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대신 샌드백을 때리기로 했습니다
윤리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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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이 신선하다. 한 여성이 샌드백을 향해 펀치를 날린다. 마치 가지고 있는 모든 걱정, 근심, 불안감을 한 번에 해소한 듯, 눈은 감고 있지만 살짝 미소를 짓고 있다. 부제는 이러한 감성에 조금 더 양념을 더하 듯 '오늘은 조금 서툴러도 괜찮아요, 우리에겐 다음 라운드가 있으니까요' 라고 말해준다.

책의 저자는 미술대학을 졸업했지만, 현재는 복싱을 통해 삶의 방향을 설계하는 크리에이터다. 넘어짐 이후의 태도가 삶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고, 예전의 예민했던 완벽주의자는 날려 버렸다. 어쩌면 이 책은 개인의 성장기를 담은 역사서이자, 저자와 비슷한 고민에 처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조언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은 크게 5개의 챕터와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시작은 언제나 우연처럼 찾아온다' 부터 시작하여, '나를 착취하지 않는 성실함에 대하여', '일과 삶에 기준을 세우는 일' 등을 거쳐 '나를 지키는 마음의 근육'으로 마무리 된다. 그리고 에필로그에서 모든 조각은 결국 하나의 길로 통하기에 조금은 늦음이나 다름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해준다.

기억에 남는 몇 몇 문장을 꼽자면,

고속도로 아닐고 저속도로. 사람들은 모두 출발선도 보폭도 다르지만, 결국은 모두가 가야 할 방향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느리게 걷는다고 해서 목적지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결국은 도착한다. 단지 다른 사람들의 속도와 비교하는 어리석음에 자신이 틀린 길을 걷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힘을 빼야 비로소 힘이 생긴다. 복싱을 할 때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면 주먹이 무거워지고, 동작은 느려진다. 궤도는 커지고, 의도는 뻔해진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더 잘할려고 애쓸수록 상대는 뒤로 물러서고, 때로는 지나침에 숨이 막혀 한다.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태도는, 그 어떤 것에도 '애쓰지 않는 태도'라는 말이 머리를 멤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기. 사람들은 보통 거대한 목표를 세운다. 그런데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계획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계획'이다. 그것도 아주 작고, 아주 구체적인. 동기가 필요 없을 정도의 작은 행동으로 만들어 습관으로 정착시킬 때에 삶을 바꿀 수 있다.

다시 나를 바로 세우는 '아직(Yet)'의 힘. 중요한 것은 존재와 사건을 분리하는 차가운 냉정함이다. 그림 위에 물감 한 방울이 잘못 튀었다고 해서 그럼 전체가 쓰레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잠깐의 좌절이 나의 존제 자체를 훼손할 수 없음이다. '나는 이 일을 할 줄 모른다'가 아니라 '나는 아직 이 일을 조율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라고 바꾸자. 통제권의 회복은 무너진 마음을 가장 빠르게 회복하는 열쇠와 같다.

타인의 SNS, 성공, 속도 등 '비교'라는 가짜 링에서 내려와서 당신만의 진짜 경기를 하라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때로는 강한 펀치처럼 사회와 환경이 내던지는 고난과 역경에 힘들 수도 있겠지만, 다시 일어설 루틴이 있고, 실패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다시 일어선다면 우리는 여전히 목표를 향해 걸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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