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 시골 양복점 오고리상사가 글로벌기업이 되어 전 세계인에게 ‘라이프웨어’를 입히기까지
스기모토 다카시 지음, 박세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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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은 끝에서 시작해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다. 야나이는 유니클로의 성장이 아닌 끝을 정했다. 바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었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공인회계사가 오고리상사에 처음 방문했을 때였다. 유니클로의 사장 야나이 다다시(柳井正)의 사무실 벽면 전체에 책이 가득했는데 꽂혀 있는 책은 기업이나 경영에 관한 책뿐이었고, 월마트나 IBM 등 해외 기업을 다룬 책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나처럼 언젠가 읽어야지 하며 꽂아 놓은 장식이 아니라 대부분 여러 번 읽은 흔적이 있는 책이었다. 사장이 아닌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자의 연구실 같았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기업들을 열심히 연구했고 그 지식 또한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연구만 하는 게 아니라 1997년에 일본을 대표하는 패션 기업이 되겠다며, 이를 위해 연간 30%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터무니없는 꿈도 얘기하는데 이상하게도 그게 믿어졌다는 것. 유니클로의 글로벌 진출의 성공에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책을 읽었던 야나이 다다시독서력이 거름이 되어 주 지 않았을까? 스티브 잡스도 독서 광이었다는데 이 분도 그 많은 책을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씩이나 읽고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유니클로는 일본의 전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다. 유니크 클로징(Unique Clothing)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일본 우베라는 시골의 한적한 상점가에 있는 오고리상사라는 이름의 신사복 가게에서 출발했다. 지금은 스페인의 ZARA, 스웨덴의 H&M, 미국의 GAP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1991년 9월 1일, 오고리상사라는 회사명을 패스트(Fast, 빠른)와 리테일링(Retailing, 소매업)을 합쳐 패스트 리테일링으로 변경했다. 빠른 소매업이라는 뜻으로 진짜 의미는 맥도날드처럼 고도로 시스템화된 소매업의 형태를 지향하는 것이었다. 유니클로의 경영이념은 현재 23개 조항인데 첫머리에 적힌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고 고객을 창조하는 경영"은 지금도 그대로다. 그의 신념은 옷에 개성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옷을 입고 나서야 비로소 옷에 개성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우라 도시하루(浦利治)는 유니클로 최고참 직원이다. 15살 때 우베에 있는 오고리 상사의 주인 야나이 히토시(柳井等) 밑에서 일을 배우며 살게 되었다. 이때 야나이 다다시의 아버지는 한 푼이라도 소중히 하라고 가르쳤는데 이 말은 절약에 관한 것이 아니라 단돈 1엔처럼 작은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의미였다.

아버지에게 모든 권한을 물려받은 야나이 다다시는 서점을 무척 좋아했다. 손님 스스로 원하는 책을 마음껏 고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미국 어느 대학의 생협에서 슈퍼처럼 모든 물건을 자유롭게 사는 것을 보고, 옷도 서점처럼 마음껏 고를 수 있는 거대한 창고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인생의 전환점은 생각하기만 해서는 찾아오지 않는다. 행동으로 옮길 때 기회가 온다. 그래서 히로시마 뒷골목에 '유니크 클로징 웨어하우스(Unique Clothing Warehouse)'를 오픈했다. 오픈 첫날부터 대박이었다.

남성복 전문점에서는 매번 매장을 손보고 세일을 해서 손님을 끌어들였는데 그때마다 돈이 들어갔다. 그래서 개조하지 않아도 되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다. 그의 결론은 가게가 낡아서 매번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면 처음부터 낡게 만들면 된다였다. 그는 이 낡은 창고형 매장에서 3만 벌이나 되는 재고를 쌓아 놓고 파격적으로 저렴하게 팔았다. 유니클로는 쉽게 손이 닿는 저렴한 캐주얼웨어를 지향했다. 하지만 점점 인기가 줄고 2호점이 망하자 교외에 매장을 냈다.

이때의 유니클로는 지금과는 전혀 달랐다. 대중이 좋아하는 옷을 대량으로 사들여 판매했다. 이것을 2000년대에는 패스트푸드에 빗대어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라고 불렀다. 야나이 다다시는 디자인도 내 맘대로 할 수 없고, 남이 만든 것을 판매해 주는 종합 의류 슈퍼마켓으로는 미래가 없음을 깨달았다. 패스트패션은 유행에 맞춰 옷을 공급한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실제로는 유행에 앞서 옷을 공급하고, 오히려 유행을 직접 만들어내는 쪽에 가깝다. 팔리는 이유를 스스로 기획하고 만들어낸다.

그래서 야나이 다다시는 SPA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의 약자다, Speciality store는 특별한 가게, 전문 판매점 정도로 해석된다. retailer는 소매업자나 소매점을 말한다. Private label은 자체 상표, 자체 제작이고 어패럴 Apparel은 의류다. 직역하면 SPA는 자체 브랜드 의류 전문 판매점이라는 뜻이다. 이 책에서는 제조 소매업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도매상 빼고 공장이랑 바로 거래하는 것. 제조와 도매상은 공존한다는 기존 상식의 틀을 깬 것이다.

