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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쓸모 있는 심리학 - 내 마음이 왜 이런지 명쾌하게 이해하는 심리 수업 ㅣ 쓸모 있는 공부 2
강현식 지음, 이혜원 그림 / 풀빛 / 2024년 8월
평점 :
내 역할(페르소나)과 나를 구분하고, 나의 어둡고 열등하고 숨기고 싶은 모습(그림자)도 나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물학적 성 역할에 충실하느라 억압해 두었던 이성성(아니마/아니무스)과 화해하고 나면, 비로소 마음의 가장 중심부에 있는 자기를 만나게 된다.
남에게 보이는 내 모습보다 내 마음 살피기에 집중해 보자. 우리는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에 맞추려고 과도하게 애를 쓴다. 이렇게 살다 보면 진짜 자신이 모습대로 살아가지 못할 수 있다. 어울려 살아가면서도 나의 모습을 잃지 않는 삶이 융이 말하는 자기실현의 삶이다.
이 책은 심리학이 어떤 학문인지 기초 지식을 배워보려고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다. 원래는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을 위한 책이지만 나와 같은 심리학 초보자도 읽으니 이론을 지루하게 나열하는 책이 아니고, 친구들의 고민 상담 사례를 소개하고 이론으로 해석해서 쉽게 이해된다.
심리학은 내 마음과 행동에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학문이다. 철학적 내용(인식론)을 과학적인 방법(실험)으로 접근한다. 이렇게 마음을 과학적 방법으로 연구하는 것이 생리심리학이다. 인간의 마음은 뇌의 작용이라 뇌를 연구하는 분야가 심리학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과학적 방법론에서 중요한 건 통계적 검증이다. 심리학과 철학은 과학적인 접근을 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과학적 방법론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심리학은 철학에서 분리되어 하나의 독립된 학문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독심술은 아니지만 심리학을 공부하면 사람의 마음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타인의 마음과 행동을 비교적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쓸모 있는 학문이다.
프로아나(뼈말라족)가 되려고 극심한 다이어트를 한 세희의 경우, 살이 찌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아주 최소한의 음식만 먹었는데, 먹고 싶은 충동은 원초아(이드), 살이 찌면 안 된다는 생각은 초자아, 최소한의 음식만 먹기로 한 선택은 자아이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고,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것은 실현 불가능하므로, 무의식이나 충동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이런 바람을 버려야 한다.
진우는 아무 이유도 없이 우진이를 싫어한다. 나도 그런 적이 있다. 아무 이유도 없이 TV에 나오는 배우가 그냥 밥맛이 없는 것이다. 나의 그림자 때문이다. 무조건 싫은 사람이 바로 나의 그림자라고 한다. 자신의 열등한 모습이 보여서 화를 내는 것이다. 자신의 그림자와 화해 한 사람은 화가 덜 난다. 왜 그럴까? 내 마음이지만 내가 알지 못하니까 무의식이다. 카를 융(Carl Jung)은 개인만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의식이라 집단이라는 말을 붙여서 집단 무의식이라고 했다.
아들러는 개인심리학을 창시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열등감이다. 시력이 안 좋은 사람은 청력이 발달한다는 것을 알고, 사람은 자신의 열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능력을 더 발달시킬 수 있는 존재임을 알게 된다.
철학과 과학을 놓고 다툰 은수와 희철이에게 심리학의 아버지 분트는 서로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보완이라고 말해 줄 것이다. 인위적인 학문의 구분에 연연하지 말고, 서로가 다르다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된다. 반대보다 상호 보완적인 협력이 더 힘이 세다!
유기견 센터에서 웰시코기를 입양한 세은이는 변을 아무 데나 보는 행동을 수정하기 위해 패드 위에 변을 볼 때마다 간식을 주어 잘한 행동을 강화한다. 반려동물 회초리가 아닌 레몬을 문에 발라 문을 긁는 행동을 수정한다. 사람도 동물도 때려야 말을 듣는다는 잘못된 사고를 세은이가 회초리 없이 멋지게 결과로 보여주어 강아지를 키웠던 나도 기뻤다. 올바른 처벌로 행동 수정에 성공!
세은이는 웰시가 부모님께 사납게 굴면 아무런 반응도 하지 말라고 부탁한다. 이것이 어떤 행동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소거(extinction)다. 어머니는 회초리를 사용하고, 아버지는 소리를 질러왔는데 반응을 하지 않으니 웰시의 사나운 행동이 완전히 사라졌다.
나는 체벌을 반대하는데, 심리학자들도 신체적인 고통과 같은 부정적인 처벌을 반대한다고 하니 위안이 된다. 원래는 잘못된 행동의 빈도를 줄이기 위한 처벌이 결국 학대와 폭력으로 이어져서 그렇다. 어떤 아빠는 아이가 거짓말을 했다고 욕조에 담가 물고문을 했다고 하니 말이다.
무기력증에 빠진 고3 지은이 이야기로 Wee 클래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은이는 상담실 선생님이 이곳에서는 무엇을 하든 자유라고 하는 말에 울컥한다.
로저스는 자신의 상담 이론을 '비지시적인 상담'이라고 했다. 문제의 해답은 내담자 스스로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지시적이란 말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서 '내담자 중심 치료'라고 불렀다. 그러다 상담자와 내담자를 구분한다는 자체가 권위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해서 한 인간으로 상대와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인간 중심 치료'라고 부른다. 그것의 핵심은 존중, 공감, 솔직함이다.
자기 비난을 일삼는 고2 도현이의 이야기는 나를 말하는 건가? 싶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니 결국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져서 스트레스받고, 하기 싫으니 드라마로 도피하면서 마음은 편하지 않은. 이 사례에서 마틴 셀리그먼의 긍정심리학을 알게 되었다. 인간 마음의 밝은 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과 과정을 연구하는 분야다.
사람은 얻은 것에 만족하기보다는 얻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을 더 크게 인식한다. 아무리 좋은 상황이 되어도 그것에 대한 만족과 감사는 오래 가지 못한다. 핸드폰도 처음 바꿨을 때만 좋고, TV 바꿀 때도 처음에만 좋다. 나는 바다를 참 좋아하지만 아마 매일 보면 또 처음만 좋고 그 감정이 얼마 못 갈 것이다. 인간의 뛰어난 적응력 때문이다.
셀리그먼의 낙관주의는 무조건 하면 된다, 넌 반드시 성공할 거야 하는 식의 맹신이 아니라 역경과 좌절을 겪은 후에도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해서 다시 일어나 도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낙관주의는 얼마든지 스스로 훈련할 수 있다.
부정의 감소보다 긍정의 촉진이 필요하다. 해결해야 할 문제는 과거에 있지 않고 미래에 있으므로, 낙관주의 사고방식을 연습하며 긍정에 초점을 마주고, 해낸 것에 집중하면서 다시 도전하고 앞으로 나가자. 성취감과 자신감을 더 크게 느껴보자.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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