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중독 - 그들은 왜 지배할수록 괴물이 되는가
카르스텐 셰르물리 지음, 곽지원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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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돈을 원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망설임 없이 살 수 있는 재력을 갖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강력한 힘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만큼이나 사람들이 강렬하게 갈망하는 것이 또 하나 있으니, 그것이 바로 권력이다. 권력이란 타인의 행동이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하며, 우리 사회 곳곳에서 질서를 유지하거나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권력이 잘못된 손에 쥐어졌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은 치명적이다. 직장 내 괴롭힘이나 공직자의 지위 남용, 그리고 특정 집단의 이권 카르텔 등 권력을 사유화하여 타인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힌 사례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뉴스들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권력은 과연 사람을 타락시키는가, 아니면 그 사람의 숨겨진 본성을 드러내는가?


카르스텐 C. 셰르물리의 저서 권력중독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권력을 쟁취하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지침서가 아니다. 오히려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갈구하게 되는 권력의 심리학적 기제와 그 독성을 파헤치는 해부학 보고서에 가깝다. 저자는 권력이 인간의 뇌와 행동을 어떻게 재편하는지 날카롭게 분석한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권력의 명암을 조명한다. 파트 1에서는 권력의 기본 개념과 함께 권력을 쥐었을 때 인간이 겪는 심리적, 생리적 반응을 다룬다. 흔히 권력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저자는 권력의 다면성에 주목한다. 권력은 분명 부정적인 방향으로의 변화를 유도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긍정적인 변화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파트 2는 이 책의 핵심으로, 개인과 조직이 권력을 어떻게 건설적으로 다룰 수 있는지에 대한 실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심리학 연구, 특히 임파워먼트 관련 연구에 초점을 맞춘 저자는 처벌과 보상, 합법성과 정당성, 전문성, 그리고 카리스마 등 권력이 파생되는 다양한 원천을 꼼꼼히 짚어준다.


권력은 양날의 검이다. 권력을 쥐면 도파민 수치가 상승하며 일시적인 행복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동시에 타인을 고정관념화하고 대상화하는 위험에 빠지기 쉽다. 권력이 커질수록 타인에 대한 연민은 옅어지고, 도덕적 억제력은 무너진다. 결국 권력은 인간을 타락으로 이끄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목은 개인과 조직을 위한 구체적인 제안 부분이다. 권력을 긍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인은 스스로 권력에 취해 있지는 않은지 솔직하게 성찰해야 한다. 주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고, 자신의 권력을 타인의 역량을 키워주는 임파워먼트로 전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조직 차원에서는 권력자를 선별할 때 도덕성과 공감 능력을 엄격히 따져야 하며, 특정인에게 권력이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된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


권력은 인간을 시험하는 가장 강력한 심리적 장치라는 문장이 책을 덮은 뒤에도 긴 여운을 남긴다. 우리는 삶의 어느 순간, 크든 작든 권력을 쥐게 된다. 그 찰나의 순간에 더 충동적이고 둔감한 괴물이 될 것인지, 아니면 타인을 보듬는 성숙한 리더가 될 것인지는 오롯이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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