스티브 잡스도 이 SPA의 개념을 아이폰에 적용했다. 애플이 아이폰을 설계하고 디자인한 다음 중국이나 대만의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국제 분업 체제로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데 성공 한 것이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유니클로가 된 전환점은 ABC 개혁이었다. All Better Change의 약자로 모든 것을 더 좋게 바꾸자는 뜻이다. 다양한 개혁의 목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옷을 어떻게 팔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팔리는 옷을 만들 것인가로의 변화로 요약할 수 있다.

이것은 지금도 진행 중인 정보 제조 소매업(Digital Consumer Retail Company)즉 고객이 원하는 필요한 옷만 필요한 만큼 만드는 환경친화적인 시도다. 지금은 이상일 뿐이지만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이상에 가까워진다고 믿는다.

5장부터는 야나이 다다시 주변에 인재들이 모여들어 유니클로가 세계로 향하는 과정이 나온다. 새로운 인재들이 어떻게 글로벌 무대에서 싸워왔는지 왜 실패를 했는지 그 요인을 분석하고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과정이 멋있다.

사와다 다카시우리나라의 명동 격인 도쿄의 하라주쿠에서 유니클로 매장을 오픈하면서 후리스를 전면에 내건다. 3층짜리 하라주쿠점의 한 층을 모두 후리스로 채우는 과감한 레이아웃을 꾸몄다.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렸고 마케팅은 대성공이었다. 그 유명한 후리스의 탄생이다. 그다음은 사와다 다카시가 친 동생처럼 생각하는 다마쓰카 겐이치가 유니클로 사장이 된다. 사와다 다카시, 다마쓰카 겐이치, 도마에 노부오, 모리타 마사토시는 유니클로의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ABC 개혁 4인방이다.

그리고 영국에서의 실패담, 경직된 조직의 개선 이야기, 중국 상하이 진출, 후리스를 대체할 새로운 무기인 '히트텍'의 탄생, 그리고 다시 야나기 다다시가 사장을 맡게 되기까지의 여정이 그려진다. 뉴욕 인근에서 오픈한 매장 3곳의 실패, 블랙 기업 논란, 유니클로의 동생 GU 스토리, 등등 사업 이야기가 이렇게 재밌기는 처음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경제 저널리스트 스기모토 다카시(杉本隆)다. 그는 일본 기업의 99% 이상이 이름 없는 중소기업인데, 이 수없이 많은 회사들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유니클로의 성공 스토리가 희망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유니클로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영감으로 순식간에 성공한 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패도 많이 하고 블랙 기업이라는 비난도 받으며 더하기와 빼기를 착실하게 반복한 회사다. 그래서 모두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어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나도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지금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분들에게 이 책 한 권이 희망의 선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랜드는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철학이 확실하다면 흔들릴 이유가 없을 테니까. 특히 절망적인 수많은 실패 이야기들은 오히려 더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것 같다. 그래도 지금 우리가 유니클로만큼은 아니니 앞으로는 더 잘 될 거라는?

이제 유니클로는 세계 최고를 향해 가고 있다. 라이프웨어(Lifewear)라는 산업혁명을 외친다. 남녀노소, 국가, 인종을 불문하고 누구나 입을 수 있으며 환경과 사회를 배려한 옷을 지향한다. 그래서 유니클로 라이프웨어가 추구하는 가치인 진선미(眞善美)에 도달하기 위해 다음 3가지 질문을 던진다.

  1. 당신은 누구인가?

  2. 당신은 이 나라에서 어떤 좋은 일을 했는가?

  3. 당신은 전 세계에서 어떤 선한 일을 했는가?

유니클로는 이 질문에 답하며 앞으로도 이야기를 계속 써 나갈 것이다. 세계 최고라는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그래서 유니클로의 옷은 오늘도 세계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전달된다. (p.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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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부러지게 내 감정을 전하는 말하기 연습 - 휘둘리지 않고, 자존감을 지키며, 똑똑하게 말하기 아하, 그렇구나 - 초등 교양 지식 7
임정민 지음, 히쩌미 그림 / 서사원주니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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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 든 생각이다. 부록에 있는 감정 단어 표에 있는 말 중에서 고른 것. 이럴 때 어떻게 감정을 표현하면 되는지 알고 나니 딱 이 후련한 느낌이었다. 내가 어른이지만 내 감정을 똑 부러지게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냥 내가 참고 말지 뭐 이런 식으로 살았던 것 같다. 조카를 주려고 서평단을 신청했는데 나도 재밌게 읽었지만 조카의 학교생활에 바로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똑 부러지게 내 생각을 전하는 말하기 연습>의 후속 편이다. 심각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단호하게 말하기와 감정을 표현하는 솔직한 말하기 연습을 강화했다. 아이들의 일상인 SNS와 온라인상에서의 말 하기까지 더 다양하고 실용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아이의 성격 유형에 따라 말하기도 다르게 연습해야 한다. 그래서 성격을 5가지 캐릭터로 구분해서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익힌다. 이 책을 참고해서 아이가 스스로 자기 생각과 감정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면 누구나 똑 부러지게 말할 수 있게 된다.

내 성격은 끄덕이와 화끈이다. 다섯 가지 성격 캐릭터를 보고 내 스스로 판단해 봤다. 이 책에는 성격 유형 에고그램 진단하는 법이 나와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스스로 직접 진단하고 저학년은 부모님이 아이의 모습을 관찰하여 대신 진단해 보면 된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진단해도 재밌을 것 같다. 내 생각대로 진단 결과도 역시 끄덕이와 화끈이 점수가 높았다.

