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타이거!
앨프리드 베스터 지음, 해도연 옮김, 듀나 해설 / 다산책방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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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의 호랑이 그림이 강렬하면서도 터프한, 그리고 반항적인 느낌을 물씬 자아낸다. 마치 포효하듯 울부짓는 호랑이는 과연 무엇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울리는 것일까.

작가 엘프리드 베스터는 처음 듣는 이름이라 찾아보았더니, 1913~1987년를 산 미국의 대표적인 SF작가이자, 라디오, TV, 만화스크립터라는 설명을 찾을 수 있었다. 화려하고 빠른 전개, 인간 내면 심리에 대한 깊은 탐구 등을 도입했고, 게다가 DC 코믹스의 작가로 <슈퍼맨>과 <배트맨>을 집필했다는 부분에서는 놀라움 마저 자아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정말 정신이 없다. 상상력의 결정체라고 해야 할까. 순간이동은 SF영화에서 자주 언급된 소재지만, 도시는 물론, 국가 나아가 행성 간에 순간이동을 한다는 능력 '존트'의 등장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헉. 이 정도는 되어야 정말 순간이동이라고 말할 수 있겠구나. 한계를 부수는 설정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암흑 속에서 힘을 자랑하며 합법과 불법을 교묘하게 조율하는 거대 기업이 등장한다. 또한 신체 개조, 뛰어난 기술을 활용하여 사회를 지배하는 영향력 마저 미친다.

주인공은 가로 1.2미터, 세로 1.2미터, 높이 2.7미터의 마치 관 같은 좁디 좁은 공간에서 무려 6개월을 넘게 버틴다. 망망대해의 우주에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며 그렇게 길고 긴 시간을 기다린다. 하지만 보르가-T:1399는 주인공을 봤음에도 저버린다. 그리고 포르가를 비참하게 죽여버리고 말겠다는 증오와 복수심이 결국은 그를 살려낸다.

배트맨, 스파이더맨은 가면을 씀으로써 자신을 숨긴다. 하지만 주인공 포일은 분노가 생기면 얼굴에 호랑이 흔적이 나타난다. 어쩌면 복수에 사로잡혀 질주하는, 미쳐 날뛰는 호랑이 한 마리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책 표지의 호랑이가 누구를 의미하는지 짐작된다.

복수를 위해 시작했던 여정은 누구도 알지 못했던 비밀들을 하나씩 드러나게 만들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복수와 돈, 권력, 야망 등이 버무려진다. 세계관이 다소 복잡하고, 전개가 빠르고, 어떤 부분에서는 정말 딱 필요한 만큼한 설명하고 넘어간다. 그럼에도 이 책이 명확히 다가오는 것은 주인공이 '복수'라는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너무나 명확한 동기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참, 이 책의 숨겨진 특성이라고 해야 할지, 매력이라고 해야 할지, 텍스트를 이용한 실험적인 도전도 눈에 띈다. 폰트, 굵기, 위치에 변화를 주면서 텍스트에 생명력을 부여하는게 그것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추가한다.

꽤 오래 전 작품임에도 요즘 작품들에 비해 결코 차이나지 않는 이 책은 매우 매력적이다. 그리고 사람은 성장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면을 찾고, 전혀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부분이 신선하면서도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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