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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말하기 - 서툰 마음을 다독이는 다정한 어른의 언어
이민호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매일 누군가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살아간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이기에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이때 서로를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매개체가 바로 말이다. 하지만 말은 생각보다 다루기 어렵고 위험한 도구이기도 하다. 상대를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에 건넨 조언이 뜻하지 않게 날카로운 생채기를 남기기도 하고, 반대로 좋은 관계를 깨뜨리지 않으려고 억지로 참다가 스스로 마음에 깊은 병을 얻기도 한다.
최근 언론 보도만 보더라도 말 한마디가 불러온 파장이 얼마나 무서운지 쉽게 알 수 있다. 이웃 간의 사소한 말다툼이 큰 싸움으로 번지거나, 직장 내에서 무심코 던진 폭언이 법적 공방과 사회적 파문으로 이어지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실종된 대화는 결국 끔찍한 불화와 사고를 낳는 도화선이 된다.
스피치 전문가로서 수많은 명사와 연예인들의 무대 스피치를 돕고, 기업 리더들에게 설득력 있는 소통법을 강의해 온 저자 이민호는 이 지점에서 매우 명확하고 따뜻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가 내세우는 핵심 키워드는 바로 어른의 말하기다. 이것은 억지로 상대를 뜯어고치려 들거나, 나를 지키기 위해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는 공격적인 화법이 아니다. 오히려 서로의 다름을 담담하게 인정하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나라는 존재를 당당하게 지켜내는 성숙한 태도를 의미한다.
책은 똑똑하게 말하기를 시작으로 매력적인 소통, 따뜻함과 안전함을 거쳐 나와 세상을 바꾸는 대화법까지 총 다섯 개의 장을 통해 유기적으로 전개된다. 본문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단순히 화려한 언변을 기르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본질적인 태도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특히 마음에 깊이 남은 부분은 질문의 기술을 다룬 대목이다. 우리는 보통 상대방에게 빠르게 답을 주거나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대화 속에서 성급하게 마침표를 찍어버리곤 한다. 하지만 마침표로 가득 찬 대화는 상대를 깊이 생각하게 만들지 못한다. 역사를 바꾼 위대한 순간들은 언제나 물음표에서 시작되었다. 스티브 잡스가 펩시콜라의 사장을 영입할 때 던졌던 설탕물 이야기처럼, 본질을 찌르는 질문 하나가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법이다.
더불어 대화의 시작을 음악의 간주에 비유한 부분도 신선했다. 아무리 훌륭한 후렴구를 가진 노래라도 초반 간주가 지루하면 듣는 이는 단번에 재생을 멈춘다. 말하기 역시 마찬가지다. 상대방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초반의 연결고리가 없다면, 내가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상대는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세대 차이를 극복하는 소통법 역시 인상적이다. 내 의견을 주입하려 애쓰기보다는 낯선 환경에서 잠시 한 걸음 물러나 상대를 관찰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먼저다. 불편함을 기꺼이 인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소통의 문이 열린다.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세상을 읽는 방식부터 다르다. 상대의 의견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정, 그것을 다른 시각에서 의심해보는 반, 그리고 이 둘을 합쳐 자신만의 고유한 관점을 만들어내는 합의 과정이 말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상대방이 당장 변하지 않더라도, 내가 먼저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우리가 매일 뱉어내는 말 한마디가 쌓여 결국 우리의 운명을 아름답게 조각해 나갈 것이라는 저자의 확신은 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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