주의할 점은 번호 순서대로 답하는 게 아니고 화끈이, 포용이, 침착이, 솔직이, 끄덕이의 순서대로 그 질문을 찾아서 점수를 내야 한다. 나는 화끈이 14점, 포용이 10점, 침착이 4점, 솔직이 8점, 끄덕이 16점이다. 가장 점수가 낮은 침착이가 나의 2차 개성이라고 한다. 결국 사람에게는 상황에 따라 이 5가지 성격이 다 있다는 것.

색깔 별로 5가지 성격을 구별하고 어떤 경우에 어떤 캐릭터로 말해야 하는지 알려줘서 상황과 색깔을 연상하면 더 쉽게 기억할 수 있다.

화끈이는 규칙을 중요시하고 소신이 있다. 단점은 강압적이거나 독선적이고, 대놓고 비난하는 말을 한다는 것. 규칙이나 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화끈이로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친구가 내 급식 반찬을 뺏어 먹을 때'는 말도 없이 뺏어 먹는 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알려주고 "내 반찬 뺏어 가지 마."라고 얘기해야 한다. 여기서 내가 뜨끔한 것이 식당에 가면 밑반찬을 주는데 나는 아들에게 말도 없이 나만 싹 먹고 접시를 치워달라고 했다. 아들이 자기도 먹고 싶었는데 왜 치우냐고 화를 내서 나는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그 이후로는 식구끼리도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꼭 먼저 물어보게 되었다.

'친구가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릴 때'를 읽다 보니 나도 이런 경우가 있었다. 사람은 못 봤고 쓰레기만 봤다. 열차 대합실에 본인이 먹은 것을 누가 치우라고 놓고 간 건지? 아무도 음료수 통을 치우지 않고 피해서 앉길래 내가 가져다 버렸다.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 점에서도 자기가 먹은 것을 놓고 가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친구가 그런 행동을 한다면 여기에 쓰레기 버리면 안 돼! 내가 먹은 것은 치우고 가야 해!라고 꼭 말해주자. 공공장소 에티켓을 알려주는 좋은 친구가 되자.

포용이는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고 배려하지만 잔소리를 심하게 하고, 상대가 원하지 않아도 과도하게 친절을 베푼다. 나도 과도하게 친절을 베풀어서 자제하려고 노력 중이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도 자꾸 내 뜻대로 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제는 꼭 상대방의 의사를 물어본다.

친구의 입장이나 상황을 배려해야 할 때는 포용이로 공감해 줘야 한다. 반려동물을 잃거나, 마음대로 안 된다고 짜증을 내거나 넘어졌을 때, 집안일을 도울 때 등 다양한 경우가 나온다. 나는 마음대로 안 된다고 친구가 짜증 내면 왜 짜증이냐고 더 승질 낼 거 같은데, 뭐가 잘 안돼서 짜증이 나는 거냐고 물으며 내가 도와줄까? 해야 되는 거였다.

침착이는 객관적이고 침착하고 차분하지만 인간미가 없고, 딱딱하고 냉정하다. 이성적이고 현실적으로 상황을 판단해야 할 때는 침착이로 차분하게 말해야 한다. 이성적이지 못하면 분별력을 잃고 내 생각만 고집하게 돼서 그렇다. "정리하면", "구체적으로 말하면", "비교해 봤을 때"와 같은 말을 넣어 연습한다.

자기소개, 회장 선거 연설문 준비와 예시까지 잘 나와 있다. 2번째 연설문 예시에는 QR코드가 있어서 친구가 하는 연설을 직접 듣고 따라 해 보라고 한다. 나도 들어봤는데 너무 잘한다. 어쩜 떨지도 않고 이렇게 잘 말할 수 있는 건지 너무 예뻤다!

솔직이는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고, 호기심이 많고 천진난만하다. 하지만 반항하거나 충동적일 때가 있고 돌발적인 행동을 벌이기도 한다.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표현해야 할 때는 솔직이로 진실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친구가 자기는 100점 맞았다고 너 통과 못해서 시험 다시 봐야 되지? 하면서 약 올리면서 심하게 잘난 척을 할 때는 "난 상관없어. 괜찮아. 틀릴 수도 있지. 다음에 잘하면 돼"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가장 친하고 싶지 않은 친구 유형이 바로 잘난척하는 친구라니까 나는 잘난척하지 않나 늘 조심하자.

끄덕이는 친구들에게 양보하고 겸손하지만 지나치게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하고, 타인에게 의존적인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상대와 타협하거나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할 때는 끄덕이로 한발 물러서서 말하는 것이 좋다. "어떻게 할까? ", "~해도 될까?", "그렇게 할게"와 같은 말을 평소에 연습한다.

