이러스가 빠르게 전염될 것이니까. 꾸준한 독서와 적용으로 소통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주부도 한 가정의 리더니까. 책을 통해 내가 먼저 행복해져서 주위 사람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염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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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설득 -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
케빈 더튼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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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Simplicity 단순성

Perceived self-interest

본인에게 이익이 된다는 인식

Incongruity 의외성

Confidence 자신감

Empathy 공감 능력

이 책의 원제는 Flipnosis다. 반전 기술. 최면술이 Hypnosis고 Flip이 빈대떡 뒤집는 것처럼 뒤집기니까 최면술의 발음과 Flip을 합쳐서 사람 마음을 뒤집어 버려서 반전 기술이라고 번역한 것이 아닌가 싶다. 뒤집기 기술하면 뭘 뒤집나 여러 가지로 해석되니 반전 기술이라고 한 듯? 사전에도 없는 Flipnosis라는 단어의 찰떡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차례 앞 페이지에 Flipnosis의 발음기호와 함께 이 단어를 정의해 놓았다. incisive, inch-perfect influence. AI에게 물어보니 날카롭고 완벽한 영향력, 명쾌하고 정확한 영향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각자 편한 대로 기억하면 좋을 듯.

반전 기술은 단 몇 초(秒) 안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한국어 제목이 <초(秒)설득>인가 보다. 여기에는 5가지 영향력인 SPICE가 있다. 영어로는 양념이라는 뜻이다. 이것을 잘 배합하면 치명적인 무기가 된다. 이 책에서는 반전 기술에 대한 내용을 주로 6장에서 다루고 있다.

읽다보면 누구나 신기한 설득의 세계로 푹 빠지고 말 것이다. 다양한 설득의 실례들과 반전 기술(Flipnosis)에 대한 내용인데, 전문적인 부분도 있지만 이해하기 쉽고 너무 재밌어서 일상생활에서 막 실험해보고 싶어진다. 나는 동네 병원에 가서 여기서 배운 기술 하나를 써먹어 보았다. 갈 때마다 불친절한 의사 선생님에게 집에 있는 두유를 하나 가져다 건넸다. 그런데 너무 좋아하면서 친절하게 상담을 해주시게 아닌가. 사소한 것이라도 일단 받는 순간 상대방에게 호의적으로 되는 것이 신기했다.

설득의 힘은 어디서 올까? 100%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설득의 달인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는 여러 상황과 일화를 통해 설득의 마술사가 있음을 알려준다. 하지만 나와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이 책을 반복해서 보고 어디에 적용해 볼 수 있는지 많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설득을 잘 하는 사람들이 다 좋은 사람들은 아니다. 사이코패스도 설득의 달인이었다.

반전 기술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사기꾼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설득 요소이다. 나는 3As보다 스파이스(SPICE) 하나만 기억하기로 했다. 스파이스의 첫 번째인 단순성과도 뭔가 어울리는듯? 기억할 것을 더하기보다 뺄 수 있는 것은 다 빼고 하나라도 확실하게 기억해야겠다. 반전 기술 외에도 내가 재밌었던 내용을 조금 간추려 보았다.

말 안 듣는 아이에게 주의를 줄 때는 내려다보며 말하지 말고 올려다보며 해야 한다. 가능한 한 차분하게 말하고 스스로가 상대방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은 마음을 움직이는 데 큰 몫을 한다. 이것은 의외성공감 능력이 아닐까? 어른이 키가 크니까 당연히 내려다보는데 앉아서 올려다보며 이야기하는 것이 의외다. 그리고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주는 것은 공감 능력이라고 본다.

동물들의 설득기술은은 인간보다 훨씬 우수하다. 동물들에게는 오차 없이 미리 정해진 반응을 불러내는 특효약이 있는데 생물 행동학자들은 이 근본적 설득 무기를 관건 자극(Key stimulus)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인간은 동물과 다르다. 인간과 편리한 본능 사이에는 의식이라는 오존층이 있어 정말 특별한 말들만 그 층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스파이스(SPICE)가 필요한 듯.

갓난 아기는 완벽한 설득 기계다. 사람을 조종하는 아기들의 능력은 거의 예술 수준. 아기들은 어떻게든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돌보게 만들어야 했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그렇게 해 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설득해야 했다. 그 확실한 설득 능력은 탁월한 음향효과를 갖고 우는 능력, 엄청난 귀염성, 빤히 바라보며 사람을 최면에 걸리게 만드는 그 눈동자다. 정말 이 세상 모든 아기들은 너무 귀엽다!

영국 심리학자 리처드 와이즈맨은 행복한 가족, 귀여운 강아지, 노부부, 웃고 있는 아기의 4 가지 사진 중 하나를 넣은 지갑을 각각 40개씩 도시 곳곳에 뿌리고 어떤 사진을 넣은 지갑이 가장 많이 되돌아오는지 실험했다. 그중 노부부 사진은 28%, 가족사진은 48%, 강아지는 53%인데 반해 웃는 아기 얼굴 사진은 무려 88%나 돌아왔다. 의사전달에 있어 아기보다 나은 경쟁 상대는 역사상 없다.

