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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의 길 - 축적의 시간 두 번째 이야기
이정동 지음 / 지식노마드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에 기술경영, 기술정책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의 프로필 때문에 책 내용이 무겁지는 않을까.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했다.
더욱이 26명 석학들의 제언을 통해 made in korea 의 새로운 방향을 통찰한 '축적의 시간'의 대표저자가 아닌가.
지식의 배경과 질문의 높이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저자가 제시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100% 이해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겠지만, 내용은 생각외로 어렵지 않았다.
주장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매우 명료했고, 여러가지 사례를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무리없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재미있게 책장을 넘겼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한국은 아무런 자연적 혜택이나 근대 문명의 혜택 없이도 빈손으로 중간소득함정을 벗어났으나 이 자리까지 있게 해준 놀라운 실행 역량에 오히려 발목이 잡힌다.
결과를 알 수 없는 새로운 도전 대신 작은 결실이지만 익숙함을 선택한 것이다.
이제는 설계도에 따라 정확하게 만드는 실행 역량보다는 남들과 다른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방향을 제시하는 개념설계 역량이 더 필요한 시기이지만,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분위기,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제너럴리스트가 대우받는 회사, 제조업을 기피하는 산업계 현상 등은 우리가 개념설계 역량을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다.
우리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이 기술 선진국들은 오랜 시간을 통해 개념설계 역량을 축적해 왔고,
우리보다 몇 수는 아래라고 내려다보던 중국은 공간의 축적을 통해 어느새 우리 보고 길을 비키라고 제촉하고 있다.
어디서 갑자기 시간을 더 얻어 올 수도 없고, 우리은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이에 저자는 도전적 시행착오를 축적하는 5가지 전략과 4개의 열쇠를 제시한다.
물론 쉽지 않다. 아무리 전략과 열쇠라는 답이 제시된다 하더라도 나 혼자서 실천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죄수의 딜레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두가 바라보는 방향이 같아야 하고, 신뢰가 밑받침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창적인 개념설계를 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도전해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주변이 모두 달려 나가는데 혼자만 서 있는 붉은 여왕 나라의 엘리스가 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메이드 인 코리아'의 진정한 도약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