대화 중에 말실수를 하면 바로 사과하고, 서운한 마음은 상대를 좋아하고 기대하는 마음이 클 때 생기므로 뭘 그런 거 가지고 삐지냐는 말보다는 친구의 서운해하는 마음을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 먼저라고 한다. "서운했구나..."가 먼저라는 것. 가족들끼리도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인정해 주는 연습을 하면 행복이 배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책 뒤의 부록에는 성격 캐릭터별 말하기 지도 방법과 말하기 연습 30문장이 나온다. 아이를 공감해 주는 말은 ~을 어려워하는구나, ~에 대해 걱정하는구나, ~할 때 행복하구나 하는 것이고, 아이의 생각과 판단을 돕는 말은 ~에 대해 어떤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왜 그렇게 생각해?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장단점을 비교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거야 와 같은 말이다. 아이의 자기 효능감과 주체성을 키우는 말, 직접 해 볼까? 해냈네!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정한 건 멋진 일이야 등 말하기 연습 문장의 표현을 응용해 보자.

나는 부록 3의 <감정 단어 표>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긍정적인 감정의 표현인 "평화롭다, 편안하다, 생기가 돌다. 유쾌하다, 후련하다, 다정하다, 산뜻하다, 개운하다~" 그냥 단어만 읽는데도 기분이 좋아진다. 긍정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매일 아이와 함께 한 번씩 읽는 것도 좋지 않을까?

내 감정을 온전히 표현하는 것은 나를 지키고 사랑하는 일이다. 이 책으로 말의 힘을 키워 내면이 단단한 사람, 내가 느낀 감정을 똑 부러지게 말하는 사람이 되게 내 아이를 도와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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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라는 직업
운담 유영준 지음 / 부크크(bookk)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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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 것도 못한 것도 모두 호텔리어의 몫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저자의 첫 책 <호텔리어로 산다는 것>은 네이버 지식IN을 통해 호텔리어 직업 도서로 추천되었다. 게다가 호텔리어를 직업으로 고민하는 분들의 추천도 많이 받아서 호텔리어 직업의 지침서, 필독서라는 찬사까지 받았다. 그때 북토크와 강연을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독자와의 깊이 있는 대화였다고 한다.

호텔리어라는 직업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고 진로를 걱정하는 부모님과 학생들, 취준생, 현직에서 고민하고 있는 호텔리어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 책 <호텔리어라는 직업>이 나오게 되었다.

호텔리어란 좁게는 호텔 관리인이고, 넓게는 호텔의 각 파트에서 일하는 일반 종업원을 말한다. 지배인, 관리자, 부장, 사원 등. 부서도 객실부, 예약부, 조리부, 식음료부, 연회부, 마케팅부 등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다양한 부서가 있었다.

<호텔리어라는 직업>은 제목 그대로 호텔리어가 되려면 꼭 알아야 할 꿀팁에서부터 면접부터 이직과 성장까지 호텔리어로 살아온 저자의 30년의 인생이 담겨 있다. 특히 Q&A는 나도 직장 다닐 때 누가 이런 조언을 해 주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적이고 도움이 된다.

일례로 입사한 지 일주일인데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고 싶다는 말에 저자님은 수습 기간만이라도 채우고 그만두길 권한다. 그리고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관둬야 한다는 말도 해 주신다. 1안은 1년을 채우고 그만두라는 것. 다른 호텔 입사 시에도 1년 경력이 도움이 되고 퇴직금도 받을 수 있다. 그래도 아니라면 그때 그만둔다. 그래야 나중에라도 난 이런 경험을 했다고 자신에게도 떳떳하다는 것이다. 2안은 직장 상사에게 면담을 요청해서 다른 부서로 옮기는 것이었다.

너는 일주일 일하고 뭘 제대로 안다고 그만둔다는 말이 나와, 일할 생각이 없는 거지, 남들은 취직 안돼서 난리인데 배부른 소리 하고 있네라는 생각이 안 드는가? 나만 이런 생각 하나? 그런데 저자님은 나와 같은 핀잔이 아닌 진심 어린 답변, 내부와 외부에서 도움과 조언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라는 도움 되는 답변을 해 주신다. 이런 마음은 책 곳곳에서도 느낄 수 있다. 서평단 책만 보내주셔도 감사한데, 편지와 예쁜 열쇠고리까지 전하는 마음에 감동 안 할 사람이 있을까?

저자님 딸도 3년 차 호텔리어라고 한다. '딸이 물어보는 호텔리어'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필요한 자격증, 마음가짐, 전망 등을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나도 '호텔리어'라는 드라마를 보고 호텔리어라는 직업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호텔리어 되려면 회화를 잘해야 한다고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는 잘 몰라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다 읽고 나니 호텔리어라는 직업뿐 아니라 삶의 지혜도 함께 배운 것 같다.

나처럼 겉으로 좋아 보여서 호텔리어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호텔리어를 하기 전에 꼭 호텔과 리조트에서 알바나 계절직 사원으로 근무해 볼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저자의 권고에 따라 이렇게 경험해 본 후배들은 경험하기 전과 후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고 한다. 이런 실질적인 조언은 30년이라는 경험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은 짧은 수필 형식의 글과 Q&A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각 제목에 어울리는 글들이 짧고 재밌어서 글자로 된 쇼츠 느낌? 저자분은 30년간 호텔과 리조트 분야에서 일하셨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글솜씨가 좋으셔서 책을 읽고 있는 게 아니라 옆에서 그냥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었다. 이런 글은 호텔리어로서뿐만 아니라 틈틈이 책을 많이 읽으셨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갑질 논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저자의 행동이 너무 멋있었다. 객실에 머리카락이 있다고 대청소를 요청해서 직원이 방문했다. 그런데 계속 이것저것 지적질을 해서 참다못한 직원이 나갔다. 이에 격분한 고객은 객실 관리팀 매니저와 다시 청소하러 온 직원에게 사과하라며 소리소리 지르고 있고, 저자는 직원들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본다. 직원들에게 얼마나 갑질을 했는지 직원들은 대역 죄인이 되어 있었다.

