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조직을 위한 B2B 영업 특강 - 성공하는 영업기회와 전략을 위한 5가지 영업 프레임
천세훈 지음 / 블루오마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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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수많은 변수와 불확실성에 직면한다. 그러나 고유한 사업 가치를 기반으로 핵심 관계자 공략법을 이해하고 공유한다면 조직의 역량 향상과 성공적인 영업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B2B 영업의 배틀 맵은 핵심 관계자 공략을 위한 최선의 전략이다. 


나는 영업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마케팅 전화다. 단 1초도 내가 말할 틈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기가 할 말만 한 다음 가입을 권유하고 말을 안 들으면 가입할 때까지 전화를 안 끊는다. 말을 어찌나 잘하는지 어리버리한 나는 거절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는다. 이 책에서 고객이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영업보다 고객에 대한 공부를 먼저 하라는 말이 왜 이렇게 위안이 되는지 모르겠다.


영업하는 사람은 해야 할 일을 가장 먼저 해서 신뢰를 다지고, 고객이 해주길 원하는 일을 통해 가치를 증명하고, 새롭게 진행해 보고 싶은 일로 발전해 나가라고 한다. 그래서 오로지 고객 유치만 하면 끝나는 영업에 관한 내용은 이 책에 없다.


내가 벤처기업을 하나 만들어 나의 상품을 팔려고 한다. 그럼 먼저 누구에게 팔 것인가? 이것이 영업 기회 판단이다. 그래서 적당한 회사를 찾았다. 그러면 그 회사의 누구에게 이야기하면 될까. 이것이 핵심 관계자 파악과 관계 수립이다. 그런데 나와 비슷한 것을 파는 경쟁사가 있다. 어떻게 경쟁사 제품 말고 내 제품을 사게 할 것인가. 이것이 영업 전략이다. 마지막은 행동전략 수립 및 실행 후 피드백까지다.


수주를 이끌어낼 핵심 관계자 공략을 위한 최선의 전략인 배틀 맵과 B2B 영업 프레임 5단계를 배워보자.


1. Value / 영업기회 판단

영업의 시작은 제대로 된 영업기회의 발견에 있다. 영업기회를 제대로 포착하는 것이 성공적인 영업의 시작이다. 경쟁 업체의 관점에서 기회를 분석한다. 그래야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B2B 영업기회는 실현 가능성, 영업기회를 구현해낼 경쟁력, 수주 가능성, 전략적 가치에 주안점을 두고 판단한다. 영업 기회의 실현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영역별 점검사항과 체크 리스트가 도움이 될 것이다. 고객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 고객 사업에 대한 이해, 고객의 재무 상태 및 성과 지표 이해, 프로젝트 예산 등 최소 4개의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다면적 위험 평가도 병행해야 하는데, 회사에 큰 손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영업기회 판단을 위한 실전 점검 템플릿을 수시로 점검하자.


B2B 가치사슬 역시 5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각 단계별로 공부한 다음 이 사슬 내에서 비즈니스 파트너의 역할 분류와 고려 사항을 염두에 두고 파트너를 선정한다.


2. H2H(Human to Human) 핵심 관계자 파악 & 관계 수립 

우리의 핵심 가치는 핵심 관계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래서 핵심 관계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기관은 홈페이지에 조직도가 있어 수월하지만 일반 기업은 세부적인 정보가 없다. 이럴 때는 현업 및 구매부서 담당자부터 해당 팀 리더와 리더의 상사까지 모두 접촉해야 한다. H2H, 즉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난다. B2B 역시 강력하고 진정성 있는 영업 방식인 사람과의 유대가 중요하다. 


A 고객사의 케이스를 기반으로 4가지 분류 기준을 적용해서 핵심 관계자를 찾는 연습을 해본다. 구매 결정 단계에서는 핵심 관계자처럼 행동하는 문지기를 조심해야 한다. 


성향에 따른 분류의 후발주자는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회의론자가 많으므로 영업활동은 최대한 피한다. 관계자 조직도에 혁신 성향을 반영했더니 실제 사업을 주도하는 부서는 아니지만 혁신가이자 제안자인 마케팅 담당자를 먼저 공략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핵심 관계자와의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3가지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 사업 전체를 아우를 것, 고객의 관점에서 얘기할 것, 우리의 장점과 책임감을 어필할 것이다. 적대 관계자나 비 지지자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중화 전략도 중요하다. 적대적인 사람은 논쟁 대신 동의나 적극적인 공감으로 그들의 주장을 약화시킨다.


