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으로 엮인 관계 - 돈으로 맺어진 인연, 감정으로 얽힌 사람들
노창희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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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계약으로 엮인 관계라는 제목을 처음 마주했을 때 묘한 긴장감이 들었다. 현대 사회에서 계약이라는 단어가 주는 딱딱함과 냉소함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질긴 인연과 어떻게 얽힐 수 있을지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돈이나 감정, 혹은 우연한 악연으로 얽힌 인간 군상의 파노라마를 예상했으나, 책의 부제인 영업의 세계를 보는 순간 고개가 끄덕여졌다. 모든 비즈니스의 기본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고, 그 마음이 움직여야만 비로소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진리가 이 책의 출발점이다.


저자 노창희는 이 당연하지만 어려운 세계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흔히 볼 수 있는 자화자찬식의 성공 자서전이나 지루한 이론 나열을 과감히 탈피했다. 대신 부동산 영업의 치열한 현장을 생생하게 녹여낸 소설이라는 장르를 선택했다. 덕분에 독자는 무겁거나 딱딱한 지식의 압박에서 벗어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따라가며 가볍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부동산 계약의 실제 사례와 매뉴얼이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신입사원 연우주가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풋내기 직원이 거친 부동산 시장에서 부딪히고 깨지며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몰입감을 준다. 주인공의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와 더불어, 그가 마주하는 다양한 사건들이 결코 허구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이 책의 진짜 매력이다. 현실의 부동산 거래 사례들이 적절하게 반영되어 있어, 재미있게 술술 읽히면서도 실무적인 통찰이 머릿속에 들어온다.


이러한 깊이는 저자의 독보적인 이력에서 나온다. 30년 가까이 부동산 컨설턴트, 빌딩 임대 대행, 세일즈 코치 등으로 활약하며 업계의 다재다능한 전문가로 살아온 세월이 문장마다 묻어난다. 이미 다수의 관련 서적을 출간한 베테랑답게 독자가 가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히 긁어줄 줄 안다.


책 속에서 중개사의 말 한마디에 백억 원짜리 빌딩이 구십억 원이 되기도 하고 백오십억 원으로 치솟기도 한다는 대목은 대단히 인상적이다. 중개라는 행위가 단순히 서류를 대신 작성해 주는 서무 작업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준다. 거래 쌍방의 숨겨진 요구를 정확히 분석하고, 보이지 않는 갈등을 조정하며, 당사자들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이  사실적으로 담겨 있다.


최근 언론에서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과 오해를 다룬 기사들이 종종 보인다. 단순히 거래를 연결해 주는 것에 비해 대가가 과하다는 부정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다른 접근도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나의 계약이 성사되기까지 중개업자가 뒤에서 흘리는 보이지 않는 땀방울과 치열한 노력, 그리고 법적 위험을 방어하기 위한 공부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수수료는 단순한 대행료가 아니라 전문가의 경험과 노하우에 대한 정당한 가치 투자라는 생각이 든다. (빌딩 같은 건물이 대상이라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무엇보다 마지막 순간, 계약이 끝나도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사람 대 사람의 지속적인 인연으로 남기는 결말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소설이 주는 서사적 재미와 전문 서적이 지녀야 할 실용적 깊이를 가장 이상적으로 혼합한 기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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