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 - 이제 당신의 삶도 기적이 된다
디팩 초프라 지음, 김석환 옮김 / 나비스쿨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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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내 삶에서 무엇을 원하는가? (p.147)

이렇게 질문한 다음 편안하게 놓아 버리세요. 당신의 의식의 흐름이 고요한 내면의 소리가 답하게 하세요. 그런 다음 5분 후에 답을 적으세요. 이 일을 매일 하세요. 그러면 상황과 환경, 그리고 사건과 사람들이 그 답을 중심으로 조식화되는 것을 보면서 당신은 깜짝 놀라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는 동시성 운명의 시작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실천하기 쉬운 것이라 맨 앞으로 가져왔다.

 

수많은 유명 인사들의 정신적 멘토인 디팩 초프라의 이전 책들이 건강을 얻는 법, 사랑에 이르는 길, 신을 아는 법 등 구체적인 결과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 책은 자신의 운명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그 운명을 만들어 가는 법을 안내하는 책이다.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동시성 운명(Synchrodestiny)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우연의 일치와 동시성 운명을 이해하고, 2부에서 동시성 운명을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7가지 원칙을 배운다.

 

하늘에서 새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떼 지어 날아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나는 신기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어떻게 마치 한 몸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움직일 수 있을까? 물고기도 마찬가지다. 물고기들끼리 부딪혀서 죽었다는 소리는 들어 본 적이 없다. 이 책에서는 그런 현상이 초공간적으로 일어난다고 한다. 모든 존재가 주변 환경과 다른 존재들과 서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우주의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다. 이것이 동시성 운명이다.

 

동시성 운명을 이해하려면 먼저 3가지 차원을 알아야 한다. 첫 번째 차원은 우리가 살고 있는 물리적 영역의 현실 세계다. 여기서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로 직선적으로 흐르는 듯 보인다. 나는 딱 여기까지만 이해가 된다.

 

두 번째 차원은 정보와 에너지로 구성된 양자 영역이다. 마음, 생각이 여기에 속한다. 여기서 물질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은 오직 우리의 의식이며 모든 것이 실제로는 무한한 허공에서 빛의 속도로 깜빡거리는 것에 불과함을 알게 된다. 그러면 그 의식과 마음은 어디서 오는가? 여기서부터는 알 수가 없다. 상자 속의 고양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아는 것이고 뚜껑을 열 때 내 의식이 작용한다. 내가 보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입자와 파동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 차원은 지성, 즉 의식이다. 가상 영역, 영적 영역, 초공간적 지성이라고 한다. 이 영역에서는 공간과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가능성의 바다에서 정보와 에너지가 생겨난다. 나는 지금 현실 세계에서 사니까 내일을 걱정하고 불안하지만 초공간적 영역과 접촉하면 무한한 창조성과 연결되어 내면의 평온과 안정감을 얻어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그리고 본래 자신이 되고 싶었던 바로 그 사람이 될 수 있다. 영적 영역에서는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존재한다 것을 25곡의 노래가 녹음된 CD에 비유한다. 지금은 첫 번째 곡을 듣고 있지만 CD 안에 25곡의 노래가 있는데 내가 듣고 있지 않을 뿐인 것이다.

 

실제로 내면과 밀접하게 연결된 상태에 도달하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해서 좀 위안이 된다. 명상으로 긍정적인 내면의 대화를 연습하자. 우주와 조화를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사하는 것과 모든 불만을 버리는 것이다. 나는 1분 명상도 호흡에 집중이 안 되고 온갖 잡생각이 떠올라 어려운데, 긍정적이고 감사하는 태도를 갖는 것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동시성 운명을 실현하는 7가지 원칙은 20분 명상을 실천해야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 인생을 살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명상이 쉬우면 누구나 다 바라는 대로 행복한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실천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 될까? 나부터도 어려워서 못하겠는데...

 

그래도 방법은 알았다. 처음 명상을 시작할 때는 호흡 명상을 한다. 편안한 자세로 자신의 호흡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 명상법은 많이 들어서 알고는 있다. 그다음은 우리를 생각의 원천인 순수한 의식으로 가게 하는 호흡 만트라(mantra,마음의 도구)를 한다. 서-훔(so-hum)이라는 간단한 만트라인데 숨을 들이마실 때 그 진동 소리는 "서"이고 숨을 내쉴 때 진동 소리는 "훔"이다. 만트라는 우주의 소리라고 한다. 강아지가 우는소리를 우리는 멍멍, 영어는 바우 와우, 일어는 왕왕이라고 하는 것 같은 의성어인듯하다.