3. How to win / 영업전략

경쟁사를 압도하고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구체적인 영업전략 수립 단계로,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가에 대한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 해야 이번 영업기회를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의 사업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경쟁 전략이 수립되면 고객사 영업환경에 변화가 없는 한 수립한 전략을 그대로 유지한다. 만약 변화의 양상이 감지되거나,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경우 이 책에 있는 체크리스트로 적절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재점검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계속할지 새로운 전략을 세울지를 결정한다. 


5장 맨 끝에 실려 있는 업무 흐름도를 보고 상황에 맞게 경쟁전략을 세워보자. G.O.S. 프레임워크로 스토리텔링을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우리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4. Action / 행동전략

영업 활동의 목적을 행동으로 효과적으로 옮기는 법인 P.R.I.M.E.에 대해 알아본다. P.R.I.M.E. 은 최적의 영업 활동을 위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 팀플레이가 잘 안되면 각 기업의 상황과 영업팀의 현실에 맞게 수정한다. 다만 각 단계별 목적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 장은 최고의 영업팀을 이끄는 리더의 전략이다. 나는 전문적인 컨설턴트만 살아남는다는 말에 백퍼 동의한다. 전문성이 있어야 그 사람에게 신뢰감이 생기고 계속 거래하고 싶어질 것 같다. 


그래서 B2B 영업자들도 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겸비하고 고객의 리스크까지 관리해 주는 컨설턴트형 영업자로 거듭나야 한다.


리더는 어떻게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줄 수 있을까? 구성원 스스로 자발적 의지를 갖게 해야 하는데, 나도 LBT(Learning By Teaching) 방법이 효과적일 것 같다. 동료들에게 내가 학습한 내용을 가르치는 것이다. 특히 실패 사례를 활용한 학습은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B2B 영업 특강>은 영업이라고 하면 술자리나 골프가 먼저 떠오르는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나온 책이다. 또한 후배들이 B2B 영업 담당자가 되어 어려움을 겪을 때 이를 헤쳐나갈 전문 지식과 멘토가 없을 때 이 책이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영업 구성원의 역량 향상을 위해 저자가 직접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교육했던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책으로 만나는 B2B 영업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이며 실전에 활용 가능한 특강 시간이다.


앞으로 수많은 시련과 고난을 마주하게 될 B2B 영업에서 자신감, 간절함과 함께 강한 멘탈과 회복탄력성을 갖추고 꾸준히 방법론을 체득해서 모두 B2B 영업 전문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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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자의 세계 - 인체의 지식을 향한 위대한 5000년 여정
콜린 솔터 지음, 조은영 옮김 / 해나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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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쓰인 시대의 지식과 사고방식을 보존하는 장치라는 의미에서다. 특정 주제의 서적을 시기별로 훑으면 그 변천사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역사가 한눈에 보인다.

<해부학자의 세계>를 통해 해부학에 관한 서적들을 시기별 훑었더니 해부학의 역사가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그래서 책 제목이 '해부학의 역사'여도 좋았겠지만 너무 흔해서 지금 제목으로 한 것 같다.

해부학은 의대에서만 배우는 게 아니다. 조각가와 화가도 인간의 형태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해부 구조를 배워야 한다. 르네상스 이후로는 미술학교에서도 해부학을 가르쳤다. 자연스러운 동작과 사실적인 인체를 표현하려면 뼈, 근육, 관절 등의 구조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미술 해부학이라는 과목이 있는 것도 처음 알았다.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베스트셀러 <파브리카>를 쓴 베살리우스의 일화도 재밌다. 그의 동료 콜롬보는 베살리우스를 아주 좋은 친구라고 하면서 뒤로는 그를 깎아내리고, 베살리우스는 자기가 콜롬보에게 모든 것을 가르쳤다고 주장한다. 결국 두 사람은 갈라섰지만 서로 좀 더 격려하면서 함께 성장할 수는 없었을까?

17세기에도 사람의 몸은 신의 이미지를 본떠서 만든 것이라 함부로 손을 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런 혐오감과 공포심은 풍자와 유머의 소재가 되었다. 공포영화를 보는 것이 무서운 사람은 그 장면을 찍는 사람들을 상상하며 웃으면 덜 무서워진다는데 옛날부터 두려움을 웃음으로 승화한 지혜가 놀랍다.

