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의 인생수업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 기념 에디션) - 품격 있는 나라와 삶을 꿈꾼 백범 선생의 신념과 지혜
김옥림 지음 / 미래북(MiraeBook)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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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 전 독립문역에 위치한 서대문형무소를 다녀왔다. 차가운 콘크리트 벽과 좁은 수감실을 마주하자, 교과서 속 문장이 아닌 ‘사람의 시간’으로서의 역사가 피부에 와 닿았다. 나라를 잃었던 시절, 말 한마디와 생각 하나조차 죄가 되던 시대의 공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 공간이었다.


저자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이 되는 2026년을 맞아, 그의 삶을 다시 들여다봄으로써 독립을 염원했던 민족의 고통과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졌던 선열들의 마음을 오늘의 언어로 되살리고자 이 책을 썼다.


책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인간관계, 신념과 의기, 자주정신, 민주의식이라는 네 개의 큰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논문처럼 치밀한 논리로 이어지기보다는, 김구 선생의 사상과 철학을 담은 짧은 에세이들로 나뉘어 있다.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좋고, 마음이 머무는 페이지를 펼쳐도 부담이 없다. 삶의 어느 국면에서든 곁에 두고 꺼내 읽기 좋은 구조다.


<자긍심을 갖고 매사에 빈틈없이 행하라>는 주제는 주체의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주체의식이란 자신의 분명한 줏대에 따른 인식과 판단이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단단해진다는 말은 오늘을 사는 개인에게도 유효하다. 또 소통을 인생의 저울에 비유하며, 소통이 원활하면 삶 또한 흐르듯 나아가지만 그렇지 못하면 불통의 벽에 갇힌다는 <타인과의 소통 능력을 길러라> 주제는 인간관계에 지친 마음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의지와 인내에 대한 메시지도 묵직하다. 의지가 약한 사람은 사소한 어려움 앞에서도 쉽게 멈춰 서지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생각뿐 아니라 손과 발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의지가 굳어 무슨 일에도 굴하지 않는다> 주제는 행동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는 어떤 일도 참고 견뎌야 한다>에서 ‘승풍파랑’,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치며 나아간다는 사자성어처럼, 목적을 위해 참고 견딜 수 있는 사람만이 끝내 자신이 바라는 곳에 닿을 수 있다는 가르침은 담담하지만 강하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김구 선생의 사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유명 인사들의 명언과 일화, 격언을 함께 엮어냈다는 점이다. 역사적·인문학적 시선과 현실적인 조언이 겹겹이 쌓이며, 독자는 한 가지 정답이 아닌 여러 관점에서 삶을 성찰하게 된다. 과거의 이야기를 빌려 오늘의 삶을 비추는 이 책은, 빠르고 가벼운 말들에 지친 현대인에게 오래 곱씹을 만한 문장들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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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팀원이 다 해줌, 챗GPT·퍼플렉시티·코파일럿·캔바·감마·브루 전원 투입! -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한 번에 끝내는 최강 AI 팀 100% 운영법|저자 즉답 오픈카톡방 운영
이나현 지음 / 한빛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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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직장에서 업무 시간은 늘 한정되어 있는데, 요구되는 결과물의 수준은 해마다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더 촘촘해지고, 기획은 더 전문화되며, 혼자 감당하기에는 벅찰 만큼 일의 규모와 복잡도도 커졌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회사에서는 인력이 충분히 충원되기보다는, 기존 인원으로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사람이 한 명만 더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버텨내는 이유입니다.


이나현 저자의 <AI 팀원이 다 해줌>은 바로 그 지점에서 AI를 ‘기술’이 아닌 ‘팀원’으로 바라보자고 제안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AI 팀원은 모든 일을 대신해 주는 만능 존재가 아니라,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업무를 함께 나누는 실질적인 협업 파트너입니다. 이 책은 AI를 두려워하거나 막연히 기대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업무 환경 속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차분히 짚어 줍니다.


