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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민수 요리 역사 특강 - 읽기만 해도 배부른
최고민수(박민수) 지음 / 온더페이지 / 2026년 3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보통 요리를 주제로 한 책이라고 하면 화려한 사진과 함께 상세한 레시피를 소개하거나, 숨겨진 맛집을 안내하는 구성이 대다수이다. 하지만 읽기만 해도 배부른 최고민수 요리역사 특강은 기존의 요리책들과는 그 결을 전혀 달리한다. 이 책은 요리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는 실용서라기보다, 요리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인문학 가이드북에 가깝다.
이러한 독특한 접근 방식은 저자인 최고민수(박민수)의 이력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요리 전문가가 아니다. 대학에서 경영을 전공하고, 금융권에서 오랜 시간 근무하며 숫자를 다뤘던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통찰력과 경제적 감각을 동시에 갖춘 그의 시선은 음식을 단순히 먹거리로 치부하지 않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욕망과 역사의 흐름을 포착해낸다. 지적 호기심이 가득한 저자의 경험이 녹아든 덕분에 독자들은 일상적인 요리 너머의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책은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역사와 요리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1장의 구성이다. 본격적인 국가별 탐험에 앞서 우리에게 친숙한 빵, 치즈, 위스키, 와인 등을 먼저 다룬다. 이는 마치 메인 요리를 즐기기 전 입맛을 돋우는 에피타이저 같은 역할을 하며, 독자가 자연스럽게 요리의 세계로 빠져들도록 이끈다.
개인적으로 위스키를 좋아하기에 위스키를 다룬 페이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몰트와 그레인, 그리고 이 둘을 섞은 블렌디드 위스키의 차이점을 명확히 짚어주는 친절한 설명은 술 한 잔에 담긴 과학과 전통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또한, 프랑스의 상징과도 같은 크로아상이 사실 오스트리아에서 루이 16세에게 시집온 마리 앙투아네트를 통해 전해졌다는 점이나, 오스만 제국과의 전쟁 승리를 기념하며 만들어졌다는 기원은 무척 흥미롭다. 빵의 겹겹이 쌓인 버터 층만큼이나 두터운 역사가 그 안에 살아 숨 쉬고 있었던 셈이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마르게리타 피자에 얽힌 이야기도 신선하다. 초록색 바질, 하얀 치즈, 붉은 토마토가 이탈리아 국기 색을 상징하며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로 탄생했다는 설은 음식이 권력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도구였음을 보여준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 스페인 안달루시아 요리인 감바스 알 아히요가 건강식이라는 소개는 무척 반갑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올리브 오일과 항균 작용이 뛰어난 마늘의 조합은 맛뿐만 아니라 몸에도 이로운 영향을 끼치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요리라 할 만하다.
디저트의 대명사인 뉴욕 치즈케이크에 대한 서술도 흥미롭다. 크림치즈의 진한 풍미가 매력적인 이 케이크가 사실 고대 로마인들도 즐기던 음식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시대와 국가에 따라 수플레나 바스크, 레어 케이크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왔다는 설명은 미각을 넘어선 지적 충만함을 선사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요리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지루하지 않게 전달한다는 점이다. 중심 내용으로 투박하게 돌진하기보다 주변부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자연스럽게 지식의 폭을 넓혀준다. 요리에 담긴 문화적 코드와 역사적 맥락을 짚어주는 저자의 친절한 가이드를 따라가다 보면, 식탁 위 풍경이 이전과는 다르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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