아기들의 귀여운 모습과 마찬가지로 시선을을 마주치는 것도 설득력에 관건 자극 역할을 한다. 시선 접촉을 늘리면 환심을 살 수 있다. 대화 중 55%는 시선을 맞추는 것에 달려 있다. 눈에는 우리 지능을 거치지 않고 직접 감정으로 가는 통로가 있기 때문이다. 정작 말 내용의 전달 비율은 7%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발표를 잘하는 것 보다는 시선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이 특별해서 주의를 끄는 것이 아니라 그 눈이 바라보는 곳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동공은 보기 좋거나 더 관심 있는 것을 보면 확대된다. 그래서 관심있는 사람을 보면 동공이 커져서 매력적으로 보이나보다. 불빛이 희미하면 낮은 조명을 보충하기 위해 동공이 확대되고 마음이 여유로와 진다. 그래서 패스트 푸드점은 빨리 먹고 나가라고 어디나 조명이 밝다.

똑같은 와인을 각각 $90, $10로 가격을 달리해서 어떤 것이 더 맛있는지 실험했다. 전문가조차 $90짜리 와인이 더 맛있다고 했다. 똑같은 와인을 비싼 병과 싼 병에 담은 실험에서도 비싸고 고급진 와인병에 담은 것이 더 맛있다고 했다. 기능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으로 관찰한 결과 비싼 것은 두뇌의 쾌감 감각 부위인 내측안와전두부피질(Medial Orbitofrontal Cortex) 활동을 더 자극했다.

또한 사회 계급에 대한 연구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어떤 아이를 상류층이라고 들은 사람들은 아이를 더 똑똑하게 평가하고, 성취도가 해당 학년보다 수준 이상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사회경제 조건은 와인, 사람 그 외 모든 일에서 관건 자극 접근법 역할을 한다.

그래서 지인 중 세무사를 하는 분이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거였다. 사람들이 차를 보고 더 신뢰를 해서 유지비가 많이 들어도 어쩔 수 없이 타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는 정말 그럴까 싶었는데 이 실험 결과를 보니 정말이었다.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라 우리가 깨닫는 이상으로 우리의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러 가지 실험으로 외모와, 옷차림, 옷의 색깔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이 밝혀졌다.

너 때문에라는 말은 남 탓, 세상 탓하는 말이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팀 감독 퍼거슨이 선수들에게 다음 시즌 때 우리를 실망시키게 될 선수 3명의 이름을 종이에 적어 봉투에 넣어뒀다는 말을 하자 모든 선수들에게 게 더 많이 우승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16년 동안 22개의 경기에서 우승했다고 한다. 실은 이름을 적은 봉투 같은 것은 없었다.

동물원에 가기로 했는데 좌석벨트를 안 매는 말 안 듣는 아이가 있었다. 아이를 따로 불러 너 때문에 동물원에 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기다린다. 네가 좌석벨트를 할 때까지 출발할 수 없다. 우리가 말하느라 시간을 끌수록 동물원 구경 시간이 줄어든다고 하니 바로 차에 탔고 그 후로는 아주 착하게 굴었다고 한다.

그래서 너 때문에를 아파트 층간 소음이나 댕댕이 소음에 적용해 봤다. 이 아이가 좌석벨트를 하면 동물원 구경이라는 보상이 주어지는데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에게는 그 자체가 보상이라 어려운 문제다. 마음껏 짓는 댕댕이도 주인에게는 보상이 없으니 해결하기가 어렵다. 초설득의 스파이스(SPICE)가 적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직접 찾아가 따지는 게 불법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스파이스를 연구해서 설득 문구를 작성해 관리사무소에 방송을 부탁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

순서효과 : 정보를 제시하는 순서가 사람들의 생각을 결정한다. 기본적인 도움을 받는 것도 거부하는 85세의 할머니에게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남의 도움을 받는 가능성도 생각해 보라며 옆집 부인 이야기를 해도 소용없었다. 그런데 순서를 다르게 옆집 부인이 홈케어 서비스를 받고 훨씬 행복해 보인다고 한 후, 한번 받아보시면 어떠냐고 제안했더니 요술지팡이라도 휘두른 듯 바로 흥미를 보였다. 이야기를 잘하면 우리 마음은 너무 쉽게 움직인다.

정박효과(Anchoring Effect) : 최초에 제시된 정보(닻, Anchor)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심리 현상이다. 우리가 마트에서 \10,000인 치즈와 \9,980인 치즈가 있다면 어떤 것을 살까? 왠지 만 원의 원가는 더 싸게 느껴지고 정확한 가격의 치즈는 원가도 비쌀 것 같다. 그러면 \10,850은 어떤가? 도매가로 생각하는 금액이 훨씬 더 올라간다. 나는 일단 제일 싼 것을 사겠지만 말이다.

