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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다가, 뭉클 - 매일이 특별해지는 순간의 기록
이기주 지음 / 터닝페이지 / 2024년 10월
평점 :
<그리다가, 뭉클>은 이기주 작가의 글+그림 에세이이다.
여행을 다니다가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순간의 기억을 그림으로 그리고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그림만 있거나, 또는 글만 있거나 했으면 다소 단조로웠을 텐데 두 개가 조합을 이루니 훨씬 더 감성이 풍부해졌다.
그림으로 그린 장소 중에는 나도 가본 곳이 꽤 있었는데, 왜 나는 같은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또는 당시의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느낌이 다를 수 있구나 생각도 든다.
인생에 대한 글귀가 눈에 많이 띄었다. 인생에 대한 고찰.
어렸을 때는 와 닿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이런 글들이 눈에 들어오는 걸 보니 시간이 꽤 흐르긴 했나 보다.
자신의 주장이 강한 시대다. 자신의 말만 옳다고, 당신은 무조건 틀렸다고 몰아 세우는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거구나" 라고 조금만 관점을 바꿔 보면 어떨까.
누군가를 다양한 관점과 시점에서 보려고 노력한다는 말에 동감한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분명 실수도 있을 텐데, 삐뚤어진 선도 그림의 일부라는 말에 새삼 놀라웠다.
정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거구나. 흠 없는 인생은 없고, 인생의 큰 그림에서는 점 하나의 흔적에 불과하므로…
요즘 러닝에 재미를 붙였다. 러닝이 좋은 것은 생각을 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내 호흡에, 내 뜀박질에만 신경 쓴다.
그림을 왜 그리냐는 질문에 작가는 "생각을 안 하려구요. 생각을 멈추면 그제서야 느껴져요"라고 말한다.
어찌 보면 그림이나 러닝이나 비슷한 점이 있구나…
출근길에 새파란 하늘을 볼 때가 있다.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정말 사는게 별거 없다.
이 순간 느낀 이런 행복한 기분으로 오늘 하루를 보내는 거다. 한두 가지가 사람을 살게 할 수 있다.
보고서 때문에 깨지고, 협상은 어그러지고, 그래서 인생은 뭘 해도 괴로운 걸까.
이 때 동료가 따뜻한 커피 한잔을 권한다.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인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 만 한 것 같다.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괜찮다.
특히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을 발견했다. "그럴 수도 있지"
부정적인 생각을 하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자존감이 떨어지고, 모든 게 싫어진다.
마법의 가루 같다. 그래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뭐. 일이 잘 풀리면, 잘 풀릴 수도 있는 거구… 단순하게 생각하자.
크리에이티브한 인생. 라떼를 종이 위에 엎질렀는데, 멋진 그림으로 재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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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두었으면 쓰레기통으로 향했을 종이인데, 꽤 근사한 그림이 되었다.
흠 없는 인생은 없다. 적당히 덧칠하고, 적당히 다르게 생각하면 또 다른 인생으로 보인다.
우리 인생도 멀리서 보면 결국, 희극이다.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이 <Ctrl+S> 와 <Ctrl+Z>이다.
인생에서 되돌리기의 단축키는 없다. 저장이야 머릿속이나 가슴에 저장하면 되는 거니까 괜찮은데,
한 번쯤은 되돌리기 기회를 부여해 주면 어떨까. 그렇다면 나는 인생의 어느 시점으로 돌아갈까.
만약 그럼 기능을 주지 않는다면 답은 하나 밖에 없다. 어떻게든 꾸역꾸역 살아가는 것. 덧칠하면 금세 또 잊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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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에 익숙해 지면 오래된 것의 특별함을 잊을 때가 많다.
오래 된 것은 그 만큼 많은 기억과 시간, 경험을 속에 품고 있다는 뜻일텐데, 왜 그것을 잃어버릴까.
오래된 강변의 아름드리 고목나무. 온갖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고목나무는 우리를 위로해준다.
내가 오래 살아보니 별거 없더라. "걱정 마, 잘될 거야, 너도 그럴 거야."
연인들은 사랑에 못 살다가도, 사소한 걸로 다투곤 한다.
그럴 때 누가 먼저 사과할까. 더 많이 좋아하는 쪽? 맞다. 좋아하는 쪽이 먼저 사과한다.
자존심하고는 상관 없다. 좋아하니까… 그 사람이 힘든 건 싫으니까 사과한다.
"더 좋아하니까 져야 하는 거다"
"네가 옳아" 얼마나 힘이 나는 말인가.
많은 사람들이 내가 틀렸다고 하더라도 단, 한 사람, 그 사람이라도 내가 옳다고… 내가 잘했다고 위로해 주면…
다시 힘을 내어 시작할 수 있다. 위로 받지 못하는 삶은 얼마나 괴롭고 힘들까.
내 편이 있다는 사실. 나를 위로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세상을 살 맛나게 한다.
읽으면서 몇 번이나 끄덕였다. 공감이 갈 때도... 내게 필요한 것이 이거였구나... 나도 이렇게 살아야겠다…
일상의 소중함에 이렇게나 많은 메시지, 감성이 숨어 있었구나…
그냥 지나가는 일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소중함이 있었구나…
지금 당장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기는 힘들 수도 있겠지만,
작가가 나에게 준 소중한 메시지는 가슴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작가의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https://www.youtube.com/@KEEZOOsketch/featured
https://www.instagram.com/leekee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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