저자는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그 갑질 여성 고객과 대면했다. 저자에게도 대뜸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했다. 저자는 당연히 사과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더 이상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청결을 유지할 수 없다면 방법은 간단했다. 고객은 객실 청결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당일 객실 요금의 환불과 퇴실을 제안했더니, 그 고객은 바로 짐을 정리해서 나갔다. 이런 사람과 싸우지 않고, 무릎 꿇지도 않고, 정중하게 나가라고 유도한 저자의 행동에 박수!

툭하면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고객들을 볼 때마다 일그러진 그들의 내면을 생각하면 안쓰럽기까지 하다지만 그들의 비뚤어진 사고방식은 고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바뀌지 않는 그들에게 갑질 노노를 외칠 게 아니라 갑질 손님에게는 무릎 꿇지 말고 매니저 불러오겠다면서 정중하게 퇴실을 제안하는 이 방법도 좋을 것 같다.

음식점에서도 꼭 트집 잡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정중히 환불을 해 주면서 이렇게 나가라고 해야 한다. 나도 낙지 덮밥을 먹는데 머리카락이 나온 적이 있었다. 나는 그냥 머리카락 빼고 먹었다. 그리고 나가면서 알바생에게 보여주고 나왔다. 나도 요리하다 보면 어쩌다 들어갈 수도 있는데 남이 실수하면 절대 안 된다는 공식이라도 있는 건지?

예전에는 아이들이 돌아다니고 뛰고 해서 문제가 많았는데, 애견 동반자들 부주의로 조식 식당에서 애견끼리 한 판 대결이 벌어졌다고 한다. 최소 몇백 명이 애견 싸움으로 식사 중에 고통을 겪었지만 견주는 아무 일도 아닌 듯 식사를 마치고 사라졌다. 아이들의 소란이 그립기까지 하다는 말에 나도 층간 소음이 아이들이 뛰고 공놀이하는 것이니까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꺼이 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호텔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은 객실에서 나올 때는 옷을 입고 나오기와 촛불 이벤트 하지 않기다. 전화기도 키도 전부 방 안에 있는데 얼마나 황당했을까. 객실에서 나올 땐 꼭 옷 입고 나오자. 요즘은 객실도 집처럼 도어락 비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바뀌는 추세여서 이런 일이 언젠가는 추억이 될지도 모르겠다. 촛불 이벤트는 집에서도 위험하다. 냄새 제거에 꼭 촛불을 쓰고 싶은 분은 캔들 워머를 사용하자.

호텔에서 일어나는 별별 일들, 그리고 이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는 삶의 철학도 담겨있다. 철학은 철학자들과 지성인들만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었다. 누구나 철학을 담으면 철학자가 된다. 그것을 발견해 낸 저자분도 멋있었다.

"손님 거. 손님상에 오른 음식은 손님 거입니다. 그래서 식당은 손대지 않습니다. 남의 것으로 재활용해서는 안 되는 거니까요." (p.162)

"손님 돈. 식당의 재료는 손님의 돈으로 사는 거라서 좋은 재료를 준비합니다. 손님의 돈으로 사는 거니까 아낄 이유가 없습니다."(p.163)

"음식을 준비하는 마음과 정성 없이 기계적인 움직임만 있다면 굳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우리 업장을 찾지 않을 것이다.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성이다. 인성은 정성과 일맥 같은 의미를 내포한다. 음식 준비를 단순히 직업이라서 한다면 그 일을 즐길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부심이나 자긍심이 생기겠는가?"

이렇게 음식을 준비하는 마음과 인성을 연결하니 나도 앞으로 정성을 담아 식사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굳이 호텔리어가 아니더라도 컴플레인 대처 방법은 어떤 직장에서나 유용할 것이다. 한 가지 사례를 가져와 보면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는 사람은 서서 말하면 다리도 아프고 더 화가 날 테니 일단 앉히란다. 냉수 주면 냉수 먹고 속 차리라고 오해를 살 수 있으니 냉수 말고 따듯한 차를 대접해야 한다. 더 윗사람 불러온다며 성별을 바꾸거나 연장자 직원에게 도움을 구한다. 이거 위기 상황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을 듯?

미디어의 영향으로 호텔리어에 대한 환상을 가진 친구들에게 호텔리어는 죽을 만큼 힘들고, 죽을 만큼 재밌고 보람을 느낀다고 이야기한다. 호텔리어는 다른 직장 보다 타인을 더 배려하고 이해해야 하는 끈기와 서비스 마인드가 추가로 요구되는 직업이다. 나는 멘탈이 약해서 호텔리어를 하면 안 되는 사람에 속했다.