1장 : 고대 (기원전 3000~기원후 1300)

가장 오래된 해부학 기록은 이집트의 파피루스다. 파피루스 자체도 3600년이나 된 것인데 그 안에는 5000년 전 문헌에 대한 기록이 있다니 고대 인류도 참 똑똑했던 것 같다.

고대에서는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 근대 의학의 선구자 갈레노스, 바그다드 최고의 의사 알라지, 전통의학을 집대성 한 이븐시나 와 최초로 관중 앞에서 시신을 공개 해부한 몬디노 데 루치에 대한 내용과 희귀한 그림 및 도해가 나온다. 어떻게 이렇게 몇 천 년 전에 사람의 몸속을 연구했는지 대단하다.

2장 : 중세 (1301~1500)

인쇄술의 출현으로 복제가 가능해지고 삽화를 판화로 넣을 수 있는 기능도 생겼다. 최초의 근대 해부학 책인 <인체의 해부>에서는 해부학을 철학에서 분리하여 과학으로 다루었다.

중세는 별로 유명한 사람이 없어서 해부 극장만 생각날 것 같다. 시체 냄새도 역하고 죽은 사람의 몸속을 보기가 찝찝했을 텐데, 연극도 아닌 공개 해부를 쇼처럼 진행했다. 강독사는 높은 곳에 앉아 해부 구조를 설명하고, 해부자는 실제 절개와 적출을 한다. 지시자는 뾰족한 막대기로 강독사가 설명하는 부위를 가리키며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시체 밑에는 떨어지는 사람의 장기를 먹으려고 개가 기다리고 있다. 그림이 마치 사진처럼 세밀해서 깜짝 놀랐다.

해부학 삽화의 선구자 귀도 다 비제바노와 해부학 삽화에 채색을 한 선구자 만수르 이븐 일리야스라는 의사의 삽화를 보면 해부도가 쭈그린 자세를 하고 있다. 중동 지방 해부도의 전형적인 특색이라고 한다.

15세기 유럽에서 인체 해부가 합법화되면서 알렉산드로 아킬리니와 안토니오 베니비에니, 독일 의사 요하네스 데 케탐과 히로뉘무스 브룬슈비히 등이 이 시기에 활약했다. 16세기 초, 마그누스 훈트의 <인간학>과 그레고어 라이슈의 화려한 목판 삽화가 일품인 <철학의 진주>가 해부학의 진보를 가져왔다.

3장 : 르네상스 (1501~1600)

르네상스 최고의 예술가는 모나리자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다비드 상과 천지창조로 유명한 미켈란 젤로다. 이 당시 화가들은 인체의 비율을 중시한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을 표현하려 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이다. 이후 뒤러가 인체의 불완전성을 다양한 체형의 이미지로 인지하고 아담과 하와라는 작품을 그렸다. 그의 <인체 비율에 관한 네 권의 책>은 해부학의 매력을 잘 보여준다.

창의력과 지성의 정점이자 해부학의 예술적, 의학적 걸작이 모두 이 시기에 나왔다. 화가와 조각가들은 해부학이 인간의 겉모습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보였다. 해부학 지식은 15세기 중반부터 예술을 이끌었다. <비너스의 탄생>을 그린 화가 보티첼리는 가죽이 벗겨지고 해부된 주검을 그린 화가인 안토니오 델 폴라이우올로의 제자이다.

프랑스의 앙리 2세가 마상 시합 중 창 파편이 그의 눈을 뚫고 뇌로 들어갔을 때 치료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 같으면 수술해서 쉽게 제거했을 텐데... 그러나 그 덕에 해부학의 필요성이 부각 되었을 것이고, 옛날에는 허구한 날 전쟁을 했을 테니 부상병들이 많아 치료를 거듭 하면서 해부학이 더 발전한 것 같다.

4장: 현미경의 시대 (1601~1700)

이탈리아 파도바 대학교에 세계 최초로 500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해부 극장을 설계한 파브리치는 20권이나 되는 의학서를 집필했다. 그의 제자 윌리엄 하비는 혈액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순환계를 밝혀냈다.