책의 구성은 실무 흐름에 맞춰 설계되어 있습니다. AI가 왜 지금의 직장인에게 필요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 시작해, 기획·문서 작성·자료 조사·요약·회의 정리 등 실제 업무 장면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갑니다. 각 장에서는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 써보라”는 식의 구체적인 활용 예시가 제시되어, AI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다양한 AI 도구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도구가 어떤 업무에 적합한지를 명확히 구분해 준다는 점입니다. 도구 하나하나의 기능 설명보다, 일을 줄이고 사고의 여유를 만드는 방향에 초점을 맞춘 점에서 이 책의 메시지가 또렷해집니다. 다양한 표와 이미지, 그리고 실제 사례를 활용한 단계별 설명도 매우 도움되는 부분입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은 ‘AI를 잘 쓰는 법’ 이전에 ‘일을 혼자 떠안지 않아도 된다는 감각’입니다. 모든 것을 직접 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판단과 결정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AI 팀원이 다 해줌>은 빠르게 변화하는 업무 환경 속에서, 조금은 덜 지치고 조금은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싶은 직장인에게 현실적인 안내서가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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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심리학
이기동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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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1조 원을 넘겼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숫자보다 먼저 떠오른 건 “설마 내가?”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범죄의 심리학을 읽고 나니, 그 질문은 너무 쉽게 무너진다. AI 기술의 발전은 분명 삶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가족이나 지인의 목소리를 정교하게 조작하는 딥페이크 범죄를 현실로 끌어냈다. 여기에 금값 폭등이 불러온 금 직거래 자금 세탁까지, 범죄는 언제나 시대의 흐름을 가장 빠르게 따라온다.


신문이나 뉴스에서 사기 피해 사례를 접하면 흔히 “저 사람 참 바보네”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하지만 실제 피해자 중에는 의사나 전문직처럼 사회적으로 ‘똑똑하다’고 평가받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 지점에서 저자 이기동은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피해자들이 부족해서 당한 것일까, 아니면 인간의 심리를 정확히 겨냥한 구조적 범죄 앞에서 누구나 무너질 수 있는 걸까.


저자는 과거 어두운 세계에 몸담았던 경험을 고백하며, 죄 값을 치른 뒤 현재는 금융 범죄 예방을 위해 일하고 있다. 이 책에는 금융범죄의 정체부터 사기와 대포폰·대포통장을 활용한 계획적 범죄의 차이, 조직 구성 방식, 개인 정보가 어떻게 유출되어 해외 총책에게 전달되는지까지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과거 조선족 특유의 어눌한 말투로 “검찰청입니다. 당시의 계좌가...”라고 시작하던 보이스피싱은 이제 구시대의 수법이다. 지금은 훨씬 세련되고, 훨씬 현실적인 방식으로 선량한 시민을 범죄에 끌어들인다.


책은 이론보다 사례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관심 있는 부분부터 펼쳐도 부담이 없다. 


예전에는 미리 준비해 둔 대포통장으로 자금을 이체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지만, 요즘은 1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의 소액을 입금 한 다음 계좌를 정지시키는 통장 협박 방식이 유행한다. 계좌를 풀어주겠다며 금전을 요구하지만, 사기범에게는 통장을 풀어 줄 권한 자체가 없다.  반드시 은행에 방문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정식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


자녀를 데리고 있다. 돈을 보내주지 않으면 신변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연락을 받는다면. 누구나 긴장하고 불안할 것이다. 자녀에게 전화해 보지만, 자녀의 휴대폰에도 이미 악성앱이 깔려 있어 연락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돈을 준다고 해결되지도 않고, 추가 입금을 요구 받을 뿐이다. 가까운 경찰서에 즉시 신고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안전한 대응 방법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머지 부업을 원하는 사람에게 애인 대행 알바를 소개한다. 겉으로는 만나서 차 한잔 마시면 된다고 그럴싸하게 말하지만, 보증금을 요구하고, 피해자의 잘못을 억지로 만들면서 추가 송금으로 이어지게 한다. 힘든 경제 속에서 뭐라도 해서 살아보려는 간절함을 이용하는 방식인데, 세상에 자기 돈은 먼저 보증금, 투자금으로 보내야 하는 알바는 없음을 알아야 한다. 