호텔리어, 뭐부터 해야 하지? 면접 준비는 어떻게? 전공 무관해도 취업할 수 있을까? 평생직장이 아니고 평생직업이라고? 여기저기 검색할 것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호텔리어라는 직업에 대한 것과 전망까지 속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다. 책장을 덮으며 호텔리어, 꽤 멋진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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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경영 : 강한 영업 편 - 영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이터의 힘을 경험하라
황창환 지음 / 라온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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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강한 영업으로 삼진 어묵은 1년 만에 순이익 316% 성장이라는 경이로운 성과를 달성했다. 당신의 기업은 돈 버는 능력을 가졌는가?

나는 책 제목부터 생각해 보는 것을 좋아해서 컨설팅 경영의 뜻부터 알아봤다. 컨설팅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사전에는 고객을 상담하고 도와주는 것이라고 나와있다. 기업 컨설팅이라면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고 컨설턴트라면 전문적인 조언을 해 주는 해결사다.

만약 학교가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고 싶다고 하자. 선생님은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겠지만 컨설턴트는 학교의 교육 방법을 분석하고 시스템과 시설을 정비하는 등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낸다.

회사의 경우를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게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컨설팅은 우리 회사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왜 수익이 안 나는지를 찾아내는 탐정 놀이컨설턴트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의사가 환자를 고치듯이 컨설턴트는 기업을 고친다.

경영(經營)은? 너무 쉬운 말인데 막상 설명하려니 말문이 막힌다. 운영하는 거? 살림하는 거?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한다.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활동. 내가 이런 사전적인 정의를 싫어하는 이유는 이해가 확 안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경영은 큰 그림 그리는 거. 즉 어떻게 할까?를 정하는 것이고, 운영은 결정한 대로 하는 것이다.

기업의 본질은 '수익 창출'이다. 이 책은 프로 컨설턴트 황창환 저자님의 20여 년간의 현장 경험과 실증된 성과, 그리고 수많은 기업들의 생생한 변화 사례를 담았다. 특히 중소기업이 어떻게 제한된 자원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지 그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수익 창출의 핵심은 강한 영업이다. 그리고 강한 영업의 핵심은 고객이다. 그럼 강한 영업이란 어떤 영업일까? 저자가 말하는 강한 영업의 핵심은 디지털, 데이터 그리고 사람이다. 왜 사람이라고 했냐 하면 강한 영업에는 고객뿐 아니라 고객을 관리하는 모든 직원들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1. 강한 영업 = 디지털

강한 영업의 비밀은 단순하다. 현장 경험과 첨단 디지털의 만남이 전부다. 하지만 이 변화가 매출 시장점유율을 2년 만에 3배나 증가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영업의 본질은 사람이다.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는 건 AI가 할 수 없다. 때로는 고객도 모르는 불편함까지 찾아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이것이 바로 강한 영업의 핵심이다. 아무리 좋은 디지털 도구라도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나는 영업의 본질이 사람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고객과 영업 사원 둘 다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회사는 직원을 직원은 고객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느껴진다.

모바일 시스템은 영업 활동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오프라인 매장에 가면 이제 재고 확인을 할 때도 탭으로 그 자리에서 확인한다. 재고 확인하러 창고로 달려가는 모습은 사라져 가고 있다. 이렇게 디지털은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고객에게 보다 친절하게 서비스할 수 있는 필요한 시간을 늘렸다.

디지털 전환은 도구를 바꾸는 게 아니라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다. 디지털 도구는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다. 다만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성과를 확인하며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점진적 적용을 추천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고객의 니즈 파악과 적절한 솔루션 제시다.

새로운 정보 공유 시스템의 핵심은 오픈 보이스와 오픈 보드다. 여기에 관한 실제 사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내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집단 지성'의 힘이었다. 한 영업사원의 경험이 팀 전체의 자산이 되고 이것이 다시 개인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진 것이다. 디지털 역량 강화로 실시간 보고 체계가 확립되자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공유되었다. 나 혼자만의 좋은 아이디어들이 뭉치면 엄청난 지성이 되어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디지털 도구는 3P 전략을 강화하고 기업과 고객의 관계를 공고히 하며 영업팀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프로세스를 최적화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한다. 3P 전략에 대해서는 부록에 잘 나와 있다.

2. 강한 영업 = 경험 + 데이터의 조화

데이터는 숫자가 아니라 통찰이다! 데이터는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도우며, 더 강력한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무료 협업 도구인 구글 워크스페이스노선의 기본 기능만으로 일정관리부터 성공 사례 공유까지 가능하다. 특히 실시간 문서 공유 기능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가 공유되면서 대응 속도가 빨라졌다. 책에서는 트렐로, 아사나, 슬랙과 같은 협업 도구도 소개한다.

디지털 영업은 기업의 크기가 아닌 방법의 문제다. 먼저 엑셀로 고객별 구매 이력, 컨택 포인트, 선호 제품 등에 관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실제로 일렉트로닉스는 간단한 엑셀기반 대시보드에 모든 영업사원이 같은 형식으로 데이터를 기록하고, 매일 업데이트하는 원칙을 세우고 실행했을 뿐인데도 첫 달 상담건수를 30% 늘렸다.

