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수창업 가이드 북 -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말하는 창업보다 안전한 길
리처드 루벡.로이스 유드코프 지음, 김지혁.존 최 옮김 / 비즈니스101 / 2026년 2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직장 생활은 어느 정도의 안정감을 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답답함과 한계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신문과 경제 기사에는 구조조정, 조기 퇴직, 고용 불안이라는 단어가 반복해서 등장하고,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미래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감각이 점점 짙어진다. 이럴 때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떠올리지만, 막상 시작하려 하면 초기 자본과 실패 위험, 불확실한 수익 구조 앞에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리처드 루벡의 『인수 창업 가이드 북』은 바로 이 지점에서 기존의 선택지와는 다른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새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창업이 아니라,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작은 회사를 인수해 직접 CEO가 되는 길이다.
소규모 사업체 인수의 가장 큰 매력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다. 이미 고객과 매출이 존재하는 사업을 인수함으로써, 무에서 유를 만들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동시에 경영 성과가 곧바로 자신의 보상으로 이어지는 경영자의 짜릿함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인수 창업을 결코 쉬운 길로 포장하지 않는다. 적합한 회사를 찾는 일,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 그리고 기존 대표와 합리적인 거래를 성사시키는 협상까지 모든 단계가 고도의 판단과 준비를 요구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소규모 사업 인수의 전 과정을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데 집중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인수 창업과 관련된 학문적 인프라나 체계적인 가이드가 충분히 자리 잡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반면 이 책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다뤄지는 정교한 연구와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어, 독자에게 한층 더 강한 확신을 준다. 인수의 메리트와 전체 흐름을 먼저 설명한 뒤, 탐색을 위한 사전 준비 단계부터 인수 대상 기업을 찾는 방법, 인수 제안과 협상 과정, 그리고 인수 이후의 마무리까지 차근차근 짚어 나간다. 막연한 이론서가 아니라 실제 실행을 염두에 둔 안내서라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인수할 회사의 조건을 명확히 정의하는 대목이다. 이는 곧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을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맞닿아 있다. 단순히 매출 규모가 크다고 해서 좋은 인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재무 정보를 통해 회사를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협상이 결국 사람 대 사람의 일이라는 점에서 소유주의 매각 의지를 파악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설명이 인상 깊다. 은퇴, 건강 악화, 이혼이나 가족 문제 등 매각의 배경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어야 협상의 방향도 명확해진다.
또한 기업 가치를 산정할 때 최근 1년간의 EBITDA에 멀티플을 적용하는 방식은 현실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다만 성장성, 예측 가능성, 현금흐름 전환율에 따라 멀티플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숫자를 기계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함께 담겨 있다. 인수 이후의 단계 역시 중요하다. 인수 직후 반드시 집중해야 할 네 가지 핵심 과업을 통해, 모든 직원과 관리자를 직접 만나 자신을 소개하고, 당장은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알리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역할과 방향성을 명확히 전달하는 일이야말로 인수 성공의 출발점임을 이 책은 차분하게 설득한다.
『인수 창업 가이드 북』은 창업과 직장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현실적인 선택지를 제시한다. 위험을 무작정 감수하는 도전이 아니라, 이미 검증된 기반 위에서 자신의 경영 역량을 시험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인수창업가이드북 #리처드루벡 #비지니스101 #창업도서 #인수합병 #소규모사업 #CEO의길 #경영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