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사람의 인생은 길다. 의학 기술이 발달하고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주변을 둘러보면 러닝, 등산, 헬스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몸을 단련하고 몸에 좋다는 영양제를 챙겨 먹으며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 애쓰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철저히 준비하고 관리해도 인생에서 예고 없이 찾아오는 찰나의 시련은 피하기 어렵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오랜 지병처럼 삶을 흔드는 힘든 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그리고 불쑥 찾아온다.문경희 저자의 '안녕하지 않은 날들에 대해 안녕'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하는 책이다. 저자는 2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병원 현장에서 환자들의 아픔을 돌본 베테랑 간호사다. 그녀는 차가운 병실 안에서 환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할 만큼 자신의 일에 뜨거운 열정을 지닌 사람이기도 하다.하지만 이 책이 단순히 한 간호사의 헌신적인 기록에 머물지 않는 이유는 저자 스스로가 겪은 고통의 무게 때문이다. 타인의 생명을 지키던 그녀는 어느 날 자신이 뇌종양 환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책 속에는 저자가 병원에서 만난 수많은 환자의 이야기가 빼곡히 담겨 있다. 그들이 겪어낸 깊은 슬픔과 괴로움, 그리고 그 안에서 아주 작게 피어오르는 희망의 사연들이 읽는 이의 마음을 파고든다. 저자는 그들의 삶을 지켜보며 자신의 아픔을 겹쳐 놓는다. 환자들의 곁을 지키며 왜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안에서 스스로 상처를 치유받는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저자의 삶에 대한 기록이자 환자들이 통과해온 시간의 조각들, 그리고 길 잃은 이들을 위한 삶의 지침서와도 같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기막힌 사연에 숨을 죽이게 되고, 때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화가 치밀기도 한다. 누군가의 삶이 왜 그렇게 흘러갔는지 안타까움에 탄식하다가도, 만약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지 깊은 감정이입에 빠지게 된다.여러 이야기 중에서도 특히 가슴에 남는 문장이 있다. 누군가를 살리면 내가 산다는 저자의 고백이다. 자신을 살게 한 그 수많은 삶의 조각을 세상과 나누고 싶다는 그녀의 진심은 절망의 끝에서 배운 가장 따뜻한 인사법이다. 안녕하지 못했던 수많은 날을 묵묵히 견뎌낸 끝에야 비로소 건넬 수 있게 된 안녕이라는 말은 그래서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안녕하지않은날들에대해안녕 #문경희 #파람북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간호사에세이 #삶과죽음 #희망에세이 #위로받고싶은날 #감동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