얼마 전 떠들석했던 노쇼 사기 사례도 있다. '군부대 간부, 정치인, 연예인 회식합니다. 30명 예약과 와인 준비해 주세요" 경기도 어려운데 단체 매출이 발생했다고 좋아하는 사장의 마음을 이용한다. 큰 매출, 홍보 효과, 식사 후 결제하겠다는 말에 피해자는 돈을 마련해 술을 주문하지만, 술값이 입금되면 예약인원이 더 늘었다고 술도 더 주문해달라고 한다. 이미 큰 돈을 입금한 피해자가 여기서 빠져나오기란 너무 어렵다. 


책을 덮고 나면 기가 막힌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 기상천외한 수법들 앞에서 열이면 열, 누구라도 흔들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남아 범죄 단지에서 활동하는 조직의 특성상 수사와 검거가 쉽지 않다는 현실도 씁쓸하다. 결국 답은 단순하다.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는 범죄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것. 문자, 전화, SNS 속 감언이설 앞에서 한 번 더 의심하는 태도야말로,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최소한의 자기방어임을 이 책은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범죄의심리학 #이기동 #모티브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보이스피싱예방 #금융범죄 #사기수법 #딥페이크범죄 #범죄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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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적 사고 - 제3의 선택으로 세상을 바꾼 이노베이터들의 생각법
로저 마틴 지음, 범어디자인연구소 옮김 / 유엑스리뷰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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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속 성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은 늘 선택의 기로에 선다. 글로벌 경기 변동, 경쟁사의 압박, 금리 변화, 고객의 불만, 새로운 기술의 등장까지. 경영 환경은 점점 복잡해지고, 하나의 결정이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 그래서 기업은 매 순간 수많은 선택을 내리지만, 그 선택 대부분은 장단점이 분명한 양자택일의 구조를 띤다. 가격이냐 품질이냐, 속도냐 완성도냐처럼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이 지점에서 <통합적 사고>의 표지 문구가 강하게 시선을 붙잡는다. “제3의 선택으로 세상을 바꾼 이노베이터들의 생각법.” 둘 중 하나가 아닌 또 다른 선택이 가능하다는 선언처럼 느껴진다. 그 문장 하나만으로도 이 책에 담긴 사고법이 평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저자 로저 마틴은 전략·경영 분야의 대표적 석학이자 디자인 씽킹을 정립한 인물이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사상가를 선정하는 Thinkers50에서 1위로 선정됐다는 이력은 책의 신뢰도를 단번에 끌어올린다.


이 책이 강조하는 핵심 개념은 ‘통합적 사고’다. 이는 만족스럽지 않은 트레이드오프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아니라, 각 선택지의 장점을 모두 끌어안으면서 더 나은 제3의 해법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뜻한다. 단순한 절충이나 평균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해결책을 설계하는 사고 방식이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정보 탐색과 즉각적인 판단 영역에서는 인간이 점점 불리해지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통합적 사고야말로 인간이 AI에 대응할 수 있는 결정적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서로 충돌하는 요소를 동시에 바라보고,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는 주장이다.


책은 50명이 넘는 리더들과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전개된다. 연령도, 성향도, 사고 방식도 제각각이지만, 통합적 사고가 이들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왔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2장,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 현실적인 차선책만으로는 최고가 될 수 없다>에서는 통합적 사고 과정을 4가지 요소로 나누는데, 돌출요소, 인과관계, 구조, 해결이다. 사고와 의사결정의 과정을 소개하고, 통합적 사고 vs 전통적 사고를 비교한다. 통합적 사고에는 새로운 가능성과 해결책,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만드는 힘이 있는 반면, 전통적 사고는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길 강요한다. 


<3장, 상반되는 사고능력을 사용하다 - 현실에 대한 완벽한 답은 없다>은 개념적 모델과 현실을 구분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샐리와 빌의 현실을 비교해서 모델과 해결책을 보여준다. '우리는 자신이 본 것만 진짜 현실이라고 생각한다'는 주장을 심각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자신의 현실 모델과 다른 아이디어는 대놓고 반대하는 것도 동일하다. 