 

결국은 호흡 명상에 숨을 들이쉬면서 서라하고 내쉬면서 훔이라 하면 만트라 명상인 것이다. 이 거의 멈춘 듯 조용해질 때까지 반복하면 시간 자체가 멈추면서 순수한 의식의 장인 초공간적 영의 영역에 거하게 된다.

 

그다음이 수트라(Sutura, 의미를 지닌 만트라)명상이다. 서-훔의 만트라 명상 20분이 끝나자마자 동시성 운명의 7가지 원칙을 순서대로 매일 순서대로 1가지씩 계속 반복하는 것이다. 8번째 날은 다시 1로 돌아가서 반복한다. 동시성 운명 원칙 7가지에는 그 원칙의 가르침을 요약한 수트라가 있는데 그냥 읽기만 하면 되고 수트라가 내 존재의 일부가 될 대까지 수트라를 연상하는 연습을 하면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는 삶을 성취하는 데 가까워진다. 단, 30분이 넘지 않도록 한다. 불안과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언제든지 이것을 사용하면 된다.

 

우리의 의식은 7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1단계는 수면상태, 2단계는 꿈꾸는 상태, 3단계는 우리가 평상시 깨어 있는 상태, 4단계부터가 좀 어렵다. 깨어 있으면서 영혼을 자각하는 상태인데 명상을 생각하면 된다. 여기까지는 이해가 된다. 위의 명상으로 도달 할 수 있는 것은 4단계까지인 것 같다. 그리고 명상을 반복하면 다음 단계로도 갈 수 있을 것이다.

 

5단계는 우주적 의식 상태로 깨어 있을 때도 자기 자신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기가 죽은 모습을 보는 영혼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죽지 않고 평상시에도 가능하다는 거다. 이해 불가의 영역이다. 6단계는 신성한 의식 상태인데 나뿐 아니라 다른 모든 존재에서도 같은 영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동식물과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예수, 붓다와 같은 분들이 이러한 의식 상태 속에서 살았다고 한다. 마지막 7단계는 통합된 의식 상태이다. 소위 깨달음이라고 하는. 이때는 기적 자체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 무한한 가능성과 삶과 죽음을 초월한 상태다. 나는 항상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항상 존재할 영이다.

 

우연의 일치가 일어나면 무시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물으라고 한다. 그리고 답을 찾으려 애쓸 필요도 없고 그냥 질문을 던지면 답이 떠오를 것이라고. 우연의 일치에 대해 일기를 쓰거나 페이지마다 중요한 우연의 일치를 하나씩 적고 그와 관련된 일들을 기록해 본다. 또한 매일 잠자리에 들면서 잠자기 몇 분 동안 그날 낮에 일어났던 모든 일을 의식의 화면에 띄워 놓고 지켜보라. 방 4개인 집을 원하면 적어라! 그래서 의도에 집중하라. 계속 연습하면 개인의 소망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바라는 소망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나는 언제나 불만과 기적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나는 불만을 버리고 기적을 선택한다.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 이해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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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듣기 불편한 이야기
이완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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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을 버릴 때 우리는 늙는다.

그대와 나의 가슴 한가운데는 무선국이 있다.

그것이 사람들로부터 또는 조물주로부터

아름다움, 희망, 활기, 용기와 힘의 메시지를 수신하는 한

그대는 영원히 젊다.

이 책은 저자가 삶의 굴곡을 겪으면서 남긴 기록과 공부하면서 얻은 지식을 모아 놓은 것이다. 어려운 철학서가 아니고, 청년들이 자기만의 길을 찾고 참된 삶을 설계해 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썼다고 한다. 그러나 청년뿐 아니라 자기만의 길을 찾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책 중간중간에 있는 [쉬어가기] 코너에는 명언이나 좋은 시들이 담겨있다.

저자는 자기 자신을 위해 시간과 정성을 쏟고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먼저 좋은 사람이 될 것을 강조한다.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소중히 여길 수 있을까. 내가 나 스스로를 먼저 존중하고 아껴야 다른 사람에게도 존중받을 수 있다.