17세기 초 현미경은 아직 초기 단계였는데 이탈리아 미생물학자 마르첼로 말피기가 현미경으로 혈전의 속성, 혈전 생성과 좌우 심실에서의 차이점을 발견하고, 처음으로 적혈구 세포를 관찰하고 인쇄했다. 그 후 현미경의 최대 배율이 500배까지 올라가자 토머스 윌리스는 신경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그의 제자 레몽 뷰상은 뇌와 척수에 관한 연구를, 험프리 리들리는 뇌 해부서를 써서 뇌 해부학의 큰 발전을 이루었다.

5장 : 계몽의 시대 (1701~1800)

해부용 시체를 구하기 위해 갓 매장된 시체를 파내어 해부학 학교에 파는 불미스러운 상황을 방지하려고 영국 정부는 살인법을 제정했다. 처형된 살인자의 시신을 의과대학으로 옮겨 자세히 해부하는 공개 해부형을 집행한 것이다. 범죄 발생을 줄이고 해부학자에게 더 많은 시신을 제공할 목적이었는데 살인 사건이 줄어들었다. 결국 시신도 부족하고 과학에 대한 대중의 반감으로 17세기의 서적들을 그대로 인쇄해서 사용했다.

그러나 처음으로 해부학 책이 컬러로 인쇄되었고, 해부 병리학이 탄생했으며, 침술, 뜸, 약초 치료 등 한방에 의존했던 일본에서도 18세기부터 과학적 해부가 시작된다.

6장 : 발명의 시대 (1801~1900)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화타가 만든 마비산이라는 마취약이다. 중국 최고의 명의 화타는 조조의 부름을 거절해서 고문당하다가 죽었다. 자신의 의술이 적힌 책을 옥졸에게 전하려 했지만, 옥졸이 처벌이 두려워 받지 않자 스스로 책을 불태워버렸다고 한다. 조조가 아니었으면 마비산의 제조법이 널리 알려져 더 많은 사람이 살 수 있었을 텐데... 정말 조조가 나빴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모든 의학적인 진보는 이제까지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해부대에 올라감으로써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자의든 타의든 해부를 위해 누워 계셨던 분이나 해부를 하셨던 분이나 사람을 살리는 일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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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사옥까지
김진철 지음 / 좋은땅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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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으로도 항상 '연결'을 통해 '미래'로 나아갈 것이다. 그냥 밥 먹듯, 숨 쉬듯 '연결'하다 보면 또 즐겁고 새로운 일들로 나의 삶이 가득 채워질 것이기에.


표지에 창업 스릴러라는 말이 있어서 기업 관련 미스터리 소설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소설 같은 이야기가 커피 한 잔의 사진까지 전부 실화였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첫 번째 챕터는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장장 91개월에 걸친 창업 경험담이다. 


새옹지마. 이 책의 주인공 진혁의 삶 자체였던 말. 소설의 형식을 빌려서 기록했을 뿐 진혁은 곧 저자 자신이다. 진혁은 수많은 지옥 같은 시간들을 거쳐 지금의 사옥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제목이 <지옥에서 사옥까지>인 것 같다. 표지에 있는 건물이 리모델링 한 사옥이다. 


돈을 벌어볼만하면 코로나가 터지고, 조지아에서 개최하려던 행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수포로 돌아갔다. 하지만 태국에서의 행사 때는 행사가 잘 끝나고 행사팀이 떠난 다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도시 전체가 정전이 되었다. 만약 대회가 일주일 후에 열렸다면? 이처럼 행운도 불운도 함께 왔다.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가 이렇게 딱 들어맞는 이야기가 있을까?


독일 대회의 성공에 이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글로벌 챔피언십 결승전의 성공으로 진혁은 창업 이래 최대의 매출을 기록한다. 미국은 인터넷 속도도 느리고, 일정이 지체되면 그냥 퇴근을 하거나 엄청난 초과 근무 비용을 지급해야 했다. 그마저도 근로자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거부할 수 있어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지옥이었을 것 같다. 왜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제일 좋다고 하는지 이해가 된다. 


나는 직원들 챙겨주는 사장님은 본 적이 없다. 월급 주니까 악착같이 노동력을 쥐어 짠다. 하지만 진혁은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가장 먼저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직원들의 노고를 인정해 주고 인센티브를  최우선시하니 자연스럽게 늘어난 직원들로 인해 사옥을 매입하게 된 것이다. 누가 건물주 됐다면 괜히 떨떠름했는데 진혁의 사옥 구입은 내 일처럼 기뻤다. 처음 매입 당시의 허름한 사진까지 정겨운 것은 왜일까?