경험과 데이터가 결합해서 시너지 효과를 낸 경력자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AI가 분석한 고객별 구매 패턴이 자신의 30년 경험과 정확히 일치하자 데이터를 통한 깨달음이 왔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에는 감으로 하던 영업을 이제는 확신을 가지고 한다는 것이다. 30년 경험이 만들어낸 직감이 데이터로 증명될 때는 짜릿함을 느꼈다. 오늘도 열심히 일하자는 마음가짐이, 이제는 오늘은 어떻게 하면 더 스마트하게 일할까를 고민한다. 나이가 들어서 체력이 떨어지더라도 데이터라는 무기가 있으니 전혀 걱정이 없다는 것.

헬시 라이프의 사례도 살펴보자.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기술 중심으로 업무 방식을 바꾸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성과 관리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했다. 모든 영업 활동이 숫자와 통계로 기록되면서,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객관적인 성과 측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쌓인 데이터 기반의 미래 예측 능력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고객이 다음에 언제, 어떤 제품을 살지 예측하고, 제안을 했는지 보는 것인데, 고객이 필요로 할 때를 미리 파악해서 연락하니 성과가 2배 이상 좋아졌다고 한다. 경험과 노하우는 이미 충분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것을 데이터로 체계화하는 일이다.

디지털 건강 코치 매뉴얼도 맘에 들었다. 매뉴얼과 루틴은 어디서나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해석 가이드로는 건강검진 결과와 생활 습관 데이터를 어떻게 읽고 해석하는지를, 고객 유형별 상담 시나리오로는 연령과 직업 생활 패턴에 따른 맞춤형 상담 방법을 배운다. 데이터를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기법과 화상 상담, 건강 관리 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이런 매뉴얼이 있으면 초보도 일일이 끼고 가르치지 않아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뛰어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이 있더라도 결국 그것을 해석하고 활용하는 것은 사람이다. 따라서 영업 담당자들은 이런 데이터를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 분석은 시작일 뿐이다. 데이터는 의사 결정을 도와주는 도구에 불과하다.

이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객관적인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 진정한 데이터 기반 리더십은 고객의 이야기를 읽어내고 이를 통해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고객의 구매 이력 데이터는 단순히 매출 분석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잠재적 니즈를 발견하고 미리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현장의 상황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종합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닐까 불안한 나는 저자의 앞으로의 영업은 AI와의 협력이 될 거라는 의견에 한 표다.

AI 예측 시스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이는 영업 담당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의사 결정을 돕는 도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AI와 인간의 조화로운 협력이 바로 미래 영업의 모습이 될 것이다.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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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가 옳았던 이유 - 프로메테우스의 꿈과 좌절
테리 이글턴 지음, 박경장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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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2011년 출간된 이 책은 "만약 카를 마르크스에 대한 익숙한 비판들이 모두 또는 대부분이 틀린 것이라면?"이라는 단순한 물음에서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마르크스가 옳았던 이유>의 내용은 마르크스에 대한 가장 표준적인 비판 10가지를 택해서 마르크스가 옳았다고 반박하는 것이다.

덤으로 마르크스의 사상을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다. 주의할 것은 차례에 나오는 각 장의 제목이 반박 주장이라는 것! 예를 들면 '1. 마르크스주의는 끝나지 않았다'는 마르크스주의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이글턴의 반박이다. 어떤 비판들에 대한 반박이냐는 각 장 제목 아래 아주 작은 글씨로 나와 있다.

난 이 제목을 사람들이 마르크스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마르크스 주의가 끝났다는 내용이 나와야 하는데 아무리 읽어도 없길래 알고 보니 각 장의 제목이 모두 이글턴의 마르크스가 옳았다는 주장이었던 것. 즉 그는 마르크스주의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것은 범죄자의 범죄 수법이 지능적이 되었다고 해서 경찰 업무가 시대에 뒤떨어진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말도 안 된다고 얘기하는 거였다.

한 가지 더 참고할 사항은 이 책에서 저자가 마르크스라고 할 때는 보통 그의 사상을 발전시키고 대중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엥겔스를 포함하는 말인 점이다. 슬로우 리딩을 해야 하는 책이지만 잘 곱씹으며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된다는 것이 신기했다.

마르크스는 통섭의 지성인이었던 것 같다. 철학, 심리학, 역사학,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서 지난 1000년간 가장 위대한 사상가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 마르크스 이야기는 잘 나오지 않던데, 외국에서는 아인슈타인이나 뉴턴, 다윈보다 위대한 사상가라고 대접받는다. 나는 마르크스 하면 공산주의만 생각나서 마르크스가 러시아 사람인 줄 알았다는? 독일 사람이다.

마르크스의 저서 중에서는 '모든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구호로 유명한 <공산당 선언>과 <자본론>이 가장 유명하다. 그는 실제 역사의 경로를 바꾸었으며 프로이트가 무의식의 세계를 밝혀냈듯, 우리 생활의 이면을 파헤쳐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실체를 드러냈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계급투쟁의 역사란 이제까지의 역사가 모두 계급투쟁이란 말이 아니라 계급투쟁이 인류 역사에서 가장 근본적이라는 의미다.

마르크스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공산주의다. 공산주의 하면 북한이 생각난다. 북한 하면 빨갱이란 단어가 생각이 난다. 붉은색은 프랑스 혁명 때 급진파들이 붉은색 깃발을 사용한 것에서 유래한다. 구소련이나 중국 깃발을 보면 온통 빨갛다. 북한 깃발에도 파란색보다 빨간색이 훨씬 많다.

