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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박유인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1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20여 페이지에 100여편의 시가 담긴 시집이다. 보통 시라고 하면 짧은 문장에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집의 시는 시 같기도 하고, 에세이 같기도 하다. 저자의 일기장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굳이 짧게 줄이지 않고, 저자의 느낌, 감정을 약간은 긴 문장으로 서술했다. 무슨 의미일까 굳이 애써 생각할 필요가 없는 구절이 많아서 오히려 편안하게 페이지를 넘겼다.
<마지막 기도>는 남, 녀가 상반된 입장에서 기도를 하는 것 같아 형식이 인상적이었고, <약속>은 사랑한다면, 나를 떠나지 말고 지켜달라는 외침이 느껴진다.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떠난다는 말을 개인적으로 무척 싫어하기에 은근히 와 닿았다.
<고민>에는 가정과 사랑이 절실한, 하지만 소외된 아이의 고민과 고통이 담겨 있고, <달마중>에서는 보고 싶고, 못 잊는 사람에 대한 애뜻한 감정이 느껴진다.
<빈소에서>에서는 같은 죽음이지만 부러운 죽음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계실 때 제대로 보살펴 드리지 못한 불효자의 마음도... <아버지 마음>은 시간의 중요성, '때를 놓치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더구나'는 마음을 찌른다.
<원형탈모증>은 직장인의 애환을 담았다.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오롯이 혼자서 모든 수모를 감내해야 하는 우리네 아버지, 그리고 어쩌면 지금 우리들의 모습들. <장미>는 '넘치는 사랑이 슬픈 것이다'는 어떤 의미일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버킷 리스트>는 제목과는 다르게 잘해도 티도 안나는 집안일의 애환을 담았다. 각자의 입장, 다른 시선으로 평가된 대상.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일몰>의 짧은 문장이 눈길을 끈다 "과거는 한 발짝 길어졌고, 미래는 한 발짝 짧아졌다' 마치 우리네 인생을 이야기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시간의 흐름을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놀라웠다.
<백년> 가슴 아프고, 슬펐다. 체온이 직지 않은 어머니의 이동. 응급실에서 시체 보관실 냉장고까지... 물리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떠난 사람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는 데 백년이 걸렸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 가슴에서 지우는데 걸리는 시간...
초반에는 사랑에 대한 시가 몇 편 있지만, 전반적으로 다소 무거운 시들이 많다. 삶의 마지막, 이별, 죽음, 상처, 고통에 대한 감정을 묵직하게 펼쳐내었다. 어둡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별에서 그리움으로, 다시 고통으로 이어지는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어 마음이 먹먹하기도 하고, 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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