<4장, 복잡성과 창조를 말하다 - 단순화와 전문화의 불쾌한 진실>에서는 단순화와 전문화의 부정적 측면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5장, 창조적 사고의 3가지 조건 - 입장, 도구, 경험의 선순환 구조>는 통합적 사고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기본 틀을 알려준다. 입장, 도구, 경험이 순환 구조를 이루며, 개인적 지식체계를 완성한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 거론한 기본 틀의 3가지 구성 요소인 입장, 도구, 경험을 각각 6장, 7장, 8장에서 좀 더 깊게 탐구하는데, 과거로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경험'을 다룬 내용이 특히 인상적이다. 경험을 이용하여 전문성과 독창성을 결합시킨 P&G CEO, A. G. 래플리의 사례는 무척 흥미진진했다. 


포시즌스 호텔, P&G, IDEO, 현대무용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 리더들의 사례로 밝혀낸 통합적 사고의 원리는 딱딱한 이론서가 아니라 마치 자서전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비즈니스의 규칙을 새로 쓰는 제3의 선택은 사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때도 활용되겠지만, 우리 주위에서 좀 더 나은 결론을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유용할 것이다.


정보 과잉의 시대에 확신 있는 판단이 필요한 리더라면, 그리고 복잡한 선택 앞에서 늘 차선이 아닌 최선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충분히 든든한 길잡이가 된다. 제3의 선택을 고민하는 순간, 이 책은 분명 다시 펼쳐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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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심리학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인간 매뉴얼 세계척학전집 2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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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클립스의 전작 <세계척학전집 - 훔친 철학편>을 워낙 흥미진진하게 읽었기에 이번 책 역시 망설임 없이 집어 들었다. 그의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복잡하고 난해한 개념을 놀랄 만큼 쉽게 풀어내면서도, 아기자기한 그림과 이미지로 읽는 재미까지 놓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2,500년 동안 인류 최고의 천재들이 평생을 바쳐 도달한 결론을 단 한 권, 그것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전달해 준다는 사실이다.


훔친 철학편이 ‘생각하는 법’을 다룬 철학사였다면, 이번 훔친 심리학편은 나와 타인을 다루는 법을 정리한 일종의 ‘인간 사용 설명서’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고, 사회 속에서 타인과 끊임없이 교류하며 선택을 반복한다. 만약 타인의 마음을 조금 더 정확히 읽을 수 있고, 관계와 선택의 주도권을 내가 쥘 수 있다면 상황은 훨씬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다. 책을 펼치기 전부터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고조된다.


구성은 크게 세 가지다. 나를 다루는 법, 타인을 다루는 법, 그리고 선택을 설계하는 법. 각 챕터 곳곳에는 인사이트 박스가 배치되어 있는데, 이론을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의 핵심은 읽고 고개를 끄덕이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삶에 적용하는 데 있다.


특히 기억나는 내용을 꼽자면,


<융의 그림자 – 미워하는 타인은 숨긴 나 자신이다>에서는 유독 거슬리는 사람이 왜 생기는지 묻는다. 이유 없는 반감이라고 생각했던 감정이 사실은 억압된 욕망이나 부러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문제는 상대가 아니라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 그림자를 이해하지 못하면 같은 갈등은 반복된다.


<셀리그만의 학습된 무력감>에서는 파블로프의 실험을 통해 무기력 또한 학습된 결과임을 보여준다. 특히 역경, 믿음, 결과, 논박, 활력으로 이어지는 ABCDE 모델은 자동적인 비관을 의식적인 낙관으로 전환하는 실질적인 도구로 다가온다.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파트에서는 상호성, 일관성, 사회적 증거, 호감, 권위, 희귀성, 그리고 통합까지 총 일곱 가지 설득의 원칙을 소개한다. 동시에 상대의 설득에서 스스로를 방어하는 방법까지 제시해 균형을 잡는다.


<미셸의 마시멜로 실험>은 특히 주식투자자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지금의 유혹을 견디고 미래의 더 큰 보상을 선택하는 능력, 즉 복리 효과를 얻고 싶다면 주의 깊게 읽어야 할 이야기다. 뜨거운 시스템과 차가운 시스템의 대립, 그리고 통제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전략과 연습의 결과라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왜 나는 이상한 사람에게만 끌리고, 뻔한 수작에 또 넘어갈까?" 반복되는 실수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은 알려준다. 그리고, 이 외에도 사람의 마음을 해킹하는 심리학의 비기들이 담겨 있다. 반복되는 실수를 멈추고 싶다면, 재미와 통찰을 동시에 잡고 싶은 독자라면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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