오래된 건물이라 리모델링을 할 때도 사람을 우선시했다. 직원들과 입주 예정자들의 사용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많은 부분들을 디테일하게 보수했다. 리모델링 이야기를 읽으며 어쩌면 나를 위하는 것이 남을 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불편하고 싫은 것은 남도 싫어할 테니 말이다


2016년에 시작한 회사는 2018년  글로벌 게임 대회를 진행하며 55억의 매출을 찍고, 다음 해 다시 119억을 달성하며 사옥을 계약한다. 2020년 코로나로 위기를 맞았지만 2021년 70억을 지나 2022년 태국과 두바이를 거치며 130억 매출을 달성해 정점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국 고척 돔에서 열린 L(League of legend)드컵을 끝으로 영화보다 더 스릴이 넘쳤던 이야기가 끝난다. 내부 갈등의 심화로 2팀 전원이 동반 퇴사를 했고, 김 부장과 팀원들은 방송사에 스카우트 된 것이다. 진혁은 창업을 시작한 지 정확히 7년 6개월 만에 혼자 남겨졌다. 보통 중소기업의 위기가 3, 5, 7년 단위로 온다는 속설이 있는데 7년의 벽에 막혀 주저앉게 된 것이다.


중소기업의 삶이 마치 <오징어 게임>의 '징검다리 건너기 게임'과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나 같으면 내가 그렇게 잘 해 줬는데 다들 떠나가 버리면 너무 속상하고 미울 것 같은데, 저자는 그들의 인생을 내가 영원히 책임질 수 없다며 떠나간 직원들을 응원한다.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난 것일 뿐 내가 무언가를 잘못해서 나를 떠난 것이 아니라면서.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이 책을 읽다 보면 아무리 작은 중소기업이라도 대기업 못지않게 직원들을 대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무엇을 가장 염두에 두면 좋을지, 직원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주인공 진혁의 경험에서 느끼는 점이 많을 것이다. 저자가 만들었던 직장은 내가 내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곳, 사람이 대접받는 곳, 우리가 꿈꾸는 작지만 행복한 세상이었다.


아쉽게도 이 소설은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저자는 결과와 상관없이 새로운 스릴을 만나기 위해 다시 출발선으로 이동 중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챕터는 전쟁터 같은 사회에서 살아남기다. 진혁이 창업 전, 다양한 규모의 중소기업 4군데를 거치면서 겪은 이야기.


중소기업은 체계가 없다. 대표의 기분에 따라 혜택이나 복지가 바뀐다. 그래서 진혁은 '잡플래닛'이라는 구인·구직 사이트에 들어가 다른 회사들에 달린 나쁜 리뷰를 보며 반면교사로 삼았다. '공을 쫓지 말고 사람을 보라'는 동네 축구의 교훈처럼, 돈보다 사람의 신뢰를 얻는 데 공을 들였다. 회사의 기준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나는 다음 2 가지가 인상적이었다. 


1. 고약한 바이러스는 빠르게 정리한다. 성인들에게 잔소리를 하면 반발심과 적개심만 유발할 뿐 나아지지 않는다. 먼저 설득과 설명으로 방법을 찾아보고, 한계점에 도달하면 조용히 연을 끊어야 한다. 사람 만들어 보겠다는 오지랖은 그만. 고약한 바이러스는 쉽게 전파되기 때문에 빠르게 정리하지 못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업체의 경우는 개선의 여지가 없으면 바로 바꾼다. 언쟁은 무의미하다


2. 묻기 전에 먼저 알려 주지 마라.  이것은 자녀 교육에 적용해도 좋을 것 같다. 내가 부모나 상사의 입장이라면, 제대로 못 하는 자녀나 신입사원을 보면 속이 터질 것이다. 빨리 해결해 주고 싶은 마음에 내가 먼저 나서서 알려 주면 꼰대다. 친절이 꼰대짓이었다니 나도 놀랬다. 자신만의 방식대로 해결하다가 막혀서 물어볼 때 알려줘야 멘토가 된다. 그리고 본인이 결정할 수 있게 여지를 남겨서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게 해야 한다. 


