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는 스토리를 설계하라 - AI 시대에도 살아남는 25가지 창작법
고나무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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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스토리 공모전에 응모하려는 직장인과 예비 작가는 물론, 이제 막 입봉한 저 연차 작가나 기획자, 경험이 적은 제작자 등 창작의 창고에서 자기 물건을 만들려 노력하는 모두에게 유용한 실패하지 않게 쓰는 법을 다룬다.

1. 스토리는 어디에서 시작하는가

상상놀이를 메모하라! 스토리는 "만약에(What if)"라는 상상놀이에서 시작된다. 예를 들어 고양이를 좋아하는 집사가 길고양이 학대 사건을 경찰이 무시하자 직접 수사에 나선다면?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이 외과의사가 된다면? 이런 식으로 "만약에 ~라면"이라는 상상에서 흥미로운 스토리가 시작된다.

저자는 이러한 상상력의 재료를 뉴스와 일상에서 얻으라고 조언한다. 작은 성공담, 극적인 성공이나 실패를 겪은 사람의 이야기,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 기사 속에도 스토리의 씨앗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모든 직업은 스토리로 가득하다.

이와 함께 자신이 정말 쓰고 싶은 이야기를 찾을 수 있도록 마스터 플롯을 활용해 방향을 점검하는 방법과 SF 장르를 위한 세계관 구축 체크리스트도 살펴본다.

2. 캐릭터가 곧 이야기다

좋은 스토리는 흥미로운 사건보다 입체적인 캐릭터에서 시작된다. '캐릭터가 주도하는 스토리인가? 아니면 플롯이 이끄는 스토리인가?' 대가들 사이에서도 캐릭터가 먼저인지 플롯이 먼저인지 논쟁을 하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예비 작가에게 주인공의 전기를 써보길 추천한다. 저자는 A4 용지를 기준으로 1장에서 최대 3장인 약 4000자 정도가 적당하다고 판단한다. 캐릭터 전기는 작가가 길을 잃었을 때 이 캐릭터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를 점검하고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캐릭터 구축표를 참고로 체계적으로 설계해 보자.

평범하지 않은 행동의 이유를 상상해 보는 캐릭터 빌딩도 재밌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잘 다니던 대기업 대리가 어느 날 갑자기 사표를 냈다'는 예외적인 행동의 동기를 찾아기는 식이다.

캐릭터를 만들 때는 직업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그 직업의 특성을 좁혀주는 수식어를 덧붙여 상상해야 한다. 자폐증을 가진 변호사라는 설정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소시오패스 성향의 검사는 <비밀의 숲>의 캐릭터가 되었다.

직업인을 취재할 때의 취재 양식, 인터뷰 섭외 법, 인터뷰 질문 작성법, 논픽션 취재 법도 다룬다. 직접 인터뷰 질문까지 작성해 보면 캐릭터에 대한 감이 잡힐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인공과 조연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엑셀로 정리해 두라고 한다. 저자도 사용했던 방법으로 여러 인물의 행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부모님 전기 취재 계획서 양식에 따라 어머니와 아버지를 취재해 보는 건 어떨까?

3. 팔리는 구조를 설계하라

'팔리는 구조'란 막연한 영감을 세 문장(로그 라인)으로 압축하고, 이를 기승전결의 완결된 설명문(시놉시스)으로 확장한 뒤, 실제 제작 단위의 세부 설계도(트리트먼트)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통해 독자의 흥미를 끝까지 유지시키는 구조다. 드라마 보는데 1화 보고 더 안 보고 싶다면 공감에 실패한 구조인 거다.

1) 왜 로그 라인과 시놉시스부터 써야 할까?

제작자나 투자자와 협업하려면 이야기를 한눈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무작정 1~3화를 써보고 어느 정도 감이 왔을 때, 로그 라인과 시놉시스를 쓰기를 권한다. 로그 라인과 시놉시스는 등산가가 수시로 꺼내 볼 수 있는 전체를 조망하는 지도 역할을 한다.

2) 로그 라인 : 3 문장으로 압축된 이야기의 뼈대

로그 라인은 세 문장을 넘기지 않는다. 로그 라인 안에는 캐릭터 구축, 결핍이나 욕망, 앞으로의 전개 방향이라는 스토리의 핵심 요소가 모두 압축되어 있어야 한다.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 한 편을 골라 직접 로그 라인을 써보는 연습을 추천한다.

