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은 자유다 - 평범한 사람이 세계와 거래하는 법
레이첼 백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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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무역은 자유다』는 자기만의 무역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무역이라는 도구가 삶에 어떤 선택지를 하나 더 만들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1장은 다른 대표님들 이야기이고, 2장부터 저자가 직접 겪고 부딪히며 배운 현장 이야기가 나온다.

1. 작은 호기심이 길이 된 순간

김명진 : 여행 수입

튜브탑 하나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은 이야기

강인평 : 현지 바이어 발굴

해외 수출 지원 사업이라는 제도로 의대생이 키르기스스탄에서 일단 한 개만 팔아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해 의사와 사업가 2마리 토끼를 잡은 이야기.

권지현 : 북미 대형 유통 납품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에서 코스트코와 거래하는 사업가가 된 이야기. 미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한국 제품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소비자인 그녀의 '단순히 한국에서 잘 팔리는 제품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미국 소비자가 왜 이 제품을 사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는 경험담이 인상적이었다.

김범진 : 공동구매 수입

과일 가게에서 시작해서, 커뮤니티의 힘을 이용해 한국 딸기를 캐나다까지 공수하게 된 이야기. 혼자서 시작했지만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한 팀이 되어 일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유통이란 사람과 사람을 잇고, 좋은 제품을 책임감 있게 전하는 일"이다.


김선영(디노맘) : 구매대행

육아맘이 중국 타오바오, 일본 라쿠텐 같은 해외 쇼핑몰에서 잘 팔릴 만한 상품을 찾아 국내 온라인 마켓에 올려두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해외에서 구매해 고객에게 배송하는 무재고 구매대행 이야기. 이건 주부도 한 번 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그 밖에 노트북 한 대로 소규모 수입 무역을 시작한 이야기, 아빠의 골프 티를 일본까지 수출한 딸 이야기, 변비 때문에 만든 식이섬유 환이 1인 브랜드 수출로 성장한 이야기, 한국에서는 안 팔리던 옷 재고를 캐나다에서 완판시킨 이야기 등 색다른 성공담들이 너무 재밌었다.

이 이야기들은 모두 취미, 건강 고민, 해외에서의 일상 경험처럼 사소하거나 우연한 계기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것 같았다.

2. 국경을 넘으면 규칙이 바뀐다

저자는 한국의 작은 무역회사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본사를 둔 글로벌 제조사의 호주 지사, 미국 뉴욕의 유통 업체, 캐나다의 로지스틱스 기업, 캐나다 대형 유통 업체까지 업무를 이어왔다. 나도 저자처럼 무역회사는 다 비슷한 일을 할 거라 생각했는데, 회사마다 하는 일이 다르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ㅏ

한 수출업체가 어려움을 겪던 시기, 저자의 상사는 가격을 깎는 대신 오히려 올리라고 말했다. 업체는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6개월 뒤 시장이 다시 살아났을 때, 그 업체는 우리 회사를 가장 먼저 챙기며, 단순한 거래처가 아니라 같은 팀처럼 움직였다고 한다.

이때 저자는 깨달았다. 구매는 시스템으로 움직이지만, 결국 차이를 만드는 건 사람의 판단이라는 것을. 오래가는 거래는 '누가 더 싸게 샀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함께 갈 관계를 만들었느냐'로 결정된다.

나는 저자가 협상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인 "이 거래, 우리만 돈 버는 구조인가?"에 대한 답이 '아니오'가 될 때, 비로소 그 거래는 오래간다는 말이 깊이 와닿았다.


북미 시장에 관한 이야기도 재밌었다. 저자는 가능한 모든 곳에 찾아가고 수백 통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좋은 제품을 보여주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거래로 이어질 거라 믿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저자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곳은 거의 없었다.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제품은 아무리 좋아도 관심조차 받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저자의 교수님 말씀인 '인류가 존재하는 한 절대 사라지지 않는 3 가지 산업은 먹는 것, 건강, 그리고 사는 곳'이라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의 기본적인 삶과 연결된 산업은 시대가 변하고 국경을 넘어도 꾸준한 수요가 있다. 나도 외식이 부담돼서 밀키트와 집밥으로 대체 중이라 더 공감했던 부분이다.

3. 내 시간으로 먹고사는 법

"내가 생각하는 자유는 일을 하지 않는 삶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삶에 가깝다"라는 저자의 말이 자유를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자유를 돈이 많은 상태라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월요일 아침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삶,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삶,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도 당장 생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삶이다. 그래서 자유를 돈이 많은 상태가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도 글을 쓰는 사람이 될 수 있고, 컨설팅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고, 작은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 무역은 반드시 풀타임 직업일 필요가 없다. 사이드 잡의 개념으로 파트타임으로 시작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작은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다.

저자는 20대에는 영어를 늘리고 싶어서 무역을 시작했고, 30대에는 나라를 옮길 때마다 무역의 분야도 달라졌으며, 40대인 지금은 그 경험을 나누는 일을 하며 책을 쓰고 있다. 무역을 직접 하기도 했고, 가르치기도 했으며, 컨설팅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 경험들을 모아 책으로 정리하고 있다.

저자에게 무역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원하면 다른 도시로, 다른 나라로 옮겨가고 새로운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은퇴라는 것이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에 따라 여러 번 선택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수입원이 하나가 아니라면 일을 쉬는 시점도, 다시 시작하는 시점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역은 그 자유를 만드는 현실적인 기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니라 선택지가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AI 덕분에 노트북 하나면 충분한 지금이야말로 혼자서도 무역을 시작해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닐까.


4. 오늘 읽고 내일 시작하는 무역

쇼핑이 나를 위한 소비라면 무역은 가치를 연결하고 이익을 만들어 내는 비즈니스다.

마지막 장은 무역 실무다. 먼저 수출입 절차를 이해하고, 반복되는 무역의 흐름과 실제 거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배운다. 무역 서류에 자주 쓰이는 영문 표기와 약자, 무역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결정해야 할 세 가지도 소개한다.

첫 거래를 시작할 때 필요한 실무, 어떤 아이템을 골라야 하는지에 관한 기준, 배송비는 누가 부담하는지, 대금은 어떻게 주고받는지, LC 거래가 진행되는 과정, 선적 서류 등 실제 거래에 필요한 내용을 다룬다.

무역은 결국 숫자를 이해하는 일이다. 물건을 들여오든 판매를 하든 결국 중요한 것은 수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종 단가 계산법과 수입 업무 절차, 비용 구조도 알아야 한다.

무역에는 어떤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지, 무역회사와 포워더는 어떻게 다른지 등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자세히 설명해 줘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니, 무역이 어렵고 거창한 일이 아니라, 작은 규모라도 내일 바로 시작해 볼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급에만 기대던 삶에서, 파이프라인을 하나 늘려보면 어떨까?

p.230 무역은 우리 삶의 선택지를 하나 더 만들어 주는 일이다.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할 수도 있고 새로운 길을 열어 볼 수도 있는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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