나는 <서진이네 2>를 보면서 어떤 외국인이 종업원을 도우려는 작은 마음으로 다 먹은 그릇을 정리해 놓은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다. 작지만 남을 배려하는 귀한 마음. 그런 따뜻함을 진혁 사장님에게서도 느낄 수 있었다. 그 많던 직원들은 곁에 없지만 각자 자신들의 삶 속에서 진혁 사장님을 응원하는 팬들로 남아 있을 것이다.


내가 중소기업을 다니면서 아쉽고 힘들었던 것들을 반영해서 나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회사를 운영했던 진혁 사장님 자체가 너무 멋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못된 줄 알면서도, 본인도 싫었으면서도 그대로 답습하기에 바쁘기 때문. 이 악습을 고치는 것은 이 책의 주인공 진혁과 같은 실천하는 강한 영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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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둔 부모의 사춘기 자녀 마음 설명서 - 예비 학부모,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의 필독서
이재연.채혜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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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서로가 아프고 힘들 때 잘못한 것보다 잘한 것을 인정하고 서로 존중해 주자. 인정해 주는 일은 생각보다 많이 느리고 함께 아파해야 하는 힘든 작업이다. 힘든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사춘기도 갱년기도 함께 행복한 순간으로 만들 수 있다.


부모로서 가장 먼저 갖춰야 할 덕목은 부드러운 목소리라고 한다. 화내고 소리 지르고 짜증 내는 목소리로는 대화를 할 수 없다. 엄마와의 관계가 좋은 학생들은 강도 높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엄마와의 통화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감소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신체적인 접촉에서 나오는 옥시토신 호르몬이 엄마의 목소리만으로도 분비된 것이다. 엄마의 고운 목소리가 아닌 사랑이 담긴 따뜻한 목소리를 말한다. 목소리는 소리보다 감정이 먼저 전달된다. 자녀는 부모의 목소리에 따라 마음의 문을 열고 닫는다. 오늘 나의 목소리는 안녕한가?


상대와 대화할 때는 공감하면서 들으라고 한다. 공감이란 상대방의 생각을, 내 감정이 아닌 상대방의 감정을 나에게 끌고 와서 맞아들이는 것이다. 공감은 판단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다. 상대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공감도 연습이다.


갈등 상황이 발생하면 문자로 해결하는 것이 덜 쑥스럽고 마음도 잘 전달된다고.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대화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왜냐하면 비언어적인 표현인 표정이나 몸짓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화는 아무 때나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감정적이지 않을 때 해야 한다. 가족일수록 더더욱 내가 먼저 귀를 기울여 들을 준비를 하자.


부모는 자녀가 말을 할 때 중간중간에 자꾸 말을 끊고 의견을 말하지 말고 무조건 들어야 한다. 나는 아이의 말이라는 게 유치하고 재미가 없어서 대충 들었었는데 이 사실을 알고 나니 너무 미안했다. 내 말은 남들이 귀 기울여 들어주길 바라면서 나는 남들이 말할 때 대충 들었다. 공감하고 대화에 집중하는 것은 사춘기인 내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끼리의 대화에서도 중요한 것 같다.


가족이 타인보다 더 상처를 입힌다. 가족 중 한 사람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으면, 빠른 속도로 가족 전체에 나쁜 감정이 옮겨간다. 가족에게는 공감을 기대하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산 없이 경청해 주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정 조절과 자제력이 떨어지며 노화 속도도 빨라진다. 특히 심박 수가 분당 80회 이상으로 지속되면 치매까지 유발한다.


나는 독일 만하임 대학에서 실시한 '아름다운 허점 효과'실험 결과가 재밌었다. 모든 참가자들이 자신의 취약점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타인의 허점은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나는 내 결점을 들키기 싫어하지만 남들은 내 생각과 달리 나의 취약점을 긍정적이고 관대하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남에게 잘 보이려 애쓸 필요가 없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는 혼자가 되는 것이 두려운 의존적 성격에서 많이 보인다. 이 콤플렉스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회복하려면 타인이 아닌 나 자신에게 의존하고 집중해야 한다. 나도 착한 아이 콤플렉스 덩어리인데 나부터 나 스스로에게 의존하고 집중하는 노력을 해야겠다.