집 내 놓을 때 가격 책정 : 이것은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집 내놓으실 분들은 꼭 알아두어야 한다. 10억에 나온 물건과 9억 8천에 나온 아파트가 있다고 치자. 얼마 차이 안 나도 9억 8천이 더 저렴한 것 같다. 그럼 9억 8천790만 원은 어떤가? 뭔가 깎으면 안 될 것 같다. 실제로 미국에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자 10억으로 내놓은 집들은 정확한 가격을 제시한 집보다 가격이 더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숫자가 정확할수록 집값을 높게 받을 수 있다.

틀 짜기 접근법 : 틀 짜기 접근법. 영어로 무작위 판매 권유 전화를 콜드콜(Cold call)이라고 한다. 저는 A 보험사의 누구라고 하면 바로 끊는다. 하지만 전화를 해서 미신을 믿냐고 묻는다. 대부분 안 믿는다고 한다. 아무것도 팔려고 하지 않고 일상에 공감한 후 주위에 선생님이든 건축사든 특정정 직업을 가진 친구를 아냐고 묻는다. 한두 명 있다고 하면 소개해 달라고 한다. 그리고 꼭 다시 전화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다. 이 허락을 받는 것은 상대방이 자기가 한 말을 지키도록 만든다.

이 허락을 받는 방식으로 식당의 노쇼(no-show) 비율을 30%에서 10%로 줄였다. 일정이 바뀌면 연락 주세요라고 말하던 것을 일정이 바뀌면 연락 주시겠어요? 하고 묻고 예약자가 "'라고 대답하게 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약속을 잘 지키는 일관성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실은 이 영업사원이 공손하기는커녕 귀찮기 짝이 없는 사람이다. 우선 전화로 귀찮게 했고 친구들 연락처를 뒤지게 만든 이중으로 고통을 줬다. 하도 정중하게 전화하고 공손하게 인사하고 미안한 투로 얘기를 하니 호혜주의 원칙에 따라 주위 사람 이름이라도 알려줘야 할 것 같이 느끼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틀을 짜서 사기도 치고 영업도 하고 사이비 종교나 광신도 집단에 빠지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 나온 여러 가지 실험 결과로 알게 된 무시무시한 사실은 누군가에게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면 언젠가는 그 말을 믿게 된다. 무슨 소리를 하든 다 믿게 되는 것이다. 왜 세뇌를 당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학습된 무기력 : 파블로프는 조건반사 실험으로 유명하다. 개는 먹이를 보면 침을 흘리는 무조건반사를 한다. 그런데 개에게 먹이를 주기 전에 종소리를 들려주었더니 먹이가 없이 종소리만 들려도 침을 흘리는 실험이었다.

인지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은 여기에 소리 다음 전기 충격을 더했다. 소리만 들어도 공포를 느끼는지가 실험 목표였다. 이 두 가지 관계를 확실히 하려고 개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묶어 놓았다. 그리고 개들을 풀어주고 도망갈 기회를 줬다. 전기 충격 없이 소리만 듣고 피하면 조건화가 성공한 것이다.

그런데 개들은 소리를 듣고도 도망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소리 없이 전기 자극을 주었다. 그런데도 개들은 도망가지 않았다. 이것이 학습된 무기력이다. 계속 실패를 하거나, 내가 어떤 노력을 해도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무기력해진다. 그래서 우울증에 빠지거나 중독이 되는 게 아닐까?

은근히 재미있는 퀴즈도 있다.1~100 사이에 9가 몇 개나 있을까? 20개다. 낚시꾼 문제는 대각선으로 놓으면 되고, 대처 착시현상은 거꾸로 보면 오른쪽 사진은 대처가 아니라 괴물 같았다. 너무 신기했다. 나는 106페이지의 바보의 돈 계산을 이해하느라 정말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민했나 모른다. 결국 이해했다! 수학 문제를 푸는 기쁨이 이런 것인가 싶었다.

끝으로 나만 바보인지 다 같이 바보인지 실험해 보겠다. 책에 나오는 간단한 덧셈 문제다. 나 역시 틀렸다. 나는 바보 인정.

맨 끝에 답 미리 보기 없기!

아래로 스크롤 하면서 천천히

암산으로 덧셈을 하고

답을 말하면 된다.

계산기를 사용하면 반칙이다.

반드시 암산을 해야 된다.

1000

40

1000

30

1000

20

1000

+ 10

______

다 더하면?

얼마?

정답은?

5,000!

나도 그랬다.

틀렸다.

정답은 4,100이다.

우리 뇌의 기대치에 가장 부합하는 숫자가 5,000이었기 때문에 틀린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늘 속고 사기당할 준비가 되어 있나 보다. 똑똑하고 많이 배우고와는 상관 없이 상대방이 맘 먹고 사기치려 하면 당하게 되니 늘 조심하자. 너무너무 재밌고 즐거운 책 읽기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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