나는 이제까지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공부를 많이 해서 지식을 쌓으라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스스로의 무지를 깨달으라는 말이었다. 내가 다 안다고 생각하면 배울 게 없으니까 겸손한 자세로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을 알아가는 버거운 과정을 이겨 내려면 늘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알고 평생 배움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듣기 불편한 이야기가 맘에 더 새겨진다.

탁월한 리더십은 다른 사람들의 성장을 돕는 데 집중할 때만 달성할 수 있다. - 톰 피터스

저자는 타인의 성장을 돕는 데 일조하고자 이 글을 썼다. 리더의 임무는 더 많은 추종자를 얻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리더를 키우는 것이며, 내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잘 되길 바라고 내 곁에 있는 사람부터 행복하게 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덩치가 큰데 작은 옷을 입은 소년이 큰 옷을 입은 왜소한 소년의 옷을 빼앗아 바꿔 입었다. 결과적으로는 둘 다 맞는 옷을 입게 되었으니 더 좋은 결과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옷을 빼앗는 게 정당하지 못했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정당성을 지켜야 한다.

그리고 자살률 OECD 1위라는 슬픈 기록을 가진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전한다. 살아만 있으라고. 살아만 있으면 반드시 답이 보인다고.

또한 청년들에게 즉, 나부터 먼저 내 가까이 있는 모두에게 격려와 칭찬이라는 마중물(Calling Water)을 먼저 붓자고 불편한 이야기를 꺼낸다.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서로 헐뜯고 깎아 내릴 것이 아니고 서로 잘 되게 칭찬해 주고 더 잘할 수 있게 격려해 주자. 그것이 부모의 자리거나 자식의 자리거나 학생이나 선생이나 친구의 자리거나 상관이 없다. 누구나 다 멘티가 되어 멘토로부터 도움을 받고, 스스로도 멘토가 되어 후진을 육성하자.

연비어약(鳶飛魚躍), 솔개가 날고 잉어가 뛰어오르듯 이 땅에 새로운 문화, 과학, 기술 등이 약동하길 바라며.

♥ 지식과 감성사 서평단에 당첨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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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 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
배리 로페즈 지음, 이승민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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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쥐는 것보다 사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잃어버린 것에 대한 절망 속에서 죽기보다 앞에 놓인 가능성을 위해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p.254)


이 책은 배리 로페즈 사후에 출간된 에세이집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 에세이는 사막에서 남극에 이르는 풍요로움에 대한 예찬이자 그것의 훼손에 대한 경고다.


리베카 솔릿은 서문에서 여러 방향으로 난 이 에세이들의 발자국을 길잡이 삼아 스스로 땅과 언어의 관계를 더듬고 의미를 탐색해 가는, 그렇게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기를 바란다고 독서의 방향을 알려 준다.


저자는 어렸을 때 성적 학대를 당하고. 부모님이 이혼을 하는 등 힘든 시절을 겪어왔다. 나중에 심리 치료를 통해 성적 학대가 더 이상 자신의 삶의 의미를 구성하지 않게 될 때까지 치료를 받고 자유를 얻는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우리를 삶의 예의로 다시 데려다줄 타인의 포용이 필요함을 깨닫는다.


11살 때 뉴욕시에 있는 한 예수회 사립학교에 들어간 그는 카톨릭계 학교인 노터테임 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항공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려 했으나 소명이 아님을 깨닫고 전공을 인문학으로 바꾼다. 졸업 후 뉴욕에 있는 출판사에 취직했지만 직업도 종교도 불안정했던 그는 결국 작가의 삶을 택했다. 그리고 55년간 현장 조사와 글쓰기를 하면서 80개국 가까이를 여행하고 20권이 넘는 책을 펴 낸 것이다.


차이를 무시하면 상황은 개선되지 않는다. 6천 가지의 가르침이란 생명을 위한 필요조건인 다양성을 인정하고 자율성과 존중을 결합해서 갈등을 최소화하자는 것이 아닐까? 하물며 병마용의 얼굴은 물론 말들 하나하나까지 저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 않은가. 작가는 모든 장소와 사람은 유일무이하며 다른 어디에서도 되풀이되지 않는다. 집요한 여행자만이 육천 가지의 값진 가르침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친구인 리처드 넬슨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자주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나 자신이 아닌 세계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말은 스스로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말과 대조적이었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알아가면서 자연과 세계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어떨까?


