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삶을 가장 깊이 공부하는 길, <죽음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협찬)

죽음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 후회 없는 삶을 위한 56가지 문답
최준식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10월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준식 지음의 <죽음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는 국내 죽음학 연구의 선구자로 알려진 이화여대 명예교수 최준식이 전 생애에 걸친 성찰을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피하고 싶고 두렵게만 느껴지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우리가 어떤 태도로 죽음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다. 책에는 총 56가지 문답이 실려 있으며, 그것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저자가 삶과 학문 속에서 얻은 깊은 통찰의 결과물이다. 그는 죽음을 잘 준비하는 일은 곧 삶을 제대로 이해하는 과정이며, “잘 죽고 싶다”는 마음은 “잘 살고 싶다”는 소망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죽음’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사실상 ‘삶’의 의미를 더 분명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저자는 “왜 자주 불행할까요?”라는 질문에 대해 스스로를 탓하거나 타인을 원망하기보다, 불행의 근원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자신을 올바르게 인식할 때 비로소 삶의 방향이 보이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윤리적 물음을 통해, 인간이 추구해야 할 삶의 목표와 내면적 성숙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책 후반부에서는 마음공부와 명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호흡 명상과 주문 암송을 통해 마음의 고요함을 되찾는 것이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삶과 죽음을 대립된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선상에 둔 그의 시각은, 우리가 매일을 더 충실하게 살아가야 함을 일깨운다. 죽음을 이해할수록 삶은 더욱 투명해지고, 그 안에서 진정한 평온이 피어난다는 메시지는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책을 덮는 순간, ‘죽음’은 더 이상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처럼 다가온다. 최준식의 문답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며 묻는다. “당신은 지금, 얼마나 진심으로 살고 있습니까?” 그 물음 앞에서 오늘 하루를 다시 성실히 살아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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