3) 시놉시스 : 기승전결을 갖춘 설계도

로그 라인이 뼈대라면, 시놉시스는 그 뼈대에 살을 붙이는 단계다. . A4 용지 2~3장 분량으로 작성하며, 등장인물의 성격과 사건의 흐름, 결말을 미리 정리함으로써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4) 트리트먼트 : 실제 제작에 가까운 세부 설계도

트리트먼트는 시놉시스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캐릭터 설정과 장면, 일부 대사까지 더욱 구체적으로 기록하여 실제 제작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시킨다. 분량도 제작사에 따라 A4 용지 10장에서 40장까지 늘어난다.

5) 개연성 자가 체크리스트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개연성도 반복해서 점검해야 한다. 자신에게 재미있는 경험이 독자에게도 흥미롭게 전달될 수 있는지 일상툰의 취재 방식을 알아본다. 본인의 최근 1년 직장이나 직업 경험을 소재로 일상툰 1회차 콘티를 직접 완성해 보는 실습을 한다.

6) 장편 연재 설계

연재물에서 전체 회차 흐름을 연구하는 궁극적 목적은 '재미'다. 포스트잇, 카드, 엑셀 등으로 전체 흐름을 한눈에 배열해 보고, 구성에 자신이 없다면 이미 검증된 웹소설과 웹툰을 5화 단위로 분석하며 전개 방식을 연구해 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4. AI 시대의 스토리 전략

AI 시대의 스토리 전략은 AI를 활용하되 결과물을 바로 쓰지 않고 초벌 리서치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다. 캐릭터 구축에 AI를 활용하려면 이름, 나이, AI의 답변을 활용하는 구체적인 목적, 장르 등을 세세하게 규정할수록 좋다. 프롬프트 작성이 어렵다면 대놓고 AI에게 "나는 ○○을 쓰는 작가인데 ○○을 얻기 위해서 프롬프트를 어떻게 쓰면 돼"라고 물어도 좋다. 프롬프트의 예시와 제미나이와 챗 GPT의 답변을 비교해 보자.

자료조사에서도 "중세 시대에 대해 알려줘"라고 막연하게 물으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작품의 배경과 목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필요한 자료의 범위를 좁혀 질문한다. 자료의 용도와 필요한 정보의 형태에 맞춰 질문하는 프롬프트 예시 및 저자가 여러 차례 수정하고 검증한 프롬프트 양식을 소개하여, AI와 효과적으로 협업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5. IP 시대, 스토리는 어디까지 확장되는가

IP를 처음엔 인터넷 주소(IP address)로 생각했다. 인터넷 주소 시대가 뭐지 싶었는데, 찾아보니 하나의 이야기가 가진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이라는 뜻이었다. 마지막 장은 예비 작가가 먼저 파악하면 좋을 이차창작, 즉 트랜스미디어 시장 현황을 알려준다.

노블코믹스는 소설을 만화로 그렸다는 의미로, 2010년대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주목받은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이미 성공한 웹소설이 원작이라 스토리의 재미가 보장된다. 둘째, 웹소설 독자들이 웹툰의 유료 독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점에서 대표적인 IP 확장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이 책에서는 일반적인 노블코믹스의 제작 과정을 살펴본 뒤, 〈나 혼자만 레벨업〉과 〈중증외상센터〉 두 작품을 전 회차 분석해서 웹소설이 웹툰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장면 구성, 연출, 속도감, 표현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 준다.

이제 작가는 하나의 작품만 쓰는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는 원천 스토리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스토리는 책 한 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웹툰,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되며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IP 시대의 스토리 확장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라는 상상도 잘되지 않는 나지만, 스토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전체 지도를 본 느낌이 들었다. 좋은 스토리는 관찰하고 상상하고 설계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만들어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스토리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상상(만약에) → 캐릭터 → 구조(로그라인/시놉시스) → AI 활용 → IP 확장이라는 흐름이 보일 것이다.

p.247 이 책이 매일매일 자기 내면의 글쓰기 기계를 가동시켜야 하는 예비작가 모두에게 좋은 공구함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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