<샤먼의 정경>에는 갈매기 사체 내장에 있던 물건들 이야기가 나온다. 장난감 병정, 폐주사기, 탐폰, 골프티 같은 것을 먹이로 알고 먹었다가 죽은 것이다. 그래서 자연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죽어가는 동물들을 살리기 위해 부상도 마다 했고, 남반구 여행에서 지구상 인간의 중심지 어느 곳도 아닌 지구를 이탈한듯한 느낌을 가졌다. 실제로 L.A. 외곽에서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고 청소년기 내내 맨해튼에서 살았던 저자는 파리, 도쿄, 이스탄불, 산티아고에 즐거운 추억이 있지만 유독 사막과 먼바다와 툰드라 평원에 더 이끌렸다고 한다.


작가의 집에는 치누크 연어가 집 앞에서 산란을 하고, 창밖에는 보브캣과 검은 꼬리 사슴이 산다. 강에는 물수리와 뿔호반새, 나무에서는 도가머리 딱따구리, 휘파람새, 풍금조와 같은 새들의 울음이 들려온다. 미송, 솔송나무 큰 잎 단풍나무가 집을 빽빽이 에워싸 지평선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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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이름이라도 - 나의 생존과 운명, 배움에 관한 기록
임승남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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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인 성취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어떻게든 자신을 변화시키고자 애쓰는 과정에서 얻는 보람과 긍지와 자존감에 비하면 실패에서 오는 고통쯤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해 왔다.(p.8)


<새 마음의 샘터>라는 한 권의 책을 계기로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품었고, 끊임없는 실천을 통해 돌베개 출판사의 대표가 되기까지 힘들고 슬프지만 우리를 힘나게 하는 여정이 담긴 에세이다.


한창 응석 부리고 돌봄을 받아야 할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되어, 당장 먹고 자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던 저자. 구걸을 하고 도둑질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 아팠다. 이 책에 나오는 어떤 시인은 우리가 구걸하는 사람에게 돈을 주니까 구걸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고, 돈을 주는 것이 그분들의 자립을 방해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것은 저자의 말처럼 사람의 선한 마음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정답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나도 저자처럼 그때그때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싶다.

 

음지에서 꽃망울 하나라도 피워보려고 애쓰는 국화꽃을 보며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귀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 국화꽃처럼 저자 역시 음지에서 자랐지만 어떻게든 발버둥을 치다 보니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가슴 벅차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책에서 읽은 것을 실천함으로써 스스로를 교육한 사람의 자부심과 행복함이 느껴졌다.


한자를 외울 때 주변이 시끄러우니까 무의 상태에 외웠는데 무의 상태에서 익히다 보니 심신이 맑아져서 나중에는 결핵까지 완치되었다고 한다. 기적처럼 결핵 완치판정을 받을 때 나는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니까 하늘도 돕는구나 생각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뇌를 아무것도 없는 진공으로 만든 다는 표현은 요즘 말로 몰입이고,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반복되는 생활을 계속했다는 것은 루틴을 만들어 실천 한 것이다.


5월 19일 월요일 오전, 전라도 광주에서 전화가 걸려 온다. 신문사 같은 곳에 연락 좀 해 달라고, 태양이 뜬 아침나절에, 군인들이 시민을 죽이고 있다는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던 저자는 혹시나 해서 서점 몇 군데에 전화를 걸었지만 모두 불통이었다. 다음날 신문 기사를 아무리 뒤져도 광주에 대한 기사는 단 한 줄도 없었다는 것을 비롯한 그 당시 민주화 운동의 생생한 묘사들은 나를 그 시대로 데리고 간다.


어머니를 죽인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는 누구였을까? 아직도 찾지 못한 2명의 형과 2명의 누나와 남동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 부분을 각색해서 영화로도 만들면 좋겠다. 임승남이라는 평범한 이름을 가진 분의 반딧불이처럼 아름다운 빛을 내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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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전자부품 매크로 포토그래피 - 회로 안에 숨은 아름다움을 들여다보다
윈델 H. 오스케이.에릭 슐래퍼 지음, 이하영 옮김 / 한빛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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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게 되리라 예상하지 않았던 것들의 새로운 아름다움

사진만으로 독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한 책

이 책의 사진들을 보니 몬드리안의 네모네모 작품이 생각났다. 빨강, 파랑, 노랑, 흰색의 직사각형 격자무늬로 된 <심포지엄>이라는 작품이다. 한샘 로고도 생각났다. 이 책도 단순한 패턴의 반복이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이런 예술작품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옮긴이의 말에 왜 사진만으로도 충분한 책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갔다.