그런데 사회주의공산주의는 같은 말일까? 워낙 내가 이런 쪽에 무지하다 보니 AI를 검색해도 잘 모르겠다. 그나마 이해한 것은 사회주의는 착한 아이. 내가 가진 것을 조금 나눠주는 아이. 공산주의는 완전 착한 아이. 내가 가진 것을 반띵하는 아이. 이 정도였다.

사회주의는 사회가 함께 사는 곳이니까 정부가 학교 선생님처럼 규칙을 정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며 다 같이 잘 살자는 이론이다. 부자가 조금씩 양보해서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 즉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다.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잘 살자는 생각이다.

공산주의는 함께 생산(共産) 하고 함께 나누며 완전히 평등한 세상을 꿈꾼다. 공산주의는 너와 나는 평등하니까 피자 한쪽도 공평하게 똑같이 나누자는 것인데 그깟 피자야 똑같이 못 나눠 먹겠냐 싶다. 그런데 내가 가진 것을 아예 공평하게 반띵 하자고? 내 돈 다 뺏어서 공평하게 나눈다고? 갑자기 우리나라가 공산주의가 돼서 니 빌딩 내놓고 가난한 사람들과 반띵 해야 한다면? 나야 아주 좋다. 하지만 돈이 많은 사람에겐 많이 억울할 것 같다.

그러니까 매우 가난한 사람에게는 공산주의=유토피아다. 하지만 중산층이나 부자들도 그럴까? 으리으리한 내 집 내 놓고 후줄근 한 곳에서 사는 게 유토피아일까? 그래서 저자는 4장에서 마르크스주의는 유토피아를 꿈꾸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마르크스주의는 이상을 제시하지 않는다. 현재의 모순을 드러내고 실천을 통해 현실을 변혁시켜 나가자는 실천 운동이다. 마르크스가 말하는 진정한 평등은 모두 똑같이 대접하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각자 다른 필요를 균등하게 돌보는 것이다. 그럼 각자의 재능을 발견해서 발전시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훨씬 더 다양하게 분산되어 예측이 불가능해진다. 이런 사회가 마르크스가 꿈꾸었던 공산주의다.

마르크스는 진정한 부란 인간의 창조적인 잠재력이 절대적으로 발현된 것, 즉 미리 정해진 잣대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모든 인간의 능력의 개발이라고 주장했다. 이 말은 마르크스가 추구했던 것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라는 뜻이 아닐까 한다. 요새 모든 기업들이 모셔간다는 통섭형 인재가 자신만의 창조적인 잠재력을 절대적으로 발휘해서 만든 스티브 잡스 같은 느낌?

옮긴이 박경장 교수님의 말을 읽다가 '자본주의 모순이 극에 달한 이 시대에 왜 마르크스가 소환되지 않느냐는, 마르크스주의는 자본주의 비판으로서만 유용한 것이냐는 말에는 감동의 눈물이 글썽했다.

책의 뒤표지에 있는 '이글턴 특유의 재치와 유머, 그리고 명쾌함'의 의미는 책을 읽다 보면 곳곳에서 느껴진다. 맛보기로 조금만 아래에 가져와 봤다. 계급투쟁이 모든 것을 다 포괄할 수는 없다고 하는 내용이었는데, 체 게바라가 트럭에 치였다면 계급투쟁의 사례로 꼽을 수 있겠지만, CIA 요원이 운전했을 경우에나 가능하다는 말이 재밌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사고일 뿐이다.

시장 사회주의에 관한 설명 : 약간 미친 자본주의 집단이 초현실적으로 단기간에 전근대 부족을 기술적으로 세련된 기업가로 변모시키려 한다고 상상해 보라. 뻔히 실패할 것이라는 사실이 자본주의에 대한 정당한 비난이 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건 걸스카우트가 양자물리학 문제를 풀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다. (p.66)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희망 : 미래가 공허한 환상이 되지 않으려면 실현 가능해야 하고, 현실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그런 미래는 현재를 스캔하거나 엑스레이로 찍어 그 안에 잠재된 미래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사람들한테 헛된 욕망을 품게 할 뿐이다.(p.104) 마르크스의 이상은 여가이지 노동이 아니었다.

다양성 : 마르크스는 평등이란 관념을 경계했으며, 모두가 등에 국민보험 번호가 찍힌 작업복을 입을 미래를 꿈꾸지 않았다. (p.317) 그가 보기를 희망했던 것은 획일성이 아니라 다양성이었고, 보수주의자들보다 더 적대적이었고, 사회주의를 민주주의의 적이 아닌 심화라고 보았다.

마르크스가 경제적인 것에 주목했던 것은, 그것이 인류에게 끼치는 힘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그의 유물론은 확고한 도덕적, 정신적 신념과 양립 가능하다. 그리고 사회주의가 중간계급의 위대한 유산인 자유와 시민권과 물질적 번영이의 계승자라고 보았다. (p.318)

나에게는 생소한 단어들이 많아서 AI에게 단어 뜻을 초등학생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달라고 하며 읽었다. 테리 이글턴은 영국의 문화 비평가이자 문학 평론가로 영국 신좌파의 대부인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제자라고 한다. 올해 82세 양띠. 현재 랭커스터 대학교 영문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어려운 내용을 알기 쉽게 알려 준 이 책을 통해 나도 저자의 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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