착한 마음이 과하면 자신의 감정을 무시한 채 타인에게 맞추게 된다. 세상에 존재하는 대상 중에 가장 존중받고 이해받아야 할 대상은 나 자신의 마음이다. 타인율 우선시하는 것은 내 삶을 무시하는 것이다. 내 감정을 억누르고 타인을 도와주면 내 안의 불안과 노력은 인정받지 못해 갈등에 시달리게 된다. 내 감정을 무시하면서 타인을 돕지 말자.


아주 이기적이거나 지나치게 비판적이거나 내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기쁨을 나누기 보다 기분을 상하게 하는 사람, 정신적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사람은 두 번 다시 만나면 안 된다. 나는 만날 때마다 스트레스받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거절을 못 해서 좋은 척하며 억지로 만나준 적이 꽤 많았다. 만나서 스트레스받는 사람은 욕을 먹더라도 관계를 끊어야 한다.


저자는 아이들이 보내는 건 시간이 아닌 기억이라고 한다. 그 기억에 동화책과 자연을, 봄의 따스함과 행복과 즐거움을 많이 담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TV보다 책을 가까이할 수 있게 해주자. 내일은 자녀와 함께 도서관 나들이는 어떨런지?


♥ 지식과감성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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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통문
구름과벗 지음 / 좋은땅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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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안 되는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반드시 되는 것이다. <기경>과 <비상명>의 문구들이 실은 같은 거라는 생각이 들자 신기하게도 하나둘씩 퍼즐이 맞춰져 갔다.

나는 바둑을 배운 적은 없지만 '바둑에서의 한 수'라는 뜻의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보며, 장그래를 응원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패한 이후, 인공지능의 능력에 대해 새삼 놀랐던 기억도 있다. 한동안 바둑에 대해서 잊고 있었는데 인공지능과 바둑의 예술성을 초현실적인 이야기로 풀어냈다고 해서 흥미롭게 읽게 되었다.

최근 챗 GPT의 등장과 함께 딥러닝으로 더 똘똘해진 인공지능 덕에 앞으로는 바둑도 AI와 함께 더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인공지능 앱으로 익힌 바둑을 직접 실물 바둑으로 연습해 보는 동아리나 방과 후 활동도 생기면 좋을 것 같다. AI로 바둑을 배워 바둑 급수도 따고 바둑 대회에 참여해 보아도 좋을 듯.

<기통문>은 주인공 활귀와 인공지능 회사 EM의 사장인 유간산의 싸움 이야기다. 마치 알파고와 인간의 싸움을 연상시키지만 그 사이에 <기경(棋經)>과 <비상명(非常名)>이라는 바둑의 비법서가 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 과연 이 번에도 승리는 인공지능일까?

기통문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이렇다. 조선 시대, 바둑으로 유명했던 단원 김홍도와 당시 조선 국수였던 독고혁인 천원화는 절친이었다. 천원화가 월하산 중턱에 큰 바둑 도장을 짓고 이름을 단원에게 지어달라고 했다. 단원은 바둑을 한자로 '기'라고 하고, 돌들이 서로 호응하고 통함으로써 오묘한 이치에 이르는 것이니 통할 '통'자를 넣어 '기통'이라고 지었다.

이때, 천원화는 바둑에 대한 모든 것을 집대성한 <기경>을 써서 봉인하고 이를 얻는 자는 천하 바둑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반면 바둑의 수읽기가 빨라 번개같은 손놀림을 의미하는 전수(電手)였던 바둑 고수 애꾸눈 최공은 천원화의 무심법을 타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비상명>이라는 책을 쓴다.

활귀는 이 책의 주인공이다. 문 앞에 버려진 아기를 기통문파의 문주였던 청산걸인이 거두어 길렀다. 아기 이름은 불교에서 쓰이는 활구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활귀라고 지었다. '활구'란 의미가 있고 뜻이 통하는 말이라는 뜻으로 말만 앞세우지 말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라는 마음에서였다.

활귀는 동갑내기 달기가 초능력을 써서 불상이 부서졌을 때 <기경> 이라는 두루마리 책 8권을 발견하고 바둑의 세계를 홀로 깨닫는다. 문파 내에서 바둑을 제일 못 두던 활귀는 독고혁인의 신령한 영기를 가득 받고 <기경>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기통문의 후계자가 된다. 활귀는 소문주가 되어 기통문의 여러 가지 사무를 배우던 중 기통문을 배신하고 EM으로 간 변정에게 납치된다.

