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볼루션 - 그래서 우리는 멈추기로 했다
공라오 컬렉티브 지음, 홍명교 옮김 / 날(도서출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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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가 자연인이 아니라 단체명이라는 특이점이 있다. 공라오 컬렉티브, Gonglao Collective는 2022년 중국 대륙과 해외 거주 활동가들이 중국 노동자들의 현실을 기록하고 알리기 위해 결성한 단체이다. 이론이 아니라 인터뷰와 온라인 토론 중심으로 현장의 구체적인 실상을 수집하고 공유한다. <인볼루션>은 공라오 컬레티브의 첫 책이며, 8명의 중국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어찌보면 8명의 삶을 기록한 에세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먼저 중국 노동시장 현황에 대해 조금 알아야 한다. 사무직 노동자들은 잦은 야근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노동조합이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주는 모습은 거의 찾기 어렵다. 약 3억명의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일하고, 경쟁은 심화되지만 사람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피로와 불안만 커지는 상태를 내권이라 일컫는다. 996근무제라는 용어는 처음 들었는데, 주 6일을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휴식은 생각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책의 핵심을 먼저 꼽자면, 대학 졸업생들로 노동계급의 일부로 봐야한다는 시각이었다. 물론 명확한 주장은 아니고, 문제의식 제기의 수준이다. 중국 고학력 노동자들이 노동자 계급에 속하는지, 중산층에 가까운지 합의가 없고, 사회 변화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여전히 열린 문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채권 추심업체에서 하루 종일 전화를 돌리고, 회사를 욕하는 인턴. 성희롱 문제에서 안전하지 못하고, 발암물질을 만져야 하는 상황은 웃으면서 넘겨야 한다. 취업률을 조작하는 학교는 사회의 시선에서 문제를 감추고, 정규직 전환이 보이지 않는 인턴, 인턴, 인턴의 이어짐은 삶을 힘들게 하고, 희망을 무너뜨린다. 문제가 생기면 개선 대신 벌금을 적용하여 단기적인 시각에서 대충 넘기려 하는 상황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순간이다. 기준과 프로세스가 없고, 때로는 인맥으로 때로는 사장님의 기분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회사는 답이 없다. 읽으면 읽을 수록 암울하다.

책 내용 곳곳에서 청년들의 어려움과 심리적 고통이 엿보인다. 취직을 했다는 표현이 정확한 것일가. 출근은 하고 최소한의 생활은 이어 가지만, 뚜렷한 목표를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모습이 보인다. 물론 이것은 중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고학력자들의 증가는 안정된 삶을 약속하지 않고, 일부에게만 기회가 몰리는 한계를 보여 준다. 불안정한 일자리, 치솟는 집값, 포기하는 결혼 등 우울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린다. 기성세대가, 그리고 이 사회가 다 함께 어떤 노력을 해야 이 문제가 조금이라도 해결될 수 있을까 고민을 던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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