사진들은 모두 매크로 포토그래피(확대 촬영기법)로 찍은 것이다. 이렇게 작은 전자부품을 아주 가까이서 보니, 각각의 부품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제목을 <전자부품 사진집>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전자 부품의 작동이나 사용 방식을 가볍게 알아보는 책이다.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 한 부분에는 전문적인 내용도 있다. 전자 부품은, 부품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부품의 기능을 제공하는 활성 영역, 부품의 외형인 패키지로 구성된다. 컴퓨터 조립할 때 초록색 기판 위에 있던 알수 없는 것들과 핸드폰 및 다양한 전자 제품 내부에 있는 부품들을 확대해서 들여다보았다.

스위치, 모터, 스피커,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스마트폰 카메라 등은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공통점을 바탕으로 서로 엮여 있다. 그래서 <전자부품 하모니 집>이라고 해도 좋을 법 하다.

스위치에는 토글 스위치, 슬라이드 스위치, 푸시버튼 스위치, DIP 스위치, 촉각 스위치, 마우스 버튼에 쓰이는 마이크로 스위치, 커피 메이커에 사용하는 열 스위치 등 이름만 들어도 풍성해진다.

특히 하루라도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1 부피 안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늘 쓰니까 얼마나 작은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자동 초점 메커니즘은 음성 코일 모터를 사용해서 마치 렌즈가 스피커의 종이 콘인 것처럼 렌즈를 센서에 맞춰 정확하게 배치한다는 말을 듣고 기술력에 "와아~" 하고 탄성을 질렀다.

저항기, 인덕터, 변압기, 퓨즈,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집적회로(IC), 진공관, 음극선 관, 변압기의 역할에 대해서도 가볍게 알게 되었다. 다음은 내가 처음으로 알게 된 각 전자 부품들의 이름이다.

요즘은 스피커와 헤드폰, 이어폰 모두 블루투스지만 예전에는 유선이었다. 그 유선 이어폰을 오디오 등에 꽂는 부분을 오디오 커넥터라고 한다. 나는 충전하기 귀찮아서 유선 이어폰을 쓰고 있는데 이 오디오 커넥터의 이름은 헤드폰 플러그 또는 8인치 플러그다.

설정을 조정하기 위해 돌리는, 즉 컨트롤 손잡이에 쓰이는 것은 권선 가변저항기다.

인터넷을 연결할 때 쓰는 케이블은 이더넷 케이블이라고 한다. HDMI와 VGA, USB 케이블의 단면은 꽃처럼 눈부시다. HDMI는 고화질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 VGA는 비디오 그래픽 어레이, USB(Universal Serial Bus)는 범용 직렬 버스이다. 약자로만 알았지 무엇의 약자인지는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계산기나 가전제품, 자동차 계기판에서 형광 초록색 빛으로 반짝이는 것은 진공 형광 디스플레이관이라고 한다.

요즘은 거의 LED(Light Emiting Diode) 전구를 쓰지만, 나는 백열전구가 촛불 켠 것 같은 아늑한 느낌이 들어 좋다. 그런데 LED 전구에 주광색이라고 쓰여있어서 주황색 같아서 샀더니 흰색! 촛불 같은 색은 전구색이다. 주광색이 제일 밝고 주백색→백색→전구색이 제일 어둡다.

백열전구의 텅스텐 필라멘트가 빛을 내는 이유는 단순히 뜨겁기 때문. 열에서 빛이 나는 거였다.

옛날에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에서 면봉으로 테이프 헤드를 닦아 줬던 기억이 있는데 그 헤드 이름은 자기 테이프 헤드다.

핸드폰의 SD카드는 마이크로 보안 디지털(Secure Digital) 메모리 카드이고, 신용카드에 있는 금색 칩은 EMV 칩이다. 해당 표준을 만든 회사의 이름인 유로페이(E), 마스터카드(M), 비자카드(V)에서 따온 것이다.

또, 핸드폰으로 버스나 지하철 탈 때 NFC 기능을 켜야 하는데 NFC란 근거리 무선통신(Near-Feild Communication)이다. 호텔 키 카드에서도 사용한다.

전자부품 사진집을 감상하며 작품명도 익혔던, 나 자신에게 작은 지식을 선물해 준 시간이었다.

이 정도만 배웠는데도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가 절로 생각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전자 부품(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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