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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의 순간들 - 자동차, 아파트, 재벌, 도시에 관한 가장 현대적인 이야기
정몽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3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경제 경영서들이 쏟아져 나오다 보니 한 인물의 삶이 녹아든 자서전 성격의 책은 참 오랜만에 접하는 것 같다. 이번에 읽은 책은 HDC그룹의 수장이자 우리에게는 기업인으로 잘 알려진 정몽규 회장의 기록을 담은 결정의 순간들이다.
이 책은 단순히 한 기업인의 성공담을 미화하거나 업적을 과시하기 위해 쓰인 것이 아니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서 수많은 어려움과 장애가 산적한 갈림길에 섰을 때,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흔적들이다.
책은 크게 세 개의 챕터로 나뉘는데 각 장마다 흐르는 결이 조금씩 다르다. 1장 포니 전성시대는 현대의 초대 창업가들인 정주영과 정세영이 주인공이다.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던 땅에 현대공업사라는 간판을 달고 수리공장을 시작해, 우리나라 최초의 고유 모델 자동차인 포니를 생산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직면했을 수많은 난제와 이를 해결해 나간 추진력, 그 기저에 깔린 용기가 무엇인지 생생하게 그려진다.
2장에서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주거 공간인 아파트와 도시개발의 역사를 다룬다. 현대산업개발이 발전해 온 모습과 함께 강남 개발의 비화, 용산과 광주에서 있었던 일들을 가감 없이 풀어냈다. 일반적인 역사서에서는 접하기 힘든 개발 현장의 뒷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마지막 3장에 이르러서는 저자 본인이 주인공이 된다. 현대자동차부터 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의 회장을 거치며 리더로서 마주했던 수많은 결정의 순간들을 허심탄회하게 기술하고 있다.
물론 저자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배경을 가진 인물은 아니다. 소위 말하는 금수저 출신으로, 한국 최고의 가문 중 하나인 현대가의 일원으로 태어나 엘리트 교육을 받고 젊은 나이에 경영자가 되었다.
이런 배경이 독자에게는 거리감이나 거부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나 성별, 처한 환경이 다르더라도 누군가의 삶에는 분명 배울 점이 존재한다. 편견을 내려놓고 리더의 시각을 따라가다 보면 의외의 지점에서 공감을 얻게 된다.
특히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유학 시절의 에피소드나 책에 대한 남다른 애정, 동창의 일탈로 겪었던 위험천만한 순간들, 그리고 스포츠를 통해 길러온 근성에 대한 이야기는 인간적인 면모를 엿보게 한다.
책 말미에 수록된 질문들 코너도 재미있다. 본인이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자문부터 현대가 일원들과의 관계, 심지어 결핍은 없었느냐는 사적인 질문까지 다루며 인간 정몽규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만든다.
좋은 리더는 단순히 책이나 이론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겪어내는 경험을 통해 성장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그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 리더의 노하우와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전수받을 수 있다면, 우리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조금 더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리더를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은 실질적인 가이드 역할을 해줄 좋은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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