쌍백 : 양부문(良否門) 문파의 8대 문주가 EM에서 투자한 돈을 가지고 미국으로 도망가자 양부문은 EM에 통합된다. 후계자였던 쌍백은 양부문이 통합되자 원수EM 회사를 무너뜨리기 위해 기통문으로 가서 양부문의 후계자임을 밝히고 EM을 물리치는 데 힘을 합친다. <비상명>이란 책은 대구 양부문 문파의 창시자 박무달이 가지고 있었다. 양부문 문주가 달아나자 쌍백이 <비상명>을 가지게 된 것이다. 나중에 활귀의 수에 허점이 보이자 쌍백이 활귀에게 이 책을 보여준다.

진호림 : 친할아버지 청산걸인의 뒤를 이어 제16대 문주가 되었다. 기통 문파의 사활 집 <퇴마사활>의 증보판 <신퇴마사활>을 만든다.이 책은 기통문의 비밀 서적으로 문파 제자들만 볼 수 있다. 양부문이 사라지고 쌍백으로부터 유간산이 바둑계를 수중에 넣어 큰 돈을 모으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변정 : 기통 문주 진호림이 곁에 두고 가르친 기통문 후계자였다. AI에 관심이 많아 EM에 다니는 학교 선배 허달회에게 바둑 부장 자리를 제안받고 EM으로 간다. 인간의 마음을 닮은 인공지능 연구, 마음 창조 프로젝트로 EM이 세계의 중심이 되는 것을 꿈꾸며 EM의 후계자가 된다. 기통문과 함께 경쟁하며 성장하면 참 좋았을 것을... 활귀를 납치하고 활귀에게서 <기경>을 빼앗는다.

유간산 : 20층 건물에 300명의 직원이 일하는 인공지능 개발 회사 EM(Every Mind) 사장. 바둑을 좋아하는 천재적인 과학자이다. 비류문, 기통문, 양부문의 세 문파을 통합해서 자기가 지배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이들이 EM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라고 믿는다

송종문 : 죽도에서 혼자 낚시를 즐기다가 바다의 정령 아라를 만나 달기라는 딸을 낳는다. 초능력이 있는 달기는 달의 기운을 받지 못하면 죽을 운명이라 달의 기운이 가장 강한 서울 북쪽에 있는 월하산에서 산다. 망망기원을 운영하며 수선화로 딸 달기의 치료 약을 개발한다.

활귀, 쌍백, 유간산, 변정, 진호림과 송종문 정도의 등장인물만 알고 읽어도 더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달기가 달의 기운을 받지 못해 쓰러져서 EM에 잡혔는데,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달기를 구하기 위해 활귀는 <기경>의 8개의 두루마리 중 마지막 두루마리 묘수 편을 감추고 7개만 유간산에게 가져가 달기를 구해온다. EM은 이 7개의 두루마리를 인공지능에 탑재하여 개발한다.

20회째를 맞이하는 평창 바둑 대회에서 한국의 바둑 AI가 우승한 것은 EM 사의 361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모든 대국에서 상대의 대마를 모조리 잡아 버렸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이제 EM 사의 361이 제시하는 길만 따라가고 자신들의 고유한 바둑은 두지 않게 되었다. 바둑 본래의 즐거움과 낭만이 사라지고 오직 승부에만 집착한다.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승리의 길만 따라갔다.

서울의 북쪽 의정부에는 한국기원이 있는데 여기서 40회째를 맞이하는 지존배 세계 바둑대회가 열린다. 지존배는 달빛 일보와 한국기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세계대회였다. 이 대회에서 활귀가 우승하는데, 아마추어가 우승한 건 바둑 역사상 최초였다. 한국기원은 활귀를 초단으로 임명했다. 활귀가 프로가 된 것이다.

프로가 되고 각성한 활귀는 <기경>과 <비상명>의 상극의 두 바둑책을 하나로 합친 전대미문의 파워를 가지고 EM 361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pro_361과 싸워 이긴다. EM과 배신자 변정은 어떻게 될까? 송종문은 달기가 달의 기운 없이도 살 수 있는 약을 개발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을 바탕으로 미생 이후 아주 재미있는 바둑 드라마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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